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15)-150

근와(槿瓦) 2015. 10. 30. 20:25

중아함경(15)-15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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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치 비구가 다시 물었다. "존자 사리자여,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또한 어떠합니까?" "흑치여, 나는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말을 듣고 망설임이 없다." 흑치 비구는 이와 같은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사리자는 지금 제 자신을 지칭하여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그 말을 들은 뒤 어떤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리자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여라." 그 비구는 분부를 받은 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사리자를 찾아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존자 사리자님을 부르십니다." 사리자는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너는 지금 제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였는가?"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런 글을 쓰지 않았고 그런 글귀를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이치만을 설명했을 뿐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족성자는 그 방편을 따라 일컬어 말한다. 지혜를 얻었으면 곧 지혜를 얻었다고 말이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아까 이미 '그런 글을 쓰지 않았고 그런 글귀를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이치만을 설명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는 어떻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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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았기에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사리자야, 너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존자 사리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너는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생겨나는 것은 모두 그 원인[因]이 있다. 이 생의 원인이 다했을 적에 이 생의 원인이 다한 줄을 알았기에 나는 자신을 지칭하여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에 생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왜냐 하면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들이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생은 무엇을 인(因)으로 하고 무엇을 연(緣)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생은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생은 유(有)를 인으로 하고 유를 연으로 하며, 유를 따라 나고 유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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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왜냐 하면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유(有)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유는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유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유는 무엇을 따라 나고 유는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유는 수(受)를 인으로 하고 수를 연으로 하며, 수를 따라 나고 수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마땅히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수(受)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만일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수는 무엇을 인으로 하고 무엇을 연으로 하며 , 무엇을 따라 나고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수는 애(愛)를 인으로 하고 애를 연으로 하며, 애를 따라 나고 애를 근본으로 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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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떤 것을 애(愛)라고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떤 것을 애라고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이른바 3각(覺)이 있으니 즐거운 느낌[樂覺] 괴로운 느낌[苦覺]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覺]이다. 그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여 집착하는 것, 이것을 일러 애(愛)라고 한다'고 대답해 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 것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당신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저 3각(覺)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당신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기에 저 3각 가운데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는가?' 하고 묻는다면,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분, 이른바 이 3각은 무상(無常)한 법이요, 괴로움의 법이며, 멸하는 법이다. 무상한 법은 곧 괴로움이니, 괴로움인 줄 알고 나서는 저 3각에 대해서 즐기고자 하는 집착이 없어졌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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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 뜻을 알아 들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이 말은 또 이치가 있으니 간략하게 대답할 수가 있다. 사리자야, 이 말에 다시 어떤 뜻이 있기에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는가? 느끼는 것과 작용하는 모든 것은 다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니, 사리자야, 다시 이치가 있어 이 말을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너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떻게 등진 채 향하지 않기에 스스로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너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저에게 와서 '존자 사리자여, 어떻게 등진 채 향하지 않기에 스스로 (나는 지혜를 얻었고 생이 이미 다했으며, 범행이 이미 섰고, 할 일을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고 말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세존이시여, 저는 그 말을 듣고 '여러분, 나는 안에 대해서 등지고 향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애욕이 다하고, 놀람도 없고 두려움도 없으며, 의심도 없고 미혹도 없다. 이와 같이 수호하고, 그와 같이 수호한 다음에는 선하지 않은 번뇌[漏]를 내지 않는다'고 대답해 주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이렇게 물으면, 저는 이와 같이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자야, 만일 모든 범행자가 와서 그렇게 묻거든 너는 그와 같이 대답하라.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마땅히 그 뜻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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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다시 이치가 있어 이 말에 대하여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만약 모든 맺힘[結]에 대해서 사문이 말한 것이라면 그 맺힘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이와 같이 수호하고, 그와 같이 수호한 다음에는 선하지 않은 번뇌를 내지 않는다. 사리자야, 이것이 이른바 '다시 이치가 있어 그 말에 대하여 간략하게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니라."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해 마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 들어가 고요히 앉으셨다. 세존께서 방에 들어가신 뒤 조금 있다가 존자 사리자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여러분, 내가 처음에 미처 생각하기 전에 세존께서 갑자기 이 이치를 물으셨다. 