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10)-100

근와(槿瓦) 2015. 11. 13. 21:31

대반열반경(10)-10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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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르게 해탈을 얻은 사람도 음욕이란 진창을 벗어나고서 흔들리지 않는데 이른 뒤에는 이른 곳을 찾아도 알 수 없나니. 어찌하여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어서 변역하지 않는다 합니까?'

 

가섭이여, 이렇게 따지는 사람을 잘못된 힐난을 한다고 하느니라. 가섭이여, 그대도 여래의 성품이 소멸해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가섭이여, 번뇌를 멸한 이는 물건이라 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영원히 끝나는 것이므로 항상한 것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런 글은 고요하여 위가 없는 것이며, 모든 형상을 멸하여 버리면 남는 것이 없느니라. 이런 글은 새롭고 깨끗하며 항상 머물러 물러가지 않으므로, 열반을 항상 머무는 것이라 하나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항상 머물고 변역하지 않느니라. 쇠똥을 뿌린다[星流] 함은 번뇌를 말함이요, 흩어지고는 간 곳이 없어서 있는 데를 알 수 없다 함은 여래가 번뇌를 없애고는 5취(趣)에 있지 않다 함이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어서 변역함이 없다고 하느니라.

 

또 가섭이여, 부처님들이 스승되는 것을 법이라 한다. 그러므로 여래가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며, 법이 항상하므로 부처님이 항상하니라."

 

"만일 번뇌의 불이 꺼지면 여래도 멸할 것이니 그렇다면 여래는 항상 머물 곳이 없겠나이다. 저 쇠똥을 뿌리며 흩어지는 무쇠가 빨간빛이 없어지면 이르른 곳을 알 수 없나니, 여래의 번뇌도 그와 같아서 멸하면 이른 곳이 없을 것이며, 또 무쇠의 빨갛게 단 것과 붉은 빛이 꺼지면 없어지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멸하면 무상하리니, 번뇌의 불을 멸하고 열반에 든다면 여래도 무상할 줄을 알겠나이다."

 

"선남자여, 무쇠는 범부를 말하는 것이니, 범부들은 번뇌를 멸한다 하더라도 멸한 뒤에 다시 생기므로 무상하다 하고,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멸하고는 다시 생기지 아니하므로 항상하다 하는 것이니라."

 

"무쇠의 빨간 빛이 없어진 뒤에 불에 넣으면 도로 빨갛게 되나니, 여래도 그렇다면 번뇌가 도로 생길 것이요, 번뇌가 도로 생기면 그것은 무상이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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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나이다."

 

"가섭이여, 그대는 여래가 무상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여래는 항상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나무가 타서 없어지면 재가 되듯이 번뇌가 멸하면 열반이 되느니라. 옷이 해어지고, 머리를 베고, 병이 깨어지는 비유도 그와 같나니, 이런 것들도 각각 이름이 있어 해어진 옷, 베인 머리, 깨어진 병이라 하느니라.

 

가섭이여, 무쇠는 식은 것을 다시 빨갛게 하지만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불이 다시 생기지 않느니라.

 

가섭이여, 한량없는 중생들이 무쇠와 같은 것을, 내가 무루(無漏) 지혜의 불로 중생들의 번뇌를 태우느니라."

 

 "참으로 그러하겠나이다. 제가 지금에야 부처님들은 항상하시다는 여래의 말씀을 자세히 알겠나이다."

 

"가섭이여, 마치 임금이 내전에 있다가 구경하기 위하여 후원에 나갔을 적에 임금이 없지만, 궁녀들은 임금이 죽었다고 말하지 않음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여래도 그와 같아서 비록 염부제에 나타나지 않고 열반에 들었더라도 무상하다고 이름하지 않나니, 여래는 한량없는 번뇌에서 뛰어나 안락한 열반에 들어서 깨달음의 꽃에서 놀면서 환희하게 즐기느니라."

