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100-62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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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엾이 여기어 보호하여 주기 위해서였느니라. 혹 어떤 비구가 성읍이나 마을로 들어가서 걸식하다가 자신에게 복덕이 없으므로 걸식을 해도 얻지 못하면 그 비구는 생각하기를 '여래·세존께서는 공덕을 성취하셨는데도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다가 빈 발우인 채로 나오셨거늘 하물며 선근이 미미하고 얇은 우리들이겠느냐. 우리들은 걸식하다가 얻지 못하였다 하여 근심하거나 괴로워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기 위해서이니, 이 때문에 여래는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다가 빈 발우인 채로 나온 일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악마 파순(波旬)이 성안의 장자와 바라문의 마음을 덮어 가린 까닭에 한 덩이의 밥도 얻지 못했다 생각하지 말지니라. 왜냐 하면 악마 파순이 여래의 음식을 끊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니라. 그 때 나의 신력 때문에 악마 파순으로 하여금 그 성 안 사람들을 덮어 가리게 한 것이요, 그것은 악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느니라. 나는 그때 업장이 전혀 없었지만 저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빈 발우인 채로 나오는 모습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라. 그 때에 나와 비구승들이 밥을 얻지 못하자 온갖 악마 하늘들과 그 밖의 다른 하늘들은 생각하기를 '부처님과 승가가 밥을 얻지 못하셨는데 혹시 근심이나 하고 계시지 않을까' 하고 그 밤에 살펴보았으나, 나와 대중들은 한 생각도 근심하거나 괴로워함이 없었으며, 마음도 또한 거만하거나 기죽지도 않았으며 예나 지금이나 똑 같았었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7천의 천자들이 마음을 기울여 여래에게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는지라 나는 이때 곧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였으므로 온갖 법에서 법안이 깨끗하여졌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바라문과 장자들은 그 뒤 얼마 되지 않아서 또 세존에게 큰 위덕이 있었음을 듣고 간절히 우러르면서 곧 나에게로 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자신들의 허물을 참회하였으므로 곧 그들을 위하여 4성제법(四聖諦法)을 설하여 주었더니, 한 번 설법할 때마다 2만 명이 모든 법 안에서 법 눈이 깨끗해졌느니라. 이 때문에 여래는 성으로
들어가서 걸식하다가 빈 발우인 채로 나온 것이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전차(旃遮) 바라문의 딸이 나무 방패를 배에 묶고 여래를 비방하면서 말하기를 '사문 구담(瞿曇)이 나에게 임신(妊身)하게 하였으니 나에게 입을 옷과 먹을 음식을 대어 주어야 합니다'라고 하였는가 하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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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야, 여래는 이런 일에 대해서는 업장이 전혀 없느니라. 만일 업장이 있었다면 나는 이 전차 바라문의 딸을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세계 밖에다 던져 놓을 수가 있었지만 여래는 방편 때문에 이 업장을 나타내었으니, 알지 못하는 중생들을 교화화기 위해서였느니라. 왜냐 하면 장차 오는 세상에 어떤 비구들이 나의 법 안에 출가하여 도를 닦다가 그때 혹 다른 사람에게 비방을 당하면 이 일 때문에 부끄러운 생각을 내면서 불법을 좋아하지 않고 계율을 버리면서 세속으로 돌아가기도 하리니, 그 모든 비구들이 만일 비방을 받게 되면 마땅히 여래를 생각하면서 '여래는 온갖 착한 법을 성취하고 큰 위덕을 갖추었으면서도 오히려 비방을 받았거늘 하물며 우리들이 비방을 받지 않겠느냐'라고 하도록 하기 위함이니라.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곧 부끄러움이 없어지고, 부끄러움이 없어진 뒤에는 마땅히 청정하고 묘한 범행(梵行)을 닦아 익히게 되리라. 