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과 집착 그리고 無我와 공(대보적경-995-19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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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며, 모든 법은 내 것이 아니니 내 것을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을 가히 분별할 수 없나니 마음[心]·뜻[意]·의식[識]을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은 애착의 갈무리[愛藏]가 없나니 눈·귀·코·혀·몸·뜻의 길을 초월한 까닭이며, 모든 법을 들어 옮길 수 없나니 나고 머무르고 무너짐이 없는 까닭이며, 모든 법이 작용이 없나니 마음·뜻·의식을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이 인연에 속하였나니 자성이 억센 힘이 없는 까닭이니라.
장자들아, 나는 이 눈이 네 가지 요소[四大]로 이룩된 것이라 항상함이 없고 머무름이 없으며, 늘 그러함이 없고 견고하지 못한 법이며, 힘없고 속히 무너져서 보존하여 믿기 어려우며, 여러 가지 괴로움이 모인 것이라 병이 많고 해로움이 많다고 말하나니, 너희들의 눈은 이렇게 의지할 것이 못 되느니라. 귀·코·혀·몸·뜻도 이와 같이 의지할 것이 못 되느니라. 마땅히 이렇게 관해야 하느니라.
또 장자들아, 눈은 물보라와 같아서 만질 수 없으며, 눈은 물거품과 같아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며, 눈은 아지랑이와 같아서 혹업(惑業)·애욕으로 생겨난 것이며, 눈은 파초와 같아서 자성이 단단하지 않으며, 눈은 요술과 같아서 뒤바뀐 생각으로 일어난 것이며, 눈은 꿈과 같아서 오직 허망하게 보는 것이며, 눈은 메아리와 같아서 여러 인연에 속한 것이며, 눈은 빛과 그림자와 같아서 업의 그림자로 나타난 것이며, 눈은 뜬구름과 같아서 잠깐 모였다가 흩어지는 형상이며, 눈은 번갯불과 같아서 찰나에 곧 꺼지는 것이며, 눈은 주장이 없나니 마치 땅과 같으며, 눈은 나[我]가 없나니 마치 물과 같으며, 눈은 유정이 아니니 마치 불과 같으며, 눈은 수명이 아니니 마치 바람과 같으며, 눈은 삭취취가 아니니 마치 허공과 같으며, 눈은 실다운 것이 아니니 네 가지 요소에 의지하여 갈무리된 것이며, 눈은 허공과 같아서 나와 내 것을 여의었으며, 눈은 앎이 없는 것이 초목·흙·돌과 같으며, 눈은 스스로의 동작이 없는 것이 기관의 바람으로 움직이는 것이며, 눈은 허망한 것이라 썩고 더러운 물질의 모임이며, 이 눈은 헛된 것·무너져 없어지는 법이며, 눈은 구렁과 같아서 항상 늙음에 핍박되며, 눈은 머무르는 경계가 없어서 마침내 마멸되어 없어지느니라.
장자들아, 눈의 허물 많음을 마땅히 이렇게 관해야 하느니라. 나아가 뜻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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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러하니라.
또 장자들아, 온갖 법에 오직 헛된 욕심만 있으므로 어리석은 범부가 헛된 욕심인 줄을 알지 못하고 망령되이 '이것은 눈이다'라고 하고, 망령되이 '이것은 귀다'라고 하며, 나아가 혹은 망령되이 '이것은 뜻이다'라고 말하느니라.
장자들아, 다만 헛된 욕심이 있으므로 어리석은 범부들이 헛된 욕심인 줄을 알지 못하고 '이것은 빛깔이다'라고 하고, '이것은 소리다'라고 하느니라. 냄새와 맛과 감촉과 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장자들아, 다만 헛된 욕심이 있으므로 어리석은 범부들이 헛된 욕심인 줄을 알지 못하고 '이것은 색온(色蘊)이다'라고 하고, '이것은 수온(受蘊)이다' 하나니, 상온(想蘊)·행온(行蘊)·식온(識蘊)도 또한 그러하니라.
장자들아, 다만 헛된 욕심이 있으므로 어리석은 범부가 헛된 욕심인 줄을 알지 못하고 '이것은 지계(地界)다'라고 하고, '이것은 수계(水界)다'라고 하나니, 화계(火界)·풍계(風界)·공계(空界)·식계(識界)도 또한 그러하니라.
