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14)-140

근와(槿瓦) 2015. 11. 17. 18:34

대반열반경(14)-14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31 / 10007] 쪽

사람이 나이 많은 스님을 공경하여야 하나니, 나이 많은 스님은 먼저 구족계를 받아 위의를 성취하였으므로 공경하고 공양한다 하오며, 부처님 말씀에 계를 파한 이는 부처님 법에서 용납하지 않나니, 좋은 밭에 가라지[稊稗] 같다 하였으며, 또 부처님 말씀이 법을 아는 이가 있으면 늙은이건 젊은이건 제석천왕 섬기듯이 공양하라고 하였으니, 이 두 구절 말씀의 뜻이 어떠합니까? 여래의 허망한 말씀이 아닙니까? 또 부처님 말씀에 계행을 가지는 비구도 범할 때가 있다고 하였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세존께서 또 다른 경전에서는 파계한 이를 다스리라 하였으니, 그렇게 말씀하신 뜻을 알 수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오는 세상의 보살들로서 대승을 배우는 이를 위하여 그런 게송을 말한 것이요, 성문 제자를 위하여 말한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내가 먼저 말한 것은, 바른 법이 멸하고 계율이 파괴될 때와 파계하는 일이 많고 법답지 못한 짓이 성행할 때와 모든 성인들이 숨고 나타나지 아니할 때와 종과 같은 부정한 것을 받아 쌓을 때에, 네 종류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나마 세상에 나서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서, 모든 비구들이 제각기 종과 하인 따위의 부정한 것을 받아두면서도 정한지 부정한지도 알지 못하고, 계율인지 계율 아닌지를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이 그런 비구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일부러 그들과 함께 빛을 섞으면서도 티끌은 함께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행할 곳과 부처님의 행하는 곳을 잘 분별하여 알며, 다른 이들의 바라이죄를 범한 것을 보고도 드러내어 말하지 아니하나니, 왜냐 하면 내가 세상에 나타나서 바른 법을 세우고 보호하게 하려는 까닭으로 다스리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사람은 법을 보호하기 위하는 것이므로 비록 범하는 일이 있더라도 파계라고 이름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임금이 병이 나서 죽었고 아들은 어려서 임금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는데, 한 전다라가 재물이 수없이 많고 권속도 많으므로 그 세력으로써 나라의 빈틈을 타서 임금의 자리를 억지로 빼앗고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하였더니, 그 나라의 거사와 바라문들이 배반하여 다른 나라에 도망가기도 하고, 나라 안에 있는 이들도 그 전다라 왕을 옳게 보려 하지 않으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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떤 장자와 바라문은 본래 있던 데를 떠나지 않고, 마치 나무가 났던 자리에서 쓰러지듯이 그곳에서 죽으려 하였다. 전다라 왕은 나라 사람들이 도망하여 가는 줄을 알고 다른 전다라들을 보내어 길목을 지키게 하였으며, 7일 후에는 북을 치면서 바라문들에게 호령하기를 나를 위하여 정수리에 물을 부어주는 사람[灌頂師]에게는 나라의 반을 나누어 상을 주겠다고 하였다. 모든 바라문은 이 말을 들었으나 한 사람도 오지는 아니하고 말하기를 그런 일을 할 바라문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였다. 전다라 왕은 또 말하기를, '바라문들 중에 나의 정수리에 물을 부어주는 이가 한 사람도 없으면, 나는 모든 바라문들을 끌어다가 전다라들과 한데서 거처하며 먹고 자고 일을 같이하게 하겠고, 만일 내 정수리에 물을 붓는 이가 있으면 나라의 반을 나누어 상을 줄 것을 실행하겠으며, 주술을 부려서 가져오는 33천의 감로수 불사약을 나누어서 함께 먹겠노라'고 하였다. 