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52)-520

근와(槿瓦) 2015. 12. 4. 18:41

대집경(52)-52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511 / 1773] 쪽

허공엔 물을 적시어 주어도

기뻐할 것 없음과 같이

슬기로운 이에겐 이익을 베풀어도

또한 기뻐할 것 없으며,

허공은 헐뜯거나 칭찬하거나

분별이 없는 것처럼

슬기로운 이의 헐뜯고 칭찬함에도

분별없음이 그러하네.

온 땅을 움직일 수 있어도

허공만은 움직일 수 없나니

슬기로운 이는 의지함이 없으므로

법 성품을 움직일 수 없으며,

어떤 치열한 불이라도

허공을 사르지 못하는 것처럼

번뇌를 여의는 자만은

끝내 불살라지지 않으며,

허공은 언제나 머물러도

헐어지지 않는 것처럼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여

항상 법계에 머문다네.

마치 저 허공은

온갖 색을 받음과 같이

법계도 또한 그러하므로

일체 법을 받으며,

 

                                                                                [512 / 1773] 쪽

허공은 물질이 아니어서

모양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심성(心性)도 그러하므로

허공과 같아 모양이 없다네.

허공이란 이름을 빌렸을 뿐

아무런 모습[形貌] 없나니

마음·뜻·식별도 그러하여

이름을 빌려 말함이며,

허공은 그지없어서

끝내 취할 수 없는 것처럼

대인(大人)의 지혜도 그러하여

마치 허공과 같으며,

새가 공중을 날아다녀도

아무런 발자국이 없음과 같이

보리를 행함도 그러하므로

행하는 것을 볼 수 없다네.

몸뚱이 없어진 과거는

허공의 평등함과 같고

현재의 온갖 음(陰)은

허공의 모양과 같나니,

4대도 그러하므로

마치 허공과 같기도 하고

3재(災)의 뒤와도 같아서

모든 다른 모양이 없다네.

 

                                                                                [513 / 1773] 쪽

온갖 중생은 저 허공을

가득하게 할 수 없으니

범부(凡夫)도 이와 같아서

5욕(欲)에 만족할 수 없다니,

만약에 성지(聖智)를 지니어

일체 법을 분명히 안다면

마족을 느껴 구할 것 없고

간음과 탐착을 여의게 되리라.

마치 허공이 광대하여서

그지없고 끝없는 것처럼

부처님 법도 그러하여

끝이나 가가 있을 수 없네.

만약에 모든 법 성품을

이 부처님 법이라고 안다면

그는 물질에 의지하지 않고

또한 물질을 버리지도 않으리.

물질과 물질 아님을 알고서

일체 법의 끝난 곳에 머문다면

물질이나 물질 아닌 것에 있어

두 가지의 모습이 없을 것이며,

음성으로 허공을 설명하여서도

허공의 성품은 음성이 아니고

음성도 있을 수 없으므로

이것을 허공이라 이름하며,

 

                                                                                [514 / 1773] 쪽

부처님은 허공을 말씀하여도

마침내는 말이 없고

허공의 성품은 설할 수 없으므로

이것을 허공이라 이름하네.

허깨비·꿈·아지랑이와

그림자·메아리와 같아서

모든 부처님의 설법하심도

모두 다 그러하나니,

중생을 인도하기 위하여

이 같은 비유를 말씀하지만

참되고 청정한 이치는

다시 비유할 수도 없네.

모든 법은 모양이 없지만

모양으로 말하나니

모양 있는 거나 모양 없는 거나

법의 성품으론 다 없음이라.

진실한 모양을 모양이라 하여도

허공은 또한 모양이 없나니

이 모양을 체득한다면

이것을 보살이라 하며,

막힘이 없고 거리낌도 없고

희롱이 없고 움직임도 없으며

처음이 없고 끝도 없음을

이것을 보살이라 하며,

 

                                                                                [515 / 1773] 쪽

중생을 여의지 않고

중생에 속하지도[數] 않으면서

중생의 성품과 같이함

이것을 보살이라 하네.

