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국사(普照國師,지눌,僧)

참마음의 공덕

근와(槿瓦) 2015. 12. 14. 05:23

참마음의 공덕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어떤 이가 물었다.

“마음이 있으므로 인행을 닦으면 공덕됨을 의심치 않겠지만, 무심으로 인행을 닦으면 공덕이 어디서 오는가?”

 

나는 답하였다.

“마음이 있으므로 인행을 닦음은 유위의 과보를 얻고 무심으로 인행을 닦으면 성품의 공덕을 나타낸다. 그 온갖 공덕은 본래 스스로 갖추어져 있으나 망심에 덮여 나타나지 못하였다가 이제 이미 망심이 없어졌으므로 그 공덕이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가스님은 말하기를 ‘삼신(三身 : 法身 · 報身 · 應身)과 네 지혜(四智 : 大圓鏡智 · 平等性智 · 妙觀察智 · 成所作智)는 몸 가운데 원만하고, 여덟 가지 해탈과 여섯 가지 신통이 마음 바탕에 새겨졌다’하시니 이것이 본체 가운데 갖추어진 본성의 공덕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만일 누구나 잠깐 동안이나마 고요히 앉으면 항하의 모래수같은 칠보탑을 만드는 것보다 훌륭하다. 보탑은 필경에 티끌이 되겠지마는 한 생각의 깨끗한 마음은 부처를 이룬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무심의 공덕이 유심(有心)의 공덕보다 큰 줄을 알 것이다.

 

홍주(洪州)의 수료(水潦)스님은 마조스님에게 나아가 절하고 묻기를 ‘어떤 것이 서쪽에서 온 분명한 뜻입니까?’하다가 마조스님에게 발길로 차여 거꾸러지고는 갑자기 깨치고 일어나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고 ‘매우 기이하고 매우 기이하여라. 백천 삼매와 한량없는 묘한 이치의 근원을 다만 한 털끝에서 단박 근원을 알아내었다’하고 예배하고 물러갔다. 이로써 보면, 공덕이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요 본래 스스로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사조(四祖)스님이 나융선사에게 ‘대개 백천의 법문도 모두 마음으로 돌아가고 항하의 모래수같은 공덕도 다 마음의 근원에 있으므로, 일체의 계율 · 선정 · 지혜 · 신통 · 변화가 모두 본래 구족해서 그대의 마음을 여의지 않았다’하였다. 조사의 말에 의하면 무심의 공덕이 한없이 많건마는 다만 겉모양의 공덕에만 집착하는 이는 무심공덕에 대하여 자연히 믿음을 내지 못한다.”

 

 

출전 : 선문촬요(진심직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