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12)-120

근와(槿瓦) 2015. 11. 15. 20:35

대반열반경(12)-12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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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치어도 항상하다 이름하나 항상치 못함이 아닌 것같이 해탈도 그러하여 항상치 못한 것이 아니니, 항상치 못한 것이 아님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견실(堅實)이라 이름하나니, 가타라전단나무나 침향의 성질이 견실한 것같이 해탈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견실하며, 성품이 견실함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비지 않음을 이름이니, 비유컨대 대와 갈대는 속이 비었지만,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니,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더럽힐 수 없음을 이름이니, 비유컨대 담벼락이 회벽을 하기 전에는 파리 · 모기 따위가 붙어 유희하여 더럽혀지지만, 회를 바르고 단청을 한 뒤에는 벌레가 단청 냄새를 맡고는 붙어 있지 않나니 이렇게 붙어 있지 않음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가[邊]가 없음을 이름이니, 비유컨대 촌락은 가가 있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며, 마치 허공은 가가 없음같이 해탈도 그와 같이 가가 없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볼 수 없음을 이름이니, 마치 공중에 새 발자국을 보기 어려움 같아서, 그렇듯 보기 어려움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매우 깊음을 이름이니, 왜냐 하면 성문과 연각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연고니라. 들어갈 수 없음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매우 깊은 것은 부처님과 보살들의 공경하는 바라, 마치 효자가 부모에게 공양하면 공덕이 매우 깊은 것 같으니, 공덕이 깊음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보지 못함을 이름이니, 마치 사람이 자기의 정수리를 보지 못함 같이 해탈도 그러하여 성문이나 연각이 보지 못하는 것이며, 보지 못하는 것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집이 없는 것이라 하나니, 마치 허공에는 집이 없는 것 같아서 해탈도 그러하며, 집이라 함은 25유(有)에 비유한 것이고, 집이 없다 함은 참 해탈에 비유한 것이니,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가질 수 없나니, 아마륵 열매는 사람이 가질 수 있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가질 수 없으며, 가질 수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잡을 수 없나니, 마치 환으로 된 물건은 잡을 수 없거든, 해탈도 그러하여 잡을 수 없으며, 잡을 수 없음은 참 해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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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몸이라 할 것이 없나니, 마치 사람은 몸에 옴이 오르고 대풍창과 등창이 나고 미치고 조갈병 들고 마르는 병이 있거니와, 참 해탈 중에는 그런 병이 없나니, 그런 병이 없음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한 맛이라 하나니, 마치 젖이 한 맛인 것처럼 해탈도 그와 같아서 다만 한 맛이니, 한 맛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청정하다 하나니, 마치 물에 진흙이 없으면 고요하고 청정한 것 처럼 해탈도 그러하여 고요하고 청정하며, 고요하고 청정함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한결같은 맛이니, 마치 공중에서 내리는 비가 한결같이 깨끗한 것처럼 한결같이 깨끗함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없애 버림이니, 마치 보름달은 구름이 가리지 않는 것처럼, 해탈도 그러하여 가린 구름이 없으며, 가린 구름이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고요함이니, 마치 사람에게 앓던 열병이 나으면 몸이 고요하여지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몸이 고요하여지며, 몸이 고요함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평등이니, 마치 벌판에 있는 독사나 쥐나 이리는 모두 죽이려는 마음이 있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죽이려는 마음이 없으며, 죽이려는 마음이 없음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평등하다는 것은 마치 부모가 아들들에게 평등한 마음을 가지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마음이 평등하며, 마음이 평등함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다른 곳이 없나니, 어떤 사람이 훌륭하고 깨끗한 집에만 살고 다시 다른 데가 없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다른 곳이 없으며, 다른 곳이 없음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만족한 줄 앎이니, 굶주린 사람이 맛난 음식을 만나면 싫은 줄 모르고 먹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우유죽을 먹은 이에게는 다른 음식이 필요하지 않나니, 다른 것이 필요치 않음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끊음이니, 결박을 당한 사람이 결박한 것을 끊고 벗어나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모든 의심의 결박을 끊음이라, 의심을 끊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저 언덕에 이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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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강에는 이 언덕과 저 언덕이 있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이 언덕은 없으나 저 언덕은 있나니, 저 언덕이 있는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잠잠한 것이니 큰 바다는 물이 출렁거리며 요란한 소리가 나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니, 이런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아름답고 묘하니, 모든 약에 하리륵(呵梨勒)을 섞은 것은 맛이 쓰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고 맛이 감로 같나니, 맛이 감로 같음을 참 해탈에 비유하였고,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번뇌를 제함이니 마치 좋은 의사는 신기한 약으로 모든 병을 잘 치료하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모든 번뇌를 제하는 것이며, 번뇌를 제한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비좁지 않음이니, 작은 집에는 많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으나,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얼마든지 용납하는 것이며, 얼마든지 용납함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애욕을 멸하여 음욕이 없나니, 여인들은 애욕이 많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며, 여래는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교만 따위의 번뇌가 없느니라.

