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835-16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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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어떤 비구는 능히 그 마음을 항복 받되 그 마음은 그 비구를 항복 받지 못합니다. 만일 그 비구가 삼매를 얻고자 하면 곧 그 비구는 삼매를 얻을 수 있고, 뜻에 따라 예전과 최근에 성취한 삼매들을 즉시 갖출 수 있습니다. 마치 장자가 집에 좋은 옷을 상자에 가득 넣어 두었을 때, 그 장자는 마음에 따라 어떤 옷을 입고 싶으면 조금의 어려움도 없이 마음대로 꺼내 입는 것처럼, 그도 또한 마음대로 삼매에 들 수 있습니다.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마음은 그 비구를 부릴 수 있지만 그 비구는 그 마음을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고려대장경 원문은 '심능사비구 비비구능사심(心能使比丘 非比丘能使心)'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이 경의 앞뒤 내용과 상반되고, 『중아함경』의 우각사라림경 내용과도 상반된다. 문맥에 따른다면 '비구능사심 비심능사비구(比丘能使心 非心能使比丘)' 즉 '그 비구는 그 마음을 부릴 수 있지만 그 마음은 그 비구를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가 되어야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음대로 삼매에 들어가는 데에도 조금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와 같이 비구가 그 마음을 부릴 수 있고 마음이 그 비구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사람은 이 우사자원에 머물기 적당할 것입니다." 그 때 사리불은 여러 현자들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자기의 말재주를 따라 말하였고, 제각기 방편을 따라 그 뜻을 잘 설명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다같이 세존께 나아가 어떤 비구가 이 우사자원에서 즐거워할 수 있는지를 여쭈어 보고,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계시면 우리는 받들어 행합시다."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합시다, 사리불이여."
큰 성문들은 함께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대성문들은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아난의 말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아난 비구는 법을 들으면 기억할 수 있고 온갖 법에 빠뜨림이 없으며 범행을 갖춰 수행하나니,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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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잘 들어 잊지 않고 삿된 소견도 없으며, 사부대중에게 설법하되 말이 뒤섞이지 않고 또한 사납지도 않기 때문이다. 리월 비구의 말 또한 좋구나. 왜냐 하면 그는 한적한 곳을 즐겨 사람들 속에 있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좌선하며 다툼이 없고, 지관을 닦으면서 적막한 곳에서 한가히 살기 때문이다. 아나율 비구 또한 좋구나. 왜냐 하면 아나율 비구는 천안이 제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눈 있는 사람이 손바닥의 구슬을 살펴보듯 천안으로 삼천대천세계를 관찰한다. 아나율 비구 또한 그와 같아서 천안으로 삼천대천세계를 관찰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가섭 비구도 또한 좋구나. 왜냐 하면 가섭 비구는 자신도 아련야행을 실천하고 또 한적한 곳에서 수행하는 것을 칭찬하며, 자신도 걸식하고 또 걸식하는 덕을 칭찬하며, 자신도 기운 누더기 옷을 입고 또 누더기 옷을 입는 덕을 칭찬하며, 자신도 만족할 줄 알고 또 만족할 줄 아는 덕을 칭찬하며, 자신도 바위 굴속에서 살고 또 바위 굴속에서 사는 덕을 칭찬하며, 자신도 계(戒)를 성취 · 삼매의 성취 · 지혜의 성취 · 해탈의 성취 · 해탈견해(解脫見慧)의 성취를 이루고 남들도 이 5분법신(分法身)을 성취하게 하며, 자신도 교화하고 남들도 그런 법을 실천하게 하기 때문이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목건련의 말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목련 비구는 큰 위력이 있고 신통이 제일이며 마음의 자재를 얻었기 때문에 그는 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은 곧 능히 할 수 있으니, 즉 하나의 몸을 억만 개로 나누기도 하고 혹은 다시 합쳐 하나가 되기도 하며, 전혀 막힘이 없이 석벽을 그대로 통과하고 솟았다 사라지기를 마음대로 하며, 거센 강물처럼 걸림이 없고 허공의 새처럼 흔적이 없으며, 해와 달처럼 비추지 않는 곳이 없고 몸을 변화시 켜 범천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훌륭하구나, 사리불의 말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사리불은 그 마음을 항복 받았으니, 그 마음이 사리불을 항복 받는 것이 아니다. 만일 삼매에 들고 싶으면 그는 조금의 어려움도 없이 곧 성취하나니, 마치 장자가 조금의 어려움도 없이 좋은 옷을 마음대로 꺼내 입는 것과 같다. 사리불 비구도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았고 그 마음이 사리불을 항복 받은 것이 아니며,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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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에 들어가 모든 것이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비구들이여, 너희들의 말은 모두 방편을 따른 것이다.
