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1125-225

근와(槿瓦) 2018. 7. 11. 00:21

증일아함경-1125-22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121 / 1393] 쪽
'공삼매가 없으면 곧 생 · 사에 떠다니게 되고 끝내 해탈에 이르지 못한다. 이 공삼매가 있더라도 중생들이 그것을 닦지 않으면, 중생들은 집착하는 생각을 내게 되고 세상이란 생각을 일으킨 뒤에는 곧 생 · 사의 흐름을 받게 된다. 만일 이 공삼매를 얻고 또 원하는 것이 없게 되면 곧 무원삼매(無願三昧)를 얻게 될 것이며, 무원삼매를 얻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기를 구하지 않고 전혀 아무 생각도 없을 때, 그 행자는 다시 무상삼매(無想三昧)를 얻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중생들은 다 삼매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 · 사에 흘러 다니는 것이다. 모든 법을 관찰하면 곧 공삼매를 얻을 것이요, 공삼매를 얻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다.' 나는 그 때 공삼매를 얻고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보리수를 관찰하면서 눈도 깜짝인 일이 없었다. 사리불아,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공삼매가 모든 삼매 중에서 가장 제일의 삼매임을 알 수 있다. 왕삼매(王三昧)란 바로 공삼매이다. 그러므로 사리불아, 부디 방편을 구해 공삼매를 갖추도록 하라. 사리불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라열성에 시리굴(尸利掘)11)[시리국다(尸利鞠多)라고도 하며, 승밀(勝密)·길호(吉護)로 한역하기도 한다.] 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금 · 은 등의 보배와 자거 · 마노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또 그는 불법을 박대하고 외도 니건자(尼乾子)만을 섬기며, 국왕 · 대신들과 모두 친한 사이였다. 이 때 외도 범지들과 니건자의 신도와 제자들은 스스로 불법을 비방하며 '내가 있고, 내 몸이 있다'고들 말하였다. 아울러 6사외도의 무리들


                                                                                                                  [1122 / 1393] 쪽
도 모두 함께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지금 저 사문은 일체지(一切智)가 있어 모르는 일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양을 얻지 못하는데 저 사문은 많은 이양을 얻는다. 그러니 방법을 써서 이양을 얻지 못하게 해야 마땅하다. 우리 저 시리굴 장자 집으로 가서 그 장자에게 방도를 세우게 하자." 이 때 외도 범지 니건자와 그 6사외도들은 시리굴 장자 집으로 찾아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대성(大姓)은 아시오. 당신은 범천의 소생인 범천자로서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었소. 당신은 우리를 가엾이 여겨, 저 사문 구담을 찾아가 그 사문과 비구들을 청해 집으로 와서 제사를 지내시오. 그리고 또 명령하여 집안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불을 붙여 두고 음식에는 독을 넣어 그들을 초청해 먹게 하시오. 만일 사문 구담이 일체지가 있어 3세의 일을 안다면 그 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요, 만일 일체지가 없다면 곧 청을 받아들여 제자들을 데리고 왔다가 모두 불에 탈 것이오. 만일 그가 하늘 사람이라면 불의 피해를 입지 않고 안온할 수 있을 것이오." 이 때 시리굴은 잠자코 6사외도들의 말을 따랐다. 그는 곧 성을 나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는 독을 품은 마음으로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과 비구들께서는 저의 청을 받아주소서."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속 생각을 알면서도 잠자코 청을 받아주셨다. 이 때 시리굴은 여래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주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도중에서 생각하였다.  '우리 6사외도들의 말씀은 참으로 진실하구나. 저 사문은 내 마음속 생각을 알지 못하니 반드시 큰불에 탈 것이다.' 이 때 시리굴은 집으로 돌아와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불을 활활 피워 두도록 명령하고, 또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모두 독을 넣어 두도록 명령하였다. 또 문밖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큰불을 피우고는 그 불 위에 자리를 깔고 음


                                                                                                                  [1123 / 1393] 쪽
식마다 지독한 독을 넣어 두고 세존께 때가 왔음을 아뢰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떠나셨다. 그리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보다 먼저 앞서 가지 말고, 또 나보다 앞서 먼저 앉지 말며, 또 나보다 먼저 음식을 먹지 말라." 이 때 라열성 사람들은 시리굴이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음식에 독을 넣어 부처님과 비구스님과 네 무리들을 초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울면서 '장차 여래와 비구스님을 해치려는 것이 아닌가'고 하였다. 또 어떤 이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장자의 집에 가시지 마소서. 그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독이 든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두려워하지 말라. 여래는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이 염부제 안의 불이 범천까지 치솟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나를 태우지 못하거늘 하물며 조그만 불이 여래를 해칠 수 있겠느냐? 끝내 그럴 리 없느니라. 우바새야, 알라. 내게는 조금도 해칠 마음이 없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라열성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셨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장자의 집에 먼저 들어가지 말고, 또 음식을 먼저 먹지도 말아야 한다."


