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7)-70

근와(槿瓦) 2015. 11. 11. 01:51

대반열반경(7)-7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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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린제(迦隣提)새와 해와 달과도 태백성(太白星) 세성(歲星)과도 같이 하리까. 보리심 내지 못한 그런 이들을 어떻게 보살이라 이름하리까. 어찌하면 여럿이 모인 가운데 조금도 두려움이 없게 되어서 비유컨댄 찬란한 염부단금을 나무랄 수 없는 것 같사오리까. 어쩌면 흐린 세상 있으면서도 물 안 묻는 연꽃과 같게 되오며 어쩌면 번뇌 속에 살아가면서 번뇌에 물들지 않게 되리까. 의사가 환자들을 주무르지만 그 병에 전염되지 아니함같이 나고 죽는 바다에 돌아다니며 어떻게 뱃사공이 될 수 있으며 어찌하면 생사에서 벗어나기를 뱀이 허물 벗듯 하게 되오며 어찌하면 삼보를 우러러봄을 천상의 여의수(如意樹)와 같이 하리까. 3승의 제 성품이 없사올진댄 어떻게 3승법을 말씀하리까. 즐거움이 생기지 아니하오면 쾌락을 받는다고 할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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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면 저렇게 많은 보살이 깨뜨릴 수 없는 대중 얻게 되오며 어찌하면 배냇소경들에게 눈으로 보는 일을 일러 주리까. 어찌하면 여러 머리[多頭]를 뵈어 줄지 부처님,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어찌하면 법문을 말씀하는 이 초승달 자라나듯 점점 커지며 어찌하면 또다시 이 세상에서 열반에 끝날 것을 보이어 주며 어찌하면 용맹히 나아가는 이에게 천상 · 인간 · 마군의 길을 보이며 어찌하면 모든 법 성품을 알고 불법의 즐거움을 받게 하오며 어찌하면 저러한 보살들에게 온갖 병을 영원히 여의게 하며 어찌하면 많고 많은 중생들에게 넌지시 깊은 법을 연설하오며 어찌하면 구경(究竟)과 구경 아님을 모두 다 분명히 말하오리까. 중생의 얽힌 의심 끊어 준다면 어찌하여 결정하게 안 이르오며 어찌하면 가장 높은 위없는 도에 가깝게 접촉함을 얻사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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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여래께 청하옵나니 이 많은 보살들을 위하시어서 깊디깊고 미묘한 모든 행들을 분명히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일체의 여러 법 그 가운데는 안락한 성품들이 다 있으리니 바라건대 거룩한 부처님께서 저희에게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중생들의 크나큰 의지되시는 양족존(兩足尊) 묘한 약인 부처님이시여, 5음의 모든 법을 묻고자 하나 저희들은 슬기로운 지혜가 없고 꾸준히 정진하는 보살들로도 이렇게 미묘하고 깊고 또 깊은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경계 그들도 사뭇 알지 못하옵니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아직 얻지 못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나는 이미 얻었지만 그대가 지금 묻는 깊고 비밀한 법장은 온갖 지혜[一切智]를 가진 이의 묻는 것과 평등하여 다르지 아니하다. 선남자여, 내가 도량의 보리수 아래 앉아서 처음 정각을 이루었을 때에 한량없는 아승기 항하(恒河)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에 있는 보살들도 역시 나에게 이렇게 깊은 이치를 물었느니라. 그런데 그들의 물은 말이나 뜻이나 공덕도 모두 이와 같아서 다르지 아니하였으며, 이렇게 물음으로써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케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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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혜의 힘이 없어 그러한 깊은 이치를 부처님께 묻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모기나 등에가 큰 바다의 건너편까지 날아가지도 못하고 허공을 두루 돌지도 못하는 것처럼 저도 그와 같이 여래의 그러한 지혜 바다와 법 성품인 허공의 깊은 이치를 묻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국왕이 그 상투에 꽂는 진주 동곳을 별감에게 맡기면 별감이 받아서 머리 위에 올렸다가 조심하고 공경하여 각별히 수호하나니, 저도 그와 같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방등(方等)경의 깊은 이치를 머리 위에 올렸다가 공경하여 각별히 수호하나이다. 