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49)-490

근와(槿瓦) 2015. 12. 21. 00:37

대반열반경(49)-49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481 / 10007]
대반열반경 제 20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2.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품

 그 때에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중대한 계율을 범하였거나 방등경을 비방하거나 5역죄(逆罪)를 짓거나 일천제(一闡提)나 이런 이들이 모두 불성이 있사오면 이런 이들이 어찌하여 지옥에 떨어지나이까? 세존이시여, 이런 이들도 불성이 있을진댄 어찌하여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없다 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선근을 끊은 이를 일천제라 할진댄 선근을 끊을 때에 불성은 어찌하여 끊어지지 아니하오며, 불성이 끊어졌다면 어떻게 다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말하오며, 만일 끊어지지 않았으면 무슨 까닭으로 일천제라 하나이까? 세존이시여, 4중금(重禁)을 범함을 이름하여 결정되지 않았다[不定]하오면, 방등경전을 비방하고 5역죄를 지은 이나 일천제를 모두 결정하지 않았다 할 것이오며, 이런 무리들이 만일 결정되었다면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나이까? 수다원으로부터 벽지불에 이르기까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름할 것이며, 수다원으로부터 벽지불에 이르기까지도 결정되었다면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4중금을 범함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면 수다원으로부터 벽지불까지도 결정된 것이 아닐 것이며, 이런 것이 결정된 것이 아니면 부처님 여래도 결정된 것이 아닐 것이요, 부처님이 결정된 것이 아니면 열반의 성품도 결정된 것이 아닐 것이며, 온갖 법들도 결정된 것이 아니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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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결정이 아니겠는가. 만일 일천제가 일천제를 없애고 불도(佛道)를 이룬다면, 부처님 여래도 그와 같아서 열반에 들었다가도 도로 나와서 열반에 들지 아니하리니, 만일 그렇다면 열반의 성품이 결정된 것이 아닐 것이며, 결정된 것이 아니하므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없을 것이어늘, 어찌하여 일천제들이 열반을 얻으리라 하나이까?"

 

그 때에 세존께서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되고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하여 모든 세간을 가엾이 여기고 인자하게 염려하며, 보리심을 낸 보살들을 더욱 자라게 하기 위하여 이렇게 묻는구나. 선남자여, 그대는 지나간 세상을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 세존을 가까이 모시고,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善根)을 심었으며, 오래전부터 보리의 공덕을 성취하였고, 모든 마군들을 항복받아 물러가게 하였으며, 이미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하였으며, 벌써부터 부처님 여래의 깊고 깊은 비밀한 법장[]을 통달하였으며, 지나간 세상 한량없고 그지없는 항하의 모래수만큼 많은 부처님께 이렇게 깊고 비밀한 이치를 이미 물었으니, 나는 모든 세간의 사람이나 하늘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마군이나 범천이 여래에게 이러한 이치를 묻는 이를 보지 못하였노라. 이제 정성스런 마음으로 자세히 들으라.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연설하리라.

 

선남자여, 일천제는 결정된 것이 아니니, 만일 결정되었다면 일천제는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련만 결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얻는 것이니라. 그대가 말하기를, '불성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일천제를 일컬어 선근을 끊은 이라 하는가?' 하였거니와, 선남자여, 선근은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안의 것이요, 또 하나는 밖의 것이니라.

 

불성은 안의 것도 아니요 바깥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불성은 끊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유루(有漏), 또 하나는 무루거니와 불성은 유루도 아니고 무루도 아니므로 끊어지지 않느니라.

 

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항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무상한 것이거니와, 불성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무상한 것도 아니므로 끊어지지 않느니라만일 끊어진다면 도로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만일 도로 얻을 수 없다면 끊

 

                                                                                                                      [483 / 10007]

어지지 않았다고 이름할 것이며, 만일 끊어졌다가 얻는 것을 일천제라 한다면 4중죄를 범한 이도 결정되지 않을 것이고, 만일 결정된다면 4중죄를 범하고는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할 것이며, 방등경전을 비방한 이도 결정되지 않을 것이고, 만일 결정된다면 바른 법을 비방하고는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할 것이며, 5역죄를 지은 이도 결정되지 않을 것이고, 만일 결정된다면 5역죄를 지은 사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할 것이니라.

