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35)-350

근와(槿瓦) 2015. 12. 7. 19:00

대반열반경(35)-35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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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함은 곧 여래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곧 부처니 세존의 한량없는 경계며, 한량없는 경계가 곧 인자함이니, 인자함이 곧 여래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무상하다면 무상함이 곧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괴롭다면 괴로움이 곧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부정하다면 부정이 곧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내가 없다면, 나 없음이 곧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허망한 생각이라면, 허망한 생각이 곧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보시바라밀이 아니라면 보시바라밀이 아닌 것이 인자함이니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 것이며, 내지 반야바라밀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중생을 이익하게 못한다면, 이런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이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한 모양인 도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모든 법을 깨닫지 못한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여래의 성품을 보지 못한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법이 모두 모양새가 있는 줄로 본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유루(有漏)라면 유루인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함이 있는 것이라면, 함이 있는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초주(初住)에 머물지 못한다면, 초주가 아닌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부처님의 10력(力)과 4무소외를 얻지 못한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4사문과를 얻는다면 이 인자함은 성문의 인자함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있거나 없거나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라면, 이렇게 인자함은 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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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 벽지불들의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이 만일 헤아릴 수 없으면, 법도 헤아릴 수 없고 불성도 헤아릴 수 없고 여래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이렇게 인자함을 닦으면 비록 자는 가운데 편안하더라도 자는 것이 아니니 부지런히 정진하는 까닭이며, 항상 깨어 있더라도 깨어 있는 것이 아니니 잠이 없는 까닭이며, 자는 가운데 하늘 사람들이 보호하더라도 보호함이 없나니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 까닭이며, 자면서도 나쁜 꿈을 꾸지 않으며 선하지 못함이 없나니, 잠을 여읜 까닭이며, 목숨이 마친 뒤에 범천에 나더라도 태어남이 없나니, 자재함을 얻은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인자함을 닦는 이는 이렇게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야,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이와 같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성취하며,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가진 생각은 모두 진실하거니와 성문이나 연각은 진실한 것이 아니거늘, 중생들이 어찌하여 보살의 위신력으로 평등하게 쾌락을 받지 않나이까? 만일 중생들이 참으로 쾌락을 얻지 못한다면, 보살의 닦는 인자한 마음은 이익이 없겠나이다."

 

"선남자야, 보살의 인자함이 이익이 없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야, 어떤 중생들은 괴로움을 받기도 하고 받지 않기도 하느니라. 어떤 중생이 괴로움을 받는다면, 보살의 인자함이 이익이 없음이니 그것은 일천제요, 만일 괴로움을 받더라도 반드시 결정함이 아닌 것은 보살의 인자함이 이익이 있음이니, 저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쾌락을 받게 하리라. 선남자야, 마치 사람이 멀리서 사자 · 범 · 표범 · 늑대 · 이리 · 나찰 · 귀신 따위를 보면 저절로 공포가 생기고, 밤에 길을 가다가 말뚝을 보고도 공포가 생기나니, 선남자야, 이런 사람들은 저절로 공포하는 것처럼 중생들도 그러하여, 인자함을 닦는 이를 보면 자연히 쾌락을 받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살이 인자함을 닦음은 진실한 생각이며 이익이 없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야, 내가 인자함을 말하는 데 한량없는 문이 있으니, 그것은 신통이

 