 

가섭이 물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이미 번뇌의 바다를 건넜노라' 하셨으나, 부처님께서 만일 번뇌의 바다를 건너셨으면 무슨 인연으로 야수다라를 맞아 라후라를 낳으셨습니까? 이 인연으로 보아 여래께서는 번뇌의 바다를 건너지 못한 듯합니다. 바라옵건대 그 인연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여래께서 이미 번뇌의 바다를 건너셨으면 무슨 인연으로 야수다라를 맞아 라후라를 낳으셨습니까? 이 인연으로 보아 여래께서는 번뇌의 바다를 건너지 못한 듯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말라. 선남자여, 이 대열반은 큰 뜻을 세우는 것이니, 그대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고 의심을 내지 말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수미산이 그렇게 높고 넓더라도 모두 가져다 겨자씨 속에 넣되, 수미산을 의지하여 있던 중생들은 비좁지도 아니하고 가고 오는 줄도 몰라서 전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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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이 없는 줄 여기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이는 보살이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기도 하고 도로 본고장에 가져다 두기도 하는 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삼천대천세계를 겨자씨 속에 넣되, 그 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비좁지도 아니하고 가고 오는 줄도 몰라서 변동이 없는 줄로 여기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이는 보살이 삼천대천세계를 겨자씨 속에 넣기도 하고, 도로 본고장에 가져다 두는 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삼천대천세계를 털구멍 속에 넣기도 하며 도로 본고장에 두는 일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시방의 삼천대천세계를 몽땅 들어서 바늘에 꿰기를 대추잎같이 하여 다른 곳 불세계에 던지더라도 그 속에 사는 중생들은 가고 오는 줄도 모르고 어디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이는 보기도 하고, 본고장에 도로 가져다 두는 줄도 아느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시방의 삼천대천세계를 몽땅 들어서 오른 손바닥에 놓기를 옹기장이의 물레같이 하여 다른 지방의 티끌 같은 세계에 던지더라도 한 중생도 가고 오는 줄을 모르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중생들은 보기도 하고, 본고장에 두는 것도 아느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온갖 시방의 한량없는 불세계를 자기의 몸에 넣더라도, 그 속에 사는 중생들은 비좁지도 아니하고 가고 오는 것이나 어디 있다는 생각도 없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중생은 보기도 하고, 본고장에 두는 것도 아느니라. 선남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시방세계를 티끌 속에 넣더라도 그 속에 있는 중생들은 비좁지도 아니하고 가고 온다는 생각도 없거니와, 제도를 받을 만한 이는 보기도 하고 본고장에 두는 줄도 아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대열반에 머물면 이렇게 가지각색 한량없는 신통 변화를 나타내나니, 그러므로 대열반이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의 나타내어 보이는 한량없는 신통 변화는 모든 중생들이 측량할 수 없는 것이어늘, 그대가, 여래께서 애욕을 가까이하여 라후라 낳는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 선남자여, 나는 벌써부터 이 대열반에 머물러서 가지가지로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이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일월 백억 염부제에서 가지각색 신통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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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를 『능엄경』에서 말한 것같이 하며, 나는 삼천대천세계에서나 혹은 염부제에서 열반에 듦을 보이지만 끝까지 열반에 드는 것이 아니며, 혹은 염부제에서 어머니의 태중에 들어 부모들은 아들을 낳았다고 생각하지만 이 몸은 언제나 애욕이 화합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니, 나는 한량없는 옛적부터 애욕을 여의었으며, 나의 이 몸은 즉시 법신이지만 세상을 따르느라고 태중에 드는 것을 보였느니라. 