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845-56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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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묘한 나무의 향기가 어떤 인연으로 풍겨 오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그것은 무외덕 여인이 여러 성문들과 같이 법답게 논의(論議)를 하면서 서원을 세우자 부처님께서 아시고 짐짓 신력으로 그와 같은 향기와 그 세계를 나타내신 것이며, 그 으뜸가고 묘한 전단의 향기가 이 삼천대천 세계에 두루 찬 것이니라.”
그 때 무외덕 여인이 목련에게 말했다.
“만일 이와 같이 불가사의한 훌륭한 공덕을 보셨으면서도 좁고 비열한 소승인 성문의 마음을 일으키면서 자기만을 제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선근이 아주 작고 미미한 줄 아셔야 하십니다. 그 누가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한 보살을 보면서도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까?
목련이여, 그 부처님의 세계가 여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 줄 아시기나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여인이 말하였다.
“목련이여, 모든 신통을 다 부려서 백천 겁 동안 지내면 그 부처님 세계를 알 수도 있고 볼 수도 있으리라고 여긴다면 아주 잘못된 생각이십니다. 비유하면 마치 온갖 대나무와 갈대와 우거진 숲과 같은 헤아릴 수조차 없을 만큼의 그러한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가야 비로소 그 향상 세계가 있게 됩니다.”
그 때 그 부처님께서는 광명을 거두셨고 광명이 거두어지자 향상 세계와 그 여래는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존자 마하가섭이 무외덕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일찍이 향상 세계와 여래·응공·정변지를 뵈었습니까?”
여인이 곧 대답하였다.
“대가섭이여, 여래는 볼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과 같이 '만일 빛깔로써 나를 보거나 소리로써 나를 구하면 그는 모두 삿된 도를 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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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라 여래를 보지 못할 것이니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여래의 본체[體]는 곧 바로 법신(法身)입니다. 부처님의 법은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거늘 어떻게 알거나 볼 수 있겠습니까? 어떤 방편을 따르면서 중생이 좋아하게 되면 부처님은 곧 장애 없는 몸을 나타내고 보이시는 것은 방편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가섭께서 저에게 말씀하기를 '저 세계를 보았고 저 부처님 등정각을 뵈었느냐' 하시는데 저는 그 부처님을 뵈었으나 육안(肉眼)으로 본 것이 아니라 육안으로 볼 바의 물질[色]이 아니기 때문이요, 천안(天眼)으로 본 것도 아니니 느낌[受]이 없었기 때문이며, 혜안으로 본 것도 아니니 생각[想]을 여의었기 때문이요, 법안(法眼)으로 본 것도 아니니 모든 지어감[行]을 여의었기 때문이며, 불안(佛眼)으로 본 것도 아니니 의식[識]으로 보는 것을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대가섭이여, 제가 여래를 뵈온 것은 존자 가섭께서 보신 것과 같이 무명(無明)과 애견(愛見)의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대가섭이여, 저 부처님을 뵈온 것도 역시 존자 가섭께서 보신 것과 같이 또한 나와 내 것[我我所] 등을 보는 것도 그러합니다.”
가섭이 여인에게 말하였다.
“만일 법이 영영 없다면 어떻게 무명과 욕망과 나와 나라는 모양을 일으키겠습니까? 존재하는 모든 중생은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그와 같이 모든 법이 끝내 없거늘 그것을 어떻게 봅니까?”
대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온갖 불법이 마침내는 이것이 없다면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모든 불법이 더욱 자라는 이치를 보십니까?”
대가섭이 말하였다.
“나는 오히려 모든 범부의 법조차도 알지 못하거든 하물며 부처님의 법이겠습니까?”
무외덕 여인이 말하였다.
“그러므로 존자 대가섭도 그 법을 성취하지 못하거늘 어떻게 끊어지거나 이어짐이 있어 증득하지 못한 이가 보겠습니까? 대가섭이여, 모든 법은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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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보이거나 나타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가섭이여, 모든 법은 본래 없습니다. 만일 법이 본래부터 없다면 어떻게 저 청정한 법계를 볼 수 있겠습니까? 대가섭이여, 만일 청정한 여래를 뵙고자 하는 저 선남자와 선여인은 마땅히 자기의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그 때 대가섭이 무외덕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자기의 마음을 잘 청정하게 합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마치 자기 몸의 진여(眞如)와 온갖 법의 진여와 같이 만일 그것을 믿는다면 짓지도 않고 잃지도 않아서 자기 마음의 청정함을 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 물었다.