 

[]과 빛의 형상[色相]이 두 가지가 모두 결정되지 아니하며, 향기와 맛과 감촉하는 모양과 나는 모양으로부터 무명의 모양에 이르기까지와 5() · 12() · 18()의 모양과 25()의 모양과 4()과 나아가 모든 법들도 모두 결정되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여, 마치 환술쟁이가 여러 사람 가운데 있으면서 차병(車兵) · 보병(步兵) · 상병(象兵) · 마병의 네 가지 군대를 환술로 만들었거나 모든 영락과 몸을 꾸미는 기구를 만들었거나, 도시 · 촌락 · 산림 · · 우물 · · 강 등을 만들었거든, 그 사람들 중에서 어린아이들은 지혜가 없어서 그런 것을 볼 때에 참말이라 하지만, 지혜 있는 사람들은 모두 허황한 것으로서 환술로 사람의 눈을 홀리는 줄을 아나니, 선남자여, 온갖 범부로부터 성문이나 벽지불에 이르기까지 모든 법에 대하여 일정한 모양이 있다고 보는 것도 그와 같거니와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든 법에 대하여 일정한 모양을 보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린아이들은 더운 여름에 아지랑이를 보고는 물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들은 이 아지랑이를 참말 물이라 생각하지 아니하고, 모두 허황한 것으로 사람의 눈을 홀리는 것이요, 참말 물이 아니라 하나니, 모든 범부와 성문과 연각들이 모든 법을 볼 때에도 그와 같아서 실재라 하거니와,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든
법을 일정한 모양이라고 보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산골짜기에서 소리에 울려서 나는 메아리를 아이들이 듣고는 참말 소리라 하는 것과 같거니와, 지혜 있는 사람은 일정한 소리가 아니고, 소리인 듯한 것이 귀를 속이는 것인 줄을 아나니, 선남자여, 모든 범부와 성문과 연각들이 모든 법에 대하여서도 그와 같아서 일정한 모양이 있다고 보거니와, 보살들은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는 줄을 이해하여 무상한 모양, 공적(空寂)한 모양, 생멸이 없는 모양으로 보나니,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을

 

                                                                                                                      [484 / 10007]

다 무상한 모양으로 보느니라.

 

선남자여, 일정한 모양도 있나니, 어떤 것을 일정하다 아는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니라. 어디 있는가. 이른바 열반이니라.

 

선남자여, 수다원과도 결정되지 아니하니, 결정되지 아니하므로 8만 겁을 지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느니라. 사다함과도 결정되지 아니하니, 결정되지 아니하므로 6만 겁을 지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느니라. 아나함과도 결정되지 아니하니, 결정되지 아니하므로 4만 겁을 지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느니라.

 

아라한과도 결정되지 아니하니, 결정되지 아니하므로 2만 겁을 지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느니라. 벽지불도 결정되지 아니하니, 결정되지 아니하므로 10천 겁을 지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지금 구시나(拘尸那)성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일부러 사자상(師子牀)에 누워서 열반에 들려 함을 보여 아라한과를 얻지 못한 제자들과 모든 역사(力士)들로 하여금 크게 근심하게 하며, 하늘 ·사람 · 아수라(阿修羅) · 건달바(乾達婆) · 루라(迦樓羅) · 긴나라(緊那羅) · 마후라가(摩睺羅伽)들로 하여금 공양을 베풀게 하며,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1천 필의 천[]으로 몸을 염습하고, 7보로 관을 만들고 향유를 담고, 향 나무 장작을 쌓아서 불로 태우게 하거니와 두 가지는 태울 수 없으니, 하나는 속몸[儭身]이요, 또 하나는 겉몸[最在外]이니라. 그리고는 중생들이 사리(舍利)를 나누어 여덟 몫을 내게 하며, 모든 성문 제자들은 모두 여래가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겠지만, 여래는 결정코 열반에 들지 아니하는 줄을 알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여래는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아니하는 까닭이니라. 이런 뜻으로 여래의 열반도 결정되지 않은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도 결정되지 않은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는 하늘이 아니니, 왜냐 하면 네 가지 하늘이 있는데, 세간의 하늘과 태어나는 하늘과 깨끗한 하늘과 이치의 하늘이니라. 세간의 하늘은 국왕들이요, 태어나는 하늘은 사천왕천으로부터 비유상비무상천(非有想非無想天)까지요, 깨끗한 하늘은 수다원으로부터 벽지불까지요, 이치의 하늘은 10() 보살마하살 등이니라. 무슨 뜻으로 10주 보살을 이치의 하늘이라 하는가. 모든 법의 뜻을 잘 아는 까닭이니라.

