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36)-360

근와(槿瓦) 2015. 12. 8. 19:35

대반열반경(36)-36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351 / 10007]

선남자야, 그대의 말이 여래가 옛적에 바라문을 죽였다 하거니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나아가 개미 한 마리도 일부러 죽이지 아니하거늘 하물며 바라문이랴. 보살이 항상 가지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느니라. 선남자야, 밥을 보시함은 곧 목숨을 보시함이니, 보살마하살이 보시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느니라. 선남자야, 죽이지 않는 계율을 닦으면 목숨이 장수

함을 얻나니, 보살마하살이 지계(持戒)바라밀을 행할 적에 항상 모든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느

니라. 선남자야, 입을 조심하여 허물이 없으면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보살마하살이 인욕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들에게 권하여 원망하는 생각을 내지 말게 하며, 곧은 일은 남에게 미루고 굽은 일은 자기에 향하여 다투지 아니하면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

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부지런히 착한 일을 닦으면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보살마하살이 정진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에게 권하여 부지런히 선한 법을 닦게 하며,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는 한량없는 수명을 얻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정진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마음을 다잡는 수행을 하면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보살마하살이 선정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에게 권하여 평등한 마음을 닦게 하며,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는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선정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모든 선한 법에 방일하지 아니하면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에게 권하여 선한 법에 방일하지 말게 하며,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는 그 인연으로 목숨이 장수함을 얻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

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살마하살이 중생에게 대하여 마침내 목숨을  빼앗는 일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그대가 묻기를 '바라문을 죽일 때에 이 자리를 얻었는가' 하거니와 선남자야, 나는 이미 얻었지만 사랑하는 생각으로 그 목숨을 끊은 것이고 나쁜 마음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마치 부모가 외아들을 두고 애지중지하다

 

                                                                                                                     [352 / 10007]

가 아들이 나라의 법을 범하였으면 부모가 두려운 마음으로 쫓아내거나 죽이거나 하는데, 비록 내쫓고 죽이고 하더라도 나쁜 마음이 아니니,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을 보호함도 그와 같으니라. 어떤 중생이 대승을 비방하면 이를 매질하여 호되게 다스리거나 혹 목숨을 빼앗아서 지나간 잘못을 고치고 선한 법을 닦게 하려

것이니, 보살은 항상 생각하기를 '무슨 인연으로든지 중생들로 하여금 믿는 마음을 내게 하고 방편을 따라서 잘하리라' 하느니라.

 

바라문들이 목숨이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나고는 세 가지 생각이 있나니 하나는 생각하기를 '내가 어디로

부터 여기에 와서 났는가' 하고는 곧 인간 갈래에서 온 줄을 알 것이요, 둘은 '내가 지금 난 데는 어디인가' 생각하여, 아비지옥에 난 줄을 알 것이요, 셋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무슨 죄업으로 여기에 와서 났는가' 하여 자기가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하고 인연을 믿지 아니한 죄로 임금에게 죽임을 받고 여기 난 줄을 알 것이니, 이런 일로 생각하고는 즉시 대승의 방등경전에 믿는 마음을 낼 것이요, 그리고는 목숨을 마치면서 감로 북 여래의 세계에 태어나서 그 세계의 수명으로 10겁을 구족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면 내가 지난 옛적에 이 사람들에게 10겁의 수명을 준 것이거늘 어찌하여 죽였다 하겠는가.

 

선남자야, 만일 사람이 땅을 파고 풀을 베고 나무를 찍으며 송장을 자르고 욕설하고 매질했다면 이러한 업의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지겠는가?"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말씀한 뜻을 해석하기에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예전에 성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 비구들은 초목에 대하여도 나쁜 마음을 내지 말라. 왜냐 하면 모든 중생들이 나쁜 마음으로 인하여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세존은 가섭보살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의 말과 같으니 잘 받아 지니라. 선남자야, 만일 나쁜 마음으로 지옥에 떨어진다면 보살은 그 때에 진실로 나쁜 마음이 없었으니,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에게 나아가 개미 같은 것이라도 가엾이 여기고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내는 까닭이니라. 그 까닭을 말하면 인연과 모든 방편을 잘 아는 연고로 그 방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353 / 10007]

