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38)-38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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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라 하며, 다른 사람을 위하여 무상과 무원을 연설하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지심으로 무상과 무원을 관찰하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이러한 법은 펴 설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능히 온갖 보시를 하되 과보를 구하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보시하고서 뉘우치거나 쉬지 않고 항상 보시하기를 끊지 않으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보시할 때에 지극한 마음으로 보리를 염하고 원을 내어 회향하고자 하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재물의 받음과 줌과 과보를 살피지 않으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만약 청정한 계율을 받아 가지고 과보를 구하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번뇌를 내어 계율을 헐어버리지 않으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이러한 청정한 계를 지성으로 보호하고 가져 보리에 나아가고자 메아리나 허깨비나 아지랑이 같다고 관하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또 만약 인욕하는 법을 수행하되 그 과보를 구하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매 맞고 꾸지람을 듣더라도 능히 참고 받으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인욕을 위하여 자비와 방일하지 않음을 닦아서 보리에 나아가고자 하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몸과 입과 뜻은 다 참을 것이 없다고 하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리라.
다시 선남자야, 또 만약 부지런히 정진하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요, 게으름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만약 모든 중생을 조복하여 보호하여 지니며, 바른 법을 공양하여서 중생을 위하여 부지런히 조복해서 부처님 국토를 청정히 하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게으름을 멀리 여의고 부지런히 정진을 닦아 보리에 나아가게 하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부지런히 정진을 닦되, 더하거나 덜하지 않으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리라.
다시 선남자야, 만약 고요함을 즐겨하며 세상일을 말하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공하고 고요함에 머물러 4선(禪)과 8해탈(解脫)을 얻으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모든 선(禪)에서 물러나거나 잃어버림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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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모든 선(禪)이 덧없고[無常] 괴롭고[苦] 나가 없다[無我]고 관하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리라.
다시 선남자야, 또 모든 바라밀과 37조보리(助菩提)를 듣고 믿어 의심내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듣고는 중생을 위하여 연설하면 이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마음으로 잘 사유(思惟)하면 이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법답게 머물면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리라.
다시 선남자야, 모든 중생을 위하여 자비심을 닦는 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중생을 가엾이 여겨 그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게 하는 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법을 관찰하고는 마음으로 큰 기쁨을 얻는 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미워하고 친한 이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여 버리는 마음[捨心]을 닦는 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이 몸을 관찰하되 한량없는 모든 악으로 성취되어 범부(凡夫)를 속이고 의혹시킴이 마치 허깨비 모양 같다고 여기는 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며, 죽음의 고통을 받을 때에 순전한 마음으로 불 ·법·승의 보배를 염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며, 또 성문의 마음, 벽지불의 마음,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 질투하는 마음, 아끼는 마음, 계를 부수는 마음, 이러한 온갖 나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을 염의 힘이라 하며, 법계를 관하되 법계를 분별하여 걸림 없는 혜를 관하고, 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는 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기뻐하는 것을 믿음이라 하고, 물러나지 않는 것을 정진이라 하고, 마음을 미치게 하거나 어지럽게 하지 않는 것을 염의 힘이라 하고, 밝고 분명하게 아는 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믿음의 힘 때문에 짓는 바가 있고, 정진의 힘 때문에 일의 성과를 얻고, 염의 힘 때문에 잊어버린 것이 없고, 지혜의 힘 때문에 능히 법답게 설할 수 있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의심을 관하므로 믿음의 힘이라 하며, 의심을 멀리 여의므로 정진의 힘이라 하며, 두 번 다시 의심을 내지 않으므로 염의 힘이라 하며, 말로 능히 의심을 파괴하므로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부처님의 법을 믿는 것을 믿음의 힘이라 하고, 보리를 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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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수행하는 것을 정진의 힘이라 하고, 수순하는 인[順忍]을 얻으므로 염의 힘이라 하고, 무생인 얻는 것을 지혜의 힘이라 하느니라.
