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38)-380

근와(槿瓦) 2015. 12. 10. 20:35

대반열반경(38)-38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371 / 10007]

나 하늘이나 마군이나 범천이나 사람들이 말하기를, '여래는 지난 세상 · 오는 세상 · 지금 세상에 무상하

'말하면 옳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여러 중생들을 두루 위하는 것이므로, 모든 법을 알지만 모르노라 말하고, 모든 법을 보지만 못 보노라 말하며, 모양이 있는 법을 모양이 없다고 말하고, 모양이 없는 법을 모양이 있다 말하며, 진실로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 말하고, 진실로 항상한 것을 무상하다 말하며, 나이고 즐겁고 깨끗한 것도 역시 그러하니라. 3승의 법을 일승이라 말하고, 일승 법을 마땅한 대로 3승으로 말하며, 간략한 것을 자세하게 말하고, 자세한 것을 간략하게 말하며, 네 가지 중대한 법을 투란차(偸蘭遮)라 말하고, 투란차 법을 네 가지 중대한 것이라 말하며, 범한 것을 범하지 않았다 말하고, 범하지 아니한 것을 범했다 말하며, 가벼운 죄를 중대하다 말하고, 중대한 죄를 가볍다 말하나니, 왜냐 하면 여래는 중생의 근성을 분명히 보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비록 이렇게 말하지만 허망한 말은 허물이 되거니와, 여래는 모든 허물을 여의었거늘, 어찌 허망한 말이 있겠는가.

 

선남자야, 여래는 비록 허망한 말이 없지만 만일 중생들이 허망한 것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허망한 말을 인하여 법의 이익을 얻을 줄을 알면 적당한 방편대로 말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온갖 세상 법이라도 여래에게는 곧 제일의법이니, 왜냐 하면 부처님 세존은 제일의법을 위하여서 세상법을 말하며, 또 중생들로 하여금 제일의법을 얻게 하나니, 만일 중생으로 하여금 제일의법을 얻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세상법을 말하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어떤 때에 세상법을 연설하더라도, 중생들은 부처님이 제일의법을 말한다 하고, 어떤 때에 제일의법을 연설하더라도, 중생들은 부처님이 세상법을 말한다 하나니 부처님의 깊은 경계는 성문이나 연각들의 알 바가 아니니라. 선남자야, 그러므로 그대는 먼저 문난하기를 '보살마하살이 얻는 것이 없다'고 하지 말아야 하나니, 보살이 항상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얻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얻음이 없다고 힐난하겠느냐?"

 

가섭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제일의제는 도()라고도 하고 보리라고도 하고 열반이라고도 하나니, 만일 보살이 도나 보리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 곧 무상할 것

 

                                                                                                                     [372 / 10007]

이니, 왜냐 하면 법이 항상하다면 얻을 수 없나이다. 저 허공을 누가 얻을 수 있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마치 세간 물건으로서 본래 없다가 지금 있는 것을 무상하다고 함과 같이 도도 그러하여 도를 만일 얻을 수 있다면, 무상이라 이름할 것이오며, 법이 만일 항상하다면, 얻는 일도 없고 나는 일도 없을 것이오니, 마치 성품은 얻을 수도 없고 나는 일도 없는 것 같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도는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니며,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붉은 것도 아니고 흰 것도 아니고 푸른 것도 아니고 누른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나이까? 보리와 열반도 그와 같나이다."

 

