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8)-80

근와(槿瓦) 2015. 11. 12. 00:21

대반열반경(8)-8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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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는 같지 아니하니라. 항상한 법이란 것은 여래를 말함이요 다른 법이 아니니라. 가섭이여, 이렇게 여래의 몸을 알아야 하느니라. 가섭이여, 선남자 선여인들은 마음을 착실하게 가지고 이 두 글자를 닦을지니, 부처님만이 항상 머무는 것이니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두 글자를 닦으면 그런 사람은 나의 행함을 따라서 내가 이르는 데까지 이르리라. 선남자여, 만일 이 두 글자를 닦음으로써 열반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이가 있으면, 여래는 이 사람을 위하여 열반에 들 것이니, 열반이란 뜻은 곧 부처님 법의 성품이니라."

 

"세존이시여, 부처님 법의 성품은 그 뜻이 어떠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법의 성품의 뜻을 알고자 하오니 여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하소서. 법의 성품이란 말은 곧 몸을 버리는 것이요, 몸을 버린다 함은 있는 바가 없다는 말이니, 만일 있는 바가 없다면 몸은 어떻게 존재하며, 몸이 만일 존재한다면 어떻게 몸에 법의 성품이 있다고 말하오며, 몸에 법의 성품이 있다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습니까? 제가 어떻게 하면 이런 뜻을 알겠습니까?"

 

"선남자여, 그대는 멸(滅)하는 것이 법의 성품이란 말을 하지 말라. 법의 성품은 멸이 있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여, 마치 무상천(無想天)이 색음(色陰)을 성취하였지만 색음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이에 대하여 '이 하늘들은 어떻게 있어서 즐겁게 낙을 받으며 어떻게 생각을 가지며, 어떻게 보고 듣느냐'고 묻지 말 것이니, 선남자여, 여래의 경계는 성문이나 연각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여래의 몸은 멸하는 법이다'라고 말하지 말라. 여래의 멸하는 법은 부처의 경계이므로 성문이나 연각들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생각하기를 여래는 어느 곳에 머물며 어느 곳에 다니며 어느 곳에서 보며 어느 곳에서 즐거워하느냐고 하지 말지니, 선남자여, 이러한 이치는 그대들의 알 바가 아니며, 부처님들의 법신과 가지가지 방편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불 · 법 · 승을 닦으며 항상하다는 생각을 가질지니, 이 세 가지 법은 다르다는 생각도 없고 무상하다는 생각도 없고 바뀐다는 생각도 없느니라. 만일 이 세 가지 법에 대하여 다르다는 생각을 닦는다면, 이런 이들의 청정한 삼귀의는 의지할 곳이 없으며, 금지하는 계행도 구족하지 못하며, 마침내는 성문 · 연각의 보리 과(果)도 증득하지 못하려니와, 만일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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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릴 수 없는 데에 항상한 생각을 닦는 이는 곧 귀의할 곳이 있으리라. 선남자여, 마치 나무를 의지한다면 나무 그림자가 있을 것이니 여래도 그러하여 항상한 법이 있으므로 귀의할 데가 있는 것이고 무상한 것이 아니니, 만일 여래가 무상하다면 여래는 천상 사람 · 세간 사람의 귀의할 곳이 아니니라."

 

"세존이시여, 어둠 속에서는 나무는 있어도 그 그림자는 없습니다." "가섭이여, 그대는 '나무는 있어도 그림자는 없다'고 말하지 말라. 단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뿐이니라. 선남자여, 여래도 그러하여 그 성품이 항상 있어서 변역하지 않건만, 지혜 없는 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것이니, 마치 어둠 속에서 나무 그림자를 보지 못함과 같으니라. 범부들이 부처님 열반한 뒤에 여래가 무상한 법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만일 여래가 법보나 승보와 다르다고 말하면 삼귀의 할 곳이 되지 못하리니, 그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각기 다르므로 무상하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불 · 법 · 승 세 가지가 항상 머문다는 것으로 부모에게 말하여 깨닫게 하고, 7대까지 이르도록 모두 받들어 지니게 하겠나이다. 매우 신기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여래와 법과 승가가 헤아릴 수 없음을 배우며, 스스로 배우고는 남들에게 널리 이런 이치를 말하겠는데, 만일 믿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은 무상을 오래 닦은 사람일 것이니, 나는 그런 이들을 위하여 서리와 우박이 되겠나이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지금 바른 법을 잘 수호하는 것이니, 이렇게 법을 수호하여 사람을 속이지 아니할 것이며 사람을 속이지 아니하는 선업의 인연으로 장수할 것이며 지나간 세상 일을 알게 되리라."