장자들아, 모든 법이 오직 헛된 욕심만 있으므로 어리석은 범부가 헛된 욕심인 줄을 알지 못하고 '이것은 함이 있는 것[有爲]이다'라고 하고, '이것은 함이 없는 것[無爲]이다'라고 하느니라. 나아가 온갖 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장자들아, 너희들은 이제 마땅히 헛된 욕심을 버리고 욕심 없는 데로 나아가야 하느니라. 저 처자와 가택·재물이 다 허망한 것인 줄을 깊이 알고 집착하지 말지니라.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깨끗한 신심으로 살림살이를 여의어 버리고 집 아닌 데로 나아가 욕심 없는 법을 얻느니라.
장자들아, 어떤 것을 집을 떠나 욕심 없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시라별해탈계(尸羅別解脫戒)에 머물러서 위의행처(威儀行處)를 갖추어 거두어 잡아 지니며 조금이라도 범(犯)하는 것을 보면 크게 두려워하여 율의를 받아 배워 계온(戒蘊)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장자들아, 너희들이 능히 계율을 받들어 지니고는 이 6근(根)·6경(境)·5온(蘊)·6계(界)가 허망한 줄을 깊이 알아서 다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집착하지 않으므로 이것을 집을 떠나 욕심 없는 법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만일 눈과 나아가 식계(識界)에까지 집착하지 아니하면, 집착하지 않으므로 곧 보호하지 아니하리라. 어떤 것을 보호하지 않는가? 눈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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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하지 아니하며, 귀·코·혀·몸·뜻을 보호하지 아니하며, 빛깔을 보호하지 아니하며 소리·냄새·맛·감촉·법도 보호하지 아니하며, 색온(色蘊)을 보호하지 아니하며, 수온·상온·행온·식온도 보호하지 아니하며, 지계(地界)도 보호하지 아니하며 수계·화계·풍계·공계·식계도 보호하지 아니하느니라.
보호하지 않으면 곧 번뇌가 없느니라. 만일 번뇌가 없다면 곧 가볍다[輕]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가볍다고 하는가? 이른바 보는 것이 없는 것이니 만일 보는 것이 없으면 곧 사물에 따라 성내고 해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리라. 성내고 해치는 마음이 없으면 스스로 해치지 아니하고 남 해치기를 생각지 아니하며 함께 해치기를 생각지 않으리라. 해침이 없으므로 곧 무여대열반계(無餘大涅槃界)를 증득하여 들어가리라.
장자들아, 너희들은 알아 두라. 무엇이 저 적멸에 증득하여 들어가는가? 장자들아, 눈이 적멸에 들어감도 아니며 귀·코·혀·몸·뜻이 적멸에 들어감도 아니니라. 그러나 저 눈에 여러 가지 망집(妄執)을 일으킴으로 인하여 혹 나라고 헤아리고, 혹 내 것이라고 헤아리나니, 만일 그것을 멀리 여읜다면 곧 이것이 적멸이니라. 무엇을 멀리 여의므로 적멸이 되는가? 탐욕을 멀리 여의면 곧 적멸이며, 성냄을 멀리 여의면 곧 적멸이며, 어리석음을 멀리 여의면 곧 적멸이며, 무지(無智)를 멀리 여의면 곧 적멸이니라.
또 장자들아, 과거의 무지(無智)를 멀리 여의지 못하며 미래의 무지를 멀리 여의지 못하며 현재의 무지를 멀리 여의지 못하는 것이니, 그러나 무지를 멀리 여읨으로 인하여 바른 지혜가 일어나느니라.
장자들아, 어떤 것을 지혜라 하는가? 이른바 다함의 지혜[盡智]를 말함이니라. 어떤 것이 다함의 지혜인가? 과거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요, 미래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요, 현재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니라. 그러나 장자들아, 무지를 여읨으로 인하여 이 지혜가 나오나니, 이 지혜는 지혜를 멀리 여의지 아니하고 눈의 무지를 여읨으로 인하여 이 지혜가 나느니라.
또 장자들아, 눈이 내 것이 아니니 만일 내 것이 아니라면 집착하지 않을 것이요, 만일 집착하지 않으면 곧 이것이 최상이요, 만일 이것이 최상이라면 곧 이것이 해탈이니라. 어느 곳에서 해탈하는가? 내가 집착한 곳에서 해탈하며, 유정의 집착한 곳에서 해탈하며, 수명의 집착한 곳에서 해탈하며, 삭취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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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집착한 곳에서, 단견·상견의 집착한 곳에서, 일체의 집착한 곳에서, 나아가 분별의 집착한 곳에서 해탈을 얻느니라.