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나는 그 때에 좋은 방편으로 그 목숨을 빼앗은 것이고 나쁜 마음으로 한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바라문 법에는 가령 개미를 열 수레에 차도록 죽여도 죄가 없다 하고, 모기 · 등에 · 벼룩 · · 고양이 · 살쾡이 · 사자 · · 이리 · 곰 따위의 나쁜 벌레와 사나운 짐승이거나 그 밖에라도 중생에게 해가 되는 것은 열 수레를 죽이거나, 귀신 · 나찰 · 구반다 · 가라부단나 · 전광귀(顚狂鬼) · 간고귀(幹枯鬼) 따위로서 중생을 시끄럽게 하는 것들은 그 목숨을 빼앗아도 죄보가 없고, 만일 나쁜 사람을 죽이면 죄보가 있으며, 만일 죽이고 참회하지 아니하면 아귀에 떨어지려니와 만일 참회하고 3일 동안 먹지 않으면 그 죄가 소멸되고 남지 않으며, 만일 화상을 죽이거나 부모나 여인이나 소를 살해하면 여러 천년을 지옥 속에 있게 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부처님과 보살들은 죽이는 데 세 가지가 있음을 아나니, 그것은 곧 하품 · 중품 · 상품이니라. 하품 살생은 개미나 나아가 모든 축생을 죽이는 것이니라. 보살이 일부러 태어난 것은 제외하나니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원력으로 축생이 되는 일이 있는 것은 제외한다는 것이니라. 이런 것을 하품 살생이라 이름하며, 하품 살생한 인연으로는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에 떨어져서 하품 고통을 받나니, 왜냐 하면 이 축생들도 작은 선근이 있으므로 죽이면 죄보를 받기 때문이며, 이것을 하품 살생이라 하느니라.

 

중품 살생은 범부들로부터 아나함까지 죽임을 중품 살행이라 하나니, 그 업인으로는 지옥 · 축생 · 아귀에 떨어져서 중품 고통을 받는 것으로, 이것을 중품 살생이라 하느니라. 상품은 부모나 내지 아라한 · 벽지불 · 결정된 보살을 상품 살생이라 하나니, 이 업인으로는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상품 고통을 받는 것으로, 이것을 상품 살생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일천제를 죽이는 것은 이 세 가지 살생에 들지 않나니 선남자야, 저 바라문들은 모두 일천제니라. 마치 땅을 파며 풀을 베며 나무를 찍거나 송장을 자르고 욕설하고 매질하는 것이 죄보가 없는 것처럼, 일천제를 죽임도 그와 같아서 죄보가 없느니라. 왜냐 하면 저 바라문들은 내지 믿음 따위의 다섯 가지 법이 없으므로 죽여도 지옥에 떨어지지 아니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그대가 먼저 말하기를 '여래는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를 어리

 

                                                                                                                      [354 / 10007]

석은 사람이라고 꾸짖으면서 침이나 먹으라'고 하였느냐 하거니와, 그대도 그런 질문을 하지 말 것이니, 왜냐 하면 부처님의 하는 말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혹은 진실한 말로서 세상의 사랑을 받는다 하더라도, 때도 아니고 법도 아니어서 이익이 되지 못하는 이런 말은 내가 말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또 어떤 말은 거칠고 허망하며 때도 아니고 법도 아니어서 듣는 이가 사랑하지 아니하며 이익하지도 못하나니, 이런 것은 나도 말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말이 거칠기는 하나 진실하고 허망하지 아니하며, 때도 알맞고 법답기도 하여 모든 중생의 이익이 될 만한 것은, 듣는 이가 기뻐하지 않더라도 내가 말하나니, 왜냐 하면 부처님 세존인 응() · 정변지(正遍知)가 방편을 아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어느 때에 나는 넓은 벌판에 있는 어떤 마을의 숲 속에 갔더니, 그 수풀 밑에 광야(壙野)라는 귀신이 있어, 고기와 피만 먹으면서 중생들을 많이 죽였고, 또 그 마을에서 하루에 한 사람을 잡아먹었다. 선남자야, 나는 그 귀신에게 법을 말하였지만 그는 포악하고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