마치 허깨비의 스승이

뭇 허깨비를 살해하여도

실상은 죽는 것 없는 것처럼

제도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허깨비와 또 중생과

열반과 부처님 법과는

다 동일한 성품이어서

성품 없고 모양 없음을 아나니,

이 대사(大士)야말로

다함없는 허공장을 얻어

온갖 것을 충족하여도

끝나거나 다할 수 없으며

옛날에 심은 뭇 공덕으로

이러한 갈무리[藏]를 얻어

쌓거나 모음이 있지 않아도

곧 이와 같이 성취되나니,

능히 모든 법의 나는 것이

인연에 따름을 안다면

그 갈무리는 다함이 없고

또 헤아릴 수도 없으리다.

 

                                                                               [516 / 1773] 쪽

세상을 구제하는 큰 선인(大仙)은

네 가지의 다함없음을 말하나니

이는 곧 허공과 도심(道心)이며

중생의 행이고 부처님의 행이라.

만약에 이 재물을 보배라 한다면

곧 쌓아 모을 수도 있지만

보배가 아니고 보배도 없나니

그러므로 다함이 없다 하네.

마침내 허공의 법은

이미 다하고도 다함이 없음이라

다함없고 다하지 않은 것을

이를 다함없음이라 하네.

이 문(門)을 아는 이라면

보리에 가까울 것이리니

이 문에 머물기 때문에

빨리 보리를 성취한다네.

 

허공장보살이 신통의 힘을 지녔기 때문에, 공중에서 이러한 묘법과 재물을 뿌리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헤아릴 수 없는 쾌락을 얻어 소원을 원만히 갖추게 하며, 병들었거나 괴로운 중생은 약을 써서 낫게 하고, 고독하고 가난한 중생은 한량없는 보배를 얻게 하고, 얽매거나 갇힌 중생은 깨달아 해탈하게 하고, 여러 근기가 갖춰지지 못한 자는 원만히 갖추게 하고, 마땅히 죽음을 당할 자에겐 공중에서 여러 허깨비를 뿌려 대신 그 죽음을 받게 하고, 친근한 처지에서 오랫동안 이별한 사람은 다 즐거이 만나게 하고, 근심하거나 초조한 중생은 근심을 없애주고, 지옥·축생·아귀에 빠진 중생은 광명이 몸에 닿아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몸과 마음이 쾌락하게 되었

 

                                                                                [517 / 1773] 쪽

다.

 

그때 이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각각 음식과 유희와 5욕(欲)을 원만히 갖추어 즐기고, 보시를 행하여 공덕을 깃는 이도 있어서 제각기 말하였다.

“이제 이 대사가 있으므로 능히 세간에 즐거움을 베푸나니, 이는 허공장보살이 출세한 때문에 세간에 단 이슬[甘露]을 베풀고, 항상 온갖 중생에게 부지런히 즐거움을 주기 위하여 게으름이 없도다.”

 

허공장보살은 이러한 신변을 나타내어 온갖 중생의 성품을 즐겁게 하고, 보살의 신통력을 나타내 보여 재물의 보시와 법의 보시로써 중생을 거둬주기 때문에, 한량없는 아승기의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고, 한량없는 보살로 하여금 무생법인을 얻게 하고, 다시 한량없는 아승기의 설할 수 없는 여러 보살로 하여금 부지런히 정지하여 모든 삼매문, 다라니문을 성취하고, 신통문에 유희할 수 있게 하였다.

 

그때 생의(生疑)보살이 생각하였다.

‘이는 전에 없던 헤아릴 수 없는 일이구나. 허공장보살은 다만 사바세계에서 갖가지 신족(神足)을 나타내 보일 뿐이거늘, 또한 다른 세계에서도 갖가지 신족을 나타내는구나.’

 

그때 허공장보살은 생의보살이 생각하는 마음을 알고, 곧 몸에서 광명을 놓아 이 광명의 힘으로 두루 시방 한량없는 세계의 여러 부처님 세계를 비추었다. 때마침 생의보살과 다른 보살들이 다 허공장보살이 신변의 힘으로 시방의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되 사바세계에서 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온갖 성문·벽지불로서는 할 수 없는 것을 보았다.

 

생의보살이 이러한 신변을 보고 나서는 의심을 풀고 허공장보살에게 합장하고 말하였다.