 

5. 금강 같은 몸[金剛身品]

이 때에 부처님께서 또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여래의 몸은 항상 머무는 몸이며 깨뜨릴 수 없는 몸이며 금강 같은 몸이며 잡식하지 않는 몸이니, 곧 법신(法身)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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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러한 몸을 저는 보지 못하옵고, 다만 무상하고 깨뜨릴 수 있고 티끌 같고 잡식하는 몸만을 보나니, 왜냐 하면 여래께서 지금 열반에 드시려는 연고입니다." "가섭이여, 그대는 지금 여래의 몸이 견고하지 못하여 깨뜨릴 수 있음이 범부의 몸과 같다고 말하지 말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여래의 몸은 한량없는 억겁 동안에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으며 인간 · 천상의 몸이 아니며 두려워 떠는 몸이 아니며 잡식하는 몸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의 몸은 몸이 아니니 이 몸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익히지도 않고 닦지도 않으며, 한량도 없고 끝도 없고 자취가 없으며 앎도 없고 형상도 없고 끝까지 청정하여 동요함이 없으며, 받음도 없고 행함도 없고 머물지도 않고 짓지도 않고 맛도 없고 섞임도 없어 함이 있는 법이 아니며, 업도 아니고 과도 아니고 행도 아니고 멸(滅)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마음의 작용[心數]도 아니어서 헤아릴 수도 없고 항상하여 헤아릴 수 없으며, 인식함도 없고 마음을 여의기도 하고 마음을 여의지 않기도 하며, 마음이 평등하여 있지도 않으나 있기도 하며, 가고 옴이 없으나 가고 오기도 하며, 파하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고 끊지도 않고 끊기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주재도 아니나 주재이기도 하며, 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니고, 깨달음도 아니고 관찰함도 아니며, 명자(名字)도 아니고 명자 아님도 아니며, 선정도 아니고 선정 아님도 아니며, 볼 수 없으나 분명히 보기도 하며, 곳이 없기도 하고 곳이기도 하며, 집이 없기도 하고 집이 있기도 하며,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으며, 고요함이 없으면서도 고요하기도 하며, 있는 데도 아니며 받지도 않고 베풀지도 않으며, 취(取)하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으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며, 복밭도 아니고 복밭 아님도 아니며, 다함도 없고 다하지 않음도 없어 온갖 다함을 여의었으며, 공하기도 하고 공을 여의기도 하며, 항상 머물지도 않으나 잠깐 사이에 멸하는 것도 아니며, 흐림도 없고 글자가 없고 글자를 여의었으며, 소리도 아니고 말하는 것도 아니며, 닦아 익히는 것도 아니고 일컬어 요량함도 아니며,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며, 형상도 아니고 모양 도 아니면서 모든 모양으로 장엄하며, 용맹함도 아니고 두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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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며, 고요함도 없고 고요하지 않음도 없으며, 뜨겁고 뜨겁지 않음이 없으며, 볼 수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여래가 모든 중생을 제도하면서도 제도함이 없으므로 중생을 해탈케 하고, 해탈함이 없으므로 중생을 깨닫게 하고, 깨달음이 없으므로 실상과 같이 법문을 말하며, 두 가지가 아니므로 요량할 수 없으며, 같을 이 없되 같으며, 평하[平]하기 허공과 같아서 형상이 없으며, 생멸이 없는 성품과 같아서 끊임도 아니고 항상함도 아니며, 항상 1승(乘)을 행하나 중생은 3승(乘)을 보며 물러가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아니하여 온갖 결박을 끊으며, 싸우지도 아니하고 저촉하지도 아니하며, 성품이 아니면서 성품에 머물며, 모임도 아니고 흩어짐도 아니며,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니고 둥근 것도 아니고 모난 것도 아니며, 5음(陰) · 6입(入) · 18계(界)가 아니면서 5음 · 6입 · 18계이기도 하며, 더함도 아니고 덜함도 아니고, 이기는 것도 아니고 지는 것도 아니어서, 여래의 몸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느니라. 