기에, 나는 기운 센 귀왕으로 변화하여 그 궁전을 흔들어서 편안하게 있지 못하도록 하였더니, 그 귀신은 권속들을 데리고 궁전에서 나와 나를 거역하려 하였다.

 

귀신은 나를 보고는 곧 제정신을 잃고 두려워하며 땅에 엎드려서 기절하여 죽은 것 같았다. 내가 인자한 손길로 그 몸을 만졌더니, 도로 일어나 앉아서 이렇게 말하였다. '시원하다, 이제 다시 살아났습니다. 큰 신왕께서 위덕이 구족하시고 자비한 마음으로 저의 허물을 용서하였나이다' 하면서 나에게 대하여 믿음을 냈으므로, 나는 여래의 몸을 회복하고 다시 가지가지 법문을 말하여 그 귀신으로 하여금 살생하지 않는 계를 받게 하였다.

 

이 날 그 마을에서 죽을 차례가 된 장자가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를 귀신에게 데리고 갔고 귀신은 그 장자를 나에게 보내었기에, 나는 그를 받고는 다시 이름을 지어서 수장자(手長者)라 하였다.
그 때에 그 귀신이 나에게 '세존이시여, 나와 권속들은 피와 고기를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계를 받았사오니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나이까?' 하기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제부터는 성문 제자들에게 말하여 그들이 부처의 법을 수행하는 곳마다 너에게 음식을 주게 하리라.' 선남자야, 이 인연으

 

                                                                                                                     [355 / 10007]

로 비구들에게 이런 계율을 마련하였으니, '너희들은 지금부터 광야 귀신에게 먹을 것을 주라. 만일 거처가 있으면서도 주지 아니한다며, 그는 천마의 무리와 권속이라'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중생들을 조복하

위하여 이렇게 가지가지 방편을 보인 것이요, 그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나도 나무로써 호법하는 귀신을 때리기도 하였으며, 또 어떤 때에는 산 위에서 양 머리 귀신을 밀어서 산 밑으로 떨어지게 하였고, 또 나무 끝에서 원숭이 수호하는 귀신을 때려잡았으며, 재물 보호하는 코끼리에게 다섯 마리 사자를 보게 하였고, 금강신으로 하여금 살차니건(薩遮尼犍)을 놀라게 하고, 또 침으로 살털 귀신[箭毛鬼]을 찔렀으니, 비록 그런 일을 하였으나 그 귀신들을 죽게 하지는 아니하였고, 다만 그들로 하여금 바른 법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이런 여러 가지 방편을 보인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 때에 참으로 제바달다를 욕하지 아니하였으며, 제바달다도 남의 침을 먹을 만큼 어리석지 아니하였고, 나쁜 갈래인 아비지옥에 나서 한 겁 동안 죄를 받지 아니하였으며, 또 승가를 파괴하거나 부처의 몸에 피를 내지도 아니하였고, 4중금을 범하였거나 바른 법과 대승경전을 비방하지도 아니하였으며, 일천제도 아니고, 성문이나 벽지불도 아니었느니라. 선남자야, 제바달다는 실로 성문 · 연각의 경계가 아니고 부처님만이 알고 보는 것이니,

 

선남자야, 그러므로 그대는 지금 '여래는 어찌하여 제바달다를 꾸짖고 욕하였느냐'고 문난할 것이 아니며, 부처님의 경계에 대하여 이러한 의심을 내지도 말아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마치 사탕무를 오래 달이면 가지가지 맛을 얻듯이, 저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을 따라서 자주 듣고 많은 법 맛을 얻었사오니, 이른바 출가한 맛 · 탐욕을 여읜 맛 · 고요한 맛 · 도의 맛이니라. 세존이시여, 마치 진금을 자주자주 달구고 두들기고 녹이고 연단하며, 점점 더 깨끗하고 조화되고 부드럽고, 광채가 아름답고 값도 한량이 없나니, 그런 뒤에야 인간 · 천상의 보배가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도 그러하여 정중하게 물으면 깊은 이치를 듣고 볼 것이며, 실행하는 이로 하여금 받아 지니고 닦아 행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 뒤에야 인간 · 천상에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게 되나이다."

