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념처경(8)-80쪽까지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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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없는 향기로운 물건이 화합하여 훌륭한 향냄새가 나되, 그 훌륭한 향냄새가 나는 것은 하나의 인연이 아닌 것처럼 이것도 그와 같아서 인연이 화합하여 모든 감각이 생긴다. 그러므로 그것은 지은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다. 그것은 마치 줄기·잎·꽃술·향기의 인연으로 연꽃이라는 이름이 생기지마는 그것은 하나의 인연이 아닌 것처럼, 이와 같이 눈에 의하여 빛깔과 허공을 반연하고 생각과 밝음을 연연하여 눈의 접촉에서 감각이 생기는데, 눈에 의해 생기는 감각은 하나에서 생긴 것도 아니요, 한 물건에서 생긴 것도 아니며, 한 모양에서 생긴 것도 아니요, 모여서 생긴 것도 아니며, 변화해서 생긴 것도 아니다. 그 비구가 이와 같이 그 감각을 추구할 때에 이러한 희고 깨끗한 법이 생긴다. 그것은 마치 감자(甘蔗)의 즙을 그릇에 담고 불로 달이면 처음에 잡물이 없어진 것을 파니다(頗尼多)라 하고, 두 번째 달여 조금 무거워진 것을 거려(巨呂)라 하며, 세 번째 달여 빛깔이 희어진 것을 백석밀(白石蜜)이라 하는데, 그 감자즙은 이렇게 달이고 또 달여 잡물이 없어지고, 차츰 무거워지며 내지 하얗게 되는 것처럼, 비구도 그와 같이 그릇과 지혜의 불로 상속(相續)하는 마음의 감자즙을 달일 때에 처음의 선관(禪觀)은 파니다와 같고, 두 번째는 거려와 같으며, 세 번째는 백석밀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가 마음의 상속하는 법을 지혜의 불로 달이면 무루의 깨끗한 법을 이루어 번뇌를 떠나 잡되지 않고, 세상을 벗어난 법이 새겨 생사를 벗어나 때가 없어지고 깨끗한 것은 마치 빨래한 옷과 같다. 또 그 비구는 다시 다른 법으로 자세히 감각을 관찰한다. 즉 눈의 접촉에는 거친 것이 있고 미세한 것이 있는데, 번뇌가 무거워 가볍지 않고 우치와 서로 따른다. 어떤 중생의 감각은 아무개의 감각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그것을 능히 파괴하고, 나머지가 조금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의지해 있지 않다. 이와 같이 귀의 감각·코의 감각·혀의 감각·몸의 감각·뜻의 감각도 그와 같다. 그 비구는 이렇게 수행하여 감각의 관찰을 성취하고 악마의 군사를 부수려 한다. 그 땅의 야차는 다시 기뻐하여 위로 허공의 야차에게 알리고, 그 땅의 야차와 허공의 야차는 사대왕에게 알리고, 그 땅의 야차와 허공의 야차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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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왕은 다시 사천왕에게 알리고, 그 땅의 야차와 허공의 야차와 사대왕과 사천왕은 제석천왕을 향해 말한다. 이 때에 제석천왕은 곧 흰 코끼리 인라반나를 타고 염마천을 향해 기쁜 마음으로 말하는데,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염마천은 제석의 말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갖가지 빛깔의 하늘 보배로 만든 묘한 만(鬘)의 장엄거리와 향으로 몸을 장엄하고 갖가지 수레를 타고, 사랑할 만한 소리·감촉·맛·빛깔·향 등과 갖가지 사랑할 만하고 말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매우 기뻐한다. 그리하여 염마천의 무리는 4만 유순이나 되는 도솔천을 향하는데, 거기는 7보로 된 궁전의 훌륭하고 묘한 광명이 있고, 1만 유순이나 되는 갖가지 궁전과 의분별성(意分別城)이 있는데, 그것은 무루락보살방항(無漏樂菩薩坊巷)이라 하여 미륵 세존께서 5백 보살과 함께 거기 계신다. 그 염마천은 미륵 세존께 나아가 매우 기뻐하면서 하늘옷을 정돈하여 한쪽 어깨에 얹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예배한 뒤에 다시 이마에 합장하고 이렇게 말한다. '도솔천은 아십시오. 