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880-57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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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문자에 집착하지 않음은 법 성품에 막힘이 없나니, 그 때문에 지혜 있는 이는 문자에 거리끼지 않습니다.”
그 때 무구시 여인이 변엄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말씀하기를 '나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위성 안의 중생으로서 나를 만나는 이는 모두가 말재주를 얻게 하여 모든 묘한 게송으로 서로가 문답을 하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선남자여, 당신이 여기서 베풀어주는 말재주는 거친 생각[覺]으로 일으키는 것입니까? 만일 거친 생각으로 일으킨다면 온갖 유위(有爲)는 모두가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覺觀]으로 말미암아 일으키는 것이니, 그러므로 고요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애욕으로 일으킨다면 베푼 것이 곧 아무 보람이 없습니다.”
변엄 보살이 무구시 여인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가 처음 보리의 마음을 낼 때에 '저를 만나는 이는 모두가 말재주를 얻어서 모든 묘한 게송으로 서로가 묻고 대답하여지이다'고 한 서원입니다.”
그 때 무구시 여인이 변엄 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당신은 지금 보리 마음을 일으키면서 서원이 있었다는 것입니까? 만일 그것이 있었다면 곧 그것은 항상 있다는 소견[常見]이요, 만일 이제 없었다면 그에게 베풀 수가 없으리니, 그러므로 원한 바가 아무 보람이 없습니다.”
그 때 변엄 보살은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그 때 무구시 여인이 무치행(無癡行)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말씀하기를 '나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위성 안에 만일 어떤 중생으로서 나를 만나는 이면 어리석은 소견이 없게 하겠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결연하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보리는 바로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만일 이것이 있다면 이것은 유위(有爲)의 보리라 치우친 소견[邊見]에 집착한 것이며, 만일 이것이 없다면 곧 이것은 허망한지라 역시 치우친 소견에 떨어진 것입니다.”
그 때 무치견 보살이 무구시 여인에게 대답하였다.
“이 보리란 지혜라고 이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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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시 여인이 무치견 보살에게 물었다.
“이 지혜는 생김이 있다고 합니까, 생김이 없다고 합니까? 만일 생긴다 한다면 이것은 잘 순종하는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요, 이것은 유위의 지혜이어서 범부인 어리석은 이의 알 바입니다. 만일 생김이 없다 한다면 생김이 없는 가운데서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요, 만일 아무 것도 없다면 분별이 없으리니, 보살과 성문과 벽지불과 모든 여래의 보리에는 분별이 없습니다. 범부인 어리석은 사람은 보리를 분별하거니와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곧 분별이 없습니다.”
그러자 무치견 보살은 곧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그 때 대덕 수보리가 모든 대덕 성문과 모든 큰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대덕들이여, 우리들은 돌아가십시다. 사위성에 들어가서 걸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까닭은 무구시 여인이 말한 바가 곧 지혜로운 이의 법식(法食)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오늘 법식을 즐겼는지라 형체가 있는 음식[摶食]은 필요가 없습니다.”
무구시 여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말씀한 바와 같아서 모든 법에는 위도 없고 아래도 없습니다. 이런 법 안에서 무엇을 구할 것이 있기에 걸식을 다닐 것입니까?
대덕이여, 쓸모 없는 이론[戱論]이 없는 법이 바로 비구의 행할 바이니, 쓸모 없는 이론을 좋아하여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의지함이 없는 법이요, 의지하지 않는 이가 행할 바이며 성현이 행할 바에는 물러남[退轉]이 없습니다.”
그 때 여덟 분의 큰 성문과 여덟 분의 큰 보살과 범천(梵天) 등의 5백 바라문과 무구시 여인과 파사닉왕 및 모든 대중들이 다 함께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 편으로 세 번 돌고 한쪽으로 가서 앉았다.
무구시 여인은 따로 일곱 번 돌고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합장하고 서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무등존(無等尊)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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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공(應供)이시고 무량칭(無量稱)이시며
중생에게 감로(甘露)의 기쁨을 베푸신 이께
보살은 어떻게 행할까를 여쭈겠나이다.
어떻게 하면 도수(道樹)에 있으면서
악마를 부수고 원수로부터 항복 받으며
어떻게 하면 하늘과 땅과 산과
수풀을 진동하게 할 수 있나이까?
어떻게 하면 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불국토를 드러나게 하리이까?
예컨대 대비(大悲)하신 세존이시여,
보리에 상응한 행을 말씀하여 주소서.
어떻게 하면 총지(總持)와
여래의 묘한 음성을 얻으며
어떻게 하면 청정하고 묘한
수승한 선정[定]을 닦아 지닐 수 있나이까?
어떻게 하면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이
신족(神足)의 힘을 얻을 수 있나이까?
이제 세존께 권하노니
사람들의 진실한 행을 말씀하여 주소서.
어떻게 하면 전념할 수 있고
견고한 마음을 얻으며
어떻게 하면 상황에 걸맞은 말재주를 얻어
미묘하고 두루 갖추게 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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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이치에 따르게 되고
뭇 뜻이 포함되고 원만하게 되며
미묘한 법을 잘 해설하여
지혜로운 이를 막는 바가 없게 되나이까?
어떻게 하면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청정한 계율과 인욕을 좋아하며
잘 정진하고 선정을 닦으면서
지혜로 세간을 비출 수 있나이까?
어떻게 하면 전생의 일[宿命]을 기억하고
천안(天眼)으로 분명하고 똑똑하게 보며
천이(天耳)와 타심지(他心智)를 얻게 되고
신족(神足)으로 모든 세계를 통과할 수 있나이까?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태(胎) 안에 들지 않고
변화로 연꽃 속에서 나게 되며
항상 모든 부처님의 앞에서
공과 나 없는[無我] 법을 말할 수 있나이까?
어떻게 하면 원수와 친한 이를 평등하게 여기고
애욕과 거친 일을 끊으며
뜻하고 행함에 높고 낮음이 없는 것이 마치
바람과 땅과 같이 되나이까?
이익과 손해와 헐뜯음과 명예와
칭찬과 비방과 괴로움과 즐거움 등을
어떻게 하면 이 여덟 가지의 법을 버리고
세상을 살아감이 마치 해[日]와 같게 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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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아첨하거나 다투지 않고
나를 없애면서 교만을 버리며
고요한 곳에서 선정을 닦고
지혜 있는 이로서 진실한 이치를 즐기게 되나이까?
어떻게 하면 아내와 자식과
재물과 보배들을 좋아하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모든 수행하는 이들이
한적한 처소를 좋아하게 되나이까?
어떻게 하면 날아다니는 새와 같게 되고
또한 기린(麒麟)의 한 뿔과 같게 되며
어떻게 하면 바른 법을 좋아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나이까?
어떻게 하면 모든 지혜 있는 사람들이
땅·물·불·바람을 자세히 관(觀)하면서
기울고 움직이거나 분별함이 없이
선(禪)에 든 것이 허공과 같겠나이까?
그릇된 법의 행을 행하지 않고
남의 행을 살피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법을 버리지 않게 되겠나이까?
어떻게 하면 보리에 대하여
세존과 같다는 생각을 내며
세존과 같다는 생각을 한 뒤에
보리에 대한 서원을 일으킬 수 있나이까?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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