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825-16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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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대목련은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시간에 사리불이 있는 기원정사로 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아뇩달 용왕이 보고 그대를 싶어한다고 전하라 하셨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당신이 먼저 가시오, 나는 뒤에 가리다."
목련이 대답하였다.
"모든 성중(聖衆)과 아뇩달 용왕이 속히 모습을 뵙고 싶어하니 부디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가십시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당신이 먼저 가시오. 나는 뒤에 가리다."
그러자 목련이 다시 말하였다.
"어떻소? 사리불이여, 신족(神足)으로 나를 이길 수 있겠소? 그래서 나를 먼저 가라고 하는 거요? 만일 사리불께서 곧장 일어서지 않으신다면 내가 당신 팔을 붙잡고 저 샘으로 가겠소."
이 때 사리불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목련이 일부러 나를 시험하고 놀리는구나.'
그 때 존자 사리불은 몸소 갈지(竭支)[팔리어로는 sa kacchika이고 승기지(僧祇支)라고도 한다. 또 엄액의(掩腋衣)·부견의(覆肩衣)라고도 하며 5의(衣) 가운데 하나이다.] 띠를 풀어 땅에 두고 목련에게 말하였다.
"만일 당신이 신족이 제일이라면 이 띠를 들어 땅에서 들어보시오. 그런 뒤에 내 팔을 붙잡고 저 아뇩달샘으로 데리고 가시오."
이 때 목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리불이 나를 놀리는구나. 서로 겨뤄보자는 것인가? 지금 띠를 풀어 땅에 놓고 (이것을 들 수 있다면 내 팔을 붙잡고 저 샘으로 데려 가라)고 하다니.'
그리고 목련은 다시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그러나 어려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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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 팔을 펴 띠를 집어 들었다. 그러나 털끝만큼도 그 띠를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때 목련은 온 힘을 다해 띠를 들려 하였으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자 사리불이 그 띠를 집어 염부나무 가지에 묶어 두었다. 이 때도 존자 목련은 온 신통력을 다해 그 띠를 들려 하였으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막 그 띠를 들자 이 염부지(閻浮地)가 크게 진동하였다.
그 때 사리불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목련 비구는 이 염부지도 진동시킬 수 있는데 하물며 이깟 띠겠는가? 나는 이제 이 띠를 2천하에 묶어두리라.'
그 때 목련은 다시 그것도 들었고, 3천하 4천하에 묶어두었지만 마치 가벼운 옷을 들 듯이 들었다.
이 때 사리불은 '목련 비구가 4천하를 들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이제 이 띠를 저 수미산 중턱에 묶어두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목련은 다시 저 수미산과 사천왕의 궁전까지 움직일 수 있었고, 삼십삼천의 궁전까지 모두 흔들었다.
사리불은 다시 그 띠를 1천세계에 묶어두었지만 목련은 그것도 움직일 수 있었다. 사리불은 다시 그 띠를 2천세계, 3천세계에 묶어두었지만 목련은 그것도 움직일 수 있었다.
그 때 온 천지가 크게 진동하였지만 여래께서 앉아 계시는 아뇩달샘만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힘센 장사가 나무 잎을 가지고 놀면서 아무 어려움이 없는 것과 같았다.
그 때 아뇩달 용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이 천지가 왜 진동하는 겁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용왕에게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셨다.
용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두 사람의 신력(神力)은 어느 편이 낫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 비구의 신력이 더 위대하니라."
용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전에 '목련 비구는 신족이 제일이어서 그보다 나은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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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용왕이여, 알아야 한다. 4신족(神足)[4여의족(如意足)이라고도 하는 4종의 선정이다.] 이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자재삼매신력(自在三昧神力)·정진삼매신력(精進三昧神力)·심삼매신력(心三昧神力)·시삼매신력(試三昧神力)이다. 용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4신족의 힘이니라. 만일 이 네 가지 신력을 가지고 있고, 가까이하고 수행하며 버리지 않는 비구 비구니가 있다면 그가 곧 신력이 제일이니라."
아뇩달 용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목련 비구는 그 4신족을 얻지 못했습니까?"
