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능가경(25)-25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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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번뇌 끊었다'라고 말하네.
안으로 증득했던 거룩한 지혜와
무여열반(無餘涅槃)으로
겁약한 중생이 이끌려고,
그러므로 숨겨 말하였네.
여래의 증득한 지혜로
저 도(道)를 또한 말했으니,
중생은 이에 의해서 도에 들어가고
2승은 열반이 없는 것이네.
욕색(欲色)과 유(有)를 보며
네 가지 훈습인 땅에
의식(意識)이 또한 생하니,
의식과 함께 머무름 보네.
견(見)과 의(意)와 안식(眼識) 등과
상(常)과 무상과 단멸이며
상견(常見)이 의(意) 등에 의하여
열반의 견(見)을 일으키네.
16. 차식육품(遮食肉品)
그 때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간의 나고 죽는 데에 유전(流轉)하며, 원결(怨結)이 서로 연속하여 모든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것은 모두 고기를 먹으며, 번갈아 서로 살해함으로 말미암아 탐내며 성내는 것을 증장(增長)하여 벗어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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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지 못하고, 심히 큰 괴로움이 된 것이라고 관찰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큰 자비(慈悲)의 종자를 끊는 것이니, 성도(聖道)를 닦는 이는 마땅히 먹지 않아야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외도들은 사견법(邪見法)의 로가야타(盧迦耶陀)인 세속에 떨어지는 논(論)을 말하여 단(斷) · 상(常) · 유(有) · 무(無)의 견해에 떨어졌지만, 모두 고기 먹는 것을 금하여 자기도 먹지 아니하며, 다른 이가 먹는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어찌 여래의 청정한 법에서 범행(梵行)을 닦는 이가 자기도 먹고, 다른 이도 먹는 것을 일체 제어하지 않겠습니까?
여래 ·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을 자비(慈悲)하시는 것이 한결같은데, 어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어지신 세존이시여,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원컨대 저희를 위하여 고기를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와 일체 보살들은 듣고서는 여실한 수행에 의지함을 얻으며, 널리 선전하고 유포하며, 현재와 미래의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알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착한 대헤여, 그대는 큰 자비로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능히 이 뜻을 묻는구나.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저 고기 먹는 것은 한량없는 허물이 있어, 보살마하살이 큰 자비를 닦으려면 고기를 먹지 말 것이니, 먹으며 먹지 않는 공덕과 죄과(罪過)를 내 조금 말할 것이니,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대혜여,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끝없는 예로부터 고기 먹은 습관으로 고기 맛을 탐착(貪着)하며, 번갈아 서로 살해하여 현성(賢聖)을 멀리 떠나고, 생사(生死)의 괴로움을 받는다.
고기 맛을 버리는 자는 정법(正法)의 말을 듣고, 보살의 지위에서 여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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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을 것이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성문 · 벽지불 자리를 거쳐 쉴 곳에 들게 할 것이며, 쉬고 나면 여래의 자리에 들게 될 것이다.
대혜여, 이와 같은 것들은 이롭게 함과 자비한 마음으로 근본을 삼는다.
고기 먹는 사람은 큰 자비의 종자를 끊으니, 어찌 마땅히 이와 같은 큰 이익을 얻겠는가. 그러므로 대혜여,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6도(道)에 윤회하여 나고 죽음에 있으면서, 서로서로 생육(生育)하여 번갈아 부모 ·형제 · 자매가 되었으니, 남자거나 여자거나 중간이건 밖에건 내외(內外) 육친(六親) 권속이 혹은 다른 갈래인 선도(善道) · 악도(惡道)에 태어나기도 하며, 항상 권속이 되었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번갈아 서로 고기를 먹는 것에는 친척이 아님이 없다고 본다.
고기 맛을 탐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번갈아 서로 잡아먹으며, 항상 살해할 마음을 내고, 괴로움인 업만을 증장하여 생사에 유전하여 벗어남을 얻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여러 악한 나찰(羅刹)들은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악심(惡心)을 버리며, 고기 먹는 것을 끊고, 번갈아 서로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중생의 생명을 보호하기를 자기 생명을 보호하기 보다 더하고, 일체 고기는 떠나버리고 먹지 않으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6도(道)를 살펴보니, 저희들이 잡아먹은 고기는 모두 저희들의 친척입니다.