"그러니라. 선남자야, 도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항상함과 무상함이요, 보리의 모양도 두 가지니 항상함과 무상이며, 열반도 그와 같으니라. 외도의 도는 이름을 무상이라 하고, 내도(內道)의 도는 항상하다 하며, 성문 · 연각의 보리는 무상이라 하고 보살과 부처님의 보리는 항상하다 하며, 밖으로 해탈함은 무상하다 하고 안으로 해탈함은 항상하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도와 보리와 열반을 모두 항상하다 이름하거니와, 온갖 중생들은 한량없는 번뇌에 덮이어서
지혜의 눈이 없으므로 보지 못하느니라. 중생들이 보기 위하여 계율과 선정과 지혜를 닦으며, 닦으므로 도와 보리와 열반을 보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도와 보리와 열반을 본다고 하지만 도의 성품과 모양은 진실로 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포착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도라는 것은 모양을 볼 수도 없고 칭량하여 알 수도 없지만 실제로 작용이 있나니, 선남자야, 중생의 마음이 빛도 아니고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니고 굵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고 묶인 것도 아니고 풀린 것도 아니며, 볼 수 있는 법도 아니지만 그러나 있는 것이니라. 이런 뜻으로 내가 수달에게 말하기를 '장자여, 마음은 성()의 주인이니, 장자가 마음을 수호하지 못하면 몸과 입을 수호하지 못하고, 마음을 수호하면 몸과 입을 수호하느니라. 몸과 입을 수호하지 못하면 중생들로 하여금 3악도에 이르게 하고, 몸과 입을 수호하면 중생들로 하여금 인간·천상이나 열반을 얻게 하리니, 얻는 것은 진실하다 하고 얻지 못하면 진실치 않다'고 하느니라.

 

                                                                                                                      [373 / 10007]

선남자야, 도와 보리와 열반도 그와 같아서 있기도 하고 항상하기도 하니, 만일 없다면 어떻게 모든 번뇌를 끊으리요만, 있음으로써 모든 보살들이 분명하게 보느니라.

 

선남자야, 보는 데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모양으로 보는 것이요, 둘은 분명하게 보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모양으로 본다 하느냐. 멀리 연기를 보고 불을 보았노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불을 보지 못하였으며, 비록 불을 보지 못하였더라도 허망한 것은 아니니라. 공중에 있는 학을 보고 물을 보았노라 말하나니, 비록 물을 보지 못하였으나 허망한 것은 아니니라. 마치 꽃과 잎을 보고 뿌리를 보았노라 말하는 것처럼, 비록 뿌리를 보지는 못하였으나 허망한 것은 아니니라. 어떤 사람이 멀리 울타리 너머로 소뿔을 보고 소를 보았노라 하면, 비록 소를 본 것은 아니나 허망하지는 아니하니라. 여인이 아기 밴 것을 보고 탐욕을 보았노라 말하면, 비록 탐욕을 본 것은 아니나 허망하지는 아니하니라. 나무에 잎이 난 것을 보고 물을 보았노라 말하면,
비록 물을 본 것은 아니나 허망하지는 아니하니라. 구름을 보고 비를 보았노라 말하면 비록 비를 본 것은 아니나 허망하지는 아니하니라. 몸으로 하는 짓이나 입으로 하는 짓을 보고 마음을 보았노라 하면, 비록 마음을 본 것은 아니나 허망하지는 아니하니라. 이런 것을 이름하여 모양으로 본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분명하게 본다 하느냐. 눈으로 빛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사람의 눈이 깨끗하여 항상하지 아니하였으면, 손바닥에 아마륵 열매를 보는 것 같나니, 보살마하살이 분명하게 도와 보리와 열반을 보는 것도 이와 같아서, 비록 이와 같이 보지만 애초부터 보는 모양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인연으로 내가 예전에 사리불에게 말하기를 '모든 세간의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하늘이나 마군이나 범천이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을 여래는 모두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며, 보살들도 그와 같으니라. 사리불아, 모든 세간에서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은 나와 보살도 알고 보고 깨닫느니라. 세간 중생들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면서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줄도 스스로 알지 못한다

 

세간 중생들이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은 문득 말하기를, 내가 알고 보고 깨닫노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여래는 온갖 것을 모두 알고 보고 깨닫지만 스스로 내가 알고 보고 깨닫노라 말하지 아니하나니, 보살들도 그와 같으

 

                                                                                                                    [374 / 10007]

니라. 왜냐 하면 만일 여래가 알고 보고 깨닫는다는 상을 지으면, 이는 부처님이 아니고 범부라 이름할 것이리니, 보살도 그러하니라' 하였느니라."

 

                                                                                                                    [375 / 10007]

대반열반경 제 16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0. 청정한 행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시기를 '세간에서 아는 것은 나도 알고 세간에서 모르는 것도 나는 아노라' 하였사온데, 그 뜻이 어떠하오니까?"