 

또 해탈은 사랑이 없음이라 하거니와, 사랑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아귀 같은 사랑이요, 하나는 법에 대한 사랑이다. 참 해탈은 아귀 같은 사랑을 여의고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법에 대한 사랑이 있나니, 법에 대한 사랑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나와 내 것을 여의었으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곧 법이니라.

 

또 해탈은 구호함이니, 모든 두려워하는 이를 구호하는 것이므로,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곧 법이니라.

 

또 해탈은 귀의할 곳이니, 만일 귀의할 데가 있으면 이런 해탈은 다른 귀의할 데를 구하지 않느니라. 마치 사람이 임금에게 의지하면 다른 의지할 데를 구하지 아니하는 것과 같나니, 임금에게 의지한 것은 흔들림이 있거니와 해탈에 의지하면 흔들림이 없으며, 흔들림이 없는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즉시 법이니라.

 

또 해탈은 집이니, 어떤 사람이 거친 벌판에 다니려면 험난한 일이 있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험난이 없으며 험난이 없는 것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두려움이 없나니, 사자가 모든 짐승을 두려워하지 않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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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군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두려움이 없음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협착한 일이 없나니, 마치 협착한 길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갈 수 없는 것과 같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착박[迮]하지 않다는 것은 비유컨대 사람이 범이 무서워서 우물에 떨어질 수 있는 것과 같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착박하지 않다는 것은 마치 큰 바다에서 낡은 배를 버리고 견고한 배를 얻어 타면 바다를 건너 편안한 곳에 이르러 마음이 쾌락함 같나니, 해탈도 그와 같아서 마음이 쾌락하니, 쾌락함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모든 인연을 뽑아 버림이니, 비유컨대 젖을 인하여 타락을 얻고, 타락을 인하여 소(酥)를 얻고 소를 인하여 제호를 얻거니와, 참 해탈에는 이런 인연이 없나니, 인연이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교만을 항복받음이니, 큰 임금은 작은 임금을 업신여기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곧 법이니라.

 

