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切處에 無心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금강경」에 이르기를 ‘보살이 아법(我法)이 없는 사람은 여래가 참다운 보살이라’고 말씀하시며, 또 ‘취하지도 아니하고 버리지도 아니하여 영원히 생사를 끊어서 일체처에 무심하면 곧 모든 부처님의 아들이다’라고 하였느니라.「열반경」에 이르되 ‘여래가 열반을 증득하여 영원히 생사를 끊었다’고 하였느니라.
게송을 지어 말하노라.
나는 지금 뜻이 매우 좋아서
남이 욕할 때도 괴로움이 없고
말없이 시비를 말하지 않나니
열반과 생사가 같은 길이로다
내 집의 근본 종지를 사무쳐 알아
본래로 푸르고 검은 분별이 없나니
일체 망상의 분별은
세상 사람이 밝게 알지 못함임을 알지니라.
말세의 범부에게 이르노니
마음 가운데 우거진 풀을 없애 버려라.
내 지금 뜻이 크게 넓어서
말하지 않고 일 없어 마음이 편안하니
조용하여 자재해탈이라
동서 어디를 가도 쉬워 어렵지 않도다.
종일토록 말 없이 적막하여
생각생각에 이치를 향해 생각해 보니
자연히 소요하여 도를 보아
생사와 결정코 상관치 않도다.
내 지금 뜻이 몹시 기특하니
세상의 침해와 속임을 향하지 않음이라
영화는 모두 헛된 속임수이니
해어진 옷 거친 음식으로 굶주림을 채우도다.
길에서 세상 사람들 만나 말하기를 게을리하니
세상 사람들은 모두 나를 바보라 하네.
겉으로는 질린 듯 암둔해 보이나
마음 가운데는 밝기가 유리같아서
라후라의 밀행에 묵묵히 계합하나니
너희 범부들이 알 바 아니로다.
내 너희들이 참 해탈의 이치를 알지 못할까 두려워서 다시 너희들에게 말해 보이노라.”
*** 대주스님 자신의 심경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경책하신 말씀입니다.
공부를 다 마친 사람은 무심(無心)을 증했기 때문에 일체 분별망상이 다 떨어져서 어떠한 환경이라도 그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아니하는 것이며, 공부를 마치지 못한 사람이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시비, 선악 등의 분별망상이 들어올 수 없는 것입니다.
공부를 공부답게 하려면 주위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동풍이 불면 서쪽으로 자빠지고 서풍이 불면 동쪽으로 자빠지고 바람 부는 대로 자빠지기만 하는 것은 내 마음 속에 주인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 대중들 중에서 참선하는 사람은 화두를, 경을 배우는 사람은 경을 내 마음 속의 주인으로 삼아 열심히 공부하면 분별망상의 잡초가 시들지 않을래야 시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화두를 주인으로 삼고 경을 주인으로 삼아 전심전력을 다하여 공부할 것 같으면 일체 세상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세상과는 별도로 사느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가 공부를 성취해 가지고서는 일체 중생을 위해, 남을 위해 영원토록 살게 될 터이니 우선 잠깐동안 방편으로 내 개인적인 공부만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내 공부만 열심히 하는 이것 자체도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되므로 내 공부만 한다고 해서 보살행에 절대 모순이 없으니 공부에만 열중하고 주위환경에 휩쓸리지 말아서 대주스님의 이런 경계를 우리도 하루 빨리 증득해야겠습니다.
출전 : 頓悟入道要門論 講說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