 

"선남자야, 모든 세간은 불성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나니, 만일 불성을 알고 보고 깨닫는 이가 있으면 세간이라 이름하지 아니하고, 보살이라 이름하느니라. 세간 사람들은 12부경과 12인연과 네 가지 뒤바뀜과 4()37()을 듣는 일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대반열반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나니, 만일 알고 보고 깨달으면, 세간이라 이름하지 아니하고 보살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은 알지도 보지도 깨닫지도 못한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세간이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라 하는가. 범천 · 자재천 · 8비천(臂天) · 성품 · () · 티끌 · · 그리고 법 아닌 것[非法], 조화의 주인[造化主], 세계의 나중과 처음, 아주 없다는 것[斷見], 늘 있다는 것[常見], 초선에서 비비상천까지를 열반이라고 말하는 따위니, 선남자야, 이런 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이런 일에도 알고 보고 깨닫나니, 보살이 이렇게 알고 보고 깨닫고도, 만일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노라 말하면, 이는 허망한 것이요 허망한 법은 죄가 되는 것이며, 이런 죄로는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선남자야, 남자나 여인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도와 보리와 열반이

 

                                                                                                                      [376 / 10007]

없다고 말하면, 이런 이는 일천제며 마군의 권속이며 법을 비방하는 것이니, 이렇게 법을 비방하는 것을 부처님들을 비방한다고 하느니라. 이런 사람은 세간이라 이름하지도 않고, 세간이 아니라고 이름하지도 않느니라." 

 

그 때에 가섭보살은 이 일을 듣고는 곧 게송을 읊어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인자하게 중생들을 사랑하시니,
그러할새 제가 지금 귀의하오며
중생들의 독한 살을 뽑아 주시기에
큰 의원 왕이라고 일컫습니다.

 

세상의 의원들이 고친 병들은
나았다가 또다시 도지거니와
여래께서 고치신 우리의 병은
끝까지 다시 발병 아니하나니.

 

세존께서 훌륭한 감로약으로
우리를 중생에게 베푸시오니
중생들이 그 약을 한번 먹으면
죽지도 아니하고 나지도 않네.

 

부처님이 오늘날 우리를 위해
대반열반 큰 경을 연설하시니
중생들이 비밀한 법장 듣삽고
나고 죽지 않는 일 얻었나이다.

 

가섭보살은 이런 게송을 말하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세간 사람들이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살은 알고 보고 깨닫는다' 하시니, 만일 보살도 세간이라면, 세간 사람들은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살이 알고 보고 깨닫는

 

                                                                                                                     [377 / 10007]

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요, 만일 세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다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야, 보살이라 말함은 세간이기도 하고 세간이 아니기도 하나니,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은 세간이라 이름하고,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은 세간이라 이름하지 않느니라. 어떻게 다르냐고 그대가 물은 것을 지금 말하리라.

 

선남자야, 남자나 여인이 처음으로 이 열반경을 듣고 공경하고 믿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는 이는 세간 보살이라 이름하나니, 모든 세간이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은 보살도 세간과 같아서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지만 보살이 열반경을 듣고는 세간에서는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나 보살은 알고 보고 깨달아야 할 줄을 아느니라. 이런 것을 알고는 또 생각하기를 '내가 무슨 방편으로 닦아 익히어야, 알고 보고 깨닫게 되겠는가' 하며, 다시 생각하기를 '오직 깊은 마음으로 깨끗한 계율을 닦아 지녀야 하리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 때의 이러한 인연으로 오는 세상에 태어날 적마다 계행이 항상 깨끗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계행이 깨끗함으로써 곳곳에 태어날 적마다 교만이나 삿된 소견이나 의심이 없으며, 여래가 필경에 열반에 든다고 말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깨끗한 계행을 닦는다 하느니라. 계행이 깨끗하고는 다시 선정을 닦나니, 선정을 닦으므로써 곳곳에 태어날 적마다 바르게 기억하고 잊지 아니하나니, 온갖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는 것과, 12부경과 부처님들의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과 모든 보살이 방등 대반열반경에 편안히 머물러서 불성을 보는 것 따위의 일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며, 선정을 닦는 인연으로 11()을 얻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청정한 선정을 닦는다 하느니라. 계행과 선정을 구비하고는 다음에 깨끗한 지혜를 닦나니, 지혜를 닦으므로 애초부터 몸속에 내가 있다거나, 내 속에 몸이 있다거나 이것이 몸이고 이것이 나라든가, 몸이 아니고, 내가 아니라는 데 집착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깨끗한 지혜를 닦는다 하느니라