                                                                                                                    [343 / 10007] 쪽

니라. 선남자야, 저 제바달이 아사세를 시켜서 여래를 해하려 할 적에 그 때에 내가 왕사성에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하였더니, 아사세왕이 재물 지키는 취한 코끼리를 놓아서 나와 제자들을 해하게 하였다. 그 코끼리가 그 때에 한량없는 중생을 밟아 죽였으며 중생들이 죽어서 피가 많이 흐르니 코끼리가 그 냄새를 맡고는 취한 증세가 갑절이나 더하여, 나를 따르는 이들이 붉은 옷 입은 것을 보고는 피인 줄 알고 다시 나의 제자들 속에 들어오니,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아난만이 남아 있었느니라. 그 때에 왕사성에 있는 백성들이 한꺼번에 큰 소리로 통곡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괴상한 일이로다. 여래께서 오늘 죽을는지 모르겠다. 어찌하여 바르게 깨달은 분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이 나는가.' 이 때에 조달은 마음이 기뻐서 '구담 사문이 죽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제부터는 다시 나타나지 못할 것이다. 통쾌하구나, 이 계책은. 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나는 그 때에 재물 지키는 코끼리를 항복받기 위하여, 인자한 선정에 들어서 손을 펴 보였더니, 다섯 손가락에서 다섯 마리 사자가 튀어나왔다. 코끼리가 보고는 무서워서 똥을 흘리면서 땅에 엎드리어 내 발에 절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 때에 나의 손가락에는 사자가 없었건만 인자함을 닦은 선근의 힘으로 코끼리를 조복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내가 열반에 들려고 처음 발을 옮겨 구시나성을 향할 적에 5백 명의 역사가 길을 닦고 쓸더니 길 가운데 큰 돌이 있는 것을 여러 역사들이 굴려 버리려 하였으나,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었으니, 역사들이 보기에는 내가 엄지발가락으로 그 돌을 들어서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손으로 받아서 오른 손바닥에 놓고, 입으로 불어서 가루가 되도록 부수었다가, 도로 한데 합하였느니라. 그래서 그 역사들로 하여금 뽐내는 마 이 없어지게 하고는, 가지가지로 법을 말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가지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그 때에 참으로 발가락으로 돌을 들어서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손바닥에 놓고 불어서 가루를 만들거나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역사들로 하여금 그렇게 보게 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이 남천축에 수파라(首波羅)성이 있고 성중에 노지(盧至) 장자가 있어서 여러 사람의 지도자가 되었으니, 지난 세상에 한량없는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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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계신 데서 여러 가지 선근을 심었었느니라. 선남자야, 그 성중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삿된 도를 믿으면서 니건의 도를 섬기었다. 나는 그 때에 그 장자를 제도하기 위하여 왕사성에서 수파라성으로 가는데, 65유순이나 먼 데를 걸어서 갔으니, 그 사람들을 교화하려는 까닭이니라. 그 니건들은 내가 수파라성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기를 '사문 구담이 이곳에 오면 백성들이 나를 버리고 다시 이바지하지 아니할 것이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하고, 니건들이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성중 사람에게 말하기를 '사문 구담이 이리로 온다는데, 그 사문은 부모를 버린 사람으로 사방으로 다니면서 간 데마다 그곳에는 흉년이 들고 백성들이 굶주려서 죽는 이가 많고 병이 돌아서 구제할 도리가 없다. 구담은 무뢰한 사람으로서 악독한 나찰이나 귀신들로 시중을 삼았으며, 부모도 없고 떠돌아다니는 건달들을 오는 대로 모아서 제자를 삼았고, 가르치는 학설은 모두 허공이란 말뿐이며, 간 데마다 편안하지 않다'고 선전하였다. 듣는 사람들은 겁이 나서 니건의 무리들에게 예배하면서 물었다. '선생이여,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하여야 하겠나이까?' 니건들은 대답하였다. '구담은 숲속이나 맑은 샘이나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터이니 그런 데가 있으면 파괴하여 버려야 한다. 너희들은 성 밖으로 나가서 숲이 있으면 찍어 버리고, 샘이나 강에는 똥이나 송장 따위를 넣어 두어서 그런 데 있지 못하게 하며, 성문을 꼭꼭 닫고, 병장기를 준비하여 가지고 잘 방비하여, 저들이 오더라도 성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너희들은 편안할 것이며, 우리들은 여러 가지 술법을 베풀어, 오던 구담이 도로 가게 하리라.' 백성들은 이 말을 듣고 그대로 시행하여 나무 숲은 찍어 버리고 샘과 물을 더럽게 만들고 병장기를 준비하여 물샐틈없이 방비하고 기다렸다. 선남자야, 내가 그 때에 그 성에 이르니 나무 숲은 볼 수가 없었고, 여러 사람들이 무기를 있는 대로 가지고 지키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보니 가엾은 생각이 나서 인자한 마음으로 대하였더니, 나무 숲은 예전대로 도로 살아서 다시 무성하여지고, 냇물이나 못들도 깨끗하기가 유리 같아서 가득가득 찼으며, 가지각색 꽃이 위에 덮였으며, 성벽들은 변하여 붉은 유리가 되어서 성