그 때에 나이 20살쯤 되고 깨끗한 행을 닦고 머리를 기르고 주술을 잘 아는 어떤 바라문 동자가 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여, 대왕의 명령을 제가 모두 좇겠나이다.' 왕은 대단히 기뻐서 이 동자로 관정사를 삼았다. 바라문들은 이 소문을 듣고 모두 성을 내면서 그 동자를 꾸짖었다. '네가 바라문으로서 어찌하여 전다라의 스승이 되느냐?' 그 때에 왕은 나라의 반을 갈라서 동자에게 주고 나라 일을 함께 다스리며 여러 해를 지났다. 한번은 동자가 왕에게 말하기를 '저는 우리 가문의 법을 어기고 일부러 와서 왕의 스승이 되고 모든 비밀한 주문을 왕에게 가르쳤는데, 왕은 아직도 저와 친하지 않습니까?' 하였다. 왕은 대답하기를 '어째서 내가 그대를 친하지 않는다 하느냐'고 하자 동자는 말하기를 '선왕께서 마련하여 두었던 불사약을 한번도 나누어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하였다. 왕의 대답은'좋은 일이오. 대사여, 나는 참으로 알지 못하니 대사는 마음대로 가져가시오' 하였다. 그 때에 동자는 왕의 말을 듣고 불사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서 대신들을 청하여 함께 먹었더니, 모든 신하들이 먹고 나서는 왕에게 말하기를 '대사에게는 참말로 불사약이 있습니다' 하였다. 왕은 그 사실을 알고 스승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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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는 어째서 대신들하고만 감로수를 나누어 먹고 내게는 주지 않느냐.' 그 때에 동자는 독약이 섞인 다른 약을 왕에게 주어 먹게 하였더니, 왕은 그 약을 먹고 잠깐 동안에 약독이 발작하여 혼절하여 땅에 쓰러지고 인사불성이 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 그 때에 동자는 전왕의 태자를 세워 왕을 삼고 말하기를 '임금의 용상에 전다라가 앉아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저는 본래 전다라가 임금이 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며, 전다라가 나라와 백성을 다스려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대왕께서는 이제 임금이 되셨으니 선왕의 법을 이어 나라를 다스리십시오' 하였다. 동자는 이런 일을 하고 나서는 다시 해독하는 약을 전다라에게 먹여 깨어나게 하고, 그런 뒤에 나라 밖으로 쫓아내었다. 동자가 이런 일을 하였지만 바라문을 잃지 아니하였고, 다른 거사나 바라문들도 이 소문을 듣고는 모두 칭찬하기를 '그대가 능히 전다라 왕을 몰아내었다'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열반한 뒤에 바른 법을 보호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방편으로써 계를 파한 이나 이름만 빌린 이나 모든 부정한 것을 쌓아 두는 스님들과 더불어 모든 사업을 함께 하거든, 그 때의 보살들이 만일 어떤 사람이 계율을 범하였지만 계행을 비방하는 나쁜 비구들을 다스리기 위함인 줄을 알았으면 곧 그이에게 가서 공경하고 예배하고 네 가지 일로 공양하며 경전이나 모든 필요한 물건을 받들어야 하며, 자기에게 없거든 방편을 써서 단월에게 빌려서라도 이바지하여야 하나니, 이런 일을 위하여서는 여덟 가지 부정한 것도 저축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저런 나쁜 비구들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니, 마치 동자가 전다라를 몰아내기 위하는 일과 같은 까닭이니라. 이 때에 보살들이 비록 이런 사람을 공경하고 예배하며 여덟 가지 부정한 것을 받아 쌓더라도 죄가 없나니, 그 이유는 이 보살이 나쁜 비구들을 배척하고 청정한 스님들로 하여금 편안히 머물게 하기 위함이며 대승 방등경전을 유포하여 모든 천상과 세간 사람들을 이익케 하기 위함이니라. 선남자야,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다른 경전에서 그러한 두 게송을 말하여 보살들로 하여금 바른 법을 수호하는 사람을 함께 찬탄하라 한 것은 저 거사와 바라문들이 동자를 찬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라. 법을 수호하는 보살도 그와 같나니, 어떤 사람이나 만일 법을 수호하려는 이가 파계한 스님과 함께 일을 하

