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40-14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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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게 하지 않고, 자리를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으며, 수레의 바퀴를 맞춰 부수면서도 그 사람은 다치게 하지 않고, 깃대를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다. 유리왕은 이것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 화살들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아보아라."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이 화살은 저 석가족들이 1유순 밖에서 쏘는 화살들입니다."
유리왕이 말하였다.
"만일 저들이 마음먹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면 우리는 모조리 죽고 말 것이다. 이쯤에서 사위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그 때 호고 범지가 앞으로 나와 아뢰었다.
"대왕께선 두려워 마소서. 저 석가족들은 모두 계율을 지키는 자들입니다. 벌레도 죽이지 않는데 더구나 사람을 해치겠습니까? 지금 이대로 나아가면 반드시 저 석가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유리왕은 석가족을 향해 차츰 앞으로 나아갔고, 석가족은 물러나 성안으로 들어갔다.
이 때 유리왕은 성 밖에서 외쳤다.
"너희들은 속히 성문을 열라. 만일 그러지 않으면 모조리 잡아죽이리라."
그 때 가비라월성(迦毗羅越城)에 나이가 겨우 열다섯쯤 되 보이는 사마(奢摩)라고 하는 석가족 동자가 있었다. 그는 유리왕이 성밖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는 성 위로 올라가 혼자서 유리왕과 싸웠다.
그 때 사마 동자는 많은 군사를 죽였다. 그들은 제각기 흩어져 달아나면서 모두들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냐? 하늘인가 귀신인가? 멀리서 보니 어린애 같던데."
그 때 유리왕은 갑자기 두려움을 느껴 참호 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석가족은 동자가 유리왕의 군사를 물리쳤다는 소식을 듣고, 곧 사마 동자를 불러 말하였다.
"너 같은 어린애가 왜 우리 집안을 욕되게 하느냐? 우리 석가족은 착한 법을 수행한다는 것을 너는 어찌 모르느냐? 우리는 벌레도 해치지 않는데 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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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람의 목숨이겠느냐? 우리는 저 군사들을 다 쳐부술 수 있다. 한 사람이 저들 1만 명씩 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자면 무수한 중생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도 또한 '사람을 죽인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고, 설사 인간으로 태어난다 해도 수명이 매우 짧다'고 말씀하셨다. 너는 이곳에 머물지 말고 빨리 떠나라."
그 때 사마 동자는 곧 그 나라를 떠나 다시는 가비라월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 유리왕이 다시 성문으로 와서 외쳤다.
"빨리 성문을 열어라.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석가족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문을 열어야 할까, 열어서는 안 될까?"
그 때 악마 파순(波旬)이 석가족의 형상을 하고 석가족들 틈에 있다가 여러 석가족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성문을 열어라. 오늘의 곤욕을 함께 당하지 말라."
그래서 석가족은 곧 성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자 유리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석가족 백성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아 칼로는 다 죽일 수가 없다. 모두 잡아다 땅속에 다리를 묻은 뒤에 사나운 코끼리로 모두 밟아 죽이게 하라."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코끼리를 부려 밟아 죽였다. 유리왕은 또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속히 석가족 여자 중에서 미인 5백 명을 뽑아라."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미인 5백 명을 뽑아 왕에게 데리고 갔다. 이 때 석가족 마하남이 유리왕에게 찾아가 말하였다.
"제 소원을 들어 주소서."
유리왕이 말하였다.
"무슨 소원입니까?"
마하남이 말하였다.
"제가 지금 물 속에 들어가 있겠사오니 제가 물 속에서 견디는 동안만이라도 저 석가족들이 모두 도망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물 밖으로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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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마음대로 죽이십시오."
유리왕이 말하였다.
"그 일이 참 재미있겠습니다."
그 때 마하남은 곧 물 속에 들어가 머리카락을 나무 뿌리에 묶고는 목숨을 마쳤다.
그러자 가비라월성에 있던 모든 석가족들은 동문으로 달아났다가는 다시 남문으로 들어오고, 혹은 남문으로 달아났다가는 도로 북문으로 들어오며, 혹은 서문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북문으로 들어오기도 하곤 하였다.