다시 선남자야, 믿음의 뿌리[信根]와 믿음의 힘이 다르지 않나니, 정진의 뿌리와 정진의 힘, 염의 뿌리와 염의 힘, 지혜의 뿌리와 지혜의 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백천의 보살은 무생인을 얻고, 4만 2천의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이때 모임 가운데 연화(蓮華)라는 보살이 무언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부처님께 법을 물었으므로 부처님께서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셨으니, 그대의 마음은 기쁩니까?”
무언보살이 대답했다.
“선남자여, 나는 묻지도 않고 한 가지 법을 듣지도 않았는데, 어찌 기쁜 마음이 있겠습니까?”
연화보살이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 처소에서 법을 듣지 않았습니까?”
무언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 여래는 조금도 말함이 없는데, 내가 무엇을 들었다 하겠습니까? 왜냐하면 나는 법 그릇[法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화보살이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 법 그릇이 아니라면 어떤 그릇입니까?”
무언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내 몸이 현재 법 그릇도 아닌데, 어떻게 다른 그릇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연화보살이 말하였다.
“그대의 몸이 만약 진실로 법 그릇이 아니라면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습니까?”
무언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또한 그릇이 아닙니다. 만약에 불법을 떠나서 보리를 보는 사람은 반드시 그릇이 있는 줄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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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불법이 곧 보리며, 보리가 곧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그러므로 나는 번뇌를 멀리 여의고서 불법을 보지 아니하며, 보리도 보지 아니하나니, 그것은 번뇌와 불법이 다 차별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번뇌 속에서 보리를 보면, 곧 참다운 소견(如見)이요, 번뇌를 여의고 보리를 보는 것은 뒤바뀐 소견이라 합니다.”
연화보살이 말하였다.
“어떠한 것을 뒤바뀐 소견이라 합니까?”
“나[我]와 수명(壽命)과 장부[士夫]와 마납(摩納)을 보고, 이것을 떠나 밖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 뒤바뀐 소견이라 합니다.
일체 법의 성품과 보리의 성품은 차별이 없고 조작[作]이 없고 느낌[受]이 없으나, 나의 성품과 중생과 수명과 장정과 마납은 곧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되나니, 이러한 법을 보리라 하며, 참다운 소견이라 합니다.
곧 4대(大)와 4대로 이루어진 것에서 보리를 구함이요, 다른 곳에서 보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구하느냐 하면, 구할 적에 온갖 물건을 보지 말지니, 보지 않으면 곧 처소가 없음이요, 처소가 없음은 곧 머무름이 없음이요, 머무름이 없음은 곧 일체 모든 법의 성품입니다.
일체 모든 법이 만약 성품이 없다면 이것은 곧 진실한 모양[相]이니, 진실한 모양은 상(常)도 없고 단(斷)도 없어서 마지막 고비(畢竟節)라 합니다.
만약에 능히 이러한 고비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반드시 흐르지 않고[不流] 흩어지지 아니함[不散]을 알 것이니, 흐르거나 흩어지지 않는다면 곧 나거나 사라짐이 없음이며 열반이며, 일체 법을 진실로 아는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열반을 증득하는 사람은 곧 성인의 글귀(聖句)로 열반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의 경전 가운데 ‘자신을 조복하지 못하고서 다른 사람을 조복하며, 자신을 해탈케 하지 못하고서 다른 사람을 해탈케 하며, 자신을 고요히[寂靜] 못하고서 다른 사람을 고요히 하며, 자신을 열반하지 못하고서 다른 사람은 열반하게 하는 그런 이치는 없으며, 자신을 조복하고서 다른 사람을 조복하며, 자신을 해탈하고서 다른 사람을 해탈케 하며, 자신을 고요하게 하고서 다른 사람을 고요하게 하며, 자신을 열반하고서 다른 사람을 열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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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그런 이치는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보리도를 수행하여 모든 중생의 행하는 바[所行]를 분명히 알고서, 일체 법의 모양과 법의 경계에 분별을 내지 아니하며, 온갖 착한 법을 행할 때에 또 여러 마군의 무리를 보지 아니하며, 비록 부처님 법을 구한다 할지라도 구한 사람을 보지 아니하며, 비록 중생을 조복할지라도 나와 다른 사람을 보지 아니하며, 비록 일체 법을 행할지라도 번뇌에 더럽히지 아니하며, 비록 세간의 법을 따를지라도 세간 법에 물들지 아니하며, 5음(陰)의 짐을 짊어지고 머물 곳이 없으며, 온갖 경계를 멀리 여의어도 법계를 요동하지 아니하며, 해탈의 법문을 닦아도 착한 법에 물러나지 아니하며, 세 가지 세계를 분명히 보고도 번뇌에 섞이지 아니하며, 단바라밀을 행하여도 교만을 내지 아니하며, 내지 반야바라밀에도 이와 같습니다.