 

무엇을 뜻이라 하는가. 모든 법이 공한 뜻을 보는

 

                                                                                                                      [485 / 10007]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국왕도 아니요, 사천왕도 아니요,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천도 아니며, 수다원으로부터 나아가 벽지불이나 10주 보살도 아니니, 이런 뜻으로 여래는 하늘이 아니지만, 그래도 중생들은 부처를 일컬어 천중천(天中天)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하늘도 아니고 하늘 아님도 아니며, 사람도 아니고 사람 아님도 아니며, 귀신도 아니고 귀신 아님도 아니며, 지옥 · 축생 · 아귀도 아니고 지옥 · 축생 · 아귀 아님도 아니며, 중생도 아니고 중생 아님도 아니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며,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니며, 긴 것도 아니고 길지 않음도 아니며, 짧은 것도 아니고 짧지 않음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고 모양 아님도 아니며, 마음도 아니고 마음 아님도 아니며, 유루도 아니고 무루도 아니며, 함이 있음도 아니고 함이 없음도 아니며, 항상함도 아니고 무상도 아니며, 환술도 아니고 환술 아님도 아니며, 이름도 아니고 이름 아님도 아니며, 결정됨도 아니고 결정되지 않음도 아니며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말함도 아니고 말하지 아니함도 아니며, 여래도 아니고 여래 아님도 아니니, 이런 뜻으로 여래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니라.

 

선남자여, 무슨 까닭으로 여래가 세간의 하늘이 아니라 하는가. 세간의 하늘은 여러 국왕이니, 여래는 오랜 옛적 한량없는 겁 동안에 이미 임금의 자리를 버렸으므로 국왕이 아니며, 국왕 아님도 아니라 함은 여래는 가비라성 정반왕(淨飯王)의 가문에 났으므로 국왕 아님도 아니니라. 태어나는 하늘이 아니라 함은, 여래는 오래전부터 모든 생사[]를 여의었으므로 태어나는 하늘이 아니며, 태어나는 하늘이 아님도 아니라 함은 무슨 까닭인가. 도솔천에 올라갔다가 염부제(閻浮提)에 내려왔으므로 여래는 태어나는 하늘이 아님도 아니니라. 또 깨끗한 하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는 수다원도 아니고, 나아가 벽지불도 아니므로 여래는 깨끗한 하늘이 아니며, 깨끗한 하늘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세간의 여덟 가지 법으로 물들일 수 없음이 마치 연꽃이 띠끌과 물이 묻지 않는 것과 같으므로 여래는 깨끗한 하늘 아님이 아니니라. 역시 이치의 하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는 10주 보살이 아니므로 여래는 이치의 하늘이 아니며, 이치의 하늘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는 18()의 이치들을 항상 닦았으므로 여래는 이치의 하늘 아님도

 

                                                                                                                       [486 / 10007]

아니니라.

 

여래는 사람이 아니니, 왜냐 하면 오랜 옛적 한량없는 겁 동안에 인간을 여읜 까닭으로 사람이 아니며, 사람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가비라성에 태어난 까닭으로 사람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귀신이 아니니, 왜냐 하면 온갖 중생을 해하지 아니하므로 귀신이 아니며, 귀신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귀신의 형상으로 중생을 교화하므로 귀신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지옥 · 축생 · 아귀가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는 오래전부터 모든 악업(惡業)을 여의었으므로 지옥 · 축생 · 아귀가 아니며, 지옥 · 축생 · 아귀가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는 일부러 3악취(惡趣)의 몸을 받아 중생을 교화하므로 지옥 · 축생 · 아귀가 아님도 아니니라. 중생도 아니니, 왜냐 하면 오래전부터 중생의 성품을 여의었으므로 여래는 중생이 아니며, 중생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어떤 때에는 중생의 모양을 연설하므로 여래는 중생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법이 아니니, 왜냐 하면 모든 법은 각각 다른 모양이 있거든,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오직 한 가지 모양이므로 법이 아니며, 법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가 곧 법계이므로 법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빛이 아니니, 왜냐 하면 열 가지 색입(色入)으로 포섭할 바 아니므로 빛이 아니며, 빛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몸에 32()80종호(種好)가 있으므로 빛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긴 것이 아니니, 왜냐 하면 모든 빛을 끊었으므로 긴 것이 아니며, 길지 않음도 아니니, 왜냐 하면 모든 세간에서 정수리의 육계[頂髻]를 본 사람이 없으므로 길지 않음도 아니니라. 여래는 짧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오래전부터 교만의 속박을 여의었으므로 짧은 것이 아니며, 짧지 아니함도 아니니, 왜냐 하면 구사라(瞿師羅) 장자를 위하여 세 자[]의 몸을 나타내었으므로 짧지 않음도 아니니라.

