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참회(傳香懺悔 제五)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오분향의 뜻과 참회의 깊은 뜻과 참회법- -오분 법신향- 그때 대사께서 광주 소주의 두군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공부하려는 사람과 많은 사람들이 산중에 모여서 법을 들으려 함을 보시고 자리에 오르시어 대중들게 말씀하셨다. “오라, 선지식이여 이 일은 모름지기 자성 가운데에서 일어난 것이니 언제 어느 때나 생각생각 그 마음을 스스로 깨끗이 하며, 스스로 닦고 스스로 행하면 자기의 법신을 볼 것이요, 자기 마음의 부처를 보아서 스스로 건지고 스스로 경계함으로써 비로소 이곳에 오는 일을 하지 않게 되리라. 이미 먼 곳으로부터 와서 이곳에 모인 것은 다 함께 인연이 있음이다. 이제 각각 무릎을 꿇고 앉으라. 먼저 자성의 오분법신향을 전하고 다음에 무상참회를 주리라.
대중들이 모두 꿇어 앉으니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계향이니 곧 자기 마음 가운데 잘못이 없고 악이 없으며 욕심과 성내는 마음이 없으며 말세의 재해가 없는 것을 계향이라 하느니라. 둘째는 정향이니 곧 모든 선하고 악한 경계의 모습들을 보고도 자기 마음이 어지럽지 않음을 정향이라 한다. 셋째는 혜향이니 자기 마음이 걸림이 없어서 항상 지혜로써 자기 성품을 비추어 보고 모든 악을 짓지 아니하며 비록 모든 선을 닦지만 마음이 집착하지 않고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생각하여 외롭고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것을 혜향이라 한다. 넷째는 해탈향이니 자기 마음에 반연함이 없어서 선도 생각지 않고 악도 생각지 않으며 자재하여 걸림이 없는 것을 해탈향이라 하느니라. 다섯째는 해탈지견향이니 자기 마음에 이미 선악의 반연은 없으나 공에 빠져서 고요함만 지키지 않고 널리 비우고 많이 들어서 자기의 본 마음을 알려 모든 부처의 진리를 통달해서 마음의 광명을 조화하고 객관을 대하는데 있어서 나도 없고 남도 없어서 바로 깨달음의 참성품이 바뀌지 않는데 이르는 것을 해탈지견향이라 하느니라.
선지식이여, 이 향은 각각 안으로 훈습할 것이요, 밖으로 찾지 말지니라. 이제 그대들에게「무상참회」를 주어 삼세의 죄를 없애서 삼업이 청정하게 해주리라. 선지식이여, 각각 내 말을 따라 함께 이렇게 외우라. “저희 제자들이 앞 생각과 현재 생각과 뒷 생각으로부터 생각생각 어리석고 어지러운데 물들지 않고 전부터 있었던 악업의 어리석고 어지러운 죄를 다 참회하오니 원컨대 일시에 소멸하여서 영원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소서. 저희 제자들이 앞 생각과 현재 생각과 뒷 생각으로부터 생각생각 질투에 물들지 말고, 있는 바 악업인 질투 등의 죄를 다 참회하오니 원컨대 일시에 소멸하여 영원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홍서원의 근본 뜻을 설명함- 선지식이여, 이것이 무상참회니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회인가. 참은 전의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니 전부터 있던 악업인 어리석음과 교만하고 허황됨과 질투 등의 죄를 모두 뉘우쳐서 길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참이라 한다. 회는 나중의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니 이제부터 있을 이후의 악업인 어리석음과 어지러움과 교만하고 허황하고 질투하는 등의 죄를 이제 이미 깨닫고 길이 다 끊어서 다시는 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회니 그래서 참회라 이름하느니라. 범부는 어리석고 어지러워서 다만 전의 죄만 참할줄 알고 뒤의 허물을 회할 줄 모른다. 회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의 허물도 멸하지 않고 뒤의 허물이 또 생기느니라. 전의 허물이 이미 멸하지 않아서 뒤의 허물이 다시 또 나리니 어찌 참회라 이름하겠는가. 선지식이여, 이미 참회하였으니, 여러 선지식으로 더불어 네가지 큰 서원을 발하리니 모름지기 마음을 바로 잡고 잘 들으라.
“내 마음의 중생 가없지만 맹세코 건지오리다. 내 마음의 번뇌 다함 없지만 맹세코 끊으오리다. 내 마음의 법문 다 함이 없지만 맹세코 배우오리다. 내 마음의 불도 위 없지만 맹세코 이루오리다.