 

지혜를 닦음으로써 받아 지니는 계율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아니하나니, 선남자야, 마치 수미산이 네 가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378 / 10007]

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뒤바뀜에 흔들리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 때에 스스로 받아지니는 계율이 흔들림이 없는 줄을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 세간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자기의 지니는 계행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아니하여 뉘우치는 마음이 없으며, 뉘우침이 없으므로 마음이 기쁘고, 마음이 기쁘므로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을 얻으므로 마음이 편안하여지고, 편안하므로 동요하지 않는 선정을 얻고, 동요하지 않는 선정을 얻으므로 진실하게 알고 보게 되며, 진실하게 알고 보았으므로 생사를 싫어하여 여의고, 생사를 여의므로 해탈을 얻고, 해탈을 얻으므로 불성을 분명하게 보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요 세간이 아니라 아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말하여 세간이 알고 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살들은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이 깨끗한 계행을 닦아 마음에 뉘우침이 없으며, 나아가서 불성을 분명하게 본다 하나이까?"
"선남자야, 세간의 계율은 청정하다고 이름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세간의 계율은 생존[]을 위하는 연고며, 성품이 결정되지 못한 연고며, 끝까지 이르지 못한 연고며, 모든 중생을 널리 위하지 못하는 연고니, 그러므로 깨끗하지 못하다 이름하느니라. 깨끗하지 못하므로 뉘우치는 마음이 있고, 뉘우침이 있으므로 마음에 기쁨이 없고, 기쁨이 없으므로 즐겁지 못하고, 즐겁지 못하므로 편안하지 못하고, 편안하지 못하므로 동요하지 않는 선정이 없고, 동요하지 않는 선정이 없으므로 진실하게 알고 보지 못하고, 진실하게 알고 보지 못하므로 싫어함이 없고, 싫어함이 없으므로 해탈이 없고, 해탈이 없으므로 불성을 보지 못하고, 불성을 보지 못하므로 마침내 대반열반을 얻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세간의 계율은 청정하지 못하다고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의 청정한 계율이란 것은, 계율이 계율 아닌 까닭이며, 생존을 위하는 것이 아닌 까닭이며, 결정코 끝까지 이르는 까닭이며,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계율이 청정하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의 청정한 계율 속에서는, 뉘우침이 없는 마음을 내지 않고자 하더라도 뉘우침이 없는 마음이 자연히 생기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사람이 밝은 거울을 들었으면 얼굴을 보려 하지 않더라도 얼굴이 저절로 나타나고 

 

                                                                                                                  [379 / 10007]

또 농부가 밭에 씨를 심으면, 싹이 나기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싹이 저절로 나는 것이며, 또 등불을 켜면 어둠을 없애려 하지 않아도 어둠이 저절로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깨끗한 계율을 가지면, 뉘우침이 없는 마음이 자연히 생기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깨끗한 계율을 가지므로 마음이 기쁘게 되나니 선남자야, 마치 단정하게 생긴 사람이 자기의 얼굴을 보면 기쁜 마음이 생기듯이 깨끗한 계율을 가지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파계한 사람이 계율이 깨끗하지 못함을 보면, 마음이 기쁘지 아니하나니, 마치 병신이 자기의 모양을 보면 기쁘지 아니한 것처럼, 파계한 사람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마치 소를 기르는 두 여인이 있는데 하나는 타락 병을 가지고 또 하나는 물만 들어 있는 병을 가지고서, 함께 성안에 가서 팔려다가 길에서 넘어져서 두 병이 모두 깨어지거늘, 한 사람은 기뻐하고 한 사람은 근심하였으니, 계율을 가지는 이와 계율을 파한 이도 그와 같아서, 깨끗한 계율을 가지는 이는 마음이 기쁘니라. 마음이 기쁘므로 문득 생각하기를 '부처님 여래께서 열반경에서 청정한 계율을 가지는 이는 열반을 얻느니라 하였으니, 내가 지금 깨끗한 계율을 닦는 일로 열반을 얻으리라' 하고, 이 인연으로 마음이 즐거우니라."

