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105-62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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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석씨 종족(種族)이 파멸을 당할 때에 여래는 '나는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선남자야, 혹 어떤 중생은 말하기를 '세존은 친족을 이익 되게 하지 못하고 가엾이 여기지도 않았으며 또한 안온하고 싶어서 출가한 것이 아닌지라 종족과는 뜻을 끊고 구호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하기도 할 것이나 이 중생들이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모든 고통의 근본을 끊은 경지에 이르렀고, 여래는 그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았기 때문에 사야나무[舍耶樹] 아래 앉아서 '머리가 아프다'고 말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때 곧 아난에게 '나는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했는데 그때에 단견(斷見)을 지닌 삼천의 천자와 다시 살생하기 좋아하는 한량없는 이들이 모두 함께 모여 있었으므로 그들을 위하여 업장을 나타내 보이려고 일부러 말하기를 '나는 다른 이들이 살생하는 것을 마음으로 따라 기뻐하는 것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지금의 두통이 생겼다'라고 하는 것이니라. 이 법을 말하고 나자 7천의 사람과 하늘이 모두 조복되었나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파라타(頗羅墮) 바라문이 5백 가지 욕으로 나를 비난하였으나 여래는 그것을 들으면서도 참았느냐 하면, 선남자야, 여래는 신통력으로 이 바라문을 저 다른 세계에다 던져 둘 수도 있고 또한 신통력으로 그 바라문으로 하여금 한 마디의 욕설이나 꾸짖는 소리도 내지 못하게 할 수 있었느니라. 선남자야, 그때에 그 대중 안에는 많은 사람과 하늘들이 있으면서 여래가 그 악한 욕설을 능히 참으면서 말을 하지도 않고 대꾸하지도 않은 것을 보고, 담담한 마음[捨心]과 동등한 마음[等心]과 이롭게 하는 마음[利益心]과 참고 견디는 마음[堪忍心]을 내었으며 먼저도 나중과 같고 나중도 먼저와 같자 그때 사천의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나니, 여래는 이러한 이치를 보았던 것이니라. 또 파라타 바라문이 5백 가지 나쁜 욕설을 퍼부은 뒤에는 세존에게 담담한 마음[捨心]을 내는 것을 보았느니라. 선남자야, 이 바라문이 이렇게 한 뒤에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면서 불·법·승에 귀의하고
해탈의 뿌리를 심은 것도 보았나니, 이것을 가리켜 여래의 방편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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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제바달다(提婆達多)와 보살은 세상마다 한 곳에 같이 태어났나니, 이런 것들도 역시 보살의 방편이니라. 왜냐 하면 나는 제바달다로 인하여 육바라밀을 원만히 갖추었고 또한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함이 많았느니라. 어째서 그런 일들을 아는가 하면 당시의 중생들은 쾌락을 누렸는지라 보시할 줄도 모르고 받는 것도 몰랐으므로 보살은 보시하는 일을 가르치려 하였다. 그런데 이때 제바달다가 질투심을 일으키며 보살에게 와서 나라와 성과 아내와 아들과 그리고 머리·눈·손·발을 구하였으므로 보살은 기뻐하면서 보시하였느니라. 그 때에 한량없는 중생들이 보살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보시를 믿고 이해하면서 말하기를 '보살이 보시하는 것처럼 나도 그와 같이 보시를 행하겠다'라고 하면서 보리를 이루기를 원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제바달다는 보살이 계율을 청정하게 지니는 것을 보고는 그것을 깨뜨리려 하였으나 보살은 청정한 계율을 범하지 않았느니라. 그 때에 한량없는 중생들이 보살이 계율을 지니는 것을 보고 역시 본받으면서 계율을 지녔느니라. 또 보살이 계율을 지니면서 혹시 다른 사람에게서 업신여김과 나쁜 욕설을 당하면서도 나쁜 마음을 내지 않고 찬제[羼提] 바라밀을 두루 갖추면 한량없는 중생들이 보살이 인욕으로 마음을 다루는 것을 보고 역시 보살을 본받으면서 인욕을 행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러므로 제바달다는 보살을 크게 이익 되게 하였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지금 제바달다와 같이 술에 몹시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여래를 살해하려 하였고 또한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돌을 내려뜨렸던 일도 이는 모두 여래가 방편으로 나타내 보인 것이요, 업보로 인한 죄가 아니니라. 왜냐 하면 이런 방편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였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통틀어 업의 인연을 널리 설하였는데 이는 모두 여래가 방편으로 나타내 보인 것이요, 업의 과보가 아니니라. 왜냐 하면 중생이 업의 원인과 과보를 모르기 때문에 그 중생들을 위하여 일부러 여래가 이러한 업보를 나타내 보이면서 '이 업을 지은 뒤에는 이러한 과보가 있고, 저 업을 지은 뒤에는 저러한 과보가 있으며, 이러한 업을 지으면 이러한 과보가 있다'라고 하면 중생들이 듣고 나서 이러한 업을 짓다가도 이러한 업을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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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업을 여의면서 착한 업을 닦고 익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이제 방편을 모두 말하였고 방편을 모두 나타내 보였느니라. 