왜냐 하면 제가 깊디깊은 지혜를 널리 얻기 위함입니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자세히 들으라, 자세히 들으라. 그대에게 여래가 얻은 장수(長壽)의 업(業)을 말하리라. 보살이 이 업의 인연으로 장수함을 얻나니, 그러므로 지극한 마음으로 들어 받으라. 어떤 업이 보리의 인이 될 만한 것은 지성으로 그 이치를 들어야 하며, 듣고는 다른 이에게 말하여 줄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업을 닦았으므로 야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으며, 지금 그 이치를 여러 사람에게 연설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왕자가 죄를 짓고 옥에 갇혔을 때에 임금이 그 아들을 대단히 가엾게 여기며 염려하여 몸소 발걸음을 돌려 옥에까지 가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장수함을 얻으려거든, 마땅히 모든 중생을 아들처럼 보호하며, 대자 · 대비 · 대희 · 대사한 마음을 내어 살생하지 않는 계행을 일러 주고 선한 법을 가르치며, 모든 중생들을 5계(戒)와 10선(善)에 머물도록 할 것이며, 또 지옥 · 아귀 · 축생 · 아수라 등의 모든 갈래로 다니면서 그 속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하지 못한 이를 해탈케 하고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하며 열반을 얻지 못한 이를 열반을 얻게 하여, 공포에 떠는 모든 중생들을 위로하나니, 이런 업을 짓는 인연으로 보살의 수명이 길고 지혜에 자재하여 목숨을 버리고는 천상에 나게 되느니라."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중생 보기를 아들처럼 한다 함이 그 뜻이 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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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하여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보살들이 모든 중생들에게 대하여 아들처럼 평등한 마음을 닦는다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불법 중에는 계행을 파하는 이도 있고 역적죄를 짓는 이도 있고 불법을 훼방하는 이도 있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아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겠나이까?" "그러하다, 가섭이여. 나는 중생을 실로 아들처럼 생각하여 라후라같이 여기노라." "세존이시여, 지난 보름날 스님들이 포살할 때에 어떤 동자가 몸과 말과 뜻의 3업을 깨끗이 닦지 못하고 으슥한 곳에 숨어서 몰래 계를 듣더니, 밀적금강(密跡金剛)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아 금강저로 쳐서 그를 티끌같이 부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금강신이 가장 포악하여 그 동자의 목숨을 끊었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중생을 보기를 아들 라후라와 같이 한다 하시옵니까?" "가섭이여, 그대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그 동자는 화현으로 생기었고 참 사람이 아니니, 계행을 파하고 법을 허무는 이를 쫓아내어 대중에서 나가게 하기 위하여 밀적금강이 그런 것을 보였느니라. 가섭이여, 정법을 훼방하거나 일천제(一闡提)거나 혹 살생도 하고 나쁜 소견을 가지고 일부러 계율을 범하는 이라도 나는 그들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어 아들인 생각으로 라후라처럼 여기느니라. 선남자여, 국왕은 신하들이 국법을 범하면 죄를 따라 형벌을 쓰고 그냥 두지 않지만, 여래는 그렇지 아니하여 법을 훼방한 이에게 구견갈마(驅遣羯磨) · 가책(呵責)갈마 · 치(置)갈마 · 거죄(擧罪)갈마 · 불가견(不可見)갈마· 멸(滅)갈마 · 미사악견(未捨惡見)갈마를 주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법을 훼방하는 이에게 이러한 항복받는 갈마들을 짓는 것은 나쁜 짓을 하는 사람에게 과보가 있음을 보이려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런 줄을 알라. 여래가 나쁜 중생에게 두려움 없음을 베푸는 것은 한 줄기 광명이나 둘이나 다섯 광명 을 놓음이니, 그 광명을 만나면 모든 나쁜 짓을 멀리 여의게 되나니, 여래는 지금 이렇게 한량없는 세력을 갖추었느니라. 