또 해탈은 방일을 굴복함이니, 방일하면 탐욕이 많거니와, 참 해탈에는 그런 말이 없으며, 그런 말이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무명을 없앰이니, 가장 좋은 생소에서 찌꺼기를 없앤 것을 제호라 하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무명의 찌꺼기를 없애면 참 밝음[眞明]이 나타나나니, 참 밝은 것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고요하여 하나뿐이요 둘이 없나니, 마치 빈 들판에 코끼리가 하나뿐이고 짝이 없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하나뿐이고 짝이 없으며, 하나뿐이고 짝이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견실하다 이름하나니, 마치 대나 갈대나 피마자가 줄기는 속이 비었지만 씨는 견실함 같으니라. 부처님을 제하고는 모든 인간 · 천상 사람들이 다 견실하지 못하며, 참 해탈은 온갖 번뇌와 생사를 여의었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잘 깨달아 나를 이익케 함이니, 참 해탈도 그와 같으며, 이런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모든 것을 버림이니, 마치 사람이 먹고는 토하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모든 것을 버렸으며, 모든 것을 버린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이름이 결정이니, 마치 바사꽃의 향기가 칠엽수(七葉樹)에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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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같이 해탈도 그러하며,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이름을 수대(水大)라 하나니, 수대는 다른 대(大)보다 훨씬 뛰어나서 온갖 초목의 씨를 축이는 것이며, 해탈도 그러하여 모든 생류들을 축이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들어감이라 하나니, 문이 있으면 들어갈 수가 있고 금의 성질이 있는 데서는 금을 얻을 수 있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그 문으로는 나가 없음[無我]을 닦은 이가 들어갈 수 있나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선한 것이니, 마치 제자가 스승을 따라다니며 가르치는 말을 잘 받들면 선이라 하듯이 해탈도 그와 같으니,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세상에 뛰어난 법이라 이름하나니, 모든 법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며, 여러 가지 맛 가운데 소(酥)의 맛이 가장 훌륭하듯이, 해탈도 그러하며,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흔들리지 않음을 이름이니, 마치 문턱을 바람이 흔들지 못하듯이 참 해탈도 그러하며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파도가 없음이라 하나니, 저 바다에는 파도가 요란하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며,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마치 궁전과 같으니, 해탈도 그러하며 이러한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쓸 데가 많은 것이니, 염부단금은 쓰이는 데가 많으며 그 금의 나쁜 허물을 말할 이 없음같이 해탈도 그러하여 허물이 없으며, 허물 없는 것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어린애의 버릇을 버림이니, 마치 어른이 어린애의 버릇을 버리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5음(陰)을 제하여 버렸으며, 5음을 버린 것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이름이 필경[究竟]이니, 마치 결박되었던 사람이 결박에서 풀려나면 목욕하여 깨끗이 하고 집에 돌아가듯이 해탈도 그러하여 필경까지 깨끗한 것이니, 끝까지 깨끗함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함이 없는 즐거움이니, 함이 없는 즐거움이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토한 연고니라. 마치 사람이 잘못하여 독약을 먹고는 독을 제하기 위하여 토할 약을 먹으며, 토하고 나면 독이 없어지고 몸이 편안해짐 같으니, 해탈도 그러하여 번뇌에 속박된 독을 토하고 몸이 안락하여짐을 함이 없는 즐거움이라 하며, 함이 없는 즐거움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네 가지 독사인 번뇌를 끊음이니, 번뇌를 끊음이 참 해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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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모든 생사를 여의고 모든 괴로움을 없애고 온갖 즐거움을 얻으며, 탐욕 ·성냄 · 어리석음을 영원히 끊고 모든 번뇌의 뿌리를 뽑아 버린 것이니, 번뇌의 뿌리를 뽑은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모든 함이 있는 법을 끊고, 온갖 무루(無漏)의 선근을 내며 여러 갈래를 막음이라 하나니, 이른바 나다, 내가 없다, 내가 아니고 내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는 데서, 다만 집착만 끊고 나란 소견을 끊지 않는 것이다. 나란 소견은 불성이요 불성은 참 해탈이며,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공하지 않은 공[不空空]이니, 공한 공[空空]은 있는 것이 없음이요, 있는 것이 없음은 니건자 외도들이 억측하는 해탈이니, 니건자는 해탈이 없으므로 공한 공이라 하고, 참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므로 공하지 않은 공이라 하나니, 공하지 않은 공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공하고 공하지 않은[空不空] 것이니, 마치 물병 · 술병 · 우유병 · 타락병 · 꿀병 따위에 물이나 술이나 우유나 타락이나 꿀이 없더라도, 물병 내지 꿀병이라 하나니, 이 병들은 공하였다고도 할 수 없고 공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없느니라. 만일 공하다면 빛과 냄새와 맛과 촉(觸)이 없어야 할 것이고, 공하지 않다면 물이나 내지 꿀이 있어야 할 것이니, 해탈도 그와 같아서 빛이라 빛 아니라 말할 수 없으며, 공하다 공하지 않다 말할 수 없느니라. 만일 공하다고 말한다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常樂我淨]이 없을 것이요, 공하지 않다면 누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받겠느냐. 이런 이치로 말미암아 공하다거나 공하지 않다거나 말할 수 없느니라. 공하다 함은 25유와 모든 번뇌와 온갖 괴로움과 온갖 모양새와 온갖 함이 있는 행법(行法)이 없다는 것이니, 마치 병에 타락이 없는 것을 빈 병이라 함과 같고, 공하지 않다 함은 진실한 참 빛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여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이니, 마치 병의 빛깔과 냄새와 맛과 촉함이 있으므로 공하지 않다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해탈을 병에 비유하건대 병은 인연을 만나면 깨어질 수 있지만,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깨뜨릴 수 없나니, 깨뜨릴 수 없음이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또 해탈은 사랑을 떠난 것이라 하나니,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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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왕이나 대범천왕이나 자재천왕을 희망하거니와, 해탈은 그렇지 아니하여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면 사랑도 없고 의심도 없나니, 사랑도 없고 의심도 없음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니, 만일 해탈에 사랑과 의심이 있다면 옳지 아니하니라. 또 해탈은 모든 탐욕을 끊고 온갖 모양새, 온갖 속박, 온갖 번뇌, 온갖 생사, 온갖 인연, 온갖 과보를 끊음이니, 이런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곧 열반이니라. 모든 중생은 번뇌와 생사를 무서워하여서 3귀의를 받나니, 마치 사슴들이 사냥꾼을 무서워하다가 벗어나고 한 번 뛰는 것을 1귀의에 비유하고, 나아가 세 번 뛰는 것을 3귀의에 비유하면, 세 번 뛰었으므로 편안함을 얻게 되느니라. 중생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마군의 사냥꾼을 무서워하므로 3보에 귀의하고 3보에 귀의하므로 편안함을 얻나니, 편안함을 받는 것은 참 해탈이요, 참 해탈은 곧 여래요, 여래는 곧 열반이며, 열반은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음은 불성이요, 불성은 결정함이요, 결정함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열반과 불성과 결정과 여래가 한 뜻이라면, 어찌하여 3귀의가 있다 이르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이 생사가 두려워서 3귀의를 구하고, 3귀의를 하였으므로 불성이 결정이요 열반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법은 이름은 같으나 뜻이 다르고, 어떤 법은 이름과 뜻이 모두 다르니라. 이름은 같으나 뜻이 다른 것은, 부처도 항상하고 법도 항상하고 비구 스님도 항상하고 열반과 허공이 모두 항상하므로 이름은 같으나 뜻이 다르다는 것이요,