선남자야, 전차 바라문의 딸은 항상 악한 업에 가려졌기 때문에 믿지 않는 성품이 많아서 지금 이 여인의 몸을 불법 안에서는 조복할 수가 없으며, 항상 악한 업에 가려졌기 때문에 꿈속에서까지도 비방하다가 깨어난 뒤에는 마음으로 기뻐하였으니, 이 여인은 중간에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져야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다른 방편으로 이 여인의 모든 착하지 않은 업을 기꺼이 제거하고는 나고 죽음을 건너게 하여 구제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때때로 여래는 그 밖의 사람을 구제하지 않기도 하나니 왜냐 하면, 여래는 온갖 중생에 대하여 편벽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모든 바라문이 바라문의 딸 손타리(孫陀利)를 죽여서 기원동산[洹園]의 해자[塹] 속에다 묻었는가 하면 선남자야, 여래는 이때 이런 일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하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모든 지혜의 마음을 성취한지라 장애가 없으며, 신통의 힘으로 이 칼이 그 여인의 몸에 들어가지 않게 할 수도 있었으나 나는 그때 손타리의 수명이 다 하려 하였고, 필연코 남에게 피살되게 되어 있었으며, 또 이 방편 때문에 모든 외도들의 착하지 않은 일이 드러나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는 곳에 떨어지게 될 것을 알았으므로 이러한 모든 일은 부처님만이 알고 있는 것이라, 그 일을 그대로 두어서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청정한 마음을 내고 선근을 한층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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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게 한 것이니라. 그 때 여래는 7일 동안 사위국의 큰 성에 들어가지 않았고, 성에 들어가지 않았던 그때 60억의 하늘들을 조복하였으며, 7일이 지난 뒤에는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다 같이 나에게 모여왔으므로 그 때 여래는 사중(四衆)을 위하여 설법하였느니라. 이 설법을 들은 뒤에는 8만 4천 사람이 모든 법 가운데서 법안이 청정하여졌으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여래와 비구승들이 바라문 비란야(毘蘭若)의 마음에 있으면서 석 달 동안 말이 먹는 보리[馬麥]를 먹었는가 하면 선남자야, 나는 옛날부터 이 바라문이 틀림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처님과 승가를 청했던 마음을 버리면서 음식을 공급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부러 가서 청을 받은 것이니라. 왜냐 하면 저 5백 마리의 말 때문이었느니라. 이 5백 마리의 말은 전생에 이미 보살승(菩薩乘)을 배웠고 이미 과거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였으나 나쁜 벗들을 가까이 하면서 나쁜 업연을 지었는지라 그 나쁜 업연 때문에 축생에 떨어진 것이니라. 이 5백 마리의 말 가운데에는 일장(日藏)이라고 하는 큰 말이 한 마리 있었는데 그는 바로 큰 보살이었느니라. 이 일장 보살은 과거 세상에 인간 세계에 있을 때 이미 일찍이 이 5백 마리의 작은 말들에게 권하여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한 일이 있었는지라, 이 5백 마리의 말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말로 태어난 것이니, 이 큰 말의 위덕으로 말미암아 5백 마리의 말로 하여금 스스로 전생 일을 알게 하여 본래 잃어버린 마음을 도로 얻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 5백의 보살들이 말 안에 떨어져 있음을 가엾이 여기어 그들을 축생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여래는 알면서도 일부러 그의 청을 받은 것이니라. 선남자야, 이때 5백 마리의 말은 그들이 먹을 보리를 반씩 줄여서 비구승들에게 보시하였고 큰 말은 그 반을 나누어서 여래에게 보시한 것이니라. 그 때 큰 말은 5백 마리의 말들에게 말의 음성으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였고, 또한 허물을 참회하면서 이제 부처님과 비구승들에게 예배해야 한다고 가르쳤으며, 이렇게 말한 뒤에 다시 '너희들이 먹을 것을 반씩 나누어서 스님들에게 공양하라' 하고 말하기도 하였느니라. 그 때 5백 마리의 말은 허물을 참회한 뒤에 부처와 비구승에게 청정한 믿음을 내었으며, 석 달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목숨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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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천에 태어났느니라. 그 5백의 천자(天子)들은 곧 하늘로부터 나에게로 와서 여래에게 공양하였고, 그때 여래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였으며, 설법을 들은 그들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있게 되었느니라. 그 때 5백 마리의 망아지들도 그 마음을 잘 조복하였는지라 장차 오는 세상에는 벽지불이 될 것이며, 저 일장 보살인 큰 말은 장차 오는 세상에서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보리를 돕는 법[助菩提法]을 이루게 된 연후에 부처님이 되리니, 그 명호는 선조(善調) 여래·응공·정변지라 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세상에서 으뜸가는 맛있는 음식을 여래는 얻지 못한 일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비록 초목과 흙덩이와 기와며 조약돌을 먹는다 하더라도 삼천대천세계에서 여래가 먹는 초목과 흙덩이와 기와며 조약돌 같은 이러한 맛은 없을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야, 여래·대인(大人)은 맛 중에서도 으뜸가는 맛을 얻기 때문이니, 설령 여래가 가장 거친 음식을 입 속에 넣어도 그 얻게 되는 맛은 하늘들의 묘한 음식보다 뛰어나느니라. 