염부제에 업의 땅인 염부제에 의해 어떤 나라, 어떤 촌, 어떤 부락의 어떤 선남자로서 이런 종성과 이런 이름을 가진 이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서는, 계율을 지키고 수행하면서 어른을 공경하고, 넷째로 구하는 무루의 선을 얻고 감각의 지위를 분명히 보아 악마의 무리를 쳐부수고 바른 법의 다리를 튼튼히 잘 만들고는, 깨끗한 법을 나타내어 저 악마의 종류를 무력하게 하고 하늘의 벗을 늘어나게 하는 큰 세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말하는 것입니다. '미륵 세존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염마천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늘의 벗은 힘이 있고 악마의 종류는 힘이 약하며, 바른 법의 벗은 늘어나고 번뇌의 결박은 늦추어졌으며 악마의 군사는 떤다고 하니, 나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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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념처경 제 4 권
원위 바라문 구담 반야류지 한역
김월운 번역
2. 생사품 ②
"또 수행하는 사람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바른 법을 따라 법의 행을 관찰한다. 그 비구는 감각적 번뇌의 지위에서 여섯 하늘이 알고 본 바를 거의 관찰하였는데, 다시 어떻게 하면 제5지(第五地)를 얻을 수 있을까? 그 비구는 이미 감각을 분명히 보았다. 저 여섯 하늘의 무리들은 이미 업을 짓고는 생각의 번뇌와 모양을 관찰하고 분별하여 생각하기를 '어떤 지위에서 나는 저 생각과 함께 깨끗한 법을 행하여야 하는가?' 한다. 이렇게 바르게 생각하고는 한 부분의 행에서 저 생각을 관찰하고 깨끗한 법의 모양을 수행한다. 그리하여 처음에 이런 법을 부분부분 잘 안다. 어떻게 하면 유견(有見)과 유대(有對)를 반연하여 볼 수 없는 무대(無對)의 생각을 낼 수 있을까? 그 비구는 다시 자세히 생각을 관찰할 때에 그 생각은 열한 가지의 모양과 빛깔을 반연하는데, 그것을 이른바 긺·짧음·네모남·원(圓)·세모·덩어리와 파랑·노랑·빨강·하양·자색 등이다. 저 긴 모양에 의하여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이 세상은 우치하여 지혜가 적으므로 끝없는 생사에서 업의 과보로 타락해 나서, 사랑하는 사람과는 떠나고, 추위와 더위와 굶주리고 목마르는 근심이 있으며, 남의 심부름꾼이나 혹은 종 따위가 되어 서로 잡아먹는다. 이렇게 한 데 모이지마는 그것은 허망하여 진실이 아니요, 모든 소유의 유익하지 않은 일은 이와 같이 한량이 없어 참고 견딜 수가 없다.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짓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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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몸·입·뜻으로써 고뇌의 업을 지어 그것으로 장엄을 삼으면서 허망하게 속이는데 어리석은 범부들은 언제나 이러하다. 사람으로 태어나서는 농사 짓기 따위의 고통이 있는데 서로 속여 말[斗]과 저울이 바르지 않아 말[言]로 다투고 싸우며, 생활의 이익을 구해 왕을 섬기고 멀리 바다에 들어가서도 갖가지로 서로 싸우며 농사를 짓고 축생을 놓아 먹인다. 오랑캐들 가운데 태어나서는 즐겨 삿된 소견을 내고 감관이 완전하지 못하며 바른 법을 듣지 못하며, 부처가 없는 곳에 태어나 훌륭한 인연이 없고, 비록 어려움이 없게 되더라도 마음은 항상 술 마시기·음욕·도둑질·탐욕·분노·거짓말·이간질의 말·나쁜 말·발림말 따위를 즐기는데, 이런 사람은 생사의 윤회고가 길다. 비구는 이와 같이 긴 모양을 반연하여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또 천상에도 긴 생사의 모양이 있어서 그 모양을 반연해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그 천상에는 요소를 얻을 수 없지마는 그들은 그 요소의 소리·맛·빛깔·냄새를 좋아하고, 탐욕·분노·우치와 갖가지 방일로 여자를 친하며, 환희원(歡喜園) 가운데는 갖가지로 장엄한 보각(寶閣)·궁전과 수림과 못물이 있고 아름다운 연꽃이 있어서 유희하고 쾌락하며, 하늘의 온갖 꽃의 향기와 갖가지의 맛난 음식을 먹고 춤추며 돌아다니면서 쾌락에 탐착한다. 또 하늘의 전단향 가루를 흩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며 만다라꽃과 하늘 노래 소리를 즐겨 바른 법을 떠난다. 이것은 긴 생사로서 혹 천상에 나면 이런 일이 있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긴 모양을 반연하여 길다는 생각을 낸다. 