 

                                                                                                                      [134 / 10007] 쪽

는 것을 보고 죄가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으면, 그런 사람은 스스로 재앙을 받을지언정, 법을 수호하는 사람은 죄가 없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도 교만한 생각으로 덮어두고 참회하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참으로 파계한 것이겠지만, 보살마하살이 법을 보호하기 위하여서 계를 범하는 것은 파계라고 이름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교만한 생각은 없고 죄를 드러내어 참회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그러하여 경전 중에서 내가 덮어 놓고 이런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바른 법을 아는 이가 있는 곳에는 늙은이나 젊은이나 빨리 나아가 공양하고 공경하고 예배하기를 불 섬기는 바라문과 같이 할지며, 욕계의 6천 중의 둘째 하늘이 제석천왕 섬기듯이 해야 하리라. 이런 인연으로 나도 성문 배우는 이를 위하여 말한 것이 아니고 보살들을 위하여 이 게송을 말한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이러한 보살마하살이 계율에는 비록 느슨하나 본래 받은 계는 그대로 있습니까?" "선남자야, 너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본래 받은 계는 그대로 있어 잃은 것이 아니요, 설령 범하였더라도 곧 참회하며, 참회하면 깨끗하니라. 선남자야, 마치 낡은 둑이 구멍이 뚫리면 물이 새듯이, 사람이 막지 아니하는 연고며, 막기만 하면 새지 않느니라. 보살도 그러하여 비록 파계한 사람과 함께 포살(布薩)하고 계를 받고 자자(自恣)하고 비구의 일을 같이하더라도 본래 있는 계율은 낡은 둑이 새는 것과는 같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만일 청정하게 계율을 가지는 이가 없으면 스님들이 줄고 느슨하고 게으름이 날마다 늘려니와, 청정하게 계를 가지는 이가 있으면 곧 구족하여 본래 받은 계를 잃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야, 대승[乘]에 느슨한[緩] 이는 느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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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려니와, 계에 느슨한 이는 느슨하다 아니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대승에 대하여 마음이 게으르지 아니하면 계율을 받든다고 이름하나니, 바른 법을 수호하기 위하여 대승의 물로 목욕하므로 보살은 비록 현재에 계를 파하여도 느슨하다고 하지 않느니라." "부처님과 스님들 중에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암라 열매의 설고 익음을 알 수 없듯이 파계하고 지계함을 어떻게 압니까?" "선남자야, 미묘한 대반열반경을 의지하면 알기 쉬우니라. 어째서 대반열반경을 의지하면 안다고 하느냐. 농사꾼이 나락 씨를 심고 가라지 따위의 김을 매는 것을 육안으로 보면 잘 맨 밭이라 하지만, 열매가 여물 적에는 풀과 곡식이 각각 다르듯이, 여덟 가지 일로 더럽혀진 스님들을 제하면 육안으로 보고는 청정한 줄 알지만 계율을 가지고 파하는 것은 나쁜 짓을 하지 않을 때에, 육안으로 보고 분별하기 어렵거니와 나쁜 짓이 드러나면 알기 쉬운 것이니 마치 이삭이 팬 뒤에는 가라지를 알기 쉬운 것 같으니라. 스님들도 그와 같아서 여덟 가지 부정한 독사 같은 법을 여의면 깨끗한 성스러운 대중의 복밭이라 하여 천상 인간의 공양을 받지만, 청정한 과보는 육안으로는 분별할 수 없느니라. 또 어떤 가라가(迦羅迦) 숲에 많은 나무 가운데서 진두가(鎭頭迦)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가라가 열매와 진두가 열매는 비슷하여서 분별하기 어려운데, 그 열매가 익었을 적에 어떤 여인이 그 열매를 따서 모았으나, 진두가 열매는 1분밖에 안 되고 가라가 열매는 10분이었다. 그 여자가 어느 열매인지 알지 못하고 저자에 가지고 가서 팔았다. 어리석은 아이들이 분간할 줄 몰라서 가라가 열매를 사서 먹고는 곧 죽었다.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이 이 소문을 듣고 그 여인에게 어디서 이 열매를 땄느냐고 물었더니, 그 여인이 따던 곳을 말하였다.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말하기를 '그곳에는 많은 가라가 나무와 한 그루의 진두가 나무가 있다'고 하면서 웃고 가버렸다. 선남자야, 대중 가운데 여덟 가지 부정한 법도 그와 같아서, 그 중에는 여덟 가지 부정한 법을 받는 이가 많고, 다만 한 사람만이 계행을 깨끗하게 가지고 여덟 가지 부정한 법을 받지 아니하면서, 다른 이들이 법답지 못한 것을 받아 두는 줄을 알지만, 함께 일을 하면서 버리고 떠나지 아니한 것이, 마치 가라가 숲

 