이제 다시 내 말을 들어보아라. 어떤 비구가 이 우사자원에서 즐거울 수 있는가? 어떤 비구는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때가 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한다. 그는 걸식을 마치고는 머물던 곳으로 돌아와 손과 얼굴을 씻고 나무 아래에서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앞에 매어 둔다. 그리고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기어코 번뇌를 없애고 번뇌 없음을 성취하리라.' 그래서 그 비구는 곧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한다. 그런 비구라면 이 우사자원에 머물기 알맞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고 게으르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받들어 높이지 않는 이가 없으리라.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주원(呪願)이 지닌 여섯 가지 공덕을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공덕이란 무엇인가? 첫째 그로 인해 시주 단월(檀越)들은 세 가지 법을 성취한다. 시주 단월이 성취하는 세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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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 시주들은 믿음[信根]을 성취하고, 계덕(戒德)을 성취하며, 들음[聞]을 성취한다. 이것이 이른바 '시주 단월들은 세 가지 법을 성취한다'는 것이니라. 보시한 물건도 역시 세 가지 법을 성취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그 보시한 물건은 빛깔을 성취하고, 맛을 성취하며, 향기를 성취하게 된다. 이런 세 가지 법이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이 여섯 가지는 큰 공덕을 얻고 이름과 덕망이 널리 알려지며 감로와 같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이 여섯 가지를 성취하고 싶다면 늘 보시를 생각하라.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無央數]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 때 그 자리에 있던 어떤 비구가 '여래께서 나에게 일러주는 말씀이 계셨으면' 하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그 비구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여래께서 몸소 나를 가르쳐 주셨으면' 하고 생각한다면, 그 비구는 계를 청정하게 갖추어 더러움이 없게 하고, 지관을 닦아 행하며 한적한 곳을 즐겨야 할 것이다. 또 만일 비구가 의복 · 음식 · 침구와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구하고자 한다면, 그도 계덕을 성취하고 공적하고 한가한 곳에 지내며 스스로 수행하여 지관과 서로 상응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만족할 줄 알려거든,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하고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수행하여 지관과 서로 상응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사부대중을 비롯한 국왕과 백성들과 형상이 있는 모든 중생들에게 알려지고 싶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4선(禪)에서 후회하는 마음이 없고 또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도 계덕을 성취하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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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구가 4신족(神足)을 얻고 싶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8해탈문(解脫門)을 얻어 아무런 장애가 없고 싶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천이(天耳)를 얻어 하늘과 인간 소리를 환하게 듣고 싶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남의 마음속 생각과 모든 감각기관의 이지러짐을 알기를 바란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중생들의 마음에 탐욕이 있는 마음인지 탐욕이 없는 마음인지, 성내는 마음인지 성냄이 없는 마음인지, 어리석은 마음인지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인지 사실 그대로 알기를 바라고, 애욕의 마음인지 애욕이 없는 마음인지, 집착하는 마음인지 집착이 없는 마음인지 사실 그대로 알기를 바라며, 어지러운 마음인지 어지러움이 없는 마음인지, 병든 마음인지 병이 없는 마음인지, 소심한 마음인지 소심함이 없는 마음인지, 헤아리는 마음인지 헤아림이 없는 마음 인지, 아파하는 마음인지 아픔이 없는 마음인지, 삼매의 마음인지 삼매가 없는 마음인지, 해탈한 마음인지 해탈이 없는 마음인지 사실 그대로 알기를 바란다면, 이러기를 바라는 사람은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한량없는 신통을 얻어 한 몸을 나누어 무수한 몸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합쳐 하나로 만들며, 솟았다 가라앉기를 자유자재로 하고 몸을 바꾸어 범천까지 가려고 한다면, 그도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전생의 무수한 겁 동안 있었던 일, 즉 1생이나 2생 내지 1천 생 · 백천억 생과 성겁(成劫) · 패겁(敗劫) · 성패겁(成敗劫) 등 헤아릴 수 없는 세월과 '나는 일찍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는데 이름은 무엇이고 자(字)는 무엇이었으며, 혹은 저기서 죽어 이곳에 와 태어났다'는 것 등을 스스로 기억하고 싶다면, 무수한 겁 동안 있었던 이러한 일들을 스스로 기억하고 싶다면 계덕을 두루 갖추려고 생각하고 다른 생각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 비구가 천안을 얻어 중생들의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형상과 나쁜 형상, 예쁜지 추한지를 사실 그대로 알고,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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