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단경(法寶壇經)

육조단경(釋功德淨土 第二)

근와(槿瓦) 2015. 7. 25. 01:12

육조단경(釋功德淨土 第二)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엇이 공덕이고 정토세계인가?-

 

다음날 위자사가 대사를 위하여 큰 재회를 베풀었다. 재회를 끝마친 후, 대사를 청하여 자리에 오르시게 한 뒤 관료와 선비와 일반대중들과 더불어 엄숙한 모습으로 두 번 절하고 여쭈었다.

“제자가 화상의 설법을 듣자오니 실로 불가사의하옵니다. 이제 조그만 의심이 있사오니 원컨대 대자비의 마음으로써 가르쳐 주옵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의심이 있으면 곧 물으라. 내 마땅히 말해 줄 것이다.”

 

“화상께서 말씀하신 바가 저 달마대사의 종지가 아니옵니까?”

“그러하니라.”

 

“제가 들으니 달마대사께서 처음 양무제를 교화하실 때 양무제가 묻기를 ‘짐이 일생동안 절을 짓고 스님들 공양하며 재 올린 일의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하니 달마대사께서 대답하시기를 ’실로 공덕이 없습니다.’ 하셨다는데 제자로서는 이 뜻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원컨대 가르쳐 주시옵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실로 공덕이 없는 것이니 옛 성인의 말씀을 의심치 말라. 무제가 마음이 삿되어 바른 법을 모르고 절을 짓고 공양하며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재를 베푼 것은 그 이름이 복을 구했을 뿐이니 가히 공덕을 삼을 수는 없느니라. 공덕은 법신 가운데 있고 복을 닦는데 있지 않느니라.”

 

대사께서 또 말씀하셨다. “성품을 보는 것이 이 공이요, 평등이 이 덕이니 생각생각에 막힘이 없어서 항상 본성의 진실한 묘용을 보는 것을 이름하여 공덕이라 하느니라. 안으로 마음을 겸손히 하고 낮추는 것이 공이요, 밖으로 예를 행함이 이 덕이며, 자성이 만법을 세우는 것이 이 공이요, 마음 자체가 생각을 떠난 것이 이 덕이며, 자성을 떠나지 않음이 이 공이요, 쓰지만 물들지 않는 것이 이 덕이니라. 만약 공덕법신을 찾으려 하면 다만 이렇게 하는 것이 참 공덕이 되는 것이니 그에 의지해야 하느니라. 만약 공덕을 닦는 사람이라면 마음으로 경멸함이 없고 공경함을 항상 널리 행해야 할 것이다. 마음으로 늘 남이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하면 곧 그것이 덕이 없는 것이다. <나> <나>하면서 나를 크게 내세워서 모든 것을 항상 가볍게 보기 때문이니라.

 

선지식이여, 생각 생각에 간격이 없는 것이 이 공이며, 마음이 평등하고 곧은 것을 행하는 것이 이 덕이다. 스스로 성품을 닦아 가는 것이 이 공이요,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이 덕이다. 선지식이여, 공덕은 다만 자성을 안으로 보는 것일 뿐, 보시나 공양으로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덕과 복덕이 다른 것인데 무제는 진리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은 우리 조사님의 잘못이 아니니라.

 

“제자가 항상 보니 승속간에 흔히 아미타불을 염하여 서방에 태어나기를 원하옵는데 과연 그곳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이옵니까? 청컨대 화상께서는 이 의심을 풀어 주옵소서.”

 

“사군이여, 잘 들으라. 혜능이 말하리라. 세존께서 왕사성 가운데 계실 때 서방으로 인도 교화하는 데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경문에 분명히「여기서 멀지 않다.」하셨고,「만약 현상계의 공가거리로 말한다면 십만 팔천리라.」고 하셨느니라. 이것은 몸 가운데 열 가지 악과 여덟가지 삿됨을 가리킨 것으로서 멀다는 말씀이다. 멀다고 하신 것은 낮은 근기를 위한 말씀이고 가깝다고 하신 것은 높은 근기를 위한 말씀이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가 있지만 법에는 두 가지가 있지 않다. 어리석고 깨달은 것이 다르기에 견해의 더딤과 빠름이 있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므로서 저곳에 태어나기를 구하고 깨달은 사람은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깨끗이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그 마음의 깨끗함을 따라서 곧 불토가 깨끗하다.」고 하신 것이다.

 

사군이여, 동쪽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는 것이요, 서쪽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역시 허물이 있는 것이다. 동쪽 사람이 죄가 있다면 염불함으로써 서방에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서쪽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에는 염불해서 어느 나라에 태어나고자 원할 것인가. 어리석은 범부는 자기의 성품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 몸 속의 정토를 알지 못하고 동쪽이니 서쪽이니 원하지만 깨달은 사람은 어디에 있으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머무는 곳을 따라 항상 안락하다.」고 하신 것이다.