                                                                                                                      [136 / 10007] 쪽

가운데 한 그루의 진두가 나무가 있는 것과 같으니라. 어떤 우바새가 그 대중들의 법답지 못한 것을 보고는 공경하지도 공양하지도 아니하였고, 공양하려 할 적에는 그대들에게 묻기를 '스님들은 저러한 여덟 가지 일을 받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허락하셨습니까?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포살하고 함께 갈마하고 함께 자자합니까?' 하였다. 대중은 대답하기를, '여래께서 가엾이 여겨 그런 것을 받도록 허락하였다'고 하였고, 우바새는 말하기를, '기원정사에 있는 여러 비구들이 혹은 금이나 은을 받으라고 부처님께서 허락하였다 하고, 혹은 허락하지 않았다 하면서,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는 허락하였다는 비구들과는 함께 있지도, 계를 말하지도, 자자하지도 아니하였고, 심지어는 흐르는 강물도 함께 먹지 아니하며 모든 이양하는 물건을 함께하지 아니하였는데, 당신들은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허락하였다고 말하는가. 부처님께서는 하늘 중의 하늘이시니 비록 받으셨다 하더라도 당신네들은 받아 두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만일 받는 이가 있으면, 그들과 함께 계를 말하거나 자자하거나 갈마하거나 스님들의 일을 함께 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일 함께 계를 말하거나 자자하거나 갈마하거나 스님들의 일을 같이한다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니 저 어리석은 사람이 가라가 열매를 먹고 죽는 것과 같으리라' 하였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도시에 약장사가 있어서 설산에서 나는 좋은 약을 팔면서 다른 약도 팔았는데, 맛이 좋기는 비슷하였다. 그 때 사람들이 모두 설산에서 나는 약을 사려 하였으나 분별할 수 없었으므로 약 파는 곳에 가서 설산에서 나는 약이 있느냐고 물었다. 약장사가 있다고 대답하고는 다른 약을 주면서 설산에서 나는 약이라고 속였더니, 약을 사는 사람은 육안이어서 잘 분별하지 못하고 약을 사 가지고 가서 설산에서 나는 좋은 약을 얻었다고 좋아하였다. 가섭이여, 성문 대중 가운데는 이름만 빌린 비구도 있고 진실한 비구도 있고 화합한 비구도 있으며, 계행을 갖는 이도 있고 계율을 파한 이도 있거든, 이 대중에게 평등하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예배하나니, 이 우바새가 육안이어서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약을 사는 사람이 설산의 좋은 약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누구는 계행을 가지고 누구는 계행을 파하며, 누구는 참 비구이고 누구는 가짜 비구인 것은 천안통을 얻은 이라야

 

                                                                                                                      [137 / 10007] 쪽

아느니라. 가섭이여, 만일 우바새가 그 비구가 파계한 줄을 알았다면 보시하고 예배하고 공양하지 말아야 하며, 그 사람이 여덟 가지 법답지 못한 것을 받아둔 줄을 알거든 요구하는 것을 공급하거나 예배하거나 공양하지 말아야 하며, 스님들 가운데 파계한 이가 있으면 가사를 입었다는 인연만으로는 공경하고 예배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좋은 말씀이십니다. 여래의 말씀이 진실하고 허망하지 아니하오니, 제가 금강의 보배와 같이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비구들은 네 가지 법에 의지하여야 하오리니, 무엇을 네 가지라 하나이까?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며, 이치에 의지하고 마(魔)에 의지하지 말며, 지혜에 의지하고 식(識)에 의지하지 말며, 요의경(了義經)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 이 네 가지 법은 네 종류 사람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하리이다." "선남자야, '법'을 의지한다는 것은, 곧 여래의 대반열반이니, 모든 부처님 법이 곧 법의 성품이며, 법의 성품이 곧 여래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고 변하지 않는 것이거늘, 어떤 이가 여래는 무상하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법의 성품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것이니 법의 성품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이에게는 의지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위에서 말한 네 종류 사람은 세상에 나서 법을 수호하는 사람이니, 그런 줄을 알고 의지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여래의 비밀하고 깊은 법장을 잘 아는 까닭이며, 여래가 항상 머물고 변하지 않는 줄을 아나니, 만일 여래가 무상하고 변역한다고 말하면 옳지 아니하니라. 이 네 종류 사람은 곧 여래라 하리니, 왜냐 하면 이 사람이 여래의 비밀한 말씀을 잘 이해하고 또 말할 수 있는 까닭이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의 깊고 비밀한 법장을 잘 알고 여래가 항상 머물고 변역하지 않는 줄을 안다면 이런 사람은 이양을 위하여서 여래가 무상하다고 말하지 아니하리니, 이런 사람에게도 의지하여야 하겠거늘, 하물며 네 종류 사람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겠는가. 법에 의지함은 곧 법의 성품이요 사람에게 의지하지 아니함은 곧 성문이며, 법의 성품은 곧 여래요 성문은 곧 함이 있는 것이며, 여래는 항상 머무는 것이요 함이 있는 것은 무상이니라.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파계한 몸으로 이양을 위하여 여래가 무상하고 변역