이제야 고기를 먹는 것은 중생의 큰 원결(怨結)이 오며, 큰 자비종자를 끊고, 좋지 못한 업만을 증장하여 큰 괴로움의 근본임을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부터 고기를 끊고 먹지 아니하겠으며, 저희 권속들에도 또한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으며, 여래 제자로서 먹지 않는 이가 있으면 저희는 마땅히 밤낮으로 친근하여 옹호(擁護)할 것이며, 만약 고기를 먹는다면 저희는 마땅히 큰 이익이 아닌 것을 지어 주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여, 나찰 악귀(惡鬼)는 항상 고기를 먹는 자들인데, 나의 말한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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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오히려 자비한 마음을 발하여 고기를 버리고 먹지 않거든, 하물며 나의 제자는 선법(善法)을 행하는 자이니, 고기를 먹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만약 고기를 먹는 자는 마땅히 알라. 곧 중생의 큰 원수며, 나의 성종(聖種)을 끊는 것이다.
대혜여, 만약 나의 제자가 내가 말한 바를 듣고도 살펴보지 아니하고, 고기를 먹는 자는 마땅히 알라. 바로 전다라(旃陀羅) 종족이요, 나의 제자가 아니며,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다. 그러므로 대혜여, 만약 나와 더불어 권속이 되려고 한다면 일체 모든 고기를 마땅히 먹지 아니하여야 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은 마땅히 이 모든 고기는 모두 부모의 고름과 피와 부정한 붉음[赤]과 흰 것[白]으로 화합함에 의하여 깨끗하지 못한 몸이 생긴 것으로 관찰할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고기가 깨끗하지 못함을 관찰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고기 먹는 사람은 중생이 그 기운을 들으면 모두 놀래며 두려워하고 도주(逃走)하여 멀리하리니, 그러므로 보살은 여실한 행을 닦아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전다라와 사냥꾼과 백정과 물고기 · 새를 잡는 사람들이 일체 가는 곳에는 중생이 멀리 보고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기를, '나는 지금 반드시 죽었도다. 오는 자는 큰 악인(惡)이니, 죄와 복을 알지 못하고 중생의 생명을 끊어서 눈앞의 이익만을 구하려고, 지금 여기에 와서 우리들을 찾는다. 지금 우리들의 몸은 모두 고기 덩어리로 되었기 때문에, 그러므로 지금 잡으려고 온 것이니, 우리들은 반드시 죽었구나'라고 함과 같다.
대혜여, 사람이 고기를 먹음으로 말미암아 능히 보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이와 같은 놀램과 두려움을 내게 한다.
대혜여, 일체 허공과 땅의 중생도 고기 먹는 자를 보면 다 놀래고 두려워하여 의심하는 생각을 일으키되, '나는 지금 죽게 될까? 살게 될까? 이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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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사람은 자비한 마음을 닦지 아니했기에 또한 승냥이와 이리[豺狼]가 세간에 노닐며 다닐 때에 항상 고기 먹을 것을 찾는 것과 같으며, 소가 풀을 먹는 것과 쇠똥구리[蜣] · 말똥구리[蜋]가 똥을 따르되, 배부르고 만족함을 알지 못함과 같다.
나의 몸은 고기라서 바로 그의 밥이니, 마땅히 만나지 말아야겠다라고 하고서 곧 버리고 도주하며, 이를 떠나서 멀리 가나니, 사람이 나찰을 두려워함과 같아서 다름이 없다.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능히 중생의 보는 자로 하여금 모두 이와 같은 놀램과 두려워함을 내게 하니, 마땅히 알라. 고기를 먹는 것은 중생의 큰 원결(怨結)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자비를 수행하고 중생을 포섭하기 위하여 저를 마땅히 먹지 말 것이다.
그는 성혜인(聖慧人)의 먹을 바가 아니요, 나쁜 이름이 유포되며, 성인의 꾸짖는 것이니,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은 중생을 포섭하기 위하므로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은 중생의 신심(信心)을 두호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대혜여, 보살이라 말한 것은 중생이 모두 알기를 부처님 · 여래의 자비한 마음의 종자로서, 능히 중생에게 귀의할 곳이 되기 때문에, 듣는 이는 자연히 의심과 공포를 내지 아니하고, 친우(親友)라는 생각과 선지식(善知識)이라는 생각과 두려워하지 않는 생각을 내니, 귀의 할 곳을 얻었으며, 안온(安穩)한 곳을 얻었으며, 좋은 도사(導師)를 얻은 것을 말함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능히 중생에게 이와 같은 신심을 내게 한다.