 

                                                                                                                     [345 / 10007] 쪽

안에 있던 사람들은 나와 대중들을 환하게 보았으며, 성문은 저절로 열리어 막는 이가 없고 준비하였던 무기는 아름다운 꽃으로 변하였다. 노지 장자가 두목이 되어 여러 사람들이 모여왔기에, 내가 그들에게 가지가지 법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그 때에 여러 가지 나무 숲을 변화하여 만들지도 아니하였고, 맑은 물이 못에 차게 하거나, 성벽이 유리로 변하게 하거나, 그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보고 성문을 열고 무기를 꽃으로 변하게 한 일이 없었건만 선남자야, 그것은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보게 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사위성에 바라문 여인이 있으니, 성이 바사타(婆私吒)였다. 외아들이 있어서 애지중지하였는데 병으로 일찍 죽었다. 그 여인은 걱정하다못해 미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옷을 벗고 네거리로 돌아다니며 통곡하면서 '아들아! 아들아! 너는 어디로 갔느냐' 하고, 온 성안을 헤매면서 고달픈 줄도 몰랐다. 그러나 이 여인은 지난 세상에 부처님께 선근을 많이 심은 일이 있었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그 여인에게 가엾은 생각을 하였더니 그 여인이 나를 보고 아들인 줄 알고는, 곧 제정신을 차리고 뛰어와서 나를 붙들고 아들을 사랑하듯 하였다. 내가 곧 시자 아난에게 말하여 옷을 가져다가 여인에게 입히게 하고, 가지가지로 법문을 말하였더니, 여인이 법을 듣고 기뻐서 뛰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 때에 그의 아들도 아니고 그도 나의 어머니가 아니며, 또 서로 붙든 일도 없었건만 선남자야,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 그 여자가 이런 일을 본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바라내 성에 한 우바이가 있었으니 이름이 마하사나달다(摩訶斯那達多)요, 지나간 세상에 많은 부처님께 여러 가지 선근을 심은 일이 있었다. 이 우바이가 여름 90일 동안에 비구들에게 의약을 보시하는데, 그 대중 가운데 어떤 비구가 중병이 들려서 의원에게 물은즉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며, 고기를 먹으면 병이 나을 수 있지만 고기를 얻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에 우바이는 의원의 말을 듣고는 황금을 가지고 온 거리로 두루 다니면서 '고기를 팔 사람이 없는가, 금을 주고 고기를 사려 하노라. 고기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금을 주겠노라' 하면서, 성안을 두루 돌아다녔으나 고기를 얻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바이는 칼을 들고 자기

 

                                                                                                                     [346 / 10007] 쪽

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내어 썰어서 국을 끓이고 가지가지 고명을 넣어 병든 비구에게 보냈다. 비구는 고기를 먹고 병이 나았으나, 우바이는 상처를 앓느라고 고통을 견딜 수 없어서 '나무불! 나무불!' 하고 소리를 내었다. 나는 그 때에 사위성에서 그 소리를 듣고 그 여인에게 인자한 마음을 내었더니, 그 여인은 내가 좋은 약으로 상처 위에 발라주는 것을 보고, 그 상처가 곧 아물었으며, 내가 그 여인에게 가지가지 법을 말하였더니, 그는 법문을 듣고 환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진실로 바라내 성에 가서 우바이의 상처에 약을 발라준 일이 없었건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여인으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조달은 나쁜 사람으로서 탐욕스러워 만족함을 모르는 연고로, 생소를 많이 먹고 배가 부르고 머리가 아프며,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서 '나무불! 나무불!'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우선니(優禪尼)성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더니, 그 때에 조달은 내가 자기에게 가서 손으로 머리와 배를 만지고 소금물을 주어서 먹게 함을 보고는 병이 나았다고 한다. 나는 실로 조달에게 가거나 머리와 배를 만지거나 약을 주어 먹게 한 일이 없었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조달이 그런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또 선남자야, 교살라국에 도적 떼가 있었으니, 그 무리가 5백이며, 떼를 지어 다니면서 노략질을 하여 피해가 막심하였다. 바사닉왕이 그들의 행패를 염려하여, 군대를 보내어 체포하고 그 눈들을 뽑아 버리고 컴컴한 수풀 속에 버려두었다. 이 도적들이 지난 세상에 부처님께 많은 공덕을 심었기에, 눈을 뽑히고는 큰 고통을 받으면서 '나무불! 나무불! 우리를 구원해 줄 사람이 없네' 하면서, 통곡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에 기원정사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더니, 그 때에 서늘한 바람이 향산에 있는 가지각색 향기로운 약을 실어 그들의 눈에 넣어 주었으므로 눈이 전과 같이 회복되었다. 도적들이 눈을 뜨고 보니 여래가 앞에 서서 법을 말하여 주었고, 도적들은 법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 때에 바람을 일으켜서 향산에 있는 향기 약을 실려 보낸 일도 없었고, 그 사람들