아는 이도 없고 알지 못하는 이도 없으며, 보는 이도 없고 보지 못하는 이도 없으며, 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함이 없는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세간 아닌 것도 아니며, 짓는 것도 아니고 짓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의지함도 아니고 의지하지 않음도 아니며, 4대(大)도 아니고 4대 아님도 아니며, 인(因)도 아니고 인이 아님도 아니며, 중생도 아니고 중생 아님도 아니며, 사문도 아니고 바라문도 아니며, 사자이고 큰 사자이며, 몸도 아니고 몸 아 님도 아니어서 말할 수 없으며, 1법상(法相)을 제하고는 셈으로 셀 수 없으며, 열반에 들 때에도 열반에 들지 아니하나니, 여래의 법신은 이렇게 한량없이 미묘한 공덕을 모두 성취하였느니라. 가섭이여, 오직 여래만이 이런 모양을 아는 것이요, 성문이나 연각으로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가섭이여, 이러한 공덕으로 여래의 몸이 되었으며 잡식으로 기른 몸이 아니니라. 가섭이여, 여래의 참된 몸의 공덕은 이러하거늘 어찌하여 병이 나고 걱정되고 위태하여 견고하지 못함이 굽지 않은 기와 같겠느냐. 가섭이여, 여래가 일부러 병의 고통을 나타내는 것은 중생들을 조복(調伏)하기 위함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런 줄을 알라. 여래의 몸은 금강 같은 몸이니, 그대는 오늘부터 전심으로 이 이치를 항상 생각하고 잡식하는 몸을 생각지 말며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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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위하여서도 여래의 몸은 곧 법신이라고 연설하여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런 공덕을 성취하였사오니, 그러한 몸에 어찌 병의 고통이나 무상하고 파괴됨이 있겠습니까? 저는 오늘부터 여래의 몸이 항상한 법신이며 안락한 몸임을 생각하겠으며, 남들에게도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여래의 법신이 금강과 같아서 깨뜨릴 수 없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하나이다." "가섭이여, 바른 법을 보호하여 유지한 인연으로 금강 같은 몸을 이루었나니 가섭이여, 내가 옛적에 법을 수호한 인연으로 지금에 이 금강 같은 몸이 항상 머물러 파괴되지 아니함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바른 법을 수호하여 유지하는 이는 5계도 받지 않고 위의도 닦지 않고서도, 칼이나 활이나 창 같은 것을 들고 계행을 잘 가지는 청정한 비구를 보호할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수호하는 일을 떠나서 고요한 무덤 곁이나 나무 아래에 혼자 있으면 그런 사람은 진정한 비구라 하려니와, 만일 수호하는 이를 따라다닌다면 그 사람을 '머리 깎은 거사'라 하겠나이다." "가섭이여, 머리 깎은 거사라 하지 말라. 만일 비구가 가는 곳마다 몸을 이바지함을 만족히 여기며, 경전을 읽고 생각에 들어 좌선하다가, 법을 묻는 이에게 보시하고 계행 갖는 공덕과 탐욕을 없애고 만족한 줄 알라는 법문을 말하여 준다면, 그는 비록 이렇게 여러 가지 법을 말한다 하여도, 사자후를 하지 못하며 사자들에게 호위받지 못하며 법답지 않은 나쁜 사람을 굴복하지 못하리라. 이런 비구는 저를 이익케 하고 중생을 이익케 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런 무리는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으로서 비록 계행을 가지고 깨끗한 행을 수호한다 하여도 아무 일도 할 수 없느니라. 만일 비구로서 몸을 이바지할 것도 풍족하고 받은 계율을 잘 보호하며, 사자후로써 미묘한 법문을 자세히 말하여, 수다라 · 게송[祇夜] · 수기(受記) · 가타 · 무문자설(無問自說 : 優陀那) · 본사(本事 : 伊帝目多伽) · 본생(本生 : 闍陀伽) · 방광(方廣 : 毗佛略) · 미증유(未曾有 : 阿浮陀達磨) 등의 9부 경전을 남에게 연설하며, 중생들을 안락하고 이익케 하기 위하여 창도(唱導)하기를, 열반경에서는 비구들을 제어하여 종이나 소나 양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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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답지 못한 것을 기르지 못하게 하였으니, 만일 이런 부정한 것을 기르는 이는 계율에 의지하여 다스려야 하는 것이며, 여래께서 다른 경전에는 말씀하시기를 어떤 비구가 그런 법답지 못한 것을 기르는 일이 있으면 그 나라 임금이 법대로 다스리고 쫓아 보내어 속인이 되게 하라고 하였으며, 만일 비구가 이렇게 말할 적에 파계한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성을 내어 법사를 해쳐서 법을 말하던 이가 죽는다 하여도, 이것은 계행을 가져서 자기도 이익하고 남도 이익케 하는 이라고 말하리니, 이 인연으로 임금이나 대신이나 재상이나 우바새들에게 법을 말하는 사람을 보호하라고 내가 허락하였으니, 바른 법을 두호하려는 이는 이렇게 배울 것이니라. 