“희유합니다, 대사여. 이 다함없는 갈무리를 편히 하여 허공 속에 있으면서 널리 한량없는 세계에 뿌리어 가득하게 하여도 오히려 다하지 아니하도다. 대사여, 이 무리를 공중에 두고 있는 지가 얼마나 오래됩니까?”

 

허공장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이래로 언제나 이 갈무리를 지니고 공중에 있었다오.”

 

                                                                                 [518 / 1773] 쪽

생의보살은 또 물었다.

“대사여, 대사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지가 이제부터 그 시일이 얼마나 됩니까?”

“세존께서 알고 계실 터이니 세존께 물어보시오.”

 

생의보살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허공장보살은 어느 때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나이까? 원컨대 말씀하시어 저희들 의심을 풀어주옵소서.”

 

부처님께서 생의보살에게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이일은 아주 오래되고도 깊어 알기 어렵나니, 만약에 말한다면 모든 하늘과 사람으로 하여금 의혹하여 부처님 말씀을 믿지 않게 될 것이며, 믿지 않음으로써 한량없는 죄를 얻으리라.”

 

생의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말씀하옵소서. 만약 오랫동안 선근을 심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믿어서 받을 것입니다.”

 

처님께서 생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이미 정성껏 묻고자 하는데 어찌 말하지 않으랴.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니, 선근을 굳게 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공덕의 근본을 심은 자는 기뻐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마치 1항하(恒河)의 모래알만큼 많은 여러 항하의 모래가 있는데, 이 여러 항하의 모래 한 알로 한 불토(佛土)를 만들고, 그 불토를 부수어다 가는 티끌(微塵)을 만들어서 한 곳에 모아두고, 어느 장수(長壽)하는 사람이 그 티끌 덩어리 속에서 백 겁 동안에 티끌 한 낱씩을 가지되 그 티끌 수가 다 되도록 까지 하는 것처럼, 허공장보살이 발심한 이래로부터의 겁수(劫數)를 알고자 한다면, 다시 이보다 더한 수로서는 알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로써 마땅히 허공장보살이 발심한 때가 얼마나 오래되는 지 비교하여 알 수 있으리라.

선남자야, 과거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여러 항하의 모래를 지나, 이 여러 항하의 모래 한 알이 한 불토(佛土)가 되고 그 불토가 다하여 가는 티끌이 되며, 이보다 더 많은 수 백천만겁 수를 지나서 한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부처

 

                                                                                [519 / 1773] 쪽

님의 호는 정일체원위덕승왕(淨一切願威德勝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고, 그 세계의 이름은 현무량제불찰토(現無量諸佛刹土)이며, 겁의 이름은 중보장엄(衆寶莊嚴)이라 하였으니, 무슨 까닭으로 그 세계를 현무량제불찰토라 하는가. 선남자야, 그 찰토는 참되고 청정함으로써 능히 시방 여러 부처님의 찰토를 나타내었으니, 마치 가림이 없는 깨끗한 달이 맑은 물에 나타남과 같았느니라.

 

선남자야, 이 인연으로써 시방 한량없는 아승기의 여러 부처님 찰토와 여러 부처님의 사자자리와 중생들의 하는 일이 다 저 세계에 나타나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 세계를 현무량찰토라 하느니라.

 

저 세계는 덥고 장엄하고 청정하고 풍족하고 안락하고 평온하여서 하늘 사람이 왕성하며, 땅 고르기가 손바닥 같아 언덕과 산기슭이 험하거나 더러움이 없으며, 많은 여러 진귀한 보배가 중간에 섞여서 단정 장엄하여 즐거울 만하며, 비단 깃발[繪綵幢幡]과 꽃일산[華蓋]을 달아 장엄하며, 전단(栴檀)·침수(沈水) 따위의 갖은 향을 사르며, 잡색의 겁파육(劫波育) 비단으로 그 위를 펴고 뭇 보배·묘한 꽃으로 그 땅을 덮으며, 어느 곳에나 다 보배 꽃나무·과일[果] 나무·옷[衣] 나무·영락(瓔珞)나무·기악(伎樂)나무·보배 그릇[寶器] 나무·향나무·등(燈)나무·약(藥)나무 따위를 길러 널리 장엄하며, 8도(道)의 경계를 평정 분명하게 하고 진주·영락 보배로써 장엄하매, 보는 사람이 싫어하지 않으며, 저 세계에는 해와 달의 광명을 빌리지 않아도 여러 등(燈)나무와 마니(摩尼)나무로써 비추어 밝히므로 주야(晝夜)의 분별이 없으며, 다만 보배 꽃이 피고 떨어짐으로써 시절을 알 수 있었느니라.