선남자여, 볼 수 없는 법을 그대가 보려 한다면 이제 그대에게 그 모양을 말하리라. 내가 열반한 뒤에 어디서든지 계행을 가지는 비구로서 위의를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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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고 정법을 수호하는 이가 정법을 파괴하는 이를 보면 곧 구견갈마나 가책갈마로 다스리니, 이 사람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복을 받게 될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비유컨대 어떤 임금이 포악한 짓만 하다가 중병에 걸렸을 때에 이웃 나라 임금이 그 소문을 듣고 군대를 거느리고 와서 치려 하면 이 병든 임금은 아무 세력이 없으므로 두려운 생각을 내고 마음을 고치어 선한 일을 하는 것과 같으니, 그 이웃 나라 임금은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라. 법을 수호하는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법을 파괴한 사람에게 구견갈마 · 가책갈마를 시키고 선한 일을 행하게 하면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라. 선남자여, 비유컨대 어떤 장자가 사는 곳의 밭이나 집에 독 나무가 난 것을 장자가 알고는 곧 도끼로 베어서 영원히 없어지게 함과 같으니라. 또 젊은 사람이 머리에 백발이 나면 부끄러운 마음으로 뽑아 버리어 나지 못하게 함과 같으니, 법을 수호하는 비구도 그와 같아서 계율을 범하거나 정법을 파괴하는 이를 보면 곧 구견 · 가책 · 거처(擧處) 등을 짓느니라. 만일 선한 비구가 법을 파괴하는 이를 보고도 그냥 두고 구견 · 가책 · 거처를 하지 않으면 이런 사람은 불법의 원수요, 만일 구견 ·가책 · 거처를 한다면 이들은 나의 제자요 진실한 성문이니라."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 같사오면, 모든 중생들을 아들처럼 평등하게 보기를 라후라와 같이 하지 못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한 사람은 칼을 들어 부처님을 해하고 다른 한 사람은 전단으로 부처님 몸에 발라 드리는데 부처님께서 두 사람에게 평등한 마음을 가지신다면 어찌하여 계행 범한 이를 다스리라고 말씀하나이까? 만일 계행 범한 이를 다스린다면 그 말씀은 잘못된 것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임금이나 대신이나 재상이 여러 아들을 낳아 기를 적에 얼굴이 잘생기고 총명하고 민첩한 아들인 둘째, 셋째, 넷째까지 엄한 선생에게 보내어 맡기면서 하는 말이 '그대는 나의 자식들을 잘 가르쳐 행동과 예절과 기술과 글씨와 산수까지 모두 성취시켜 주시오. 내가 지금 자식 넷을 모두 그대에게 맡겨서 학문을 배우게 하는 것이니, 설사 세 아들이 종아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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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죽고 아들 하나만 남더라도 반드시 엄하게 가르쳐서 학업을 이루도록 하여 주시오. 비록 세 아들이 모두 죽더라도 나는 한탄하지 않겠노라' 한다면, 가섭이여, 이 아버지와 선생은 살인죄를 짓는다 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취시키려는 것뿐이요, 나쁜 마음이 있음이 아니오니, 이렇게 가르친다면 한량없는 복을 얻겠나이다." "선남자여, 여래도 그러하여 법을 파괴한 이를 외아들처럼 평등하게 보느니라. 여래가 지금 위없는 바른 법을 왕과 대신과 재상과 비구 · 비구니 · 우바새 · 우바이에게 부촉하였으니, 왕이나 사부대중들이 마땅히 모든 학인들을 권면하여 계율과 선정과 지혜로 하여금 점점 나아가게 할 것인데, 만일 이 세 가지 법을 배우지 아니하면서 게으르고 계행을 범하고 바른 법을 파괴하는 이가 있으면, 임금과 대신과 사부대중들이 마땅히 엄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렇다면 그 임금과 사부대중이 죄가 있겠는가?"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선남자여, 그 임금과 사부대중들도 죄가 없을 것이거늘, 하물며 여래에 있어서랴. 선남자여, 여래는 이렇게 평등한 법을 잘 닦는 이를 일러 '보살이 평등한 마음을 닦아서 중생을 외아들처럼 생각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런 업을 그렇게 닦았으므로 장수함을 얻으며, 지난 세상의 일도 잘 아느니라."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은 보살이 만일 평등한 마음을 닦아서 모든 중생을 아들처럼 생각하면 장수하게 된다고 하시거니와, 그런 말씀을 하시지 마옵소서. 