 

여래는 모양이 아니니, 왜냐 하면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모양을 여의었으므로 모양이 아니며, 모양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모든 모양을 잘 알므로 모양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마음이 아니니, 왜냐 하면 허공의 모양이므로 마음이 아니며, 마음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10()이란 마음법이 있으며, 또한 다른 중생의 마음을 알므로 마음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함이 있음이 아니니

 

                                                                                                                       [487 / 10007]

왜냐 하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므로 함이 있음이 아니며 함이 없음도 아니니, 왜냐 하면 오고 가고 앉고 누움이 있으며, 열반을 나타내므로 함이 없음도 아니니라. 여래는 항상함이 아니니, 왜냐 하면 몸이 분한(分限)이 있으므로 항상함이 아니니라. 어찌하여 항상함이 아닌가. 앎이 있는 까닭이니, 항상한 법은 앎이 없어 허공과 같거늘, 여래는 앎이 있으므로 항상하지 아니하니라. 어찌하여 항상하지 아니한가. 말이 있는 까닭이니, 항상한 법은 말이 없으며 허공과 같거늘, 여래는 말이 있으므로 항상함이 없으며, 성씨(姓氏)가 있는 것을 무상이라 하고, 성씨가 없는 법을 항상하다 하나니, 허공은 항상하므로 성씨가 없거니와 여래는 성씨가 있으니 구담씨(瞿曇氏), 그러므로 무상하며, 부모가 있는 것을 무상하다 하고 부모가 없는 것을 항상하다 하나니, 허공은 항상하므로 부모가 없거니와 부처에게는 부모가 있으니 그러므로 무상하니라. 4위의(威儀)가 있음을 무상하다 하고 4위의가 없음을 항상하다 하나니, 허공은 항상하므로 4위의가 없거니와 부처는 4위의가 있으므로 무상하니라. 항상 머무는 법은 방소(方所)가 없나니, 허공은 항상하므로 방소가 없거니와 여래는 동천축(東天竺)에 나서 사바제(舍婆提)나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므로 무상하니라. 이런 뜻으로 여래는 항상하지 아니하니라.

 

또 항상하지 아니함도 아니니, 왜냐 하면 나는[] 일을 영원히 끊은 까닭이니라. 나는 일이 있는 법을 무상하다 하고 나는 일이 없는 법을 항상하다 하나니, 여래는 나는 일이 없으므로 항상하니라. 항상한 법은 성품이 없을새 성품이 있는 법은 무상하다 하거니와, 여래는 나는 일도 없고 성품도 없나니, 나는 일도 없고 성품도 없으므로 항상하니라. 항상한 법은 온갖 처소에 두루하여 마치 허공이 있지 않은 데가 없는 것 같나니, 여래도 그러하여 온갖 처소에 두루하므로 항상하니라. 무상한 법은 여기는 있다고 하고 저기는 없다고도 하거니와,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여기는 있고 저기는 없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항상하니라. 무상한 법은 어떤 때는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없기도 하거니와,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어떤 때는 있고 어떤 때는 없으므로 항상하니라. 항상 머무는 법은 이름도 없고 빛도 없나니, 허공은 항상하므로 이름도 없고 빛도 없거든, 여래도 그러하여 이름도 없고 빛도 없으므로

 

                                                                                                                      [488 / 10007]

항상하니라. 항상 머무는 법은 인도 없고 과도 없나니, 허공은 항상한 것이므로 인도 없고 과도 없거든, 여래도 그러하여 인도 없고 과도 없으므로 항상하니라. 항상 머무는 법은 3()에 잡히지 않나니, 여래도 그러하여 3세에 잡히지 아니하므로 항상하니라.