"목련 비구도 이 4신족의 힘을 얻어 그것을 가까이하고 수행하며 조금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목련 비구는 한 겁 동안 살고싶으면 그것도 능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리불이 드는 삼매에 있어서 목련 비구는 그 이름조차 모르느니라."
그 때 존자 사리불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목련이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움직이는 바람에 고물거리는 벌레가 헤아릴 수 없이 죽는구나. 그러나 여래의 자리는 움직일 수 없다고 내가 직접 들은 적이 있으니, 나는 이제 이 띠를 여래의 자리에 묶어두리라.'
그 때 목련이 다시 신족으로 그 띠를 들려 하였으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목련은 생각하였다.
'내 신족이 퇴보한 것은 아닐까? 지금 이 띠를 들려 하여도 움직일 수가 없구나. 내 이제 세존께 나아가 그 이유를 여쭈어 보리라.'
목련은 그 띠를 버려 두고 곧 신족으로 세존께 나아갔다. 그는 사리불이 여래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다시 생각하였다.
'세존의 제자 중에 신족이 제일이기로는 나보다 나은 이가 없다. 그런데 내가 사리불만 못한 것일까?'
그 때 목련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신족에 있어서 퇴보하지는 않았습니까? 왜냐 하면 제가 기원정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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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먼저 출발하고 그 뒤에 사리불이 출발하였는데, 지금 사리불 비구가 먼저 와서 여래 앞에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신족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다만 사리불이 들어간 신족삼매(神足三昧)의 법을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왜냐 하면 사리불 비구는 지혜가 한량없고 마음의 자재를 얻었기 때문이다. 너는 사리불의 마음 씀씀이만 못한다. 사리불은 심신족(心神足)에서 자재를 얻었으니, 사리불 비구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에서 곧 자재를 얻느니라."
대목련은 즉시 침묵하였다.
그 때 아뇩달 용왕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하며 생각하였다.
'지금 사리불 비구가 가진 뛰어난 신력은 불가사의하여, 목련 비구는 그가 들어간 삼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구나.'
그 때 세존께서는 아뇩달 용왕에게 미묘한 법을 설하여 그를 기쁘게 하셨고, 또 계를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비구들을 데리고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가셨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당신 입으로 '내 성문 중에 신족이 제일인 자는 바로 목련 비구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오늘은 '사리불만 못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비구들은 목련에 대해 업신여기는 생각을 가졌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이 비구들이 목련을 업신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그러면 한량없는 죄를 받을텐데'라고 생각하시고 곧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신력을 나타내서 이 대중들에게 보여 대중들이 게으른 생각을 내지 못하게 하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목련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곧 여래 앞에서 사라져 동방으로 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일곱 개나 지난 곳에 있는 부처님 세계로 갔는데, 그 나라에는 기광(奇光)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출현해 계셨다. 목련은 평상시 차림으로 그 나라로 가서 그 여래의 발우 가장자리를 거닐고 있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몸집이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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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비구들은 목련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벌레를 보라. 꼭 사문 같구나."
비구들은 그 벌레를 집어 부처님께 보이면서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벌레는 꼭 사문 같습니다."
그 때 기광 여래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방으로 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 일곱 개를 지나가면 인(忍)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에는 석가문(釋迦文)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출현해 계신다. 이 자는 바로 그 부처님의 제자로서 신족이 제일이니라."
그리고 그 부처님께서는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비구들이 너를 업신여기는 생각을 하는구나. 너는 신통을 나타내 이 대중에게 보여라."
목련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목련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발우를 담는 그물 망에다 그 5백 비구를 담아 범천으로 올라갔다. 목련은 왼쪽 다리로 수미산을 딛고 오른쪽 다리를 범천에 올리며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더욱 정진할 것을 늘 생각하며
부처님의 법을 닦아 행하고
마군들의 원한 항복 받기를
갈고리로 코끼리를 다루듯 하라.
만일 능히 이 법 안에서
능히 실천하며 방일하지 않는다면
괴로움의 근원을 완전히 없애
다시는 온갖 번뇌 받지 않으리.
그 때 목련의 이 소리는 기원정사까지 두루 울렸다. 비구들은 이 소리를 듣고 세존께 아뢰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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