만약 고기를 먹는다면, 중생이 곧 일체 믿는 마음을 잃고 곧 말하기를, '세간에는 믿을 만한 것이 없다'라고 하여 신근(信根)을 끊으리니,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은 중생의 믿는 마음을 두호하기 위하여 일체 고기를 모두 마땅히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나의 모든 제자는 세간에서 3보(寶)를 비방함을 두호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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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세간에서 어떤 사람이라도 고기 먹는 것을 보면 3보를 헐뜯고 비방하여 말하기를, '불법에서 어느 곳에 마땅히 진실한 사문과 바라문과 범행을 닦는 자가 있으리요. 성인의 본래 마땅히 먹어야 할 바를 버리고 중생의 고기를 먹으니, 마치 나찰이 고기를 먹고 배를 채우며, 취해 자고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한다.
세간에 범인의 호귀(豪貴)한 세력에 의하여 고기를 찾아서 잡아먹는 것은 나찰왕이 중생을 놀래고 두렵게 하는 것과 같으니, 그러므로 곳곳마다 이러한 말을 부르짖되, '어느 곳에 마땅히 진실한 사문과 바라문과 깨끗한 행을 닦는 이가 있으리요. 법도 없으며 사문도 없으며 비니(毘尼)도 없으며, 깨끗한 수행자도 없다'라고 하여, 이와 같은 한량없고 가없는 나쁜 마음을 내어 나의 법륜(法輪)을 끊고, 성종(聖種)을 끊어 없애니, 일체가 모두 고기를 먹는 허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나의 제자는 나쁜 사람이 3보를 헐뜯고 비방함을 두호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생각하는 생각도 내지 아니할 것이지, 어찌 하물며 고기를 먹겠는가.
대혜여, 보살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요, 마땅히 모든 고기는 죽은 사람의 시체와 같은 것으로 관찰하여 눈으로 보려고도 아니하며, 기운을 들으려고도 하지 말아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맡으며 입 속에 넣으랴. 일체 모든 고기도 또한 다시 이와 같다.
대혜여, 죽은 시체를 불태우면 냄새 기운이 좋지 못하며, 다른 고기를 불태워도 냄새나며, 더러움과 같아서 다르지 않으니, 어찌 그 가운데서 먹고 먹지 않음이 있으리요.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이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생사(生死)를 벗어남을 구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자비한 행에 전념(專念)하며, 욕심이 적고 만족한 줄을 알며, 세간의 괴로움을 싫어하고 해탈을 속히 구하려고 하여 마땅히 시끄러운 것을 버리고, 공한(空閑)한 곳에 나아가서 시타림[屍陀林 : 시타(屍陀)는 범어 śīta의 음역으로 한(寒)으로 의역함. 따라서 한림(寒林)을 말하고, 시체를 버리는 곳을 뜻한다.] 아란야[阿蘭若 : 범어 araṇya의 음역으로 아련야(阿練若) · 아란나(阿蘭拏)라고도 표기한다. 삼림(森林)을 뜻하며 수행의 장소를 의미한다.]의 곳에 머물러 무덤 사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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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래서 홀로 앉아 사유(思惟)하기를, '세간에는 하나도 즐거울 것이 없다'라고 관찰하여 처자와 권속은 칼과 족쇄[枷鎖]와 같은 생각을 하며, 궁전과 대관(坮觀)은 감옥과 같은 생각을 하며, 모든 보배는 똥 무더기와 같은 생각을 하며, 모든 음식을 볼 적엔 고름 · 피와 같은 생각을 하며, 음식을 받아먹는 것은 부스럼과 종기에 약을 바르는 것 같이하여, 생명을 보존하는 것에 있을 뿐, 성도(聖道)에만 생각을 두고 맛을 탐하지 아니하여 술 · 고기 · 파 · 부추 · 마늘 · 염교[薤]인 냄새나는 맛을 모두 버리고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만약 이와 같이 하면 참으로 수행함이니, 족히 일체 인천(人天)의 공양을 받을 것이다.
