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80-15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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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두반은 빙그레 웃었다. 오도대신은 멀리서 그가 웃는 것을 보고는 곧 제 모습을 숨기고 사람 모양으로 변해 우두반에게 와서 심부름꾼이 되었다. 그 때 존자 우두반은 그 심부름꾼을 데리고 장자의 집으로 찾아가 문 밖에서 잠자코 서 있었다. 장자는 어떤 도인이 문 밖에 서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잠자코 서 있는 그대는 지금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었구나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 왔는가? 그러자 우두반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집착 없는 분이신 여래께서 지금 풍병으로 앓고 계시오. 만일 더운물이 있다면 여래께선 목욕하고 싶어하시오. 장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때 오도대신이 비사라선에게 말하였다. "장자는 더운물을 보시하라. 반드시 한량없는 복을 얻고 단 이슬 같은 과보를 받을 것이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게는 오도대신이 있는데 이 사문을 섬겨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오도 대신은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태어나실 때 하늘의 제왕도 내려와 모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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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이 분보다 더 빼어나 이 분과 짝할 수 있을까? 아무리 오도대신 섬기더라도 구제 받는 일 있을 수 없으니 차라리 이 석씨 스승께 공양하라. 곧 반드시 큰 과보 얻으리라. 오도 대신은 다시 장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스스로 몸과 입과 뜻이 행하는 일을 잘 단속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는 오도대신의 위력을 모르느냐?" 오도 대신은 곧 큰 귀신의 형상으로 변해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지금 내가 바로 오도 대신이다. 빨리 저 사문에게 더운물을 드려라. 주저하지 말라." 이 때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나구나. 오도 대신도 이 사문을 공양하는구나.' 그는 곧 향기로운 더운물을 도인에게 드리고 또 석밀(石蜜)까지 사문에게 드렸다. 이 때 오도대신은 그 향기로운 더운물을 손수 들고 우두반과 함께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갔고, 향기로운 더운물을 여래께 바쳤다. 그 때 세존께서 그 향기로운 더운물로 몸을 씻으시자 병은 즉시 차도를 보이고 더 이상 심해지지 않았다.
장자는 닷새 뒤에 목숨을 마치고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났다. 그 때 존자 우두반은 장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우두반이 여래께 여쭈었다. "그 장자는 목숨을 마치고 지금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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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자는 목숨을 마치고 사천왕천에 태어났느니라." 우두반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장자는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다시 어디에 태어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다시 사천왕천 중 삼십삼천에 태어나고 나아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날 것이요,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다시 사천왕천에 태어날 것이다. 이렇게 그는 60겁 동안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최후에는 사람의 몸을 얻어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워 벽지불(辟支佛)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더운물을 보시한 그 복덕(福德)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우두반아, 많은 스님들을 목욕시키고 그 설법을 들어야겠다고 항상 생각해야 한다. 우두반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존자 우두반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이 소경의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아난동학경(佛說阿難同學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범행 닦기가 싫어져서 계율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범행(梵行) 닦기가 싫어져 계율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까닭에 범행 닦기가 싫어졌으며 계율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려고 하는가?" 비구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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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마음이 치성(熾盛)하여 몸 안에서 불꽃처럼 훨훨 타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비길 데 없이 단정한 여자를 보게 되면, 곧 저 여자와 사귀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또 다시 '이것은 바른 법이 아니다. 만일 내가 이 마음을 따른다면 그것은 바른 도리가 아니다' 하는 생각도 하곤 합니다. 저는 그 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은 나쁜 이익이요, 좋은 이익이 아니다. 이것은 나쁜 법이요, 좋은 법이 아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계율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려는 것입니다. 사문의 계율은 실로 범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저는 속인으로 살면서 분수껏 보시나 하며 살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여자에게는 다섯 가지 나쁜 점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더러운 것이요, 둘째는 이간질하는 것이며, 셋째는 질투하는 것이요, 넷째는 성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은혜를 모르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기쁨은 재물에서 오는 것이 아니요 겉모양은 착하지만 속에는 독 품었네. 착한 길로 나아가는 사람 방해하나니 더러운 못을 버리는 매[鷹]같이 하라. "그런 까닭에 비구야, 마땅히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깨끗한 관찰을 사유(思惟)하라. 만일 비구가 깨끗한 관찰을 사유한다면 그는 욕애(欲愛) · 색애(色愛) · 무색애(無色愛)[욕애(欲愛)는 감각적 쾌락에 대한 갈망을, 색애(色愛)는 존재하는 것에 대한 갈망을, 무색애(無色愛)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을 뜻한다. 이를 욕애(欲愛)·유애(有愛)·비유애(非有愛)라고도 한다.]를 끊고 무명(無明)과 교만(憍慢)을 완전히 끊을 것이다. 비구야, 지금 너의 그 욕심은 어디서 생겨나느냐? 그 여자의 머리털에서 생겼느냐? 그러나 머리털은 더러운 체액처럼 더럽고, 모두 허깨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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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을 속이는 것이다. 손 · 손톱 · 이[齒] 등 몸에 딸린 것들은 그 어느 것 하나 깨끗한 부분이 없다. 어느 것이 참되며 어느 것이 진실한가? 머리에서 발끝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와 같으니라. 간 · 쓸개 · 5장(藏) 따위의 형상 있는 물건들은 하나도 탐낼만한 것이 없다. 그 어느 것이 참된가? 비구야, 지금 너의 그 욕심은 어디서 생겼느냐? 네가 지금 범행을 잘 닦는다면 여래의 바른 법은 반드시 괴로움을 없애줄 것이다. 사람의 목숨은 너무도 짧아 세상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1백 년을 넘기지 못하고, 혹 1백 년을 넘긴다 해도 얼마 되지 않아 죽느니라.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일이요, 법을 듣는 것도 역시 어려운 일이다. 4대(大)로 된 몸을 받기도 어렵고, 모든 감각기관이 완전하기도 어려우며, 중국(中國)[여기서는 인도(印度)를 가리킨다.]에 태어나기도 어렵다. 선지식(善知識)을 만나기도 어렵고, 그로부터 법을 듣기도 어려우며, 그 뜻을 분별하기도 어렵고, 법과 법을 성취하기도 어려우니라. 비구야, 만일 네가 지금 선지식을 따르고 잘 섬긴다면 법을 올바르게 분별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남을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야 하느니라. 만일 법을 들은 뒤에 잘 분별할 수 있고, 그 법을 분별한 뒤에 그 뜻을 설명할 수 있으며, 탐욕의 생각, 성냄과 어리석음의 생각이 없어 이 3독(毒)을 여읜다면, 곧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을 벗어날 것이니라. 나는 지금 그 뜻을 간략하게 말하였다." 그 때 그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나갔다.
그 때 그 비구는 한적한 곳에서 법을 깊이 사유하였다. '족성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위없는 범행을 닦으려고 하는 까닭은 나고 죽음을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이 사유하여 사실 그대로를 알았다. 그 때 그 비구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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