 

                                                                                                                      [138 / 10007] 쪽

한다고 말하면 이런 사람에겐 의지하지 않아야 하나니, 선남자야, 이것을 결정한 이치라 하느니라. '이치'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은, 이치는 깨달음이요 깨달았다는 뜻은 못나고 약하지 않음이요, 못나고 약하지 않다는 뜻은 만족함이요, 만족하다는 뜻은 여래의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아니함이요, 여래의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않는다는 뜻은 법이 항상함이요, 법이 항상하다는 뜻은 승가가 항상하다는 것이니, 이것이 이치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아니함이니라. 어떤 것이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인가. 꾸며대는 언론과 번드르한 문장이니, 부처님이 말한 경전들과 같이, 탐심이 많아 만족한 줄을 모른다거나, 간교하고 아첨한다거나, 가면으로 친한 체하거나, 점잖은 모양을 꾸며 이양을 구하거나 세속 사람들을 위하여 일을 하거나, 또 말하기를 '부처님도 비구들에게 종이나 부정한 물건인 금 · 은 · 보배 · 곡식 · 창고 · 소 · 양 · 코끼리 · 말 따위를 받아서 저축하는 일과 장사하여 이익을 구함을 허락하였으며, 흉년드는 세상에서 제자들을 불쌍히 여기어 비구들에게 저축하고 묵게 하면서 손수 밥을 지으며 받지 않고 먹을 것을 허락하였다'고 하면, 이런 말은 의지할 수 없느니라. '지혜'에 의지하고 '식'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은, 지혜라 함은 곧 여래니 만일 성문들이 여래의 공덕을 잘 알지 못하거든, 그런 식은 의지하지 말아야 하며, 여래가 곧 법신인 줄을 알면 그러한 참 지혜는 의지할 만하거니와, 여래의 방편으로 이룬 몸을 보고 그것이 5음 · 6입 · 18계의 소속된 것이며 음식으로 기르는 것이라 말하면 의지하지 말아야 하나니, 그러므로 식은 의지하지 못할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나 그런 경전도 의지하지 말 것이니라. '요의경'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는 의지하지 말라는 것은, 불요의경은 성문승이니 부처님의 깊고 비밀한 법장을 듣고는 의심을 내고 이 법장에서 큰 지혜를 내는 줄을 알지 못함이, 마치 어린아이가 아는 것이 없음과 같은 것은 이름을 불요의라 하고, 요의라 함은 보살의 진실한 지혜를 말함이니, 그 마음을 따르는 걸림없는 지혜는 마치 어른이 모르는 것이 없는 것과 같으니 그것을 요의라 하느니라. 또 성문승은 불요의요 위없는 대승은 요의며, 성문

 