또 아귀에도 긴 생사의 모양이 있어서 그 모양을 반연하여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나쁜 업의 행 때문에 굶주리고 목이 말라 여위며, 하늘에서 불이 내려 몸에 떨어지고 목구멍은 바늘 같으며, 옆구리 모양은 산의 바위나 부서진 빈 독과 같다. 질투하기 때문에 칼 따위로 서로 찍고 베며, 어두움 속에서는 험한 언덕에 떨어지고, 빨리 달려서는 시냇물이나 못에 들어간다. 염마라(閻魔羅)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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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이 칼이나 몽둥이나 혹은 날카로운 괭이를 들고, 쪼개거나 치거나 끊으면, 그들은 큰 고통을 받는다. 사람의 침이나 토한 음식을 먹는데, 그런 나쁜 음식은 한량이 없는 백천 가지로서 견딜 수 없는 갖가지 고통을 받는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머리털은 덥수룩하여 온몸과 얼굴을 덮으며, 백천의 벌레들은 그 몸을 둘러싸고 나쁜 몸을 둘러메고는 갖은 병이 많아 항상 생사 속으로 다닌다. 발톱과 부리가 불에 타는 쇠로 된 새는 항상 그들의 눈을 후려치고 쪼며, 타는 나무와 같은 입으로 서로 잡아먹는다. 36백천억 수만한 유순의 광야를 갈 때는 주인도 없고 길잡이도 없어서 굶주림과 목마름의 핍박을 받고, 몸은 불에 타면서 어두움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아귀들은 삿된 소견에 바른 법을 듣지 못하고 생사의 윤회가 길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또 축생들은 서로 잡아먹으며 무리한 음욕으로 제어할 줄을 모른다. 혹 물 속에 나면 물 속으로 다니면서 마음은 타고[燥] 언제나 굶주리며 항상 잡아먹힐까 두려워하는데, 그것은 자라·거북의 괴상한 짐승 및 수달 등이요, 고기라면 제미(堤彌)·제미의라(堤彌宜羅)·옹어(瓮魚)라는 것이 있고, 금비라어(金毘羅魚)·나가라어(那迦羅魚)는 입이 큰 고기라 하며, 합자[蛤]·소라 등의 고기로서 언제나 큰 놈은 작은 놈을 잡아먹으면서 항상 그물 따위에 걸려 잡힐까 두려워한다. 육지로 가면 노루·사슴·물소·돼지·코끼리·소·말·나귀·얼룩소·큰 사슴·곰·물소 등이 갖가지 고통에 얽매여 있는데, 칼에 죽기도 하고 병들고 늙어 죽기도 하며, 서로 괴롭히고 해치면서 백천의 고뇌가 있다. 또 공중으로 다니는 것으로는 까마귀·새·여우·거위·공작·구욕새·닭·꿩·비둘기·집비둘기·물오리·파랑새·호택(護澤)·때까치·황새·참새·명명(命命)·타양(他養) 등의 이런 새들이 한량없이 있고, 또 다른 새들이 있지마는 그들은 모두 잡혀 죽거나 결박을 당하며 굶주리고 목마르며, 서로 잡아먹고 추위와 더위의 고통에 시달린다. 이런 축생들은 물이나 육지나 공중으로 다닐 때 그 세 곳이 다 두렵다. 그것은 생사가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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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모양과 생각을 반연하는 것이 있으니, 활지옥(活地獄)·흑승지옥(黑繩地獄)·합지옥(合地獄)·규환지옥(叫喚地獄)·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초열지옥(焦熱地獄)·대초열지옥(大焦熱地獄)·아비지옥(阿鼻地獄) 등이 제일 괴로운 곳이다. 거기는 불가사의한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무서운 불과 칼 따위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온갖 나쁜 못에 떨어져 몸에는 피가 넘쳐 흐르고, 칼로 잎이 된 숲으로 들어가며, 큰 불 속으로 들어가고 재로 된 강물에 떨어지며 불이 붙는 땅으로 가서 불에 타는 고통을 받으며, 튼튼한 채찍과 비슷한 한량없는 갖가지의 모진 고통에 시달리면서 견디지 못한다. 그런 지옥은 생사가 길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긴 모양을 반연하여 길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 비구는 지혜의 무더기로 관찰하여 그 유대(有對)를 보고, 긴 물질의 업의 과보의 인연에 의해, 네 가지 진리에 의해, 백천 유순 안에 사는 중생들의 갖가지 행을 관찰하고, 그런 도의 행을 낱낱이 생각하며 인연을 관찰하여 생사를 싫어해 떠난다. 또 수행하는 사람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바른 법을 따라 법의 행을 관찰한다. 즉 어떻게 그 비구는 낱낱이 생각하여 그 짧은 모양을 관찰하는가? 그는 보고 들어 알거나 혹은 하늘눈으로 본다. 즉 그 비구는 악마의 군사를 뒤흔들며 어떻게 낱낱이 생각하여 짧은 생사의 모양을 관찰하는가? 