왜냐 하면 법도를 안다는 어떤 사람이 여러 가지로 효도하고 공순하여야 한다는 법을 말하다가 집에 가서는 돌멩이를 던져 부모를 때렸습니다. 부모는 좋은 복밭이어서 이익이 많은 것이며 만나기도 어려우므로 공양을 잘 하여야 할 것인데 도리어 시끄럽게 하고 해롭게 하였으니, 이런 사람은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나이다. 부처님의 말씀도 그러하여 보살이 평등한 마음을 닦아서 중생들을 아들같이 생각하므로 장수함을 얻고 지나간 세상 일을 잘 안다 할진댄 세상에 항상 머물러서 변함이 없어야 할 것이온데, 이제 부처님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수명이 극히 짧아 세상 사람이나 다름없습니까. 여래

 

                                                                                                                       [68 / 10007] 쪽

께서 중생들에게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낸 것이 아닙니까? 세존께서는 예전에 무슨 죄악을 지었으며, 얼마나 되는 생명을 살해하셨길래 이렇게 단명하여 백년도 향수하지 못하나이까?" "선남자여, 너는 지금 어찌하여 여래의 앞에서 이렇게 거친 말을 하느냐. 여래는 모든 수명 중에 장수하였음이 가장 승(勝)하며 얻은 항상한 법은 온갖 항상한 법 가운데서 가장 제일이니라."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여래께서 한량없는 장수를 얻는다 하십니까?" "선남자여, 저 여덟 큰 강과 같으니, 첫째는 항하(恒河)요, 둘째는 염마라(閻摩羅)요, 셋째는 살라(薩羅)요, 넷째는 아이라발제(阿夷羅跋提)요, 다섯째는 마하(摩訶)요, 여섯째는 신두(辛頭)요, 일곱째는 박차(博叉)요, 여덟째는 실타(悉陀)이다. 이 여덟의 큰 강과 다른 모든 작은 강들이 다 바다로 들어가느니라. 가섭이여, 이와 같이 모든 인간이나 천상이나 땅이나 공중에 있는 생명의 강들이 모두 여래의 목숨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여래의 목숨이 한량없느니라. 또 가섭이여, 마치 아뇩달(阿耨達)못이 흘러서 네 개의 큰 강이 되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온갖 목숨을 내느니라. 가섭이여, 온갖 항상한 것 가운데 허공이 제일이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모든 항상한 것 중에 가장 제일이니라. 가섭이여, 모든 약 가운데 제호가 제일이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여러 중생들 가운데 수명이 제일이 되느니라." "세존이시여, 여래의 수명이 그러할진댄 한 겁 동안이나 조금 모자라는 한 겁 동안을 사시면서 미묘한 법문을 말씀하시기를 큰 장마비 내리듯 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섭이여, 그대는 여래에 대하여 없어진다는 생각을 내지 말라. 가섭이여, 비구 · 비구니 · 우바새 · 우바이나 내지 외도거나 5신통을 얻은 신선으로서 자재할 수 있는 이들도 한 겁이나 조금 모자라는 한 겁 동안을 머물면서 공중으로 걸어다니고 앉고 눕기를 마음대로 하되 왼쪽 옆구리로는 불을 내고 오른쪽 옆구리로는 물을 내며, 몸으로 불과 연기 내기를 화톳불같이 하고 오래 살려면 얼마든지 오래 살아서 장수하고 단명하기를 자재하게 하는 것쯤은 5신통을 얻은 이로도 그러한 신력은 있는 것이거늘, 하물며 온갖 법에 대하여 자재함을 얻은 여래로서 반겁이나 한 겁이나 백 겁 · 백천 겁 · 한량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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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동안을 살지 못하겠느냐. 이러한 이치로 보아도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고 바뀌지 않는 법이며, 여래의 몸은 변화한 몸이요 잡식(雜食)하는 몸이 아니건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독 나무와 같이 보임을 알지니라. 그러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열반에 듦을 나타내노니, 가섭이여, 부처님께서는 항상한 법이며 바뀌지 않는 법이어서, 너희들은 이 가장 제일인 이치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열심히 닦을 것이며, 닦고서는 남을 위하여 널리 연설하여야 하느니라." 