 

                                                                                                                     [356 / 10007]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가섭보살을 칭찬하시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보살마하살이 중생들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 여래에게 이렇게 깊은 뜻을 묻는구나. 선남자야, 이러한 이치로 나는 그대의 뜻을 따라, 대승 방등의 깊고 비밀한 법을 말하나니, 가장 사랑하는 외아들 같은 자리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이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을 닦아서 외아들 자리를 얻는다면, 버리는 마음을 닦을 때에는 무슨 자리를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때를 잘 알아서 내가 말하려는 줄을 알고 묻는 것이로다. 보살마하살이 버리는 마음을 닦을 적에는 공하고 평등한 자리에 머물기를 수보리와 같이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공하고 평등한 자리에 머물면, 부모 · 형제 · 자매 · 아이들 · 친척 · 동무 · 원수 · 보통 사람을 보지 아니하며, 내지 5· 18· 6· 중생 · 오래 사는 이를 보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에는 부모 · 형제 · 처자도 없고, 나아가 중생 · 오래 사는 이도 없는 것처럼,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부모와 나아가 오래 사는 것이 없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을 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마음이 평등하기 허공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모든 공한 법을 잘 닦아 익힌 까닭이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공하다 하나이까?"
"선남자야, 공이라는 것은 안이 공한 것, 밖이 공한 것, 안팎이 공한 것, 함이 있는 공, 함이 없는 공, 비롯함이 없다는 공, 성품이 공한 것, 있는 바 없는 공, 제일의 공, 공한 공, 큰 공이니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안이 공함[內空]을 관찰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안의 법이 공하다고 관찰한다. 안의 법이 공하다 함은 부모와 원수와 친한 이와 보통 사람과 중생과 오래 사는 것과 항상함과 즐거움과 나와 깨끗함과 여래와 법과 승가와 재물이 없다는 것을 말함이다. 이 안의 법 가운데 불성이 있지만 불성은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불성은 항상 있어서 변역함이 없는 까닭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안이 공함을 관찰한다

 

                                                                                                                    [357 / 10007]

하느니라

 

밖이 공하다는 것[外空]도 그와 같아서 안의 법이 없는 것이며, 안팎이 공하다는 것[內外空]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다만 여래와 법과 승가와 불성은, 두 가지 공한 데 있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이 네 가지 법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 가지 법을 공하다 이름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안과 밖이 함께 공하다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함이 있는 공[有爲空]이라 함은, 함이 있는 법이 모두 공하다는 것이니, 안의 법이 공하고 밖의 법이 공하고 안팎 법이 공하며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공하고, 중생과 오래 삶과 여래와 법과 승가와 제일의가 공하거니와, 이 가운데 불성은 함이 있는 법이 아니므로 불성은 함이 있는 법의 공한 것이 아니니, 이것을 이름하여 함이 있는 공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함이 없는 공[無爲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이는 함이 없는 법이 모두 공하다는 것이니, 이른바 무상함과 괴로움과 부정함과 내가 없음과 5·  18· 12입과 중생이란 고집과 오래 산다는 고집과 함이 있는 것, 유루(有漏), 안의 법, 밖의 법이 없다는 것이니라. 함이 없는 법 가운데 부처님 등의 네 가지 법은 함이 있는 것도 아니도 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성품이 선한 것이므로 함이 없는 것이 아니고 성품이 항상 있는 것이므로 함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함이 없는 공을 관찰한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이 비롯함이 없다는 공[無始空]을 관한다 하는가. 이 보살마하살이 나고 죽음이 비롯함이 없어 모두 공한 줄을 관찰하는 것이니, 이른바 공하다 함은 항상함과 즐거움과 나와 깨끗함이 모두 공적하여 변역함이 없으며, 중생 · 오래 사는 것 · 삼보 · 불성 · 함이 없는 법도 마찬가지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비롯함이 없다는 공을 관찰함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이 성품이 공함[性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이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의 본 성품이 모두 공한 줄을 관찰함이니, 5· 18· 12입과, 항상함과 무상함, 괴로움과 즐거움, 깨끗함과 부정함, 나와 나 없음 등이니라. 이러한 온갖 법을 관찰하여도 본 성품을 보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성품이 공함을 관찰함이라 하느니라