 

                                                                                                                     [347 / 10007] 쪽

앞에서 법을 말하지도 아니하였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도적들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유리 태자가 어리석어서 부왕을 폐하고 자기가 임금이 되고는, 예전의 혐의로 석가의 종족을 많이 살해하고, 석가 종족의 여자 1만 2천명을 잡아다가 귀와 코를 베고 손과 발을 잘라서 구렁에 쓸어넣었더니, 그 여자들은 고통을 못이기고 '나무불! 나무불! 우리들을 구해 줄 이가 없구나'하면서 통곡하였다. 이 여자들은 지난 세상 부처님께 여러 가지 선근을 지은 일이 있었는데, 내가 그 때에 대숲 속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그 여자들은 내가 가비라성에 이르러 물로 상처를 씻어 주고 약을 발라 주어서 고통이 없어지고 귀와 코와 손과 발이 모두 예전대로 되었으며, 내가 법을 말하여서 그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즉시 대애도(大愛道) 비구니에게 가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았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그 때에 가비라성에 가지도 아니하였고, 물로 씻고 약을 발라서 고통을 멎게 한 일도 없건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여자들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니, 가엾이 여기고 기뻐하는 마음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이런 이치로 보살마하살이 인자한 생각을 닦는 것이, 진실한 일이요 허망하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야, 한량없는 마음은 헤아릴 수 없으며, 보살의 행하는 일도 헤아릴 수 없으며,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헤아릴 수 없느니라."

 

                                                                                                                      [348 / 10007] 쪽

대반열반경 제 15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0. 청정한 행 ②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을 닦고는 외아들을 가장 사랑하는 자리에 머무느니라. 선남자야, 어찌하여 이 자리를 가장 사랑함이라 하며, 또 외아들이라 하느냐. 선남자야, 마치 부모가 아들이 편안함을 보면 마음이 매우 환희하듯이,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묾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보기를 외아들과 같이 하며, 선한 일 닦음을 보고는 크게 즐거워하나니, 그러므로 이 자리를 가장 사랑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부모가 아들이 우환에 걸림을 보면 괴로운 마음을 내고 딱하게 여기는 걱정을 버리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문 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번뇌의 병에 얽매임을 보면, 마음으로 걱정하고 수심하기를 아들과 같이 하며, 온몸의 털구멍에서 피가 흐르므로 이 자리를 외아들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사람이 어렸을 적에는 흙덩이나 똥 묻은 돌이나 마른 뼈나 나뭇가지 따위를 입에 넣으면, 부모가 보고는 걱정이 되어서 왼손으로 머리를 붙들고 오른손으로 끄집어 내나니,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문 이도 그러하여, 중생들이 법신이 더 나아가지 못하였는데, 혹 몸이나 입이나 마음으로 하는 짓이 옳지 못하면, 보살이 보고는 지혜의 손으로 뽑아내고, 그로 하여금 생사에 헤매면서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나니, 그러므로 이 자리를 외아들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사랑하던 아들이 세상을 버리고 죽으면, 부모는 애통하여

 