이 모든 방편을 굳게 지니고 비밀히 간직하되 하열한 사람에게나 선근이 얇은 이에게는 말해서는 안 되느니라. 왜냐 하면 이 경(經)은 성문이나 벽지불로서의 행할 곳이 아니기 때문이니, 하물며 낮고 비열한 범부가 믿거나 이해할 수 있겠느냐. 왜냐 하면 이런 사람은 모든 방편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니 이 방편의 경전은 그들의 소용(所用)이 아니며, 하물며 범부의 그릇이 받아 지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보살만이 이 방편을 말할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을 뿐이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마치 캄캄한 밤에 크고 밝은 등불을 켜면 방안에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선남자야, 보살도 이러한 모든 방편을 들은 뒤에는 모든 보살이 행할 도를 보고, 이 법 가운데서 내가 해야 할 것을 배우면서 모든 여래와 보살의 행으로 벌써 저 언덕[彼岸]에 이르게 되며, 보살의 도를 잘 행하는 이는 어렵게 여기지 않을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이제 말하노니 '보리의 도와 모든 착한 법을 얻고자 하는 선남자와 선여인은 백천 유순이나 떨어져 있는 데서 이 방편의 경전을 연설한다 하여도 반드시 그곳까지 가서 들어야 한다'라고 하느니라. 왜냐 하면 만일 보살이 이 방편의 경전을 듣고 나면 광명의 행을 얻고 모든 법에 의혹과 후회가 제거되기 때문이니라. 그 때 사중(四衆)과 모든 사람과 하늘로서 보배 그릇[寶器]을 이룬 이는 이 경을 말할 때에 모두 듣고 모두 알았거니와 보배 그릇이 아닌 이는 비록 이 모임에 있었다 하더라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였느니라. 이 경전 속에서 귀조차도 듣지 못했거늘 하물며 입으로 말할 수가 있겠느냐. 보배의 그릇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이 법을 말할 때에는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였나니 부처의 신력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자 7만 2천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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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방편바라밀경(方便波羅密經)』이며, 『전방편품경(轉方便品經)』이라고도 하며, 또한 『설방편조복경(說方便調伏經)』이라고도 하나니, 이렇게 받들어 지닐지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지승 보살은 마음에 기쁨을 내었고 그리고 성문승과 벽지불승과 보살승에게서 배우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아울러 모든 하늘·용·귀신·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와 인비인(人非人)들이 이런 말씀을 듣고 나서 찬탄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시옵니다. 이제 대승의 『방편경(方便經)』을 다 말씀하여 마치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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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09권
수(隋) 천축(天竺) 삼장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송성수 번역
39.현호장자회(賢護長者會) ①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王舍) 큰 성의 가란타장자 죽원(迦蘭陀長者竹園)에서 모든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할 일을 다 마치고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이들로서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그 대중의 으뜸이었다. 이 때에 그 모든 비구는 세존을 에워싸고 법을 듣고 받으려 하였으며 몸과 마음이 조순(調順)하여 잠드는 일이 없었다. 바로 그때 여래·세존의 얼굴빛이 아침해에 갓 핀 연꽃처럼 단정 엄숙하고 환히 빛났으며 빙그레 웃으면서 기뻐하셨으므로 모든 비구들은 '지금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어떠한 법문을 말씀하려 하시기에 얼굴 모습이 저렇게도 빛나고 환하실까'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 가장 큰 거부(巨富)요, 상인의 우두머리[商主]인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발다라파리(跋陀羅波梨)[수(隋)나라 말로는 현호(賢護)라 한다]라고 하였다. 그는 천 명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위력이 마치 대지(大地)를 진동시킬 듯하였는데 의젓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서 세존 앞을 향하여 왔다. 그 때 장자의 아들 현호(賢護)는 전생에 지은 복의 인연으로 하늘들이 누리는 과보를 받았으며, 몸은 부드럽고 연하여 마치 갓 나온 어린 꽃가지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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