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995-19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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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가섭(迦葉)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너무 늙어 젊은 기운이 조금도 없다. 그러니 장자들이 주는 의복과 음식을 받는 것이 좋겠다." 대가섭(大迦葉)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그들의 의복과 음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누더기를 입고 때맞춰 걸식하는 것이 비할 바 없이 즐겁습니다. 왜냐 하면 미래에 분명 몸이 건강하면서도 좋은 의복과 음식을 탐내고, 선정에서 물러나 다시는 고행을 행하지 않는 비구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또 '과거 부처님 때의 비구들도 사람들의 초청을 받아들이고 옷과 음식을 받았는데 우리가 왜 옛 성인을 본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며 가만히 앉아서 의복과 음식을 탐내기 때문에 법복을 버리고 좋은 옷[白衣]을 입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현들의 위신이 없어지고 사부대중을 점점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성중이 줄어들면 여래의 절도 허물어지고, 여래의 절이 허물어지고 나면 경법(經法)도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 중생들은 더 이상 정기와 광명이 없게 되고, 정기와 광명이 없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질 것입니다.
마치 오늘날에는 많은 중생들이 지은 복이 많아 모두들 천상에 태어나듯이 미래에는 짓는 죄가 많아 모조리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가섭은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고, 세상 사람들의 좋은 벗이며 좋은 복밭이구나. 가섭아, 알아야 한다. 내가 반열반하고서 천년 뒤에는 비구들이 선정에서 물러나고 다시는 두타법(頭陀法)을 행하지 않을 것이니, 누더기를 걸치고 걸식하지 않으며 장자들의 초청을 탐내 그 옷과 음식을 받을 것이요, 또 나무 밑이나 한적한 곳에서 지내지 않고 장식한 방을 좋아할 것이다. 또 대소변을 약으로 쓰지 않고 매우 달고 맛있는 약초만 집착할 것이요, 혹은 그 사이에서 재물을 탐내고 방을 아껴 늘 서로 다툴 것이다. 그러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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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도 단월(檀越)들은 불법을 독실히 믿고 보시하기를 좋아해 재물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단월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천상에 태어나지만 게으른 비구들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가섭아, 이와 같이 일체 행은 모두 무상하여 오래 보존할 수 없느니라.
가섭아, 또 알아야 한다. 미래 세상에는 비구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도 가업을 익혀 왼쪽에는 아들을 안고 오른쪽에는 딸을 안을 것이며, 또 쟁(箏)과 피리를 불며 거리에서 걸식할 것이다. 그런 때라도 단월 시주들은 무궁한 복을 받을 것인데 하물며 오늘날 지성으로 걸식하는 자들에게 보시하는 사람들이겠는가? 가섭아,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무상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느니라. 가섭아, 알아야 한다. 미래 세상에 어떤 비구들은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버릴 것이다. 그리고는 3아승기 겁 동안 모은 지금의 법보(法寶)를 미래 비구들은 노래로 부르며 여러 사람들 속에서 걸식하여 그것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 때의 단월들이 그런 비구들에게 공양하더라도 오히려 복을 받을 것인데 하물며 지금의 비구들에게 보시하는 이들이 복을 얻지 못하겠는가?
나는 지금 이 법을 가섭과 아난 비구에게 부촉한다. 왜냐 하면 나는 이제 늙어 나이 80이 되었으니, 여래는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법보를 너희 두 사람에게 부촉하나니, 잘 기억하고 외워 끊어지지 않게 하고 세상에 널리 펼쳐라. 누구든 성인의 가르침을 막거나 끊는 자가 있으면 그는 변방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경법을 너희들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잊어버리거나 잘못 전하지 말라." 그 때 대가섭과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무슨 이유로 이 경법을 저희 두 사람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부촉하지 않으십니까? 여래의 제자 중에는 신통이 뛰어난 제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에겐 부촉하지 않으십니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천상이나 인간 중에서 가섭과 아난만큼 이 법보를 잘 받들어 가질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했고, 또 성문들 중에서도 너희 두 사람보다 뛰어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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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부처님 때에도 역시 두 사람이 경법을 받들어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의 가섭과 아난 비구에 비하면 그대들이 훨씬 뛰어나고 묘하다. 왜냐 하면 과거의 여러 부처님 때에도 두타행을 행한 비구가 있었지만 그들은 법이 존재하면 그들도 생존하다가 법이 멸하면 그들도 멸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가섭 비구는 이 세상에 머물다가 미륵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한 뒤에 열반에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가섭 비구가 과거의 비구들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니라. 또 아난 비구는 왜 과거의 시자(侍者)들보다 훌륭한가? 과거 여러 부처님의 시자들은 남의 말을 들은 뒤에야 이해하였지만 지금의 아난 비구는 여래가 말하기 전에 곧 이해하고 여래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난 비구가 과거 부처님의 시자들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가섭과 아난아, 내 이제 너희들에게 부탁하고 이 법보를 너희들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이지러지게 하거나 줄어들게 하지 말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행은 무상하여 생긴 것은 반드시 없어진다네. 생이 없으면 죽음도 없으리니 이런 사라짐이 최고의 즐거움이라.
그 때 가섭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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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36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2. 팔난품(八難品) ①
[ 1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29권 124번째 소경인 「팔난경(八難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범부들에게는 설법을 듣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시절이 있다. 비구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설법을 듣지 못해 사람이 수행할 수 없는 여덟 시절이 있느니라.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지옥에 태어나 여래가 행한 바를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축생으로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두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아귀로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세 번째 어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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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네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변방에 태어나 성현을 비방하고 온갖 삿된 업을 짓는다. 이것이 다섯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기는 해도 여섯 감각기관이 온전치 못하고 또한 선악의 법을 분별하지도 못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 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고 또 여섯 감각기관이 완전하여 결함이 없기는 하나 '사람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받는 이도 없다. 또한 선악의 과보도 없고, 금생도 후생도 없고, 부모도 없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증득해 즐겁게 노니는 사문 바라문도 없다'는 삿된 소견을 가진다. 이것이 일곱 번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지 않아 열반에 이르도록 설법할 수 없을 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고 여섯 감각기관이 온전하여 법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총명하고 재주가 많아 법을 들으면 곧 이해하고 '물건도 있고 보시도 있으며 받는 이도 있다. 선악의 과보도 있고, 금생과 후생도 있으며, 세상에는 바른 소견을 고루 닦아 아라한을 증득한 사문 바라문도 있다'는 바른 소견을 닦는다. 이것이 여덟 번째 어려움으로서 이는 범행을 닦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이런 여덟 가지 어려움이 있고 이는 범행을 닦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한 시절이 있으니, 그 한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이 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서 지혜롭고 훌륭한 말솜씨에 총명하여 부딪치는 사물마다 모두 통달하며, 바른 소견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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