 

                                                                                                                     [358 / 10007]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있는 바 없는 공[無所有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마치 사람이 아들 없는 것을 집안이 비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필경에 공함을 관찰하면 친하고 사랑할 이가 없다. 어리석은 사람은 모든 방소가 공하다고 말하며, 빈궁한 사람은 온갖 것이 비었다고 말하나니, 이렇게 계교하는 것이 혹은 공하고 혹은 공한 것이 아니거니와, 보살이 관찰할 때에는 빈궁한 사람이 온갖 것이 비었다고 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있는 바 없는 공을 관찰한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제일의공(第一義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제일의를 관찰할 때에 '이 눈이 생길 적에도 온 곳이 없었고, 없어질 적에도 가는 데가 없으니, 본래 없던 것이 지금 있었고, 이미 있던 것이 도로 없어지는 것이므로 그 실제의 성품을 추구하면 눈도 없고 주재도 없으며, 눈과 같아서 온갖 법도 그러하다'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제일의공이라 하는가. 업이 있고 과보가 있으나, 지은 이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한 법을 제일의공이라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제일의공을 관찰한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공한 공[空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이 공한 공 가운데는 성문과 벽지불들도 아득하여 빠지는 곳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있지만 이것은 없다. 이것을 공한 공이라 이름한다. 이것이 그것이요 이것이 아님을 공한 공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십주(十住) 보살도 이 가운데서는 조그만치 통달함이 티끌과 같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일까보냐. 선남자야, 이러한 공한 공은 성문들이 얻는 공공삼매와는 같지 아니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공한 공을 관찰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큰 공[大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선남자야, 큰 공이라 함은 반야바라밀이니, 이것을 큰 공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공한 문을 얻으면 허공과 같은 자리에 머물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이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공한 이치를 말할 적에, 열 항하의 모래와 같은 보살마하살이 허공과 같은 자리에 머무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물고는 온갖 법 가운데 걸리거나 속박되거나 집착이

 

                                                                                                                     [359 / 10007]

