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830-56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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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弗)과 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과 존자 대가섭(大迦葉)과 존자 수보리(須菩提)와 존자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와 존자 이바다(離波多)와 존자 아습비(阿濕卑)와 존자 우바리(憂波離)와 존자 라후라(羅睺羅)와 존자 아난(阿難) 등, 이러한 한량없는 성문(聲聞)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단정하게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으로 들어가서 한 집 한 집 옮아가며 법답게 걸식하였으며 다른 일이 없었다.
그 때에 모든 성문들은 이와 같은 걸식을 하면서 가다가 드디어 아사세왕(阿闍世王)이 살고 있는 궁전에까지 이르렀으며 그 왕 앞에 이르러서는 한 쪽으로 물러나 잠자코 서 있으면서 걸식한다거나 걸식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때 아사세왕에게 무외덕(無畏德)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단정하기 견줄 데 없었고 짝할 이 없었으며 함께 어울릴 이가 없었으며 가장 훌륭하고 수묘한 공덕을 성취하였으나 나이는 겨우 스무 살 밖에 되지 않았다. 마침 무외덕은 그의 부왕(父王)이 있는 당각(堂閣) 위에서 금으로 된 보배 신을 신고 그 곳에 있다가 모든 성문들을 보았으면서도 일어나지 않고 맞아들이지도 않고 잠자코 있으면서 함께 문답하지도 않았으며 예배하지도 않고 자리를 양보하지도 않았다.
아사세왕은 무외덕이 잠자코 있는 것을 보고 곧 그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찌 모르고 있느냐. 이 분들은 모두가 석가 여래의 뛰어난[上足] 제자들로서 큰 법을 성취하신 이들이요, 세간의 복전(福田)이시니라.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걸식하고 계신데 너는 지금 보고 있으면서도 무엇 때문에 일어나지도 않고 맞아들이지도 않고 예배하지도 않으며 함께 서로 문답하지도 않으면서 그 분들에게 자리도 양보하지 않는 것이냐. 너는 이제 무슨 까닭으로 일어나지도 않고 맞아들이지도 않는 것이냐.”
그 때 무외덕이 부왕에게 아뢰었다.
“자세히 몰라서 묻습니다만, 대왕이시여, 전륜성왕이 여러 작은 왕들을 보았을 때에 일어나거나 맞아들이는 것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못 보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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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짐승의 왕인 사자가 야간(野干)을 보았을 적에 일어나거나 맞아들이는 것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못 보았느니라.”
또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제석천왕이 그 밖의 하늘들을 맞아들이는 것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대범천왕이 일찍이 다른 하늘들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못 보았느니라.”
“또 대왕이시여, 큰 바다의 신(神)이 강물이나 냇물과 못 등의 신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못 보았느니라.”
“또 수미산왕이 그 밖의 작은 산왕들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못 보았느니라.”
“또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일광(日光) 월광(月光)의 신(神)이 반딧불인 벌레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을 혹시 보셨거나 들으셨습니까?”
“못보았느니라.”
다시 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와 같이 보살은 발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는 전륜성왕이며 큰 자비로서 처음 발심하여 수행하여 마친 이거늘 어떻게 큰 자비가 없는 소승(小乘)의 성문에게 예배하고 공경한단 말씀입니까? 대왕이시여, 행여 이미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바른 깨달음[無上正眞正覺]의 도를 구하는 짐승의 왕인 사자와 같은 사람으로서 소승인 야간(野干)과 같은 사람에게 예배하는 일이 있었습니까? 대왕이시여, 행여 이미 크고 깨끗한 도[大梵道]를 구하면서 일으키고 나아간 이가 미미하고 작은 선근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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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 성문승의 사람을 친근하는 일이 있었습니까? 대왕이시여, 행여 큰 지혜의 바다에 이르고자 하고 큰 법의 무더기를 구하려 하면서 소 발자국 같은 성문의 사람을 구하는 일이 있었습니까? 그는 다른 이로부터 음성을 듣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행여 부처님의 수미산에 이르고자 하고 여래의 그지없는 색신(色身)을 구하기 위하면서 다시 조그마한 겨자씨 속의 공삼매(空三昧)의 힘을 구하고자 하는 모든 성문의 사람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이 있었습니까?
대왕이시여, 행여 모든 부처님·여래의 공덕과 지혜가 마치 햇빛·달빛과 같다 함을 들은 뒤에도 반딧불의 벌레인 모든 성문의 사람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이 있었습니까? 모든 성문은 오직 자기만을 윤택하게 하고 자기만을 비출 뿐이며 다른 이로부터 음성을 들으면서 이해를 얻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부처님께서 열반하셨다 해도 오히려 모든 성문의 사람에게 예배하거나 공경하지 않았거든 하물며 지금 세존께서 세상에 계심이겠습니까?
왜냐 하면 대왕이시여, 만일 어떤 이라도 성문을 가까이 하게 되면 이 사람은 곧 성문의 마음을 일으키게 되고, 만일 사람이 연각을 가까이 하면 이 사람은 곧 연각의 마음을 일으키게 되며, 만일 어떤 이가 바르고 진실한 바른 깨달음을 가까이 하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딸 무외덕은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게송으로 부왕 아사세에게 말하였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바다로 가서
엽전 한 푼을 취하는 것과 같이
저는 모든 성문의 소행(所行)도
역시 그와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큰 법의 바다에 이르러도
대승의 보배 무더기를 버리고
좁다랗고 비열한 마음을 일으켜
소승의 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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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어떤 사람이 왕과 친근해서
거리낌 없이 드나들어도
왕으로부터 한 푼만 얻는다면
그 사람은 단지 왕과 친할 뿐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전륜왕을 가까이 모시면서
왕으로부터 백천의 재물을 얻어서
한량없는 빈궁한 이들을 윤택하게 한다면
왕과 진실로 친한 이라 할 것입니다.
마치 한 푼만을 구하는 사람과 같이
성문도 역시 그와 같은 이들이니
진실한 해탈을 구하지 못하고
조그마한 열반을 취하는 것입니다.
만일 좁고 비열한 마음을 일으켜
자기만을 제도하고 남을 제도 않으면
마치 좀스럽고 시원찮은 의사가
자기의 몸만을 치료함과 같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큰 의왕(醫王)은
여러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자비의 마음을 잘 일으키므로
공경과 명성을 얻는 것과 같으며,
그런 의사가 세간에 이익이 됨은
의학과 처방을 통달했기 때문이니
자기만 제도하고 남을 제도하지 않으면
지혜 있는 이는 그를 공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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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기술 좋은 용한 의왕이
처방을 통달한 뒤에
한량없는 천억의 모든 중생들이
병들어 고생하는 것을 구제하므로,
저 의왕은 세간에서
공경과 명성을 얻는 것과 같이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는
번뇌의 병을 널리 치료합니다.
대왕이시여, 아주까리 숲은
꽃과 향기와 그림자가 묘하지 않듯이
성문은 마치 아주까리와 같아서
세간 구제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마치 큰 나무 왕[樹王]에게로 가면
많은 이들이 이익을 얻는 것처럼
모든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온갖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합니다.
가을의 햇빛으로는
모든 적은 물도 마르게 하지 못하지만
큰 바다에 이르고 나면
한량없는 무리를 적실 수 있습니다.
성문의 도가 좁고 비열한 것이
마치 소가 밟아 놓은 발자국과 같아
중생들의 모든 번뇌를
없애 줄 수가 없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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