그 때 세존께서 막 발을 들어 문턱 위에 놓자 그 불구덩이는 저절로 목욕하는 연못으로 변했는데, 매우 맑고 시원하며 온갖 꽃이 그 가운데 피어있었고 또 수레바퀴 만한 크기에 줄기는 7보로 된 연꽃이 피어 있었으며, 또 다른 연꽃들이 피어 꿀벌들이 그 안에서 놀고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과 범천왕 · 사천왕 · 건답화(乾沓和 : 건달바) · 아수륜 및 여러 열차(閱叉) · 귀신들은 불구덩이 속에서 연꽃이 피는 것을 보고 제각기 경사라 외치며 모두 같은 소리로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훌륭한 이들 중에서도 제일이시라.'


                                                                                                                  [1124 / 1393] 쪽
그 때 그 장자의 집에는 여러 외도 이학들이 모여 있었다. 우바새와 우바이들은 여래의 신통을 보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고, 외도 이학들은 여래의 신통을 보고 모두 근심에 잠겼으며, 허공의 모든 천신(天神)들은 갖가지 이름난 꽃들을 여래 위에 흩뿌렸다. 그 때 세존께서는 땅에서 네 치쯤 떠서 허공을 밟고 장자의 집에 이르셨는데, 여래께서 발을 디디는 곳마다 곧 수레바퀴 만한 연꽃이 피어났다. 그 때 세존께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며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연꽃을 밟고 오라." 이 때 성문들은 모두 연꽃을 따라 장자 집에 이르렀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항하의 모래알 같은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섬기고 예경(禮敬)하면서 그 거룩한 뜻을 어기지 않았으니, 이런 지성스러운 맹세로써 이 여러 좌석들이 튼튼하게 하여지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나는 지금 허락한다. 먼저 손으로 자리를 집고 그 다음에는 앉아라. 이것은 내 분부이니라." 그 때 세존과 비구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 자리 아래마다 너무도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났다.


이 때 시리굴은 여래의 이러한 신통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저 외도 이학들에게 속아 인간의 행을 잃고 또 하늘 길도 영원히 잃었구나. 내 마음이 마치 독약을 먹은 것처럼 심란하니 반드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진실로 이런 여래는 만나기 어렵다.' 이렇게 깨닫고는 곧 눈물을 흘리면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를 들으소서. 과거의 잘못을 고치고 미래를 닦겠습니다. 저는 스스로 죄인 줄 알면서 여래를 괴롭혔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를 받아주소서.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야, 허물을 고치고 본래의 뜻을 버리고는 여래를 괴롭혔다는 것을 능


                                                                                                                  [1125 / 1393] 쪽
히 스스로 아는구나. 성현의 법은 매우 넓고 크다. 너의 참회를 허락하고 법을 따라 용서한다. 내 이제 너의 참회를 받아주니 다시는 범하지 말라."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셨다. 그 때 아사세왕은 시리굴 장자가 큰 불구덩이와 독이 든 음식을 준비해 여래를 해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화를 내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 염부제 안에서 그 사람처럼 시리굴이란 이름을 가진 자는 기필코 모두 없애버리리라." 아사세왕은 또 여래의 공덕을 생각하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왕관을 벗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살아서 무엇을 하겠는가? 여래를 불태우고 또 비구승들을 모두 불태웠다고 하는구나. 너희들은 빨리 장자 집으로 가 여래를 돌보라." 그 때 기바가(耆婆伽) 왕자가 아사세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근심하지 마시고 또 그런 나쁜 생각도 내지 마소서. 왜냐 하면 여래께선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리굴 장자는 여래 제자가 될 것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도 지금 가서 그 신통을 보소서." 이 때 아사세왕은 기바가의 깨우침을 받고는 설산의 큰 코끼리를 타고 곧바로 시리굴 장자의 집으로 갔고, 코끼리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 그 집 문 밖에는 사람들이 8만 4천 명이나 모여 있었다. 왕은 크기가 수레바퀴 만한 연꽃을 보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온갖 악마에게 늘 승리하시기를." 왕은 기바가 왕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기바가야. 너는 여래의 이러한 힘을 믿었구나." 이 때 아사세왕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아사세왕은 여래 입에서 광명이 나오는 것을 보고, 또 여래의 안색이 특별하심을 두루 살펴보고는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이 때 시리굴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증일아함경-1135-227  (0) 2018.07.13
증일아함경-1130-226  (0) 2018.07.12
증일아함경-1120-224  (0) 2018.07.10
증일아함경-1115-223  (0) 2018.07.09
증일아함경-1110-222  (0) 201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