“자기 마음은 무엇으로 본체를 삼습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공으로 본체를 삼습니다. 만일 그것이 공함을 증득하면 자기 몸이 공 함을 믿기 때문이며 곧 진여가 공임을 믿은 것이라 온갖 법의 성품이 고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때 존자 대가섭이 무외덕 여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어느 부처님으로부터 이러한 법을 들으셨기에 바른 소견을 얻었습니까? 마치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과 같아서 바른 소견을 일으킨 이는 두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다른 이로부터 법을 듣는 것과 속으로 생각하는[內思惟] 것입니다.”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저 바깥 소리를 빌어서 바깥 소리를 듣기 때문이요, 그 뒤에는 속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대가섭이여, 보살 대사(大士)는 다른 이의 말을 빌리지도 않고 음성을 빌리지도 않거늘 어떻게 열반[寂滅]에 머무른다 하겠습니까?”
가섭이 여인에게 말하였다.
“들은 법마다 관찰하기 때문에 관행(觀行)이라 합니다.”
그 때 대가섭이 다시 여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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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은 어떻게 속으로 생각하는 것입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만일 모든 보살과 함께 같은 일[同事]을 설법하되 중생이란 모양[衆生相]을 일으키지 않나니 보살은 이와 같이 속으로 관(觀)하므로 내관(內觀)을 성취한다고 합니다. 대가섭이여, 모든 법은 본제(本際)와 중제(中際)와 후제(後際)를 두루 갖추고 있어 모든 법의 진여 본체이기 때문이요, 모든 법은 현재의 진여 본체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와 같이 관하면 이 보살을 내관이 성취한 이라고 하는 줄 아셔야 합니다.”
가섭이 여인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이 모든 법이 안정되게 됩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이와 같이 마땅히 지어야 합니다. '마치 저 진여와 같이 속박도 없고 해탈도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어떻게 보는 것을 바른 소견[正見]이라 합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만일 두 극단으로 치우친 소견[二邊見]을 떠나면 짐짓 짓지도 않고 짓지 않는 것도 아니니, 이와 같이 보면서도 보지 않으면 이것을 바른 소견이라 합니다.
대가섭이여, 법이란 이름만 있을 뿐인데, 그 이름을 여의었기 때문에 영원히 증득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때 대가섭이 다시 여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보게 됩니까?”
무외덕 여인이 말하였다.
“마치 존자 대가섭께서 보는 것과 같습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나는 자기 몸을 보거나 내 것[我所]을 보지 않습니다.”
여인이 존자 대가섭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와 같이 온갖 법을 보셔야 합니다. 왜냐 하면 나와 내 것이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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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입니다.”
이 법을 말했을 때에 존자 수보리가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무외덕 여인에게 말했다.
“큰 이익을 잘 얻으셔서 이러한 변재(辯才)를 성취하셨구려.”
그 때 무외덕 여인이 곧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수보리여, 법에는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얻을 수 없는 것도 있는데 그런데도 구해야 합니까? 저에게 '잘 변재를 얻었고' 저에게 '변재가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만일 제가 깨달아 아는 바가 없다면 안이거나 밖이거나 변재가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 때 수보리가 곧 여인에게 말하였다.
“여인께서는 무엇을 증득했으며 얻은 법이 무엇이기에 그러한 흔쾌하면서 묘한 변재가 있는 것입니까?”
여인은 곧 대답하였다.
“스스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얻을 착한 법과 착하지 않은 법의 차별의 모양도 모릅니다. 이렇게 법을 아는지라 물듦과 청정함과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와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와 세간과 출세간(出世間)과 범부의 법을 보지 못합니다.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 법의 본체가 바로 부처님이요, 부처님의 법이며, 그리고 부처님 법을 얻었으면서도 부처님을 보지 못합니다. 수보리여, 만일 그렇다면 깨닫거나 보는 것 없이 이런 변재가 있는 것입니다.”
수보리가 말하였다.
“어떤 것이 변재입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수보리여, 마치 어진 이께서 얻은 것과 같이 제거하여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여인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마치 저 법의 본체가 듣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으면서 말하는 것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여인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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