온갖 행을 따라도 실제 온갖 행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만약 이러한 행을 닦으면 곧 이것이 보리도를 행함이요, 보리도와 보리 행에 분별을 내지 아니함이며, 이와 같이 행한다면 보리도를 행함이요, 모든 법에 나[我]라는 것을 보지 아니하며, 탐냄과 성냄과 친함과 원수가 없으며, 걸림도 없나니, 만약에 걸림이 없다면 조작 없는 행이요, 조작 없는 행이라 진실로 이는 큰 보살이라 합니다.”
연화보살이 말하였다.
“무엇 때문에 보살이라 합니까?”
“선남자여, 깨닫지 못한 중생을 능히 깨워 주므로 보살이라 하며, 무명에서 잠자는 중생을 일깨워 주므로 보살이라 합니다.
보리의 법을 연설하고 수순(隨順)하므로 보살이라 하며, 능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고요함[寂靜]을 깊이 즐기게 하므로 보살이라 합니다.
부처님 말씀을 오래 지니고 바른 법의 당기[幢]를 견고히 하고, 성인 무리를 보호하고 염하며, 보리심에서 움직이거나 물러남이 없고 성문·벽지불의 마음에 머무름이 없고 마침내 극진한 마음을 버리지 아니하며, 마지막까지 ‘제도치 못한 중생을 능히 제도하고 벗어나지 못한 중생을 능히 해탈케 하리라’ 하고 원을 내며, 의지할 곳 없는 중생을 위하여 귀의할 곳을 만들어 주고, 번뇌를 없애지 못한 중생을 위하여 번뇌를 조복하게 하며, 번뇌에서 해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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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하고서 생·사의 허물을 관하고 또한 온갖 존재를 구하므로 공삼매를 닦아 중생을 버리지 아니합니다.
무상(無相)을 닦아서 보리의 생각을 버리지 아니하며, 무원(無願)을 닦아서 모든 존재를 매우 좋아하며, 비록 불법을 즐겨하여도 탐냄이 없으며, 함이 없는 법이 허물 많음을 알면서도 속마음으로는 함이 있는 법을 버리지 아니하며, 비록 모든 어둠은 여의어도 큰 광명은 없지 아니하며, 큰 지혜를 얻어 기갑(器甲)으로 삼아 은혜로 보시하기 좋아하며, 영락(瓔珞)으로 장엄하여 보시하며, 부처님 세계를 청정히 하고 청정한 계행을 원만히 갖추며 서원과 인욕을 원만히 하여 모든 인욕을 하지 못하는 중생을 조복하며, 정진을 부지런히 닦아 파괴할 수 없는 몸을 구하며, 능히 욕심의 경계를 파괴하여 몸 받기를 좋아합니다.