만약 세간을 싫어하고 떠나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재미[滋味]에만 탐착하여 술 · 고기 · 5신채(辛菜)를 먹는다면 마땅히 세간의 믿음과 보시를 받지 못할 것이다.
대혜여, 어떤 중생은 과거에 일찍 닦았던 한량없는 인연과 적은 선근(善根)이 있을지라도 나의 법을 들으면 신심으로 출가(出家)하며, 나의 법에 있을 것이요, 과거에 일찍 나찰의 권속이 되었거나 호랑이 · 사자 · 고양이 · 살쾡이 속에서 태어났으면 비록 나의 법에 있을지라도 고기를 먹었던 여습(餘習)으로 고기를 먹는 자를 보면 기뻐하며 친근하고, 성읍 · 취락 · 탑사(塔寺)에 들어가서도 술 마시고 고기를 먹는 것으로 즐거운 낙을 삼으리니, 온 천하가 보기를 나찰과 같이 여길 것이며, 죽은 시체를 다투어 먹는 것과 같아서 다를 것이 없으니, 스스로 자기 과실로 나의 무리가 나찰 권속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비록 가사를 입고 수염과 털을 깎았으나 생명 있는 자를 보면, 마음에 공포 내기가 나찰을 두려워함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만약 나를 스승으로 여긴다면 일체 고기는 모두 마땅히 먹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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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여, 세간의 사견(邪見)인 모든 주술(呪術)하는 이도 만약 고기를 먹으면 주술을 이루지 못하니, 사술(邪術)함에도 오히려 고기를 먹지 않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가 여래의 위없는 성도(聖道)와 출세 해탈을 구하기 위하여 큰 자비를 닦아 정진하며 고행(苦行)하여도 오히려 얻지 못할까 두려울 것인데, 어느 곳에 마땅히 이와 같은 해탈이 있어서 저 어리석은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대혜여, 나의 모든 제자는 출세의 해탈락을 구하기 위해서 마땅히 고기를 먹지 말 것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으면 능히 색력(色力)과 입맛을 일으키게 하지만, 사람은 탐착이 많아진다. 마땅히 자세히 관할 것이니, 일체 세간에 신명(身命)이 있는 자는 각각 스스로 보중(寶重)히 여기고, 죽는 고통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목숨을 보호하며 아끼는 것은 사람이나 축생(畜生)이나 다름이 없으니, 차라리 옴[疥]이 있는 야간(野干)의 몸을 좋아할지언정 목숨 버리고 하늘의 낙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이는 죽는 괴로움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대혜여, 이로써 관찰하건대 죽음이 큰 괴로움이 되며 두려워 할 법이니, 자신도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어찌 마땅히 다른 고기를 먹으리요.
그러므로 대혜여, 고기를 먹고자 하는 자는 먼저 몸을 생각하고, 다음에 중생을 생각해서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자는 모든 하늘도 멀리 하는데, 어찌 하물며 성인이겠는가? 그러므로 보살은 성인을 보기 위하여 마땅히 자비를 닦고,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잠자는 것도 괴로우며, 일어날 때에도 또한 괴로우며, 만약 꿈속에 여러 가지 나쁜 것을 보아도 놀래고 두려워서 머리털이 곤두서고 마음이 항상 불안(不安)할 것이니, 자비심(慈悲心)이 없으므로 착한 힘이 없어지며, 만약 그 조용한 곳에 홀로 있어도 흔히 사람이 아닌 것들이 그 편을 엿볼 것이며, 호랑이와 사자도 또한 와서 엿보아 그 고기를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마음이 항상 놀래고 두려워서 편안함을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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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여, 고기를 먹는 자는 탐심을 채우기도 어렵고 먹는 것도 양(量)을 모르고 과식하여 소화가 되지 않고, 4대(大)와 입 기운의 누린내와 비린내만을 더하게 된다.
또한 그 속에는 한량없는 나쁜 벌레가 있어서 몸이 부스럼과 옴과 백라(白癩)와 질병인 여러 가지 좋지 못한 것이 많아서 현재의 범부도 듣고 보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인데, 어찌 하물며 미래의 병 없고 향기롭고 결백한 사람 몸을 가히 얻을 수 있겠는가?