계율을 받들어 두타를 행하며, 정진하고 보시하며 계율을 지키고 지혜로이 행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곧은 마음으로 기뻐하며, 그런 바른 소견으로 부모를 존경하며 부처를 보고 법을 듣고는 공경하고 공양하며, 아첨하거나 간사하지 않고 교만하거나 속이지 않으며, 훌륭한 벗을 친하고, 믿음을 지키고 바르게 행하며 곧은 마음으로 업을 일으켜 몸과 입과 뜻을 장엄하나니, 그런 사람은 생사의 윤회고가 짧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생사가 짧은 모양을 반연하여 짧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혹 천상에 나면 거기는 방일이 있다. 즉 환희원에는 뒤섞인 보배 수레와 갖가지 수림과 연못의 연꽃이 있고, 훌륭한 전단향과 훌륭하고 묘한 영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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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은 단정하며, 겁파수(劫波樹)와 강물과 샘물과 숲이 있어서 놀고 먹으며 쾌락한다. 그러나 그는 그런 쾌락을 버리고 계율을 받들어 지니면서 음식을 먹고 행각하며, 갖가지 선정에 들고 경전을 외우며, 즐겨 선한 사람을 보고 남을 시켜 경전을 읽게 하며 보시하여 순하게 다루고 범행을 바로 행하며, 모든 감관을 고요히 하여 말이 적고 법을 즐기며 법을 따라 음식을 먹는다. 만일 하늘이 이와 같다면 그의 생사윤회는 짧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갖가지 고뇌 거기 있나니 주리고 목말라 입은 타고 마르며 불꽃은 그 몸을 태우기를 마치 불에 타는 마른 나무처럼 한다. 그 고통은 이루 다 셀 수 없으나 한 생각이나마 감관을 고요히 하고 불·법·승 3보에 잠깐만 의지하면 그 사람의 생사윤회는 짧아지리라.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언제나 매 맞기를 두려워하고 비가 오거나 추위와 더위와 서로서로 잡아먹는 등 이러한 온갖 괴로움 있다. 그 고통은 이루 다 셀 수 없으나 한 생각이나마 마음을 고요히 하고 불·법·승 3보에 잠깐만 의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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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축생의 생사윤회는 짧아지리라.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활지옥·흑승지옥·합지옥과규환지옥·대규환지옥과 아비지옥 따위에 있으면서 갖가지 지독한 고통에 시달린다. 그 고통은 이루 다 셀 수 없으나 그들이 능히 한 생각 동안 고요한 마음으로 계율 가지면 그 지옥의 생사윤회는 짧아지리라. 비구는 이와 같이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그 비구는 이와 같이 생사의 짧은 모양을 생각한다. 어떤 것이 네모인가? 그는 바르게 관한다. 즉 울단월 사람들은 모든 물건에 대해 내 것이라는 마음이 없고 결정코 위로 행하나니, 그들에게는 이와 같이 네모의 생사가 있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원인가? 지옥·축생·아귀들은 무지하여 굴러다니지마는 그것은 제 마음의 행이 아니니, 그것은 원의 생사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세모인가? 만일 사람이 선이나 불선이나 무기의 갖가지 잡업(雜業)을 행하면 지옥·하늘·인간의 여러 곳에 섞여 난다. 불선의 업을 지으면 지옥에 나고, 선업을 지으면 하늘에 나며, 잡업을 지으면 인간에 나고, 세 가지 업을 다 지으면 그 세 곳에 난다. 이것을 세모의 생사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덩어리인가? 사대천왕·삼십삼천·야마천·화락천(化樂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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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등은 그 업이 비슷하여 나는데, 천상에서 물러나 다시 천상에 나고, 인간에서 물러나 다시 인간에 나지마는 그것은 어려운 곳이 아니다. 이것이 덩어리의 생사윤회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파랑인가? 