선남자야, 이 때문에 여래가 먹는 것은 가장 훌륭하고 묘한 줄 알아야 할 지니라. 선남자야, 그때 아난은 마음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전륜성왕의 종성으로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신 이가 하천한 사람같이 이 말이 먹는 보리를 잡수시다니'라고 하였으므로 나는 그때 아난의 마음을 보고 나서 곧 그에게 보리 한 알을 주면서 '너는 이 보리의 맛이 어떠한가를 맛보도록 하라'고 하였더니, 아난이 그것을 맛보고 나서 희유한 마음을 내면서 나에게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왕가(王家)에서 태어나서 왕가에서 자랐사오나 아직 이러한 맛의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나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아난은 이 보리를 먹은 뒤에 밤낮 7일 동안을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지만 배고프거나 목마르다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그러므로 이것은 여래의 방편이지 업장이 아닌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계율을 지닌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나와 같이 다른 이의 청을 받은 뒤, 그 청한 시주가 헷갈려서 공양하지도 않고 혹시 머물고자 하지 않는 이도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인연 때문에 여래는 일단 허락한 곳이면 반드시 그의 청에 나아간다 함을 나타낸 것이요 그리고 업보의 인연을 나타내 보이려고 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항상한 법[常法]에는 비록 다른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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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을 받아서 공급을 얻지 못하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 청한 시주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게 하지는 않는 줄 알아야 할지니라. 선남자야, 만일 저 5백의 비구로서 여래와 함께 여름 안거(安居) 동안에 말이 먹는 보리를 먹은 사람 가운데 4백의 비구들이 대부분 청정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탐욕의 마음이 생겼으며, 그 모든 비구로서 세식(細食)을 먹은 이는 욕심이 더욱 더하였고, 추식(麤食)을 먹은 이는 마음이 곧 탐욕에 덮이지 않았으므로 그 모든 비구는 석 달을 지난 뒤에 음욕의 마음을 여의고 아라한의 과위를 증득하였느니라. 선남자야, 5백의 비구를 조복하고 5백의 보살을 제도하기 위하여 여래는 방편의 힘으로 석 달 동안 말이 먹는 보리를 먹은 것이지 업보가 아니었나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여래는 보름날 설계(說戒)할 때에 장로(長老) 가섭에게 말하기를 '나는 지금 등이 아프다. 네가 이제 7각지(覺支)의 법을 설하라' 고 하셨는가 하면 선남자야, 그때 8천의 천자들이 있었는데 성문의 법에 스스로 조복되어 그 대중안에 어울려 함께 앉아 있었느니라. 선남자야, 그 천자들은 지나간 세상에 이 대가섭에게서 교화받은 이들이라 불·법·승에 대하여 방일하지 않았으며 그 모든 천자들은 자주 가섭 비구가 말하는 7각지의 법을 들었던 것이니라. 선남자야, 이 모든 천자들은 가섭 비구가 아니면 설령 백천의 모든 부처님이 그들을 위하여 설법한다 하여도 알게 할 수가 없었느니라. 그 때 가섭은 그 천자들을 위하여 7각지의 법을 널리 연설하였으므로 모든 천자들은 가섭 비구로부터 7각지의 법을 듣고 나서 법눈이 깨끗해졌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중생이 병고(病苦)에 얽힌 몸이라 설법하는 곳에 가서 법을 들을 수도 없고 공경할 수도 없으면 그 모든 사람은 마땅히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바로 법왕인데도 7각지의 법을 듣고 병이 나으셨거늘 하물며 우리들이 가서 법을 듣지도 않고 법을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하여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모든 하늘을 조복하고 사람들의 괴로움을 없애주기 위하여,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게 하기 위하여 나타내 보인 것이니, 이 때문에 여래는 말하기를 '가섭아, 나는 지금 등이 아프다. 네가 7각지의 법을 설하여라'고 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법을 존중하기 때문이니, 여래는 거칠고 무거운 사대(四大)의 몸이 없거늘 하물며 병이 있겠느냐. 이것을 가리켜 여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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