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1105-22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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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41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5. 마왕품(馬王品)
[ 1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34권 136번째 소경인 「상인구재경(商人求財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그 성에는 마혜제리(摩醯提利)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외도의 경술(經術)에 밝았고 천문과 지리에도 모두 능숙하였으며 세상에서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법들을 모두 다 통달하였다. 그 바라문에게는 의애(意愛)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매우 총명하고 세상에서 보기 드물 만큼 얼굴이 단정하였다. 그 때 바라문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 바라문 경전에 이런 말이 있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일은 매우 만나기 어렵고 참으로 만날 수 없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여래 · 지진 · 등정각과 전륜성왕이다. 전륜성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에는 7보가 메아리처럼 저절로 따른다. 내게는 지금 이 여보(女寶)가 있으니, 얼굴이 너무도 묘해 미녀 중에서도 제일이다. 그런데 지금 전륜성왕이 없다. 나는 또 (진실하고 청정한 왕자 실달(悉達)은 출가하여 도를 배웠고 32대인상(大人相)과 80종호가 있는데, 그가 집에 머문다면 분명 전륜성왕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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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요,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불도를 이룰 것이다)라고 들었다. 나는 이제 내 딸을 저 사문에게 주리라.' 그 바라문은 곧 그 딸을 데리고 세존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디 사문께서는 미녀를 받아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범지야, 나는 애욕에 집착하는 그런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바라문은 두 번 세 번 아뢰었다. "사문이여, 이 미녀를 받아주십시오. 이 세계에서는 이 여자에 견줄만한 이가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미 네 뜻은 받았다. 다만 나는 출가한 사람이므로 다시는 그런 애욕을 즐기지 않는다." 그 때 어떤 장로 비구가 여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치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받으소서. 만일 세존께서 필요치 않으시면 저희들이 쓰게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는 장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리석고 미혹하여 여래 앞에서 그런 나쁜 말을 하는구나. 너는 어떻게 얽혀들었기에 이 여자에게 마음을 두는가? 무릇 여자에게는 아홉 가지 나쁜 법이 있다. 아홉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여자는 냄새나고 더러워 깨끗하질 않다. 둘째, 여자는 입버릇이 나쁘다. 셋째, 여자는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 넷째, 여자는 질투를 잘한다. 다섯째, 여자는 인색하다. 여섯째, 여자는 놀러 다니기를 좋아한다. 일곱째, 여자는 성을 잘 낸다. 여덟째, 여자는 거짓말을 많이 한다. 아홉째, 여자는 말이 경솔하다. 비구야, 여자에게는 이런 아홉 가지 나쁜 점이 있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언제나 웃고 울기를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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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척하지만 사실 친하지 않네. 부디 너는 다른 방편을 구해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 때 장로 비구는 세존께 아뢰었다. "비록 여자에게 그런 아홉 가지 나쁜 법이 있다고 하지만 제가 지금 이 여자를 관찰해보니 전혀 흠이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미련한 사람아. 너는 지금 여래의 신성한 말을 믿지 않는가? 내 이제 설명해주리라. 먼 옛날, 바라내성(婆羅▩城)에 보부(普富)라는 큰 상인이 있었다. 그는 5백 명의 상인을 거느리고 보배를 캐러 바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 바다 가에는 늘 사람들을 잡아먹곤 하는 나찰이 살고 있었다. 이 때 그 바다에 거센 바람이 일더니 그 상인들의 배에 불어 닥쳐서는 나찰이 사는 곳에 떨어뜨렸다. 나찰은 상인들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곧 나찰은 형상을 숨기고 견줄 이 없이 단정한 여자의 모습이 되어 상인들에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여러분, 이 보배로운 섬은 저 하늘 궁전과 다름이 없으니, 수많은 온갖 보배에 수 천 백 가지 풍족한 음식이 있습니다. 또 미녀들이 많은데 그들은 모두 남편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희와 함께 여기서 즐기십시오.' 비구야, 알라. 그 상인들 가운데 어리석고 미혹한 이들은 그 여자들을 보고는 곧 집착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때 우두머리 상인 보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바다는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닌데 어떻게 이 여자들이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이들은 의심할 것도 없이 나찰임이 분명하다.' 이에 보부는 여자에게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아가씨들아, 우리는 여색을 탐하지 않는다.' 이 때 매달 8일, 14일, 15일에는 마왕(馬王)이 허공을 돌면서 이렇게 외쳤다. '누구든 이 험난한 바다를 건너려한다면 내 그를 업어 건네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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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그 우두머리 상인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멀리서 그 마왕을 바라보고 또 그 소리를 듣고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느니라. 그는 마왕에게 달려가 마왕에게 말하였다. '저희 5백 상인들은 바람에 밀려 지금 매우 난처한 곳에 떨어졌습니다. 이 바다를 건너고 싶으니 부디 건네주십시오.' 마왕은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오라. 내가 저 바다 끝으로 건네주리라.' 이 때 보부(普富) 장자는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마왕이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 모두 그에게 찾아가 험난한 바다를 함께 건너자.' 그러자 여러 상인들은 대답하였다. '그만 두시오, 주인. 우리는 우선 여기서 살면서 즐기겠소. 저 염부제에 살면서 열심히 애쓴 까닭은 즐거운 것을 구하기 위해서요. 진기한 보물과 아름다운 여자가 이곳에 모두 갖추어져 있소. 우리는 여기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다가 뒷날 차차 재물을 모아 가지고 이 어려움을 함께 건너리다.' 우두머리 상인은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미련한 사람들아, 이곳에 여자라고는 없다. 이 큰 바다 한가운데 어떻게 사람이 살겠는가?' 상인들은 대답하였다. '그만 그치시오, 주인. 우리는 이곳을 버리고 갈 수 없소.' 이 때 우두머리 상인 보부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어려움에 처했으니 남자나 여자라고 생각지 말라 저들은 바로 나찰 종자라 차츰차츰 우리를 잡아먹으리. '만일 그대들이 나와 함께 가지 않겠다면 각자 몸을 잘 보전하라. 만일 내가 몸과 입과 뜻으로 실수한 것이 있다면 모두 송두리째 버리고 마음에 두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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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그 때 여러 상인들은 그를 위해 전송하는 게송을 함께 읊었다.
우리들의 안부를 전해주오 저 염부제의 친지들에게 우리는 여기서 즐기느라 제때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이 때 우두머리 상인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그대들은 사실 재앙을 만났는데 그걸 모르고 돌아가려 하지 않네.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모두 다 귀신에게 잡아먹히리. 이 게송을 마치고는 곧 그들을 버리고 떠났다. 그는 마왕에게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는 그를 타고 곧 떠나버렸다. 그 때 여러 상인들은 멀리서 그 주인이 마왕을 타고 떠나는 것을 보았고, 그 중에는 부르는 이도 있었지만 칭원하지 않는 이도 있었다.이 때 가장 큰 나찰 주인이 여러 나찰들을 향해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사자 아가리에 떨어졌다면 거기서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 하물며 우리 섬에 들어왔으니 도망가고 싶어도 진실로 어려우리. 그 때 나찰 주인은 곧 매우 아름다운 여자 모습으로 변하더니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만일 너희들을 잡아먹지 않는다면 결코 나찰이라 할 수 없으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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