선남자여, 이 염부제 림미니원(林微尼園 :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의 태로부터 나고, 나서는 동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말하기를 '인간이나 천상이나 아수라 중에서 내가 가장 높다' 하니, 부모나 천상 사람, 세간 사람들이 보고 기뻐하여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고, 그 사람들이 나를 아기라 하였지만, 나의 몸은 한량없는 옛적부터 이런 몸을 여의었으니, 이 몸은 곧 법신이요 살이나 피나 뼈로 된 몸이 아니지만, 세간의 중생들을 따르느라고 아기인 듯이 보인 것이며, 남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한량없는 중생에게 가장 좋은 복밭임을 보인 것이며, 서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나는 일이 끝나고 늙고 죽음이 없는 나중 몸임을 보인 것이며, 북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모든 생사에서 뛰어남을 보인 것이며, 동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중생의 길잡이가 됨을 보인 것이며, 네 간방으로 일곱 걸음씩 걸은 것은 가지가지 번뇌와 네 가지 마군의 성품을 끊어 없애고 여래 · 응공 · 정변지 이름을 보인 것이며, 위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부정한 물건에 물들지 않은 것이 허공과 같음을 보인 것이며, 아래쪽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것은 법비[法雨]로써 지옥의 불을 끄고 중생들로 하여금 편안한 낙을 받게 하며, 계행을 파한 이에게 서리와 우박을 지어 보인 것이니라. 염부제에서 난 지 7일 만에 머리카락을 깎자, 사람들은 내가 어린아이로서 처음 머리를 깎았다 하지만, 온갖 천상 · 인간의 사람이나 마왕 파순이나 사문 바라문들이 나의 정수리를 볼 이가 없거늘, 하물며 칼을 잡고 머리를 깎을 수가 있겠는가. 칼을 잡고 나의 정수리에 이를 수가 없느니라. 나는 한량없는 옛적부터 머리나 수염을 깎았건만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머리를 깎은 것이며, 내가 난 뒤에는 부모가 나를 데리고 천신의 사당에 들어가서 나를 마혜수라천에 보였더니, 마혜수라가 나를 보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한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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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었다. 나는 벌써 한량없는 겁 동안에 천신의 사당에 들어가는 일을 여의었건만,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인 것이며, 내가 염부제에서 귀를 꿴 것은 모든 중생으로서 나의 귀를 꿸 이가 없지만, 세간 중생의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인 것이며, 또 여러 가지 보배로 사자 귀고리를 만들어 귀를 장엄하였으나,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장엄하는 일을 여의었으면서도,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인 것이며, 내가 글방에 들어가 글을 배우고 글씨를 익힌 것은, 내가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구족히 성취하여 이 삼계에서 어느 중생이나 나의 스승될 이가 없지만,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글방에 들어간 것이니, 그러므로 여래 · 응공 · 정변지라 이름하며, 코끼리를 타고 말을 달리고 씨름을 하고 여러 가지 기예를 배운 것도 그와 같으니라. 또 염부제에서 일부러 태자로 태어나매, 중생들은 내가 태자가 되어 5욕락으로 즐겁게 낙을 받는 줄로 보지만,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5욕락을 여의었으나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인 것이며, 관상쟁이가 나의 상을 보고 출가하지 않으면 전륜왕이 되어 염부제의 임금이 되리라 하며 모든 중생이 그렇게 믿었지만, 한량없는 옛적부터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법륜왕(法輪王)이 되어 염부제에서 궁녀와 5욕락을 여의었으며, 늙은이 · 병든 이 · 죽은 이와 사문을 보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니, 중생들은 실달타 태자가 처음 출가하였다 하거니와,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출가하여 도를 배웠지만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인 것이며, 내가 염부제에서 일부러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부지런히 도를 닦아 수다원 · 사다함 · 아나함 · 아라한과를 얻으니, 모든 사람은 모두 말하기를, 아라한과가 얻기 쉽고 어려운 것 아니라 하거니와,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아라한을 이루었으며,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도량의 보리나무 아래에서 풀자리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받으니, 사람들은 내가 처음으로 도량의 보리나무 아래서 마군을 항복받았다 하거니와,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항복받았지만, 억센 중생들을 굴복시키기 위하여 이런 일을 나타낸 것이니라. 또 내가 대변 · 소변 보고 숨쉬는 일을 보이매, 사람들은 내가 참으로 그런 일이 있는 줄 알지만, 내가 얻은 과보로는 이런 일이 없건만 세상을 따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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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이런 일을 보이는 것이며, 내가 일부러 시주의 공양을 받거니와 내 몸에는 조금도 기갈이 없지만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이런 일을 보이는 것이며, 나는 중생들과 같이 하느라고 잠을 자지만,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위없이 깊고 묘한 지혜를 구족하여 삼계의 행동 위의를 여의었으며, 머리 · 눈 · 배 · 등 · 몸이 아프고 목창(木槍)으로 갚고 손발 씻고 얼굴 씻고 양치하여 깨끗이 하거든, 사람들은 내게 이런 일이 있는 줄 알지만 내 몸에는 이런 일이 없노라. 