                                                                                                                     [139 / 10007] 쪽

의 말한 것을 증득하여 알아라 함은 불요의요 보살의 말한 것을 증득하여 알아라 함은 요의며, 만일 여래가 음식으로 자란다 하면 불요의요 만일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않는다 하면 요의며, 여래의 열반에 드는 것이 나무가 다하여 불이 꺼짐과 같다 하면 그것은 불요의요, 여래가 법의 성품에 든다 하면 그것은 요의니라. 성문승의 법은 의지하지 말지니, 왜냐 하면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성문승을 말하였으므로 마치 장자가 아들에게 반쪽 글자[半字]를 가르침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성문승은 밭을 처음 갈고는 열매를 거두지 못함과 같으므로 이것을 불요의라 하나니, 그러므로 성문승은 의지하지 말 것이니라. 대승의 법은 의지할지니, 왜냐 하면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대승을 말한 것이므로 의지할 것이라 하면 이것은 요의라 하느니라. 이러한 네 가지 의지할 데를 알아야 하느니라. 또 '이치'에 의지하라는 것은, 이치는 질직한 것이요, 질직함은 광명이며 광명은 못나거나 약하지 않음이요, 못나거나 약하지 않음은 여래며, 또 광명은 지혜요 질직함은 항상 머무는 것이니라. 여래가 항상하다는 것은 '법에 의지함'을 이름이니, 법은 항상함을 이름이요 또한 가없음을 이름이라, 헤아릴 수도 없고 붙들 수도 없고 얽어맬 수도 없지만, 볼 수는 있는 것이니라. 만일 볼 수 없다고 말하면 이런 사람은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미묘한 말로 무상하다고 말하면 이런 말은 의지하지 말아야 하나니, 그러므로 이치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니라. 승가는 항상하고 함이 없고 변하지 아니하며 여덟 가지 부정한 것을 받아 두지 않는 것이니 그러므로 지혜에 의지하고 식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니라. 만일 식이 짓고 식이 받는다 말하면 화합승(和合僧)이 없으리니, 왜냐 하면 화합이라 함은 아무것도 없음이요 아무것도 없다면 어떻게 항상하다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식은 의지하지 못할 것이니라. '요의'에 의지한다 함은 요의는 만족한 줄을 아는 것이니, 가면으로 위의가 청백한 듯이 나타내며, 교만하고 높은 체하여 이양을 탐하지 아니하며, 여래의 방편으로 말한 법에 대하여 집착을 내지 아니하면 이것을 요의라 이름하며, 만일 이런 가운데 머무는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은 이미 제일의에 머문 줄을 알지니, 이것이 요의경에 의지하고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니

 

                                                                                                                      [140 / 10007] 쪽

라. 불요의라 함은 경전에 말하기를, 모든 것이 타는 것이요 모든 것이 무상하고 모든 것이 괴롭고 모든 것이 공하고 모든 것이 내가 없다고 한 것을 말하나니, 왜냐 하면 이러한 이치를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중생들로 하여금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하느니라. 그 까닭을 말하면 집착하는 연고로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모든 것이 탄다 함은 열반도 타는 것이라고 여래가 말하였다 함이요, 모든 것이 무상하다 함은 열반도 무상하다는 것이요,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다 함도 그와 같은 것이므로 불요의경이라 하나니, 의지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이가 말하기를, 여래가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며 시기를 잘 아나니, 시기를 잘 알므로 가벼운 것을 무겁게 말하고 무거운 것을 가볍게 말하였다 하며, 여래가 제자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이바지할 단월이 있어 궁핍함이 없게 할 줄을 알았으면 이러한 사람에게는 종이나 금 · 은이나 재물 따위의 부정한 것을 받아 두거나 장사하여 팔고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였거니와, 만일 제자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할 단월이 없거나 흉년을 당하여 부처님이 제자 들에게 종이나 금 · 은이나 수레나 집이나 밭이나 곡식 따위를 받아 두기도 하고 쓸 것을 무역하도록 허락하였으나 마땅히 깨끗이 보시하는 신심이 견고한 단월이어야 한다고 말하면, 이러한 네 가지 법은 의지하여야 하며, 어떤 계율에나 아비담(阿毘曇)이나 수다라(修多羅)라도 이 네 가지에 위반하지 않는 것을 의지할 것이며, 어떤 이가 말하기를, 때가 되었거나 때가 아니거나 법을 수호하지 않거나 간에, 여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렇게 부정한 물건을 받아 두라고 허락하였다고 말하면, 그런 말은 의지하지 말아야 하며, 어떤 계율이나 아비담이나 수다라에 이 말과 같은 것이 있으면 이러한 세 가지는 의지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나는 육안을 가진 중생들을 위하여 이 네 가지 의지할 것을 말하였거니와, 혜안(慧眼)이 있는 이를 위한 것은 아니리라. 그러므로 내가 지금 네 가지 의지할 것을 말하는 것이니, 법이란 것은 곧 법의 성품이요, 이치라 함은 여래가 항상 머물러 변치 아니함이요 지혜란 것은 모든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다는 것이요, 요의라 함은 온갖 대승의 경전을 통달하는 것이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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