가섭이여, 이렇게 계행을 파하고 법을 보호하지 않는 이를 머리 깎은 거사라 이름하거니와, 계행을 가지는 이가 그런 이름을 얻는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여, 지나간 오랜 옛적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겁 전에 이 구시나 성에 부처님께서 나셨으니, 명호는 환희증익(歡喜增益) 여래 · 응공 · 정변지 · 명행족 · 선서 · 세간해 ·무상사 · 조어장부 · 천인사 · 불세존이시고, 그 때의 세계는 넓고 깨끗하여 풍부하고 즐겁고 편안하며, 백성들이 번성하고 굶주린 이가 없어서 마치 극락세계의 보살들과 같았다. 그 부처님께서 오래오래 세상에 계시면서 중생을 교화하시다가, 나중에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서 열반에 드시고, 부처님 열반한 뒤에 남긴 불법이 한량없는 억년 동안 세상에 전할 적에 불법이 아주 없어지기 40여 년 전에 계행을 지니는 비구가 있었으니, 이름이 각덕(覺德)이었다. 많은 권속들에게 호위되어서 사자후로 9부 경전을 널리 연설하여 여러 비구들을 제어하여 종이나 소나 양과 같은 법답지 않은 것을 기르지 못하게 하리니, 그 때에 파계한 모든 비구들이 이런 말을 듣고 나쁜 마음을 내어 칼과 막대기를 가지고 이 법사를 위협하였다. 그 나라 임금의 이름은 유덕(有德)인데, 이런 사실을 알고 법을 수호하기 위하여 법문하는 비구가 있는 곳에 가서 파계한 나쁜 비구들과 극심한 싸움을 하면서 법사로 하여금 위급함을 면케 하다가 전신에 창을 맞았다. 그 때에 각덕 비구가 왕에게 찬탄하기를 '대왕은 진실하게 바른 법을 수호하였습니다. 이 다음 세상에 그 몸으로 한량없는 법기(法器)가 되리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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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그 때에 이런 법문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촉불국에 태어나서 아촉부처님의 첫째 제자가 되었고, 그 임금이 데리고 갔던 백성이나 권속들로서 싸움에 참여한 이나 따라 기뻐하던 사람들은 모두 아촉불국에 가서 났으며, 각덕 비구는 오래 살다가 나중에 역시 아촉불국에 태어나서 그 부처님의 성문들 중에 셋째 제자가 되었으니,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는 마땅히 이렇게 받아 지니고 옹호하여야 하느니라. 가섭이여, 그 때의 임금이 지금의 내 몸이요, 법을 말하던 비구가 가섭불이니라. 가섭이여, 바른 법을 수호하는 이는 이렇게 한량없는 과보를 받는 것이니, 이 인연으로 오늘날 내가 가지가지 상호로 장엄하여 깨뜨릴 수 없는 법신을 성취하였느니라." 가섭보살이 또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항상한 몸은 마치 돌에다 형상을 새긴 것 같겠나이다." "선남자여, 그러한 인연으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바른 법을 수호할 것이니, 법을 수호한 과보는 한량없이 크고 넓으니라. 선남자여, 그러기에 법을 보호하려는 우바새들은 칼과 작대기를 들고 법을 지니는 비구를 옹호하여야 하느니라. 설령 5계를 갖추어 받아 가지었더라도 대승인이라고 말하지 못하려니와, 5계를 받지 않고도 바른 법을 수호하는 이는 대승인이라고 할 것이니, 법을 수호하는 이는 칼이나 병장기를 들고 법사를 호위할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칼과 작대기를 가진 우바새들과 벗이 된다면, 스승이 있다 하리이까, 스승이 없다 하리이까? 계행을 가짐입니까, 계행을 깨침입니까?" "가섭이여, 이런 사람을 파계하는 사람이라고 하지 말라. 선남자여, 내가 열반한 뒤 혼란하고 나쁜 시대에 세계가 어지럽고 서로 침략하며 사람들이 굶주린 때에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기 위하여 마음을 내어 출가하더라도 이런 사람은 '머리 깎은 사람'이라 할 것이니, 그런 무리들은 계행을 지키고 위의가 구족하며 청정한 비구들이 법을 수호함을 보면 쫓아내고 해치거나 죽이거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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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행을 갖는 사람으로서 바른 법을 수호하려는 이가 어떻게 시골이나 도시로 다니면서 교화할 수 있겠습니까?" "선남자여, 그래서 내가 지금 계행을 지니는 사람이 칼과 작대기를 가진 사람들과 벗이 되라고 허락한 것이다. 임금이나 대신이나 장자나 우바새들이 법을 수호하기 위하여서는 비록 칼이나 작대기를 가지더라도 그 사람은 계행을 갖는 이라고 말하느니라. 비록 칼과 작대기를 가졌더라도 생명을 끊지는 말아야 하나니, 그렇게 하는 이는 제일로 계행을 갖는다고 말할 것이니라. 가섭이여, 법을 수호하는 이는 바른 소견을 갖추고, 대승 경전을 널리 연설하며, 임금의 일산이나 기름 병이나 곡식이나 과일 따위를 손에 가지지 아니하며, 이양(利養)을 위하여서는 임금이나 대신이나 장자들을 가까이하지 아니하며, 시주들에게 아첨하는 마음을 가지지 아니하고, 위의를 갖추어서 파계한 나쁜 사람들을 항복받나니, 이런 사람이야말로 계행을 갖고 법을 수호하는 스님이라 할 것이다. 