손발이 깨끗하기 연꽃 같고 입김이 아름답기 우발라향 같거든, 중생들은 나를 사람인 줄 알지만 나는 실로 사람이 아니며, 내가 일부러 넝마를 주워 빨고 기워서 옷을 만들지만, 나는 벌써부터 이런 옷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며, 모든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라후라는 나의 아들이고 수두단왕(輸頭檀王)은 나의 아버지고 마야부인은 나의 어머니이니, 세간에 있으면 모든 쾌락을 받을 것인데 이런 것을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는다 하며, 여러 사람들은 또 말하기를, 임금의 태자인 구담(瞿曇)이 세간의 낙을 떠나서 출세간법을 구한다 하지만, 나는 벌써부터 세간의 애욕을 여의었으니, 이런 일은 모두 일부러 하는 일이며, 모든 중생들이 모두 사람인 줄 여기지만 나는 참말 사람이 아니니라. 선남자여, 내가 비록 이 염부제에서 가끔가끔 열반에 드는 듯이 보이거니와 나는 실로 끝까지 열반하는 것이 아니며, 중생들은 여래가 참으로 열반한다고 하지만, 여래의 성품은 진실로 아주 열반하는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역하지 않는 법이니라. 선남자여, 대열반은 부처님들의 법계니라. 내가 또 염부제에서 세간에 난 것을, 중생들은 내가 처음으로 성불하였다 하지만,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에 할 일을 모두 마치고서도 세상 법을 따르느라고 염부제에서 처음 성불함을 보였으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일부러 계행을 가지지 않고 네 가지 중대한 죄[四重罪]를 범한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내가 참으로 범하였다 하지만, 나는 벌써 한량없는 옛적부터 계행을 굳게 가지고 깨뜨리지 아니하였으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일천제(一闡提)가 되었거든, 사람들이 보고 일천제라 하지만, 나는 실로 일천제가 아니니, 만일 일천제였다면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겠느냐. 내가 또 염부제에서 일부러 화합승(和合僧)을 파괴하거든, 중생들은 내가 참으로 화합승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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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알지만, 내가 보기에는 천상과 인간에서 화합승을 파괴할 이가 없으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바른 법을 수호하거든, 사람들은 내가 법을 수호한다고 이상하게 여기지만, 부처님들이 으레 그러는 것이어서 이상하게 여길 것이 아니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마왕 파순으로 나타나거든, 여러 사람들이 나를 파순이라 하지만, 나는 벌써부터 오래도록 마군의 일을 여의어서 깨끗하기 연꽃과 같으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여인의 몸으로 성불하거든, 사람들이 보고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고 신기하게 여기지만, 여래는 끝까지 여인의 몸을 받지 않았고 많은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여인의 모양새를 나타낸 것이며,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보이는 것이니라. 내가 또 염부제에서 일부러 4취(趣)에 태어나거니와 나는 오래전부터 모든 갈래의 인을 끊었으므로 인연과 업으로 4취에 나는 것이 아니고, 중생을 제도하느라고 그 가운데 나느니라. 내가 또 염부제에서 범천왕(梵王天)이 되는 것은 범천을 섬기는 이들로 하여금 바른 법에 머물게 함이요, 참이 아니거늘, 중생들은 모두 내가 참말 범천왕이라 하나니, 하늘의 모양을 나타내고 천신의 사당에 두루함도 그와 같으니라. 나는 또 염부제에서 기생 집에 들어가거니와, 나는 실로 탐욕이 없고 깨끗하기가 연꽃과 같았으며, 음욕을 탐하고 여색에 반하는 중생들을 위하여 네 길거리에서 묘한 법을 말할 적에 나는 더러운 애욕이 없었건만 사람들은 내가 여인을 두호한다고 생각하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일부러 계집종의 집에 들어가는 것은 그들을 교화하여 바른 법에 머물게 하려는 뜻이요, 참으로 나쁜 업을 하여서 계집종이 되는 것이 아니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가르치는 스승이 되는 것은 아이들을 교화하여 바른 법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며, 내가 또 염부제에서 술 마시고 노름하는 장소에 들어가서 가지각색으로 내기하고 다투는 일을 보이는 것은 그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뜻이고, 실로 이러한 나쁜 업을 짓는 것들을 제도하려는 뜻이고, 실로 이러한 나쁜 업을 짓는 것이 아니건만 중생들은 내가 참으로 그러한 짓을 짓는 줄 알며, 내가 또 오래오래 무덤 사이에 있으면서 큰 수리가 되어 모든 새들을 제도하거든, 중생들은 내가 참으로 수리라 하지만 나는 벌써 이런 업을 여의었으나 수리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이런 일