 

이름과 뜻이 모두 다르다는 것은,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이요 법은 깨닫지 않음이요 스님은 화합이요 열반은 해탈이요 허공은 선한 것이 아니며 또 걸림이 없음이라고 이름하나니, 이것은 이름과 뜻이 모두 다른 것이니라.

 

선남자여, 3귀의도 그와 같아서 이름과 뜻이 모두 다른 것이어늘 어찌 하나라 하겠느냐. 그러므로 내가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교담미(憍曇彌)에게 말하기를 '나에게 공양하지 말고 승가에 공양하라. 승가에 공양하면 3귀의에 구족히 공양함이 되리라' 하니, 마하파사파제가 대답하되 '승가 가운데는 부처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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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고 법도 없거늘 어찌하여 승가에 공양하면 3귀의에 구족히 공양함이 된다고 합니까?'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내 말을 따름은 부처에게 공양함이요, 해탈을 위하므로 법에 공양함이요, 승가가 받으므로 승가에 공양함이 된다'고 하였다.

 

선남자여, 그러므로 3귀의는 하나가 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어떤 때에는 하나를 말하여 셋이라 하고, 또 셋을 말하여 하나라 하나니, 이런 이치는 부처의 경계요 성문이나 연각들의 알 것이 아니니라."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필경까지 안락한 것이 열반이라 하심은 무슨 뜻입니까? 열반은 몸을 버리고 지혜를 버림이니, 몸과 지혜를 버렸으면 누가 안락을 받겠습니까?"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밥을 먹고 가슴이 답답하여 토하려고 밖에 나갔다가 이미 토하고 다시 들어왔는데, 동무가 묻기를 '그대의 답답한 병이 모두 나아서 돌아왔는가?' 하기에 그가 대답하기를 '아주 나아서 편안해졌다' 하였으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25유를 끝까지 여의고 열반의 안락한 곳을 영원히 얻으면, 변동할 수도 없고 끝나는 일도 없어서 온갖 받음[受]을 끊었으므로 받는 일 없는 즐거움[無受樂]이라 하나니, 이렇게 받는 일 없음이 항상한 즐거움이어늘, 만일 여래가 즐거움을 받는다 하면 옳지 아니하니라. 그러므로 필경까지 즐거움이 열반이요, 열반은 참 해탈이며 참 해탈은 곧 여래니라."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해탈이라 합니까?"

"그러니라. 선남자여,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이 해탈이니, 이러한 해탈이 곧 여래니라."

 

"만일 나지도 멸하지도 않음이 해탈이라면, 허공의 성품이 나지도 멸하지도 아니하오니, 마땅히 여래일 것이오며, 여래의 성품과 같아서 곧 해탈이겠습니다."

 

"선남자여, 그것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그렇지 않습니까?"

 

"선남자여, 가란가새[迦蘭伽鳥]나 명명새[命命鳥]의 소리가 맑고 아름다움이 까마귀 · 까치의 소리와 같겠느냐?"