비록 모든 몸을 받고도 그 마음은 뉘우치지 아니하며, 방편을 잘 알고 항상 자신을 조복하여 보리를 구하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자애로운 마음을 닦으며, 중생의 고통을 파괴하기 위하여 슬픈 마음을 닦으며, 조복하지 못한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기쁜 마음을 닦으며, 필경 평정하지 않기에 평정한 마음을 닦으며, 성문과 연각의 경계가 아닌 깊고 깊은 뜻을 분명히 통달해 알며, 이치와 법과 요의경(了義經)과 지혜에 의지하고 세간법에 의지하지 않으며, 또 중생의 귀의함을 위해 머물 곳이 되어 주며, 중생을 위하여 몸과 입을 장엄하고 말대로 행동하여 마음을 장엄합니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신통을 장엄하여 중생을 큰 땅과 같이 크게 이익 되게 하며, 온갖 것을 큰물과 같이 청정하게 하고 모든 번뇌를 성한 불에 사르는 것같이 하며, 법에 걸림 없음이 모진 바람 같고 법에 평등하기가 허공같이 하며, 온갖 다라니문을 얻어 가지며, 즐거운 말 걸림 없음으로써 중생을 듣게 하며, 마음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지심으로 부처님을 염하며, 음식 보시를 끊기 위하여 법 보시를 크게 하며, 정명(正命)으로 생활하여 위엄과 거동을 청정히 하며, 무쟁삼매(無諍三昧)를 닦아서 고요함을 매우 좋아하며, 중생에게 세간 말을 여의도록 연설하여 조복하기를 좋아합니다.
세상을 즐겨하는 사람을 보면 타이르고 가르치기를 좋아하며, 일곱 가지의 재물을 갖추어도 그 마음은 부드럽고, 은혜롭게 보시하기를 즐겨 행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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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하여 물러남이 없으며, 권속을 착한 벗에 친근하게 하고, 은혜를 알아 은혜를 갚고, 과거의 업을 관하여 중생의 뜻에 따라 능히 의심을 풀어주며, 생사(生死)의 모든 허물을 관찰하여 지은 일에 지심으로 온갖 말을 해석하며, 대승을 닦아서 3승(乘)을 의심하지 않고, 중생을 즐겨 살피어 물음에 따라 대답하여 걸림 없는 지혜로 모든 부처님의 생각하는 바를 얻습니다.
때에 맞는 말[時節語]과 많지 않은 말[不多語]의 맑고 시원함이 마치 가을 달과 같고, 착한 법의 두루 원만한 것이 마치 보름달 같고, 중생을 즐겨 보기를 밝은 달과 같이 하며, 착한 법 늘어남이 마치 초승달 같고, 법의 맛 단 것이 달의 맛과 같고, 일체 법 관하기를 물 속 달과 같이 하고 더러움 없고 청정함이 가림 없는 달과 같으며, 모든 뿌리의 원만함을 쉽게 다 말하여 모든 법의 다리[橋梁]가 되며, 능히 중생을 네 가지 빠른 물[四駃水 : 네 가지 빠른 물[四駃水]이란, 물살이 센 강처럼 끝없이 우리의 선(善)을 떠내려보내는 번뇌로서 욕폭류(欲暴流)·유폭류(有暴流)·견폭류(見暴流)·무명폭류(無明暴流)의 4폭류(暴流)를 말한다.]에서 제도하며, 중생을 위하여 불사를 경영하고 그 마음이 보살의 경계에서 움직이지 아니하나니, 이러한 뜻으로 보살이라 합니다.”
그때 연화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언보살이 이러한 말을 하니,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위없는 법의 보배바퀴를 굴릴 것을 알겠나이다. 만약 무언보살이 설법한 것을 믿어 받든다면 또 이러한 공덕을 얻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네 말이 옳다. 무언보살이 혜등(慧燈)삼매를 얻은지라, 그러므로 한량없는 겁 동안에 한 글귀의 이치를 말하더라도 다 할 수 없느니라.”
연화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는 가엾이 여기시고, 중생들의 모든 착한 법을 늘리며, 위없는 ?대집경?을 장엄하고자 중생을 위해 조금이라도 혜등삼매를 열어 말씀해주옵소서. 만약 지혜 있는 보살이 들으면 곧 이러한 삼매를 얻으리니, 얻은 뒤에 또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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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지심으로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해 분별하여 말하리라.