                                                                                                                       [349 / 10007] 쪽

함께 목숨을 버리려 하나니,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천제(一闡提)가 지옥에 떨어짐을 보고는 함께 지옥에 가서 나기를 원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일천제가 고통을 받을 적에 잠깐이라도 뉘우치는 마음을 내면 내가 곧 그를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말하여 잠깐 동안 선근이라도 내게 하려는 까닭이니, 그러므로 이 자리를 외아들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부모가 외아들을 두었으면, 그 아들이 자나 깨나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는 것을 항상 염려하고, 만일 허물이 있으면 좋은 말로 달래어 나쁜 일이 더하지 않게 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지옥 · 축생 · 아귀 갈래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선한 일 악한 일을 짓는 것을 마음에 항상 생각하면서 놓아 버리지 못하며, 만일 나쁜 짓을 하더라도 성을 내어 나쁜 일이 더하지 않게 하나니, 그러므로 이 자리를 외아들이라 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과 같아서 말씀이 비밀하옵고 저의 지혜는 옅사오니, 어떻게 알겠나이까? 만일 보살이 외아들인 자리에 머물러서 능히 이러하다 하오면 어찌하여 여래는 옛적에 국왕이 되어 보살의 도를 행할 적에 저러한 바라문의 목숨을 끊었나이까? 만일 이 자리를 얻었으면 마땅히 보호하고 염려할 것이오며, 만일 얻지 못하였사오면 무슨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나이까? 만일 모든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기를 아들처럼 생각하여 라후라와 같이 한다면,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리석은 사람은 부끄러운 줄을 모르니 남의 침이나 먹어라' 하여, 그가 이 말을 듣고 성을 내어서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게 하였사오며, 제바달다가 이런 나쁜 짓을 한 뒤에 부처님께서는 또 수기(授記)하시기를 '지옥에 떨어져서 한겁 동안 죄를 받으리라' 하였나이까? 세존이시여, 이런 말이 어찌하여 이치에 어긋나지 않나이까? 세존이시여, 수보리는 허공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성안에 들어가 음식을 빌려 할 적에는, 먼저 사람을 관찰하여 자기에게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 이에게는 가지 아니하오며, 내지 아무리 굶주려도 걸식하지 아니하나니, 왜냐 하면 수보리는 항상 생각하기를 '나는 지나간 옛적에 어떤 복밭 되는 이에게 한 번 나쁜 생각을 한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져서 가지가지 고통을 받았으니, 내가 이제 차라리 굶을지언정

 

                                                                                                                     [350 / 10007] 쪽

종일토록 먹지 아니하여, 그들로 하여금 내게 혐의를 일으키고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게 하지 아니하리라' 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생각하기를 '만일 중생들이 내가 섰는 것을 혐의하면, 나는 종일토록 단정히 앉아 일어나지 아니할 것이며, 만일 중생이 나의 앉았는 것을 혐의하면 나는 종일토록 서서 자리를 옮기지 아니할 것이며, 다니고 눕는 일도 역시 그렇게 하리라' 하였나이다. 이 수보리는 중생을 보호하기 위하여서도 이런 마음을 내었거늘 하물며 보살이겠습니까? 보살이 만일 외아들인 자리를 얻었으면, 무슨 인연으로 여래께서 이런 거친 말을 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대단히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나이까?"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이렇게 힐난하는 말로 부처님이 중생들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지었다고 하지 말라. 선남자야, 설사 모기의 입으로 바닷물을 말리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땅덩이가 모두 색 아닌 것이 되며, 물의 모양이 바삭바삭하며, 불의 모양이 싸늘하며, 바람의 모양이 머물러 있으며, 삼보와 불성과 허공이 무상하여지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4중금을 범하였거나 바른 법을 비방한 일천제들이 지금 가진 몸으로 10력과 4무소외와 32상과 80종호를 이루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성문 · 벽지불들이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10주(住) 보살들이 4중금을 범하며 일천제가 되어 바른 법을 비방하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한량없는 중생의 불성이 없어지고 여래가 끝끝내 반열반에 든다 하여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그물을 던져 바람을 얽어매고, 이빨로 쇠를 깨물고, 손톱으로 수미산을 헐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할 것이니라. 차리리 독사와 한곳에 있고, 두 손을 굶은 사자의 입에 넣고 가다라 숯으로 몸을 씻더라도 여래 세존이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지었다고 말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진실로 중생을 위하여 번뇌를 끊을지언정 끝내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아니하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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