중생의 진정한 선지식이 되며, 마음이 넓고 너그러워 바다와 같으니라. 가섭이여, 어떤 비구가 이양(利養)을 위하여 다른 이에게 법을 말하고, 그의 무리들도 스승을 본받아 이양을 탐한다면, 그 사람은 이렇게 스스로 대중을 깨뜨리는 것이니라. 가섭이여, 대중에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파계하는 잡승(雜僧)이요, 둘째는 어리석은 중[愚癡僧]이요, 셋째는 청정한 중이니라. 파계하는 잡승은 깨뜨리기 쉽거니와 계행을 갖는 청정한 대중을 이양하는 인연으로는 깨뜨릴 수 없느니라. 어떤 것을 파계하는 잡승이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계행을 가지면서도 이양을 위하여서 파계한 이들과 함께 따라다니며 서로 어울리어 사업을 함께 하는 이는 파계한 이요, 잡승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어리석은 중인가. 만일 비구가 고요한 도량에 있으나 총명치 못하고 흐리멍텅하여 욕심이 적고 걸식을 행하며, 계를 말하는 날에나 자자(自恣)하는 때에는 제자들로 하여금 깨끗이 참회하게 하지만, 잘못된 제자가 계율을 범하는 이가 많아도 깨끗하게 참회하도록 가르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함께 계율을 말하고 자자한다면, 그런 이는 어리석은 중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청정한 중인가. 어떤 비구들이 있는데 백천억 마군들이 깨뜨릴 수 없고, 보살 중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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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성품이 청정하며, 위에 말한 두 종류의 중들을 조복하여 청정한 대중 가운데 있게 하면, 그들은 법을 수호하는 대사[護法無上大師]라 할 것이니라. 계율을 잘 지니는 이는 중생을 조복하여 이익케 하려는 연고로, 모든 계율의 모양이 경하고 중함을 알며, 옳은 계율이 아닌 것은 증명치 않고, 옳은 계율만을 증명하느니라. 어떤 것이 중생을 조복하려는 연고인가. 만일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항상 마을에 들어가는데, 시기를 가리지 않으며, 혹은 과부나 음녀의 집에 가서 여러 해를 함께 있는 일은 성문으로서는 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이 중생을 조복하여 이익케 함이니라. 어떤 것이 계율의 중함을 아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사실로 말미암아 계율을 제정한 것을 보고, '너는 오늘부터 조심하여 다시 범하지 말라. 네 가지 중대한 계율을 출가한 사람은 짓지 말아야 하나니, 짐짓 짓는 이는 사문이 아니며 석가의 제자가 아니다' 하면, 이것은 중한 것이니라. 무엇을 가벼운 것이라 하느냐. 가벼운 계율을 범한 이에게 세 번 말려서 능히 버리게 하면 이것은 가벼운 것이니라. 옳은 계율이 아닌 것은 증명치 않는다 함은 어떤 이가 깨끗치 않은 것을 받아 사용함을 보고 칭찬하는 이와는 함께 머물지 않는 것이요, 옳은 계율을 증명한다는 것은 계율을 잘 배우고 파계한 이는 가까이하지 아니하며, 행하는 일이 계율에 합하는 이를 보고는 환희한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이리하여 불법에서 짓는 일을 잘 알고 잘 해석하는 이는 율사라 하나니, 한 글자를 잘 알고 경전을 잘 지니는 일도 그와 같으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여, 부처님 법이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나니, 여래도 그러하여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하옵니다. 거룩하신 말씀과 같이 부처님 법이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여래도 그와 같이 헤아릴 수 없나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있어 깨어지지 아니하면 변역하지 않는 줄을 알겠사오니, 저도 지금 잘 배우고 남에게도 이런 이치를 널리 연설하겠나이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이렇게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의 몸은 금강 같아서 깨뜨릴 수 없나니, 보살들은 이렇게 바른 소견과 바른 지혜를 잘 배워야 하느니라. 만일 이렇게 분명하게 알면, 부처님의 금강 같은 몸, 깨뜨릴 수 없는 몸을 보되 거울 속에서 여러 가지 모양을 보는 것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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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 이름의 공덕[名字功品]