 

여래는 환술이 아니니, 왜냐 하면 온갖 허황한 마음을 영원히 끊었으므로 환술이 아니며, 환술이 아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가 어떤 때에는 한 몸을 나누어서 한량없는 몸이 되기도 하고, 한량없는 몸이 다시 한 몸이 되기도 하며, 벽을 곧장 뚫고 지나가서 걸림이 없기도 하고, 물을 밟고 다니기를 땅과 같이 하고, 땅에 들어가기를 물과 같이 하고, 허공에 다니기를 땅과 같이 하며, 몸에서 불길을 내기를 불더미같이 하고, 구름과 우레가 진동하여 그 소리가 놀랄 만하며, 혹은 도시와 촌락과 집과 산과 물과 나무가 되며, 혹은 큰 몸이 되고 혹은 작은 몸이 되며, 남자의 몸, 여자의 몸이 되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환술이 아님도 아니니라.

 

여래는 일정한 것이 아니니, 왜냐 하면 여래가 이 구시나성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일부러 반열반에 듦을 보이므로 일정하지 아니하며, 일정하지 아니함도 아니니, 왜냐 하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므로 여래는 일정하지 아니함이 아니니라. 여래는 유루가 아니니, 왜냐 하면 3()를 끊었으므로 유루가 아니니라. 3루란, 욕계의 온갖 번뇌에서 무명을 제외한 것을 욕루(欲漏)라 하고, 색계와 무색계의 온갖 번뇌에서 무명을 제외한 것을 유루(有漏)라 하고, 삼계의 무명을 무명루(無明漏)라 하지만 여래는 아주 끊었으므로 비루(非漏)라 하느니라.

 

또 모든 범부는 유루를 보지 못하나니, 어찌하여 범부는 유루를 보지 못한다 하는가. 모든 범부는 오는 세상에 대하여 여러 의심이 있나니, 오는 세상에 몸을 얻게 되는가, 몸을 얻지 못하겠는가, 지나간 세상에 몸이 본래 있었는가, 본래 없었는가, 지금 세상에 이 몸이 있는가, 이 몸이 없는가, 만일 내가 있다면 빛인가 빛이 아닌가, 빛이기도 하고 빛이 아니기도 한가,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닌가, 생각인가 생각이 아닌가, 생각이기도 하고 생각아니기도 한가,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닌가, 이 몸이 다른 이에게 달렸는가, 다른 이에게 달리지 않았는가, 달리기도 하고 달리지 않기도 하는

 

                                                                                                                       [489 / 10007]

, 달린 것도 아니고 달리지 않음도 아닌가, 목숨이 있고 몸은 없는가, 몸이 있고 목숨은 없는가, 몸도 있고 목숨도 있는가, 몸도 없고 목숨도 없는가, 몸과 목숨이 항상한가, 무상한가,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한가, 항상함도 아니고 무상함도 아닌가, 몸과 목숨을 자재천이 지었는가, 시절이 지었는가, 인이 없이 지어졌는가, 세상 성품이 지었는가, 티끌이 지었는가, 법과 법 아닌 것이 지었는가, 사람이 지었는가, 번뇌가 지었는가, 부모가 지었는가. 내가 마음에 머무는가, 눈에 머무는가, 몸에 가득하였는가, 어디로부터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누가 났으며 누가 죽는가, 내가 지난 세상에는 바라문이었던가, 찰리(刹利)였던가, 비사(毗舍)였던가, 수다라(首陀羅)였던가, 오는 세상에는 어떤 성이 되겠는가, 나의 이 몸이 지난 세상에는 남자의 몸이었던가, 여자의 몸이었던가, 축생의 몸이었던가, 내가 만일 산 생명을 죽인다면 죄가 있겠는가, 죄가 없겠는가.