 

                                                                                                                         [98 / 10007] 쪽

을 보이는 것이니라. 내가 또 염부제에서 큰 장자가 되는 것은 한량없는 중생들을 안정시켜 바른 법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며, 또 모든 왕과 대신과 왕자와 재상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들 중에 제일이 되어 바른 법을 수행하기 위하여 임금의 지위에 있는 것이니라. 내가 또 염부제에서 질병겁(疾病劫)이 일어날 적에 많은 중생들이 병에 걸렸으면, 먼저 약을 주고 뒤에 법을 말하여 위없는 보리에 머물게 하거든, 사람들은 모두 질병겁이 일어난 줄로 알며, 일부러 흉년겁[饑饉劫]이 일어나거든, 요구함을 따라 음식을 공급하고, 그런 뒤에 미묘한 법을 말하여 그로 하여금 위없는 보리에 머물게 하며, 또 염부제에서 도병겁(刀兵劫)이 일어나거든 법문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원수와 해(害)를 여의고 위없는 보리에 머물게 하며, 또 일부러 나타나서 항상하다고 억측하는 이에게는 무상한 생각을 말하고, 낙이라고 억측하는 이에게는 괴롭다는 생각을 말하고, 나라고 억측하는 이에게는 내가 없다는 생각을 말하고, 깨끗하다고 억측하는 이에게는 부정한 생각을 말하며, 어떤 중생이 삼계를 탐내거든 법을 말하여 그곳을 여의게 하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위없이 미묘한 법약을 말하며, 온갖 번뇌의 나무를 끊기 위하여 위없는 법약의 나무를 심으며, 모든 외도를 제도하기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며 비록 중생들의 스승됨을 나타내나 마음에 중생의 스승이란 생각이 없으며, 하천한 무리를 제도하기 위하여 그 속에 들어가서 법을 말하지만, 나쁜 업으로 그런 몸을 받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인 정각은 이렇게 대열반에 편안히 머무는 것이므로 항상 머물고 변역하지 않는다고 이름하느니라. 염부제에서와 같이 동 불우체(弗于逮), 서 구야니(瞿耶尼), 북 울단월(鬱單越)에서도 역시 그러하며, 이 사천하에서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서도 그러하며, 25유(有)에 대해서는 『수릉엄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 같나니, 이러하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대열반에 머물면 이와 같은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두려움이 없느니라. 가섭이여, 그러므로 그대는 라후라가 부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말라. 왜냐 하면 나는 벌써 지나간 옛적 한량없는 겁 동안에 욕계의 번뇌를 여의었으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고 변역하는 일이 없다고 하느니라."