혜등이라 하는 것은 곧 지혜의 등불이니, 등불은 곧 어둠을 파괴하는 것이요, 어둠 없음이 곧 의심을 파괴함이요, 의심을 파괴하는 것이 곧 혜등이니, 혜등이란 일체 법이 두 모양 없음을 말함이니라.
선남자야, 분명히 아는 지혜·의심 않는 지혜·잃지 않는 지혜·당겨 가지 않는 지혜·따라가지 않는 지혜·어둠 없는 지혜·성인의 지혜·맹렬하고 예리한 지혜·민첩한 지혜·분별하는 지혜·넓고 큰 지혜·순일한 지혜·갖가지 지혜·과거의 지혜·미래의 지혜·현재의 지혜·3세가 평등한 지혜·삼계의 지혜·3해탈문의 지혜·세 가지 슬기로운 지혜·삼보의 지혜·3승의 지혜·3안(眼)의 지혜·세 가지 때(垢)지혜·세 가지 찌꺼기의 지혜·세 가지 보배 덩어리 지혜·마음과 뜻과 식별의 지혜·음과 입과 계의 지혜·인연이 화합한 지혜·끝장(畢竟)을 보는 지혜·진실한 법계의 지혜·각자 형상의 지혜·으뜸가는 이치의 지혜·방편의 지혜·모든 소리와 말의 지혜·모든 글자의 지혜·걸림 없는 지혜·헐지 못하는 지혜·능히 설법하는 지혜·상·중·하의 근기를 아는 지혜·조작함도 없고 느낌도 없는 지혜·모든 주문의 지혜·온갖 의사[醫]의 지혜·온갖 세간 일의 지혜·다라니를 장엄하는 지혜·해와 달 삼매의 지혜·삼매에 드는 지혜·성인의 지혜·성인삼매의 지혜·금강삼매의 지혜·무쟁삼매의 지혜·마음이 평등한 삼매의 지혜·마군을 파괴하는 삼매의 지혜·햇빛[日光]삼매의 지혜·생각 없는[無想] 삼매의 지혜·보배 당기[寶幢]삼매의 지혜·일체 법문(法門) 삼매의 지혜·일체 법 그릇[法器]삼매의 지혜·끝없는 광명[無邊光明]삼매의 지혜·복덕(福德)삼매의 지혜·머묾 없는[無住] 삼매의 지혜·즐겨 보는[樂見] 삼매의 지혜․잘 보는[善見] 삼매의 지혜․다함없는 그릇[無盡器] 삼매의 지혜․필경 다하는[畢竟盡] 지혜·온갖 지혜·움직임 없는 지혜·라연(那羅延)삼매의 지혜·온갖 소견의 지혜이니라.
이러한 6만 삼매문의 지혜를 내가 옛적에 연등(燃燈)부처님을 뵈옵고 얻었으니, 이러한 모든 삼매는 다 혜등 삼매가 거둬 가지는 바이니라.