선지식이여, 대중은 이미 “중생은 가없지만 맹세코 건지겠노라”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혜능이 제도함이 아니라 여러분 마음 가운데의 중생인 삿된 어리석음, 허황되고 망녕된 마음, 착하지 못한 마음, 질투심과 악독한 마음 등이 모두 다 중생이니 모름지기 자기 성품을 스스로 제도하는 것이 참된 제도이니라. 어떤 것이 자성을 스스로 제도함인가. 자기 마음 가운데 삿된 소견과 번뇌와 어리석음과 어지럽고 망령된 중생을 바른 소견으로 제도하는 것이다. 이미 바른 소견이 있을진대 반야의 지혜로 어리석고 어지럽고 망령된 중생을 쳐부셔서 각각 스스로 제도하되 어리석음은 깨달음으로, 밝지 못함은 지혜로, 악은 선으로 제도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제도하는 것을 참 제도라 이름하느니라.
또「번뇌가 없지만 맹세코 끊는다.」함은 자기 성품의 반야지혜를 가지고 허망한 생각을 없이 함이며 또「법문이 다함 없지만 맹세코 배운다.」함은 모름지기 스스로 견성하여 항상 정법을 행하는 것을 참된 배움이라 하느니라. 또「불도가 위 없지만 맹세코 이루겠다.」함은 항상 마음을 겸손히 하여 곧고 바른 것을 행하고 어리석음도, 깨달음도 떠나서 반야를 항상 내는 것이다. 참됨도 없애고 거짓도 없애어 바로 불성을 보면 곧 말끝에 불도를 이룰 것이니 항상 수행을 생각하라. 이것이 원력의 법이니라. 선지식이여, 이제 네 가지 큰 서원을 말했으니 다시 선지식들과 더불어 모습없는 삼귀의 계를 주리라. 선지식이여, 깨달으신 욕아족존께 귀의하며, 바른 이욕존께 귀의하며, 깨끗한 중중존께 귀의하도록 하라. 오늘부터는 깨달은 이를 스승으로 삼고 다시 악마외도에게 귀의하지 말지니라.
-삼귀의- 선지식이여, 자기 성품의 삼보로써 항상 스스로 증명하고 자기 성품의 삼보께 귀의하기를 권하노라. 부처는 깨달음이요, 진리는 올바른 것이요, 승가는 깨끗함이다. 제마음이 깨달음에 귀의하여 삿되고 어리석은 것이 생기지 않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아서 능히 재물과 여색을 멀리함을 양족존이라 한다. 자기 마음이 바른 곳에 의지하여 생각생각 삿된 소견이 없으므로 ‘나다’ ‘남이다’하는 고집과 내가 잘 났다는 생각도 없고 탐욕과 애욕의 집착도 없음을 이욕존이라 하느니라. 자기 마음이 거룩한 것에 귀의하여 모든 번뇌 애욕의 경계에 자기 성품이 물들지 않는 것을 중중존이라 한다.
만약 이런 행을 닦으면 이것이 스스로 귀의함인데 범부들이 알지 못하고 해가 지고 밤이 다하도록 삼귀계를 받는다하니 만약 부처에게 귀의한다면 부처가 어디에 있는가. 만약 부처를 보지 못할진대 무엇을 빙자하여 돌아간단 말인가. 도리어 망령된 말을 이루는 것이 되느니라. 선지식이여, 각각 스스로 관찰하여 마음을 그릇되게 써서는 안 된다. 경문에 분명히「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한다.」하셨고「다른 부처님께 귀의한다.」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으니 자기 부처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의지할 곳이 없으리라. 이제 이미 스스로 깨달았으면 각각 자기 마음의 삼보께 귀의하여 마음의 성품을 고루하고 밖으로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이 스스로 귀의함이니라. 선지식이여, 이미 자기의 삼보께 귀의하였으니 각각 지극한 마음을 가지라. 내가 이제 하나이면서 세가지 몸인 자성불을 말하여 너희들로 하여금 삼신이 뚜렷함을 보고 자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리니 나를 따라 이렇게 외우라. 「자기 몸의 청정법신불께 귀의하며 자기 몸의 백천억 화신불께 귀의하며 자기 몸의 원만보신불께 귀의합니다.」 선지식이여, 몸은 집과 같으므로 그곳으로 향하여 돌아간다고 할 수 없는 것이나 삼신불은 자성 가운데 있는 것이다. 세상 사람이 다 있지만 자기의 마음이 어리석어서 안의 자성을 보지 못하고 밖으로 삼신 여래를 찾을 뿐 자기 몸 가운데 삼신불이 있음을 보지 못하느니라. 너희들은 잘 들으라. 너희들로 하여금 자신 가운데 자성의 삼신불이 있음을 보게 하리니 이 삼신불은 자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요, 밖으로부터는 얻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청정법신인가. 세상 사람들의 본래 성품이 청정해서 만법이 다 자성으로부터 나오니, 일체 악한 일을 생각하면 곧 악행이 나오고, 모든 착한 일을 생각하면 곧 선행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이 자기 성품 가운데 있는데 마치 하늘이 밝으면 달과 해가 항상 밝지만 구름이 가리면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둡다가 홀연히 바람이 불어서 구름이 흩어지면 위와 아래가 다 밝아져서 모든 것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세상 사람들이 항상 들떠 있는 마음은 마치 저 하늘의 구름과 같은 것이다.