이 때 유리왕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마하남 조부께선 왜 물 속에 숨어 지금까지 나오지 않는지 살펴보아라"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듣고 곧 물 속으로 들어가 마하남을 끌어냈지만 이미 죽어 있었다. 유리왕은 죽은 마하남을 보자 그 때서야 후회가 되었다.
"나의 조부께선 이미 목숨을 마쳤다. 그것은 모두 친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분이 죽을 줄은 몰랐다. 만일 알았더라면 결코 이 석가족을 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유리왕은 9,990만 명을 죽여 그 흐르는 피가 강물을 이루었고, 가비라월성을 태우고는 니구류원(尼拘留園)으로 갔다.
유리왕은 5백 명의 석가족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라. 나는 너희들 남편이요, 너희들은 내 아내다. 우리 서로 즐기자."
유리왕은 팔을 펴 한 석가족 여자를 잡고는 희롱하려 하였다. 그러자 그 여자가 물었다.
"대왕께선 무얼 하려는 겁니까?"
왕은 말하였다.
"너와 정을 통하고 싶다."
여인이 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왜 종년에게서 난 종자와 정을 통하겠습니까?"
유리왕은 크게 분노하여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빨리 이 년을 잡아다 손발을 자르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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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그녀의 손발을 자르고 구덩이 속에 던져 버렸다.
그러자 5백 이나 되는 여자들이 모두 왕을 욕하면서 말하였다.
"누가 이 몸을 가지고 종년에게서 난 종자와 정을 통하겠는가?"
왕은 화를 내며 5백 명의 석가족 여자들을 잡아다 모두 그 손발을 자르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렸다.
유리왕은 가비라월(迦毗羅越)을 완전히 파괴한 뒤 사위성(舍衛城)을 향해 떠났다.
그 때 기타(祇陀) 태자는 깊은 궁중에서 여러 미녀들과 즐기고 있었다.
유리왕은 풍류 소리를 듣고 물었다.
"저 소리가 무슨 소리기에 여기까지 들리느냐?"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저것은 기타 왕자가 깊은 궁중에서 풍류를 즐기는 소리입니다."
유리왕이 곧 몰이꾼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이 코끼리를 돌려 기타 왕자에게로 가자."
그 때 문지기는 왕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아뢰었다.
"왕께선 조금만 천천히 걸으십시오. 기타 왕자께서는 지금 궁중에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즐기고 계십니다. 시끄럽게 굴지 마십시오."
그러자 유리왕은 즉시 칼을 빼어 문지기를 죽였다.
이 때 기타 왕자는 유리왕이 문밖에 와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녀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곧 문 밖으로 나가 왕을 맞이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잠깐 들어가 쉬십시오."
그러자 유리왕이 말하였다.
"내가 저 석가족과 싸운다는 것을 너는 어찌 몰랐느냐?"
기타가 대답하였다.
"들었습니다."
유리왕이 말하였다.
"그런데 너는 왜 기녀들과 즐기기만 하고 나를 돕지 않았느냐?"
기타 왕자가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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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생들의 목숨을 차마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유리왕은 벌컥 화를 내며 즉시 칼을 뽑아 기타 왕자를 배어 죽였다. 기타 왕자는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 5백 명의 천녀(天女)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다.
그 때 세존께서 천안(天眼)으로 기타 왕자가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태어난 것을 보시고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인간과 천상에서 복을 누리는
기타 왕자의 덕이여
선(善)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여기서도 근심하고 저기서도 근심하니
저 유리왕은 두 곳에서 늘 근심하네.
악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마땅히 복의 공덕을 의지해야 하나니
앞에서 지은 것 뒤에도 그러하다.
혹은 혼자서 몰래 지으면
때로는 남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악을 행하면 그것이 악인 줄 아나니
앞에서 지은 것 뒤에도 그러하다
혹은 혼자서 몰래 지으면
때로는 남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나 천상에서 그 복을 받는데
두 곳 어디서나 복을 누리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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