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의 오묘한 작용(眞心妙用)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질문) 오묘한 본체는 알았지만 그 작용(妙用)이란 어떤 것인가?
(대답) 옛사람이 말하기를 '바람이 부니 마음이 나무를 흔들고, 구름이 생기니 성품(性)이 티끌을 일으킨다. 만약 오늘 일을 밝힌다면 본래의 사람을 모르게 된다.'고 하였다. 이것이 오묘한 본체가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진심의 오묘한 본체는 본래 움직이지 않아 편안하고 고요하며 진실하고 영원한데, 진실하고 영원한 본체에서 오묘한 작용이 나타나 흐름을 따라 오묘함을 얻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조사께서도 이렇게 읊으셨다.
마음이 경계를 따라 움직이니
움직이는 곳이 실로 그윽하다
흐름을 따라 성품을 알면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다.
그러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행동하고 베푸는 것이나,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는 것이나 밥 먹고 옷 입으며,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을 놀리며,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엿보는 일들이 모두 진심의 오묘한 작용이다. 그러나 범부들은 어리석어 옷을 입을 때는 단지 옷을 입는다고만 알고, 밥을 먹을 때는 단지 밥을 먹는다고만 알기 때문에 모든 일에 상(相)만을 따라 구른다. 날마다 쓰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눈앞에 있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바탕(性)을 아는 사람이라면 움직이고 베풀면서도 결코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조사께서도 말씀하셨다.
'태에 있으면 몸이라 하고, 세상에 있으면 사람이라고 하며, 눈에 있으면 보고, 귀에 있으면 들으며, 코에 있으면 냄새를 맡고, 입에 있으면 말을 한다. 손에 있으면 잡거나 들고, 발에 있으면 걸어다닌다. 두루 나타나서는 법계를 다 포용하고, 거두어 들여서는 한 티끌 속에 있다. 그것을 아는 이는 불성(佛性)이라 하고 모르는 이는 정혼(精魂)이라 한다.'
그러므로 도오(道吾) 스님이 홀(笏)을 들고 춤을 춘 것과 석공(石鞏)스님이 활을 당기고 비마(秘魔)스님이 집게를 든 것과 구지(俱胝)스님이 손가락을 세우고 흔주(忻州)스님이 땅을 두드리는 것과 운암(雲岩)스님이 사자(師子)를 놀리는 일 등이 모두 다 이 하나의 큰 작용을 밝힌 것이다. 일상에 어리석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히 아무데나 걸림이 없었던 것이다.
출전 ; 밖에서 찾지 말라(지은이 : 보조선사, 옮긴이 : 법정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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