 

나아가 술을 마시면 죄가 있겠는가죄가 없겠는가, 내가 스스로 지었는가, 다른 이의 지음이 되었는가, 내가 과보를 받는가, 몸이 과보를 받는가. 이렇게 의혹하는 소견인 한량없는 번뇌가 중생의 마음을 덮었고, 이런 의혹하는 소견으로 인하여 여섯 가지 마음을 내되, 결정코 내가 있는가, 결정코 내가 없는가 하여 나에게서 나를 보는가, 나에게서 내가 없음을 보는가, 내가 없는 데서 나를 보는가, 내가 짓는가, 내가 받는가, 내가 아는가 하는 따위를 삿된 소견이라 하거니와,

 

여래는 이렇게 한량없는 견루(見漏)의 근본을 뽑아 버렸으므로 누()가 아니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대하여 성인의 행을 닦는 이는, 영원히 이런 누를 끊는 것이니, 부처님 여래는 항상 성인의 행을 닦으므로 누가 없느니라.

 

선남자여, 범부는 5근을 잘 거두어 잡지 못하므로 3루가 있어서 나쁜 짓에 끌려 선하지 못한 곳에 이르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사나운 말이 성질이 고약하여 말 탄 이를 끌고 험악한 곳으로 가듯이, 5근을 잘 거두어 잡지 못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열반의 선한 길을 여의고 나쁜 갈래로 가게 하는 것이며, 마음을 길들이지 못한 사나운 코끼리를 타면 뜻대로 가지 아니하고, 도시나 촌락을 떠나서 빈 벌판으로 가게 되듯이, 5근을 잘 거두어 잡지 못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열반의 도시를 여

 

                                                                                                                      [490 / 10007]

의고 나고 죽는 넓은 벌판으로 가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아첨하는 신하가 임금으로 하여금 나쁜 짓을 하게 하듯이, 5근이란 나쁜 신하도 그와 같아서 중생으로 하여금 한량없는 나쁜 짓을 짓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고약한 자식은 스승과 부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짓듯이, 조복되지 못한 5근도 그와 같아서 스승이 좋은 말로 가르치는 것을 받지 아니하고 온갖 나쁜 짓을 모두 짓느니라.

 

선남자여, 범부들은 5근을 거두어 잡지 못하여서 항상 지옥 · 축생 · 아귀의 해함이 되나니, 마치 원수가 선한 사람을 해치는 듯하니라. 선남자여, 범부들은 5근을 거두어 잡지 못하여 5()으로 달아나나니, 마치 소 먹이는 사람이 잘 수호하지 못하면 남의 곡식을 먹게 되듯이 범부가 5근을 거두어 잡지 못하면 항상 여러 세계에 있어 고통을 많이 받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을 닦아 성인의 행을 행할 때에 항상 5근을 잘 거두어 수호하여 탐욕 · 성내는 일 · 어리석음 · 교만 · 질투를 두려워하나니, 모든 선한 법을 얻기 위함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이 5근을 잘 수호하면 마음을 거두어 잡을 것이요, 마음을 거두어 잡으면 5근을 거두어 잡을 것이니, 마치 사람이 임금을 옹호하면 나라를 옹호하고, 나라를 옹호하면 임금을 옹호하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만일 대반열반경을 들으면 지혜를 얻고 지혜를 얻으므로 생각을 오로지 할 수 있거니와 만일 5근이 산란하면 생각함이 그치게 되나니, 왜냐 하면 이것이 생각하는 지혜[念慧]인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소를 잘 기르는 사람은 설사 소가 동서로 남의 곡식을 먹더라도 곧 제지하여 범하지 못하게 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생각하는 지혜의 인연으로 5근을 거두어 잡아 산란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보살마하살로서 생각하는 지혜가 있는 이는 나라는 모양을 보지 아니하고, 내 것이라는 모양도 보지 아니하며, 중생도 보지 아니하고 수용(受用)할 것도 보지 아니하여, 모든 법이 법의 성품과 같음을 보아 흙이나 돌이나 기왓장이라는 모습을 내느니라.

 

마치 집이 여러 가지 인연으로 생겨서 일정한 성품이 없는 것과 같이 모든 중생들이 4()5()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고 일정한 성품이 없음을 추측하리니, 일정한 성품이 없으므로 보살은 그 가운데 탐착(貪着)을 내지 아니하느니라. 모든 범부들은 중생이 있는 줄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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