그 때 부처님께서 또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이 경의 글자와 구절이 지니는 공덕을 잘 알아라. 만일 선남자 · 선여인이 이 경의 이름을 들으면 네 가지 나쁜 갈래에는 나지 아니하리라. 왜냐 하면 이 경전은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들이 닦아 익힌 것이니, 그 공덕을 내가 이제 말하리라."가섭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보살마하살들이 어떻게 받아 가지옵니까?" "가섭이여, 이 경의 이름은 대반열반(大般涅槃)이니 윗말도 선하고 가운데 말도 선하고 아래 말도 선하며, 의미가 매우 깊고 글도 좋으며 순일하게 청정한 범행(梵行)을 갖추었으며, 금강의 보배광이 가득하여 모자라는 일이 없으니, 그대는 자세히 들으라. 내가 이제 말하리라. 선남자여, '대(大)'라는 것은 항상하다는 뜻이니, 마치 여덟 개의 큰 강이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처럼, 이 경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번뇌와 마의 성품을 항복받고 그런 뒤에 대반열반에서 몸과 목숨을 버리는 것이므로 대반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의사가 좋은 비방(秘方)이 있는데, 그것이 모든 의술을 모두 포함하는 것같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말한 바 가지가지 묘한 법의 비밀하고 깊은 이치의 문이 모두 이 대반열반에 들었나니, 그러므로 이름을 대반열반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비유컨대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항상 풍년들기를 희망하다가 가을에 열매를 거두면 모든 희망이 모두 쉬듯이, 선남자여, 모든 중생도 그와 같아서 다른 경전을 배울 적에는 항상 좋은 자미(滋味)를 희망하지만, 이 대반열반을 듣고 나서는 다른 경에서 희망하던 재미가 영원히 멈추나니, 이 대반열반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나고 죽는 물결에서 벗어나게 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모든 자국 중에는 코끼리의 자국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그와 같아서 모든 경전의 삼매 중에 제일이 되느니라. 선남자여, 밭을 가는 데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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