대혜여, 나는 말하기를, '범부가 정명(淨命)을 구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먹음을 먹어라'라고 하며, '오히려 마땅히 마음에 아들의 고기와 같이 생각하라'라고 하는데, 어찌 하물며 성인의 먹는 것 아닌 것을 먹으라고 허락하겠는가?
성인이 그를 떠나는 것은 고기가 능히 한량없는 허물을 내어 출세의 일체 공덕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어찌 내가 제자들에게 모든 고기와 피와 깨끗하지 못한 것의 맛을 먹으라고 허락하겠는가?
내가 허락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나를 비방함이다.
대혜여, 내가 제자들에게 성인의 마땅히 먹을 바 음식을 먹으라고 함은 성인이 멀리하는 음식을 말함이 아니니, 성인의 먹음이란 능히 한량없는 공덕을 내며 모든 허물을 멀리 떠난 것이다.
대혜여, 과거와 현재의 성인의 먹음이란 이른바 멥쌀[粳米]과 대맥(大麥)과 소맥(小麥)과 대두(大豆)와 소두(小豆)와 여러 가지 기름과 꿀과 감자(甘蔗)와 감자 즙과 건타말(蹇陀末) · 사탕 간제(干提) 등이니, 때를 얻는다면 먹는 것을 들어 주고 깨끗함이라 한다.
대혜여, 미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여러 가지 비니(毘尼 : 律, vinaya)를 말하여 고기 먹을 수 있다고 말하리니, 과거의 고기 먹던 훈습으로 고기 맛에 애착하여 자기 마음의 견해대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이요, 부처님과 성인께서 좋은 음식이 된다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대혜여, 고기를 먹지 않는 이는 과거에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선근(善根)을 심었기 때문에 능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비니에 굳게 머물러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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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인과를 믿으며, 몸과 입까지도 능히 스스로 절량(節量)하여 세간의 모든 맛에 탐착함이 되지 않으며, 고기 먹는 자를 보면 능히 자비한 마음을 낼 것이다.
대혜여, 나는 기억하니, '과거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사자로(師子奴)이고, 여러 가지 고기를 먹으며 고기 맛에 애착하여 차례로 사람 고기를 먹기까지 하였다. 사람 고기를 먹음으로 인하여 부모 · 형제 · 처자 · 권속이 모두 버리고 떠나가며, 일체 신민(臣民)과 국토와 취락은 곧 모반하여 함께 그의 목숨을 끊었었다.
고기를 먹는 자는 이와 같은 허물이 있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일체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자재천왕(自在天王)은 화신이 비둘기가 되고 석제환인(釋提桓因)은 이 천주(天主)였음에도 과거에 고기 먹던 습기(習氣)로 화신이 매[鷹]가 되어, 이 비둘기를 놀라게 하며 쫓았으니, 비둘기는 와서 나에게 투신하였다. 나는 그 때 시비왕(尸毘王)이었는데, 중생들이 번갈아 서로 잡아먹는 것을 불쌍히 여겨, '몸의 고기로써 비둘기를 대신하여 매에게 주겠다'라고 하고, 살을 베어도 부족하기에 몸이 저울 위에 올라서 큰 괴로움을 받았었다.
대혜여, 이와 같이 한량없는 세상에 오면서 고기 먹던 훈습으로 자기 몸과 다른 몸도 이와 같은 허물이 있거든, 어찌 하물며 부끄럼 없이 항상 고기를 먹겠는가?
대혜여, 또한 다른 왕이 있었는데 고기를 먹지 않는 이었다. 말을 타고 노닐다가 말이 놀라는 바람에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시종자(侍從者)를 잃고 돌아갈 길을 알지 못했었다.
고기를 먹지 아니한 까닭으로 사자와 호랑이는 보고도 해칠 마음이 없었으며, 암사자와 함께 욕사(欲事)를 행하게 되어 내지 아들 반족왕(班足王) 등을 낳았다.
과거 세상에 고기를 먹던 훈습으로 사람의 왕이 되었어도 또한 항상 고기를 먹으며, 칠가촌(七家村)에 있어서도 많이 고기 먹기를 좋아하며, 고기 먹는 것이 너무 지나쳐서 드디어 사람의 고기를 먹으며 남녀를 낳으니 모두 나찰이 되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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