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단경(法寶壇經)

육조단경(唐朝徴詔 제8)

근와(槿瓦) 2015. 9. 23. 02:01

육조단경(唐朝徴詔 제8)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측천무후와 중종은 특사를 파견하였으나 육조대사는 거절-

 

신룡 2년(서기 706년) 상원일에 측천황후와 중종이 조서를 보냈다. 그 조서에 “짐이 도안과 신수 두 큰스님을 초청하여 궁중에서 공양하고, 만가지를 보살피는 겨를에 매번 일승을 탐구하였는데 두 대사가 사양하기를「남방에 혜능대사가 홍인대사의 의발을 받아 부처님의 심인을 전해 받았으니 그를 청하여 물으시라.」하기에 이제 내시 설간을 보내어 조서를 보내 맞아 청하니 원컨대 대사는 자비로운 생각으로 속히 나와 낙양으로 올라와 주기를 바라나이다.” 대사는 글을 올려 병을 핑계하시고 산속에서 여생을 마치기를 원하였다.

(측천황후는 불심이 깊은 그 당시 여자황제였는데 불도를 크게 닦는 큰스님들을 왕궁으로 초청하여 개인 법문을 듣기 좋아하였다. 그래서 혜능선사를 청하였는데 육조 혜능은 거절하였다. 혜능대사는 법을 듣는 사람이 찾아와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신수는 청을 받고는 궁으로 찾아가서 설법을 하셨다. 혜능과 신수 두 분의 사상은 대조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설간이 말했다. “경성에 있는 선덕들이 다 말씀하시기를「도를 알고자 하거든 반드시 좌선하여 정을 익힐 것이니 만약 선정을 하지 않고는 해탈을 얻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어떤 것입니까?”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도는 마음으로 깨닫는 것인데 어찌 앉아서 있겠는가. 경에 말씀하시기를「만약 여래가 앉는다, 눕는다 하고 말한다면 이것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여래는 어디로부터 온 바도 없으며, 또한 가는 바도 없다.」하셨도다. 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 이 여래의 청정선이고 모든 법이 비어 고요함이 여래의 청정한 앉음이요. 마침내 증득함도 없으니 어찌 하물며 앉음이 있겠는가.”

 

설간이 말했다. “제가 경성에 돌아가면 주상께서 반드시 물으실 것입니다. 원컨대 조사께서는 자비로운 마음의 요제를 가르쳐 주셔서 두 궁전과 경성에서 도 배우는 이들에게 말하므로서 한 등이 백 천 등을 불켜서 어두운 자가 밝아지며, 밝고 밝아 다함이 없는 것과 같게 하여 주십시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도에는 밝고 어두움이 없으니 밝음과 어두움은 번갈아 바뀐다는 뜻이다. 밝고 밝아 다함이 없음도, 또한 다함이 있음이니 상대해서 이름을 세운 까닭이니라.「정명경」에 말씀하시기를 ‘법은 비교할 데가 없으니 상대가 없기 때문이니라.’하셨다.

 

설간이 아뢰었다. “밝음은 지혜를 비유함이며, 어두움은 번뇌를 비유한 것이니, 도를 닦는 사람이 만약 지혜로써 번뇌를 비추어 깨뜨리지 않으면 시작함이 없는 생사를 무엇에 의거하여 벗어나겠습니까?”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번뇌가 곧 보리요, 둘이 아니며 다르지도 않도다. 만약 지혜로써 번뇌를 비추어 깨뜨린다고 하면 이것은 이승의 견해이다. 양과 사슴의 근기가 높은 지혜의 근기는 모두 이와 같지 않은 것이다.”

 

설간이 여쭈었다. “어떤 것이 대승의 견해입니까?”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밝은 것과 밝지 않음을 범부는 둘로 보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그 성품의 둘 아님을 요달하느니라. 둘아닌 성품이 곧 참다운 성품이니라. 이 참다운 성품은 범부의 어리석음일때도 줄지 않고 성현으로 있다고 해도 늘지 않으며 번뇌에 머물 때도 어지럽지 않으며 선정에 있어도 고요하지 않으며, 끊어지지도 않고 늘 있는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니며, 중간도 아니고 안팎도 아니다. 생겨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니 성품과 형상이 여여하여 항상 머물러 옮기지 않음을 이름하여 도라고 하느니라.”

 

설간이 아뢰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불생불멸이 외도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외도가 말하는 불생불멸은 멸하여 나는 것을 그치며, 나는 것으로 멸을 나타내는 것이니, 멸하지만 멸하지 않음과 같고, 나지만 나지 않음과 같으니라. 그러나 내가 말하는 불생불멸은 본래부터 스스로 태어남이 없어서 이제 또한 멸할 것이 없으니, 그렇기 때문에 외도와 같지 않느니라. 그대가 만약 그 핵심을 알고자 하면 일체의 선과 악을 도무지 생각하지 않으면 자연히 청정한 마음의 바탕에 들어서서 담연히 항상 고요하므로 그 묘용이 간지스강의 모래알과 같으리라.”

설간이 가르침을 받고 활연히 크게 깨달았으며 절하고 하직하여 대궐로 돌아가서 조사의 말씀을 글로 올려서 아뢰었다.

 

그해 9월 3일에 조서가 있었는데 조사께 감사하여 이르기를 “조사께서 늙고 병들었음을 말씀하시며 짐을 위해 수도하니 나라의 복밭이며, 유마거사께서 뱃살리 성에 계시면서 대승을 천명하여 드날려서 부처님의 마음을 전하시고 둘 아닌 법을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설간이 조사께서 가르쳐 주신 여래지견을 전해 줌이「선을 쌓는 집에 경사가 있는 생활」이 되었고 숙세의 선근으로 조사의 출현을 만나 상승을 활연히 깨달았으니 조사의 은혜를 감사하여 머리에 받들어 마지 않나이다.”하였다. 아울러 마납가사와 수정발우를 드리고, 소주 자사에게 명하여 도량을 증축하게 하고 조사께서 전에 계시던 곳을 국은사(남화사)-현재 중국 광동성 소재-라고 하였다.

 

 

출전 : 육조단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