 

가섭보살이 다시 여쭈었다.
"기쁨과 즐거움은 무슨 차별이 있나이까?"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을 적에는 기쁘다 하고, 마음이 깨끗하여 계율을 가지는 것은 즐겁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생사를 관찰하는 것은 기쁘다 하고, 대열반을 보는 것은 즐겁다 하느니라. 하품은 기쁘다 하고, 상품은 즐겁다 하나니, 세간과 함께하는 법을 여의는 것은 기쁘다 하고 함께하지 않는 법을 얻는 것은 즐겁다 하느니라. 계율이 깨끗하므로 몸이 가벼워지고 입에 허물이 없으면, 그 때에 보살의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접촉하고 아는 것에 나쁜 일이 없고, 나쁜 일이 없으므로 마음이 편안하여지고, 편안하므로 고요한 선정을 얻고, 고요한 선정을 얻으므로 진실하게 알고 보고, 진실하게 알고 보므로 생사가 싫어서 여의려 하고, 생사를 여의므로 해탈을 얻고, 해탈을 얻으므로 불성을 보고, 불성을 보았으므로 대반열반을 얻나니, 이것을 보살의 청정하게 가지는 계율이요 세간

 

                                                                                                                    [380 / 10007]

계율이 아니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받은 깨끗한 계율은 다섯 가지 법이 돕는 것이니, 무엇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믿음[]이요 둘째는 제부끄러움[]이요 셋째는 남부끄러움[]이요 넷째는 선지식이요 다섯째는 공경하는 계율을 숭상함이니, 5()를 여의는 까닭이며, 소견이 깨끗하나니 5()을 여의는 까닭이며, 마음에 의심이 없나니 다섯 가지 의심을 여의는 까닭으로 첫째는 부처님을 의심하고, 둘째는 법을
의심하고, 셋째는 승가를 의심하고, 넷째는 계율을 의심하고, 다섯째는 방일하지 않음을 의심함이니라.

 

보살이 이 때에 5()을 얻나니, 믿음 · 생각 · 정진 · 선정 · 지혜며, 5근을 얻으므로 다섯 가지 열반을 얻나니, 빛에서 해탈함[色解脫]이며 내지 알음알이에서 해탈함[識解脫]이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깨끗한 계율이라 하나니, 세간의 계율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 사람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데 보살은 알고 보고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나의 제자로서 대반열반경을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쓰고 해설하면서, 계율을 파하는 이가 있거든, 어떤 사람이 꾸짖고 업신여기고 훼방하여 말하기를 '만일 부처님의 비밀한 법장인 대반열반경이 위력이 있다면 어찌하여 너로 하여금 받은 계율을 파하게 하였겠느냐. 이 열반경을 받아 가지는 사람이 계율을 파하는 것은 이 경이 위력이 없음을 알 것이요, 위력이 없다면 비록 읽고 외운들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것이며, 이렇게 열반경을 업신여기고 훼방케 하는 인연으로써,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을 지옥에 떨어지게 할 것이니, 이 경을 받아 가지면서 계율을 파하는 이는 중생의 나쁜 지식이며, 나의 제자가 아니요 마군의 권속이니라. 이런 사람은 이 경전을 받아 가지는 것을 나도 허락하지 아니하나니, 차라리 받지도 않고 가지지도 않고 닦지도 않을지언정, 계율을 파하면서 받아 가지고 닦지는 못하게 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의 제자로서 대반열반경을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쓰고 해설하려거든,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조심하여 희롱하거나 경솔한 동작을 말아야 하느니라. 몸은 희롱함이 되고 마음은 경솔한 동작이 되나니 유()를 구하는 마음을 경솔한 동작이라 하고, 몸으로 여러 가지 업을 지음을 희롱이라 하느니라. 만일 나의 제자로서 유를 구하여 업을 짓는 이 대승......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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