 

"여래를 어찌하여 항상 머문다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등불이

 

                                                                                                                       [99 / 10007] 쪽

꺼지면 간 곳이 없다 하시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한 번 멸도(滅度)하면 간 곳이 없으리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등불이 꺼지면 간 곳이 없으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한 번 멸도하면 간 곳이 없으리라'라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선남자여, 마치 남자나 여인이 등을 켤 적에는 등잔에 가득히 기름을 부었으므로 기름이 있을 때까지 밝은 빛이 있다가 기름이 다하면 밝은 빛도 꺼지는 것과 같나니, 밝은 빛이 꺼짐은 번뇌가 없어짐 같으며 밝은 빛은 꺼지나 등잔은 남은 것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번뇌가 없어져도 법신은 남느니라.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 하느냐? 밝은 빛과 등잔이 함께 없어지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함께 없어지지는 않으나 모두 무상인 것이오니, 법신을 등잔에 견준다면 등잔이 무상한 것이고 법신도 역시 무상하겠나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세간에서 말하는 그릇과 같다고 말하지 말라. 세존은 위없는 법그릇[法器]이어서 저 무상한 그릇은 여래가 아니니, 온갖 법 가운데 열반이 항상한 것이며, 여래는 그것을 체달하였으므로 항상하다 하느니라. 또 등불이 꺼진다는 말은 아라한의 증득하는 열반이니, 탐애의 번뇌를 멸하였으므로 등불이 꺼지는 데 비유한 것이니라. 아나함(阿那含)이란 뜻은 탐애가 있다는 것이니, 탐애가 있으므로 등불이 꺼지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옛적에 한 겹을 덮어 두고 말하여서 등불이 꺼지는 것 같다고 하였거니와, 대열반이 등불 꺼짐과 같다는 것이 아니니라. 아나함이란 것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25유(有)에 다시 돌아오지도 않아서 냄새나는 몸, 벌레 있는 몸, 밥 먹는 몸, 독한 몸을 다시 받지 아니하므로 아나함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을 받는 것은 나함(那含)이요, 몸을 받지 않는 것은 아나함(阿那含)이며, 가고 옴이 있으면 나함이요, 가고 옴이 없어야 아나함이라 이름하느니라."

 

                                                                                                                       [100 / 10007] 쪽

대반열반경 제 5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7. 네 가지 모양 ②

그 때에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존에게 비밀한 장(藏)이 있다 하였으나, 그렇지 아니하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들께서는 비밀한 말만 있고 비밀한 장은 없으니, 마치 환술쟁이가 기관으로 만든 나무 사람과 같아서 구부리고 펴고 쳐다보고 내려다보는 것을 사람들이 보지만 속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지 못하는데, 부처님 법은 그렇지 아니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보고 알게 하시나니, 어찌하여 부처님들의 비밀한 장이 있다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가섭을 칭찬해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이 여래는 실로 비밀한 장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가을의 보름달이 허공에 떴을 적에 깨끗하게 드러나 가리움이 없음을 사람마다 보는 것같이, 여래의 말도 그와 같아서 환하게 드러나고 깨끗하여 가리움이 없건만,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여 비밀한 장이라 하거니와, 지혜로운 이는 분명히 알고 장이라 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사람이 한량없는 금은 보배를 쌓아 두고도, 아끼는 마음으로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여 구제할 줄을 모른다면 그것은 비밀한 장이라 하려니와,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그지없는 오랜 세월에 한량없는 법의 보배를 쌓아 놓고 아끼는 마음이 없이 모든 중생에게 항상 보시하나니, 어찌하여 여래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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