그것은 불선의 업에 속하는 것으로서 지옥 사람은 어두운 지옥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파랑의 생사윤회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노랑인가? 누른빛의 업에 속하는 것으로서 아귀로 태어나 서로 악을 가하고 서로 파괴한다. 이런 아귀는 노랑의 생사윤회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빨강인가? 빨간 업에 속하는 것으로서 축생으로 태어나 서로 그 피를 먹고 피에서 애욕이 생긴다. 이것이 빨강의 생사윤회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하양인가? 흰빛의 업에 속하는 것으로서 천상에 난다. 그는 흰 업인 훌륭한 도의 보배 값으로 하늘 사람의 생을 샀는데, 하늘에서 물러나려 할 때에는 다른 하늘들이 그에게 말한다. '너는 훌륭한 길인 인간 세계로 갈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 죽으려 할 때에는 친우와 아는 사람들과 처자들은 슬피 울면서 눈물이 흘러 얼굴을 덮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참으로 가엷다. 지금 우리를 버리고 떠나는구나. 그러나 반드시 훌륭한 곳인 인간에 날 것이다.)' 이런 하늘 사람은 하양의 생사윤회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모양을 반연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한다. 즉 이미 사람의 몸을 얻었더라도 선을 행하여 보시와 계율과 지혜를 닦지 않으면 그는 스스로 속여 지옥·아귀·축생의 광야로 흘러 다닐 것이니, 그런 어리석은 범부들은 이와 같은 업의 길을 두루 모아 갖출 것이다. 그 비구는 감각을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想]의 번뇌를 관찰하고, 그것을 반연하여 밝게 보고 밝게 구한다. 즉 눈이 빛깔을 반연함으로 말미암아 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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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음알이가 생기고 그 세 가지가 화합하여 촉이 있음을 본 뒤에, 많이 생각하고 닦아 차례로 낱낱이 관찰한다. 물질의 좋고 나쁨, 멀고 가까움, 길고 짧음, 모나고 둥긂, 희고 세모인 것을 보고, 그 물질의 형상을 차례로 낱낱이 관찰한다. 그 모든 모양과 생각에서 생각의 인연을 관찰하고, 음(陰)·계(界)·입(入)을 관찰하고 인연과 모양과 생각을 차례로 낱낱이 관찰한다. 만일 나쁜 업의 과보가 있으면 인(因)과 상응하는 연(緣)을 낱낱이 바로 깨닫고, 인과 상응한 것을 깨달은 뒤에는 그것을 버린다. 이익이 있거나 이익이 없거나 각기 그 모양이 다른 것을 알고 과거의 생각을 알되, 나는 이 업으로 이미 훌륭한 과보나 나쁜 과보를 얻었다는 데 있어서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생각을 알고는 만일 생각이 있으면 아직도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기억이란 그 생각을 반연하여 생기는 것이니, 그것은 마치 저 등불의 광명이 등을 반연하고 등을 인연으로 하기 때문에 광명이 있는 것처럼, 그와 같이 생각을 원인으로 하고 생각을 반연하고 생각의 힘 때문에 기억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제5지를 얻는다. 비구는 이와 같이 생각의 접촉을 알기 때문에 하늘의 즐거움에도 탐욕을 내지 않고, 지옥의 괴로움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 평등으로 보나니, 그 생각은 순금과 같은 것이다. 그 생각하는 비구는 이와 같은 생각을 부수고 다시 다른 법으로 생각을 관찰하여 그 생각에서 해탈한다. 그는 다시 다른 사람의 허망하고 진실하지 않음을 관찰하고는 '나는 관찰하건대 무슨 인과 무슨 연과 무슨 인연으로 생각이 있는가?' 라고 한다. 그는 생각을 관찰한다. '인연이 화합하여 이런 생각이 생긴다. 만일 인연이 사라지면 이 생각도 사라진다. 그것은 월주(月珠)와 같은 것이다.' 마치 저 월주는 달을 반연하고 구슬을 반연하여 맑은 물이 생기는 것처럼, 생각도 그와 같아서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이란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지은 이도 없으며 저절로 생긴 것도 아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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