선지식이여, 지(智)는 해와 같고 혜(慧)는 달과 같으니 지혜는 항상 밝건만 밖으로 경계에 집착해서 망령된 생각이 뜬구름처럼 뒤덮어서 자기 성품의 밝음을 실현하지 못하다가 선지식을 만나서 진정한 법을 듣고 스스로 어리석음과 망령됨을 없애고 안팎을 밝게 깨달으면 자성 가운데 만법이 다 나타나는 것이다. 견성한 사람도 또한 이와 같으니 이것을 청정법신불이라 하는 것이다.
선지식이여, 자기 마음이 자기 성품에 귀의하는 자는 이것이 참부처에게 귀의한 것이니, 스스로 귀의하는 자는 자성 가운데 있는 착하지 못한 마음과 질투심과 교만심과 오만심과 허황된 마음과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 교만한 마음, 삿된 소견, 내가 잘났다는 생각 등 언제 어느 때나 착하지 못한 행을 없애고 항상 스스로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 귀의함이니라. 마땅히 늘 마음을 겸손히 하여 널리 공경을 행하면 곧 성품을 보아 통달하게 될 것이요, 다시 걸리고 막힘이 없으리니 이것이 곧 스스로 귀의함이니라.
어떤 것이 천백억 화신인가. 만약 만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성품이 본래 허공과 같고 한생각 헤아리면 이것을 변화라고 한다. 악한 일을 생각하면 지옥이 되고, 착한 일을 생각하면 천당이 되리라. 독하게 해롭히면 용, 뱀이 되고 자비하면 보살이 된다. 지혜는 하늘 경계가 되고, 어리석으면 악도가 되는 것이다. 자성의 변화가 이렇지 않은데 어리석은 사람은 능히 살펴 깨닫지 못하고 생각생각에 악을 일으켜서 항상 악도에 이르나니 한생각 선을 일으키면 지혜가 생겨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성의 화신불이다.
어떤 것이 원만한 보신인가. 비유하면 한 등불이 능히 천년의 어두움을 없애듯이 한 지혜가 능히 만년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것이다. 과거를 생각하지 말라. 이미 지났기 때문에 가히 얻지 못할 것이며, 항상 뒤를 생각하여 생각생각을 뚜렷이 밝게 하여 스스로 본성을 보라. 선과 악이 비록 다르나 본성은 둘이 아니오, 둘이 아닌 성품을 참다운 성품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참다운 성품 가운데 선악에 물들지 않는 것을 원만한 보신불이라 한다. 자성에 한생각 악을 일으키면 만겁동안 착한 씨앗이 없어지며 자성에 한생각 착한 마음을 일으키면 수없는 악이 없어져서 바로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러서 생각생각 스스로 보아서 근본마음을 잃지 않는 것을 보신이라 하는 것이다.
선지식이여, 법신으로부터 생각하면 곧 화신불이고, 생각생각 자성을 스스로 보면 곧 보신불이며, 스스로 깨닫고 닦는 자성의 공덕이 참다운 귀의니라. 가죽과 살은 이 색신이요, 색신은 집과 같아서 귀의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다만 자성의 삼신을 깨달으면 곧 자성불을 아는 것이니라. 내게 한 무상송이 있으니 능히 외워 지니면 말 끝에 너희들이 오랜 겁을 두고 쌓아온 어리석은 죄를 일시에 다 소멸케 하리라. 게송에 말씀하시기를, 복만 닦고 도를 닦지 않으면서 복닦는 것을 도라 하네. 보시 공양 복은 많으나 마음 가운데 삼악을 짓는 것을 복 닦아 죄없애려 하나 복은 받아도 죄는 도리어 있네. 마음에 죄의 인연 없애려면 성품 가운데 참으로 참회하라. 대승의 참회 깨달아서 바른 것 행하면 곧 죄 없으리 도 배우며 자성을 관조하면 부처와 하나일세. 우리 조사 돈법 전하니 견성하여 함께 되기 원함일세. 법신을 찾으려면 모습을 떠나서 마음 씻으며 게으르지 말고 스스로 힘쓰라. 뒷생각 끊어지면 온 세상 쉬리라. 대승을 깨달아 견성하려면 공경합장하여 지심으로 구하라.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이여, 다 모름지기 외우고 이대로 수행하여 말 끝에 견성하면 비록 내게서 천리를 떨어져 있어도 항상 나의 곁에 있음과 같겠지만 말 끝에 깨닫지 못하면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천리가 되는데 꼭 애써서 멀리 올게 무엇인가. 조심하여 잘들 가도록 하라.”하셨다. 온 대중이 법을 듣고 깨치지 않은 사람이 없어서 기쁘게 받들어 행하였다.
출전 : 육조단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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