나는 '아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여러분, 내가 처음에 한 이치를 말했을 때 곧 세존께서는 옳다고 창찬하셨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와 같이 생각했다. '만일 세존께서 하루 낮 하룻밤을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그 이치를 물으신다면, 나는 능히 세존을 위하여 하루 낮 하룻밤을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이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만일 세존께서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해 물으신다면, 나는 또 세존을 위하여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 흑치 비구는 존자 사리자가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께서 방에 들어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존자 사리자가 지극히 교만한 모습으로 한결같이 사자처럼 외치기를 '여러분, 내가 처음 미처 생각하기 전에 세존께서 갑자기 이 이치를 물으셨는데 나는 (아마 능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여러분, 내가 처음에 한 이치를 말했을 때 곧 세존께서는 옳다고 칭찬하셨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와 같이 생각했다.(만일 세존께서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이 이치에 대하여 물으신다면, 나는 세존을 위해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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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만일 세존께서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내게 이 이치를 물으신다면, 나는 또 세존을 위해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하리라)'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흑치야, 그렇고 그렇다. 만일 내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사리자 비구에게 그 이치를 묻더라도 사리자 비구는 반드시 나를 위해 하루 낮 하룻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할 것이다. 흑치야, 만일 내가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사리자 비구에게 그 뜻을 묻는다면 그 비구도 또한 충분히 나를 위해 2 3 4일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다른 글과 다른 글귀로써 그 이치에 대하여 대답할 것이다. 흑치야, 사리자 비구는 법계(法界)에 대하여 깊은 이치를 통달하였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사자후경(師子吼經)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그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존자 사리자도 거기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는데, 석 달 동안 안거를 지낸 뒤에 옷 깁기를 마치고 옷을 단정히 입고,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마쳤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상에 나가 유행(遊行)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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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셨다."사리자야, 너는 떠나거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아직 제도(濟度)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으면 마땅히 제도시키고, 아직 해탈(解脫)하지 못한 시람들이 있으면 마땅히 해탈을 얻게 할 것이며, 아직 반열반(般涅槃)을 얻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반열반을 얻게 하라. 사리자야, 너는 떠나거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존자 사리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간직하였다.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떠나갔다. 그는 자기 방에 돌아와 평상과 자리를 거두고 옷을 단정히 하고 발우를 가지고 즉시 나가 세간을 돌아다녔다. 존자 사리자가 떠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어떤 범행자[梵行]가 부처님 앞에서 상위법(上違法)을 범하고 세존께 아뢰었다."오늘 존자 사리자가 나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리자한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 네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어떤 범행자가 내 앞에 와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불은 나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나서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라." 한 비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떠나갔다. 이 때에 존자 아난(阿難)이 세존의 뒤에서 불자(拂子)를 잡고 세존을 모시고 있었다. 한 비구가 떠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존자 아난이 곧 방문 열쇠를 가지고 여러 방을 두루 돌면서 비구들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훌륭하십니다. 여러 존자들이여, 빨리 강당으로 갑시다. 지금 존자 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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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부처님 앞에서 사자처럼 외칠 것입니다. 사리자가 말하는 것은 매우 깊은 이치일 것이며 고요한 가운데 가장 고요한 것이요, 묘한 것 가운데 묘한 것으로서 여러분과 나는 이것을 들은 뒤에 잘 외워 익히고, 잘 받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강당으로 갔다. 한 비구가 사리자에게 가서 말했다."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시면서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한 범행자가 내 앞에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불이 나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나서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사리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네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어떤 범행자가 내 앞에서 상위법을 범하고 '세존이시여, 오늘 존자 사리자가 나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사리자야, 네가 진실로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긴 뒤에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느냐?" 사리자가 아뢰었다."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身身念)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는 행위를 하고 세상을 유행하러 떠났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뿔을 잘린 소가 매우 참을성이 많고 온순하며 잘 길들여져서, 마을에서 마을로 거리에서 거리로 노니는 곳마다 조금도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은 뿔을 잘린 소와 같아서, 맺힘[結]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노닙니다.

 

                                                                               [150 / 10006] 쪽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며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가지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며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두 손이 잘리고 그 마음이 매우 겸손한 전타라자(旃陀羅子 : 賤民童子)가 시골에서 시골로 읍에서 읍으로 유행하는 곳마다 전혀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은 손을 잘린 전타라자와 같아,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땅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그 때문에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으며, 더럽다 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또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과 같이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땅과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마치 물은 깨끗한 것이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 즉 대변 소변 눈물 침 따위를 모두 씻어도, 그로 인해 미움과 사랑이 생기지 않고 더럽다 하지도 않으며,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또한 창피스럽다 하지도 않는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음이 저 물과 같아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게 성취하여 원만히 노닙니다. 세존이시여, 신신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어떤 범행자를 업신여기고 세상을 유행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신신념을 잘 지니고 있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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