"그렇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까마귀 · 까치 소리를 공명조의 소리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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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면 백천만 곱으로도 비길 수 없나이다."

 

가섭보살이 또 말을 계속하였다. "가란가의 소리는 아름답고 몸매도 같지 아니하옵거늘, 여래께서 어찌하여 까마귀 · 까치에 비교하나이까? 겨자씨로 수미산에 비교함과 같으며, 부처님을 허공에 비유함도 그와 같겠으니, 가란가의 소리를 부처님 음성에는 비유하려니와 까마귀 · 까치의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깊고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치를 그대가 잘 이해하는구나. 여래가 어떤 때에는 까닭이 있어서 허공으로 해탈에 비유하거니와, 이와 같은 해탈은 곧 여래니라. 참 해탈은 천상 · 인간에 비유할 것이 없으며, 허공도 비유가 되지 못하건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비유가 안 되는 것으로 비유하나니, 해탈은 곧 여래며, 여래의 성품이 곧 해탈이어서 해탈과 여래가 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은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비유가 안 된다 함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 비유가 되지 않건만 인연이 있으므로 비유하는 것이니, 경전에 말하기를, 얼굴이 단정한 것을 보름달 같다 하고, 흰 코끼리가 깨끗함을 설산과 같다 하는 따위니, 보름달이 얼굴과 같을 수 없고, 설산이 코끼리 같을 수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무슨 비유로도 참 해탈을 비유할 수 없건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비유하는 것이니, 모든 비유로써 법의 성품을 알게 함도 그와 같으니라."

 

"여래께서 어찌하여 두 가지 말씀을 하십니까?"

"선남자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칼을 들고 성난 마음으로 여래를 해하려 할 적에 여래는 화평한 얼굴로 한탄하는 기색이 없으리니, 그 사람이 여래의 몸을 상하여 역적죄를 이루겠느냐?"

 

"그렇지 못하리이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여래의 몸은 상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 이유를 말하면, 빛깔로 된 몸은 없고 법성신(法性身)만 있으니, 법성신의 성품은 깨뜨릴 수 없거늘, 그 사람이 어찌 부처님 몸을 상하오리까만 다만 악독한 마음인 까닭으로 무간죄를 이룰 뿐이오니, 이런 인연으로 모든 비유를 끌어서 참된 법을 알게 하나이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또 가섭보살을 칭찬하셨다.

 

                                                                                                                       [120 / 10007] 쪽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내가 하려는 말을 그대가 하는구나.

 

또 선남자여, 비유컨대 어떤 흉악한 사람이 자기의 어머니를 죽이려고 밭에 쌓은 낟가리 곁에 있을 적에 어머니가 밥을 가지고 오거늘 그 사람이 보고 죽이려는 마음을 내어 칼을 갈거든, 어머니가 알아차리고 낟가리 속에 숨었는데, 그 사람이 칼을 들고 낟가리를 들면서 여러 번 찌르고 죽인 줄 알고 기뻐하는 동안에 어머니가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다 하면, 이 사람이 무간지옥 죄를 이루게 되겠느냐?"

 

"세존이시여, 일정하게 말할 수 없나이다. 왜냐 하면 죄가 있다고 말하려면 어머니의 몸이 상하였어야 할 터인데 상하지 않았으니 죄가 있다 할 수 없고, 죄가 없다 하려 해도 죽인 줄 생각하고 쾌한 마음을 가졌으니 어떻게 죄가 없다 하오리까? 이 사람이 비록 역적죄를 구족하지는 않았더라도 역적죄를 면치는 못할 것이오니, 이런 인연으로 비유를 들어 참된 법을 알게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러한 인연으로 가지가지 방편과 비유를 말하여 해탈에 비유하거니와, 아무리 한량없는 아승기 비유를 들더라도 실로는 비유로 비교할 수 없느니라. 어떤 인연으로는 비유로 말할 수도 있고, 어떤 인연으로는 비유하지 못하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해탈은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여 열반에 나아가는 것이며, 열반과 여래도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이 있느니라. 이렇게 한량없는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였으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에야 여래의 이르시는 곳이 그지없음을 알겠사오며, 이르는 곳이 그지없사올새, 수명도 끝이 없음을 알겠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바른 법을 잘 보호하는구나. 만일 선남자 · 선여인이 모든 번뇌의 결박을 끊으려 하면 마땅히 이와 같이 바른 법을 보호하여야 하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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