선남자야, 마치 해가 떠오르면 첫째 광명이 있고 둘째 어둠이 없어지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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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 갖가지 빛을 보이고 넷째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이 삼매에 머묾도 또한 이와 같아서 네 가지 일을 하나니, 첫째는 모든 번뇌의 어둠을 파괴하고 둘째는 큰 지혜의 광명을 내고 셋째는 중생의 갖가지 행실을 보고 넷째는 도와 도 아님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청정한 보배 구슬을 높은 당기 위에 둔다면, 그 광명이 4유순 안을 두루 비추고 모든 중생의 필요한 물건을 베풀어 주되, 보배 구슬의 형상 자체는 커지고 작아지지 않는 것과 같이 혜등삼매도 또한 이와 같나니, 이 삼매에 머무는 보살은 영원히 온갖 번뇌의 묵은 습기를 끊고 지계·선정·지혜를 청정히 하며,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고 방편 다라니를 청정히 하며, 크게 슬픈 마음을 닦아서 큰 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추고 중생의 뜻을 따라 일을 하나니, 보살이 비록 이러한 일을 하지만 그 모양과 성품은 달라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또 비유컨대 허공은 모든 부처님 국토를 받아들이지만 조금도 장애됨이 없고, 또 온갖 빗물·바람·불·물의 재앙과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도 장애됨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혜등삼매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 삼매에 머무는 보살을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일체 법을 말하되 걸림이 없이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며, 힘에 의지하는 이를 위하여 방편을 말해 벗어나고 조복하여 성숙하게 하며, 삿된 선정 닦는 이를 위해 방편으로 연설하여 삿된 선정을 헐게 하며, 착한 종자 없는 이를 위하여 착한 종자를 심어주며, 법 그릇 없는 이를 위하여 법 그릇이 되어주며, 법 그릇 지닌 이를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분별하여 연설하며, 성문을 구하는 사람을 위하여 방편으로 설법하여 네 가지 사문과[四沙門果]를 얻도록 하며, 연각 구하는 사람을 위하여 방편으로 교화하여 빨리 벽지불의 도를 이루게 하고, 또 방편으로 점차 나아가게 설법하여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머물러 8만 4천 법 덩어리를 통달케 하며, 중생의 얽힌 의심을 풀기 위해 갖가지를 분별하여 해설하며, 한 가지 뜻으로 한량없는 겁 동안에 말하여도 다함이 없나니, 이러한 한량없는 일을 하되 이 삼매는 또한 달라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등잔의 힘이 갖가지 모양을 보게 하듯이 혜등삼매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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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아서, 한마음으로 능히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의 갖은 모양을 보지만 이 삼매는 움직이거나 기울어짐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4념처(念處)에서는 법을 염하는 것이 으뜸 되며, 4정근(正勤)에서는 착한 법을 내지 못하는 것을 내게 함이 으뜸 되며, 4여의(如意)에서는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 으뜸 되며, 5근(根)과 5력(力)에서는 지혜의 근기와 지혜의 힘이 으뜸 되며, 8정도(正道)에서는 바른 소견이 으뜸 되며, 온갖 외도(外道)의 존재 중에서는 사마타(舍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가 으뜸 되며, 4제(眞諦) 중에서는 멸함[滅]의 진리가 으뜸 되며, 4의(依)에서는 이치에 의지함이 으뜸 되며, 4무애지 중에서는 이치에 걸림 없는 지혜가 으뜸 되며, 6신통(神通) 중에서는 번뇌 다함이 으뜸 되며, 4무량심(無量心) 중에서는 자비심이 으뜸 되며, 범행을 닦는 데에는 지혜가 으뜸 되며, 모든 바라밀 중에는 반야바라밀이 으뜸 되며, 온갖 방편 중에서는 중생의 마음을 아는 것이 으뜸 되며, 온갖 힘 중에는 이치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아는 힘[處非處力]이 으뜸 되며, 온갖 두려움 없음[無所畏]에서는 첫째 지혜의 두려움 없음이 으뜸 되며, 18불공법(不共法) 중에는 걸림 없음이 으뜸 되며, 32상 중에는 정수리를 볼 수 없음이 으뜸 되며, 80종호 중에는 불공설법(不共說法)이 으뜸 되며, 입을 장엄함에는 온갖 말을 아는 것이 으뜸 되며, 마음을 장엄함에는 교만을 파괴함이 으뜸 되며, 모든 법 중에는 지혜가 으뜸 되나니, 이러한 것을 혜등삼매라 하느니라.”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연화보살과 1만의 보살이 이 삼매를 얻었으며,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모든 대중이 묘한 향과 꽃과 갖가지 흥겨운 풍악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거듭 찬탄하며 모인 보살이 각각 이러한 말을 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예전부터 이러한 삼매의 이름조차 듣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자세히 분별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겠습니까. 저희들은 이제 모두 이 삼매를 얻었으므로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으려고 이 공양을 베푸나이다. 만약 이러한 삼매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능히 큰 이익을 얻어 위없는 보리심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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