이 때에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출세간법과 세간법과는 어떠한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기를, '부처님께서는 항상한 법이요 바뀌지 않는 법이라 하시며, 세간에서도 범천이 항상 있고 자재천이 항상 있어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고 나도 항상하고 성품도 항상하고 가는 티끌도 항상하다 하나이다. 만일 여래가 항상한 법일진댄, 여래께서 어찌하여 항상 나타나지 않습니까? 만일 항상 나타나지 아니한다면 무슨 차별이 있습니까? 왜냐 하면 범천이나 가는 티끌이나 세간 성품도 항상 나타나지 않나이다." "가섭이여, 어떤 장자가 소를 많이 가졌는데 빛은 여러 가지지만 한 떼를 만들어 목자에게 맡겨서 풀을 따라다니며 기르게 하였으니, 그 소원은 제호를 얻기 위함이었고, 젖이나 타락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목자가 짜서는 제가 먹었고, 장자가 죽은 뒤에는 그 많은 소가 뭇 도둑들에게 약탈되었다. 도둑들이 소를 약탈하였으나 여인이 없어서 제 손으로 젖을 짜서 먹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장자가 이 소를 기를 때에 젖이나 타락을 구한 것이 아니고 제호를 얻으려던 것인데, 우리는 지금 무슨 방법으로 제호를 얻을 수 있을까. 제호는 이 세상에 제일가는 좋은 약이라 하지 않는가. 우리에게 그릇이 없으니 젖을 짜서 담을 데가 없구나' 하더니 다시 말하기를 '우리에게 가죽 부대가 있으니 담을 수는 있으나, 만들 줄을 모르지 않는가. 타락도 얻기 어려운데 생소(生酥)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하면서 도둑들은 제호를 만들어 보려고 물을 부었으나 물이 너무 많아서 젖도 타락도 제호도 모두 잃고 말았다. 범부도 그와 같아서 매우 선한 법이 있더라도 그것은 모두 여래의 정법의 나머지니라. 왜냐 하면 여래 세존이 열반에 든 뒤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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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가 끼친 선한 법에서 계율 · 선정 · 지혜를 훔쳐간 것이니, 마치 도둑들이 소 떼를 약탈한 것 같으니라. 모든 범부들이 계율 · 선정 · 지혜를 얻기는 하였으나 좋은 방편이 없어서 해탈을 얻지 못하고, 그리하여 항상한 계율, 항상한 선정, 항상한 지혜의 해탈을 얻지 못하나니, 마치 도둑들이 방편을 몰라서 제호를 잃은 것 같으니라. 또 도둑들이 제호를 얻으려고 물을 많이 탄 것처럼 범부들도 해탈을 얻으려고 나란 고집[我] · 중생이란 고집[衆生] · 오래 산다는 고집[壽命] · 사람이라는 고집[士夫]과 범천 · 자재천 · 티끌 · 세간 성품 ·계율 · 선정 · 지혜라는 소견과 해탈과 비상비비상천이 곧 열반이라고 말하거니와 참말 해탈과 열반을 얻지 못하나니, 마치 도둑들이 제호를 얻지 못함과 같으니라. 범부들이 조그마한 범행과 부모에게 공양한 인연으로 천상에 태어나서 작은 복락을 받는 것은 도둑들의 물을 탄 우유와 같지만 범부들은 조그마한 범행과 부모에게 공양한 까닭으로 천상에 태어난 줄을 알지 못하고, 또 계율 · 선정 · 지혜와 삼보에 귀의할 줄을 알지 못하며, 알지 못하는 까닭으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또 말을 하면서도 참으로 알지도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나타난 뒤에야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뜻을 연설하는 것이니라. 마치 전륜왕(轉輪王)이 세상에 나면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도둑들은 흩어지고 소 떼는 없어지지 않았는데, 전륜왕이 그 소 떼를 공교한 방편이 많은 목자에게 위탁하고, 목자는 좋은 방편으로 제호를 얻었으므로 모든 중생의 고통과 병이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부처님인 전륜왕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범부들이 계율이나 선정이나 지혜를 연설하지 못하고 버림이 마치 도둑이 흩어지는 것과 같나니, 그 때에 여래가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말하며, 중생들을 위하여서 보살들로 하여금 사람을 만나는 대로 연설하라 하는데, 보살마하살들은 이미 제호를 얻었고 다시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위없는 감로법 맛을 얻게 하나니, 그것이 여래의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한 것이요 바뀌지 않는 법이라고 하는 것이니, 세상의 범부와 어리석은 사람들이 범천 따위를 항상하다고 말하는 것.....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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