 

저 세계의 중생들은 소경·곱사등이·앉은뱅이·절름발이같이 형체가 없고 용모가 추악하여 깨끗하지 못하거나 바르지 않은 눈[眼]을 갖추지 않았으니, 이 같은 추악한 중생이 없으므로 온갖 중생은 다 32상호를 성취하여 그 몸을 장엄하였으며, 저 세계 안에는 3도(途)·8난(難)이라는 나쁜 명자(名字)가 없고 또 외도(外道)와 이학(異學)의 음성을 듣지 않았으며, 저 세계의 중생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안정되어 성문·벽지불의 이름을 듣지 않았으며, 저 부처님은 순수히 모든 보살승(菩薩乘)만을 말씀하셨으며, 저 세계 안에는 여자나 또는 모태에서 나는[母産] 자가 없으며, 온갖 중생은

 

                                                                                [520 / 1773] 쪽

가부하고 앉아[結跏趺坐], 자연으로 화생하여 늙거나 병듦이 없이 자기의 수명을 다하고, 수명을 마친 뒤에는 다른 청정한 불토(佛土)에 태어나고 본토(本土)에 환생하기도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저 불토에서는 이 같은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나니, 내가 한 겁이나 한 겁에 모자라는 정도의 저 공덕을 말하더라도 마침내 다할 수 없으리라.

 

선남자야, 그때 현무량제불찰토 안에 중천관정(衆天灌頂)이라 하는 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어서, 삼천대천세계를 통솔하여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 오랫동안 공덕의 뿌리를 심고 날랜 근기와 지혜로써 위덕(威德)을 성취하였으며, 그 관정성왕은 3만 6천의 아들을 두었으니, 모두 연꽃 속에서 화생하고 과거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 오래도록 선근을 심었느니라.

 

그때 정일체운위덕승왕 여래는 여러 하늘과 세간 사람들의 공경을 받고 둘러싸여서 중천관정성왕이 머무는 곳에 노니시는데, 그곳의 보살 대중은 한량없고 수없어 산사(算師)나 산사의 제자로서도 헤아려 알 수 없으며, 저 부처님의 수명은 백천 겁이면서 겁수의 길고 짧음은 현겁(賢劫)과 같으며, 저 세계의 중생은 그러한 겁수를 지나되 한 겁을 지냄과 같다고 하였느니라. 그때 중천관정성왕은 정일체원위덕승왕 여래와 보살·스님에게 청하여 40중겁(中劫)의 길고 짧은 겁수, 이 같은 중겁에서 정성껏 공양하되, 음식·의복·침구·방사(房舍)·대관(臺觀)·공원·욕지(浴池), 이러한 갖가지 필요한 물자로써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중천관정 성왕은 부처님을 공양하기 위하여 한 조그마한 세계를 장엄하고 묘당(妙堂)을 마련하되, 순수히 유리 보배로써 그 땅을 장엄하고 둘레의 담[垣墻]은 뭇 보배를 합해서 만들고 붉은 전단(栴檀)과 우다라바라(優陀羅婆羅) 전단으로 기둥을 만들고 자거(車渠) 보배로써 들보를 삼아 이 묘당을 완성하매, 이러한 갖가지 장엄으로 합성한 것이 매우 사랑스럽고 즐거웠느니라.

 

세존께서 중식(中食)을 마친 뒤에 삼매로부터 일어나 이 묘당 안에서 여러 대중을 위해 묘법을 강설하셨으며, 다시 한 묘당을 장엄하기를 사천하(四天下)와 같게 하고 여래와 보살·스님으로 하여금 그 안에서 공양하도록 마련하니, 날마다 쓰이는 공양의 값으로써 진귀한 보배가 산더미처럼 쌓였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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