 

사군이여, 마음 바탕에 착하지 않는 것만 없으면 서쪽이 여기서 멀지 않느니라. 그러나 만약 착하지 못한 마음을 품고 있다면 아무리 염불을 해도 태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내 이제 여러 선지식들에게 전하노니, 먼저 십악을 없애면 십만리를 갈 것이오, 팔사를 없애면 팔천리를 지낼 것이다. 생각생각에 성품을 보아 항상 평등하게 바르게 행하면 이것이 한번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문득 아미타불을 보는 것이니라. 사군이여, 다만 십선을 행하면 어찌 왕생을 다시 원할 것이며, 십악의 마음을 끊지 않았다면 어느 부처님이 와서 맞아 줄 것인가. 만약 태어남이 없는 돈법을 깨닫는다면 서방에 찰나에 보려니와 깨닫지 못하면 염불로써 태어남을 구하더라도 길이 멀 것이니 어찌 갈 수 있겠는가.”

 

“혜능이 찰나동안에 서방을 여러분의 눈 앞에 옮겨서 보게 하리니 모두 한 번 보기를 원하는가?” 대중들이 모두 예배를 드리며 말하였다. “만약 이곳에서 극락을 본다면 어찌 구태어 그곳에 태어나기를 원하겠습니까? 원컨대 화상께서는 자비로 서방을 나타내셔서 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대중들이여, 사람들의 몸뚱아리는 성이오, 감각기관은 문이다. 밖으로 다섯가지의 문이 있고 안으로는 뜻의 문이 있다. 마음은 땅이요, 성품은 임금이니라. 임금이 마음의 땅 위에 사는데 성품이 있으면 임금이 있고, 성품이 가면 임금이 없는 것이다. 성품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있고, 성품이 가면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다. 성품 있는 그곳을 향하여 부처를 지을지언정 몸 밖에서 구하지 말라. 자기의 성품이 어리석으면 곧 이것이 중생이요, 자성이 깨달으면 이것이 부처이다. 자비가 곧 관음이요, 기쁜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 대세지이며, 능히 깨끗함은 석가요, 평등하고 바른 것이 아미타이며,「남과 나」는 수미산, 삿된 마음은 곧 바다요, 번뇌는 물결, 독해는 악용, 허망함은 귀신, 헛된 수고는 붕어, 자라이며, 탐내고 성내는 것은 곧 지옥이요, 어리석음은 곧 축생이니라.

 

선지식이여, 늘 십선을 닦으면 천당이 문득 다가오고「나다」「남이다」하는 생각을 없애면 수미산이 무너지며, 삿된 마음을 버리면 바닷물이 마르고 번뇌가 없으면 물결이 자고, 독해심을 버리면 물고기와 용이 없어진다. 자기 마음의 땅 위에 자기의 성품을 깨달은 여래가 큰 광명을 비추어 밖으로 여섯 문이 깨끗함을 비추어서 능히 여섯 세계의 모든 하늘을 다 깨뜨려 자성이 안으로 비추어서 삼독이 곧 떨어지므로 지옥 등의 죄가 한꺼번에 다 없어지므로 안과 밖이 밝게 통하여 서방과 다르지 않으며, 이와 같은 수행을 하지 않는다면 어찌 저 세상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대중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모두 자기 성품을 똑똑히 보아 절하면서 찬탄하기를 “거룩하십니다.”하였고, “원컨대 듣고 있는 온 세계중생들이 한꺼번에 깨달아지이다.”하였다.

 

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선지식이여, 만약 수행하고자 하거던 재가한 사람이라도 얻을 수 있고, 절에 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가하여 능히 행하면 동방사람이 마음 착한 것과 같고,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으면 서방사람이 악한 것과 같으니, 다만 마음이 청정하면 곧 제 성품이 서방이니라.”

 

위공이 또 여쭈었다. “집에 있으면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겠습니까? 원컨대 가르쳐 주시옵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중과 더불어 무상송을 말하리니 다만 이를 의지하여 닦으면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것과 다름 없지만, 만약 이대로 닦지 않으면 머리깎고 출가한다 해도 도에는 아무 이익이 없을 것이니라.” 그리고 게송을 설하였다.

 

마음이 평등하면 왜 계지킨다 애쓰랴

행이 곧으면 참선해서 무엇하리

은혜로 어버이를 공양하고

의로우면 위 아래가 가엾어 하며

사양하면 높고 낮음이 화목하고

참으면 천하가 미워해도 떠들 것 없으리.

능히 나뭇가지를 비벼 불을 켜면

진흙에서 연꽃이 피리라.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귀에 거슬리는 것이 충성된 말이세.

허물을 고칠 때 지혜 생기고

흉을 지키면 그 마음 옳지 않네.

날마다 이로운 것 행하라.

보시한다 해도 도를 얻지는 못하는 것을.

깨달음이란 마음 향해 주하는 것.

어찌 밖을 향해 수고롭게 구하는가.

설법 듣고 이대로만 닦는다면

천당이 모두 내 눈 앞에 있으리.

 

대사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선지식이여, 모두 다 계에 의거하여 수행해서 제 성품을 보면, 곧 바로 부처를 이룰 것이니라. 법은 서로 기다리지 않는 것이니 대중은 이제 흩어지도록 하라. 나는 조계산으로 돌아갈 것이니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누구든지 와서 묻도록 하라.”

 

이때에 위자사와 관료 및 그 모임에 있던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들이 각각 깨달음을 얻어서 믿음으로 받들어 행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