행자가 만일 능히 저 집착에서 해탈하면 곧 분별하지 않을 것이요, 만일 분별하지 않으면 곧 분별도 아니요 분별 아님도 아니니라. 무엇을 분별하지 않는다 하는가? 이른바 나와 내 것을 분별하지 않음이니라. 행자가 그 때에는 온갖 법을 다 털어 버려 쌓아 두지 않으며, 놓아 버리어 취하지 않나니, 놓아 버리므로 적멸 해탈로써 없애 버리며[除遣], 최승 해탈로써 온갖 얽매임을 여의느니라. 어느 곳을 없애 버린다고 하는가? 온갖 괴로운 곳에서 없애 버림을 얻느니라.
너희들 장자야, 만일 벗어나기를 구하거든 한 가지 법에도 집착하지 말라. 왜냐하면 만일 집착이 있으면 곧 두려움이 있겠지만 만일 집착이 없으면 곧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니라.
다시 장자들아, 눈은 적멸이 아니며, 귀·코·혀·몸·뜻도 또한 적멸이 아니며, 빛깔이 적멸이 아니며, 나아가 식계(識界)도 또한 적멸이 아니니라. 그러나 장자들아, 저 식계로 인하여 실답지 못한 집착을 일으키어 혹은 나라거나 내 것이라 헤아리나니 만일 이것을 여의면 곧 적멸이니라.
어떤 것을 멀리 여의고 적멸을 얻는가? 이른바 탐욕을 멀리 여의고 적멸을 얻으며 성냄을 여의고 어리석음과 무지를 여의고 적멸을 얻느니라.
다시 장자들아, 과거의 무지를 멀리 여의지 못하며, 미래의 무지를 멀리 여의지 못하며, 현재의 무지를 멀리 여의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무지를 여의므로 지혜가 나느니라.
장자들아, 어떤 것을 지혜라 하는가? 이른바 다함의 지혜를 말함이니라. 어떤 것을 다함의 지혜라 하는가? 과거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요, 미래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요, 현재도 다함의 지혜가 아니니라. 그러나 장자들아, 무지를 여읨으로 인하여 지혜가 생겨나느니라. 이 지혜는 지혜를 멀리 여의지 아니하고 식(識)의 무지를 여읨으로 인하여 지혜가 생겨 나오나니 이 식계는 내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것이 아니라면 곧 집착하지 아니하고 만일 집착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최상이요, 만일 이것이 최상이라면 이것이 곧 해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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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해탈하는가? 나의 집착한 곳에서 해탈하며, 유정과 수명 나아가 일체 분별의 집착한 곳에서 해탈을 얻느니라. 행자가 만일 능히 저 집착에서 해탈하면 곧 분별하지 않으리라. 만일 분별하지 아니하면 곧 분별도 아니요 분별 아닌 것도 아니니, 무엇을 분별하지 않는다 하는가? 이른바 나와 내 것을 분별하지 않음이니라. 행자는 그 때에 다 털어 버려 쌓아 두지 않으며, 놓아버리어 취하지 않나니, 놓아 버리므로 적멸 해탈로써 없애 버리며[除遣], 최승 해탈로써 온갖 얽매임을 여의느니라. 어느 곳을 없애 버린다고 하는가? 온갖 괴로운 곳에서 없애 버림을 얻느니라.
너희들 장자야, 만일 벗어나기를 구하거든 한 가지 법에도 집착하지 말라. 왜냐하면 만일 집착이 있으면 곧 두려움이 있겠지만 집착이 없으면 두려움이 없는 까닭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집착하므로 공포심 일으키어
이로 인하여 악도에 나아가네.
이 공포심 있음을 보고
슬기로운 이는 마땅히 집착하지 않으리.
너희는 여러 성자의 도를 닦되
마땅히 잘 관찰할지니라.
이렇게 관찰하면 곧 얻으리니
이것과 달리하면 얻을 수 없으리라.
온갖 것이 다 공한 것이니
헛되이 움직임이요 견실(堅實)한 것 아니라
애욕이란 세간을 속여 미혹시킴이니
이것에 어지러운 마음 내지 말라.
출처 : 대보적경-995-199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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