없으며, 마음에 답답함이 없나니, 이런 이치로 허공 같은 자리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은 사랑스러운 빛에 탐심을 내지도 않고, 사랑스럽지 아니한 빛에 성을 내지도 아니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묾도 그와 같아서, 좋거나 나쁜 빛에 대하여 탐심내거나 성내는 마음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은 넓고 크기가 짝이 없어서 온갖 법을 수용하는 것처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묾도 그와 같아서, 넓고 크기 짝이 없어 온갖 법을 모두 용납하나니, 이런 이치로 허공 같은 자리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무르면 온갖 법을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나니, · 반연 · 성품 · 모양 ·· · 중생의 마음 · 근성 · 선정 · () · 선지식 · 계행을 지님 · 보시 따위의 법을 모두 알고 보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물고는 알기만 하고 보지는 못하나니, 무엇을 안다 하는가. 스스로 굶는 일 · 못에 빠지고, 불에 뛰어들고,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고, 한 다리를 늘 뻗는 일 · 다섯 가지 뜨거운 방법으로 몸을 지지는 일 · 재와 먼지와 가시덤불 · 엮은 서까래 · 나뭇잎 · 나쁜 풀 · 소똥 따위의 위에 누으며, 굵은 베옷 · 무덤 곁에 버린 더러운 걸레나 담요 · 흠바라(欽婆羅) · 노루 가죽 · 풀로 만든 옷을 입고, 나물 밥 · 연근 ·  깻묵 · 쇠똥 · 근과(根果)를 먹으며, 걸식할 적에는 한 집에만 한하는데, 주인이 밥이 없다고 말하면 곧 떠나가고, 다시 부르더라도 돌아보지도 아니하며, 절인 고기나 다섯 가지 우유로 만든 것을 먹지 아니하고, 항상 뜨물과 백비탕을 마시며, 우계(牛戒) · 구계(狗戒) · 계계(雞戒) · 치계(雉戒) 등 외도의 계율을 가지고, 재를 몸에 바르고 머리를 기르며, 양을 잡아 제사할 적에는, 먼저 주문을 읽은 뒤에 죽이며, 넉 달 동안 불을 섬기고 7일 동안 바람을 섬기며, 백천억의 꽃으로 하늘에 공양하면, 모든 소원이 이것을 말미암아 성취된다고 하여, 이런 법이 위없는 해탈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옳지 아니한 줄을 아는 것을 안다고 이름하는 것이며, 무엇을 보지 못한다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한 사람도 이런 법을 행하여 바른 해탈을 얻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것을 보지 못한다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는 것이니, 어떤 것을 본다 하는가. 중생들이 삿된 법을 행하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줄을 보는 

 

                                                                                                                   [360 / 10007]

것을 본다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안다 하는가. 중생들이 지옥에서 나와서 인간에 나서는 만일 보시바라밀

을 행하며, 나아가 모든 바라밀을 구족하면, 이 사람이 반드시 바른 해탈을 얻을 줄 아는 것을 안다고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는 것이 있나니, 어떤 것을 본다 하는가. 항상하고 무상한 것과, 괴롭고 즐거운 것과, 깨끗하고 부정한 것과 나와 나 없음을 보는 것을 본다 이름하

느니라. 어떤 것을 안다 하는가.

 

여래는 결정코 끝끝내 열반에 들지 아니함을 알며,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아서 무너지지 아니하며, 번뇌로 된 몸이 아니고, 또 더럽고 부패하는 몸이 아닌 줄을 알며, 또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는 줄을 아나니, 이것을 안다고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다시 알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것이 있으니, 어떤 것을 안다 하는가. 이 중생은 신심이 성취된 줄을 알며, 이 중생은 대승을 구하고, 이 사람은 흐름을 따르고 이 사람은 흐름을 거스르고 이 사람은 바르게 머물고 이 중생은 저 언덕에 이른 줄 아나니, 흐름을 따르는 이는 범부요, 흐름을 거스르는 이는 수다원이나 내지 연각이요, 바르게 머문 이는 보살들이요, 저 언덕에 이른 이는 여래 · 응공 · 정변지니, 이것을 이름하여 안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본다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범행할 마음을 닦으면서, 깨끗한 천안통으로 중생들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세 가지 나쁜 업을 짓고, 지옥 · 축생 · 아귀 갈래에 떨어짐을 보며, 중생들이 선한 업을 닦는 이는, 목숨을 마치면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는 것을 보며, 어떤 중생은 어둔 데로부터 어둔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어둔 데로부터 밝은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밝은 데로부터 어둔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밝은 데로부터 밝은 데 들어감을 보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본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또 알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것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은 여러 중생이 몸을 닦고 계행을 닦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으면, 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나쁜 업이 성취되었거나, 혹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서 과보를 받을 것이로되, 몸을 닦고 계행을 닦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음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볍게 받고.........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반열반경(38)-380  (0) 2015.12.10
대반열반경(37)-370   (0) 2015.12.09
대반열반경(35)-350   (0) 2015.12.07
대반열반경(34)-340   (0) 2015.12.06
대반열반경(33)-330   (0) 201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