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735-147

근와(槿瓦) 2018. 4. 24. 02:45

증일아함경-735-14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731 / 1393]

"파사닉왕께서 저를 이곳으로 보내면서 여러 가지 궁술을 배우라 하셨습니다. 원컨데 조부모(祖父母)님께서는 하나하나 가르쳐 주소서."
그러자 마하남이 대답하였다.
"궁술을 배우려고 하면 잘 익혀야 할 것이다."
마하남은 석가족 동자 5백 명을 모아 함께 궁술을 배우게 하였다. 그리하여 유리태자와 5백 동자는 함께 궁술을 배웠다.
그 때 가비라위성 안에 큰 강당을 새로 세웠는데, 그곳엔 아직 하늘도 사람도 마()도 혹은 마천(魔天)도 전혀 머무른 적이 없었다. 여러 석가족들은 제각기 서로 의논하였다.
"지금 이 강당은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림과 단청도 이미 마쳐 마치 천궁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먼저 여래(如來)와 비구스님을 청하여 이곳에서 공양하시게 하여 우리가 무궁한 복을 받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그리하여 석가족들은 곧 강당 위에 갖가지 자리를 펴고,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수를 땅에 뿌리고, 온갖 유명한 향을 피우고, 또 좋은 물을 준비하고, 모든 등불을 밝혔다.
이 때 유리태자는 5백 동자를 데리고 강당으로 가 곧장 사자좌(師子座)에 올랐다. 여러 석가족들은 그것을 보고는 크게 화를 내며 곧 달려나가 팔을 붙잡고 문 밖으로 내쫓으면서 모두들 꾸짖었다.
"이 종년의 자식아, 하늘도 사람도 아직 여기서 머무른 일이 없는데, 이 종년의 자식이 감히 이 안에 들어와 앉다니."
그들은 다시 태자를 붙잡아 매를 치다가 땅에 메쳤다. 그 때 유리 태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한숨을 지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이 때 호고(好苦)라고 하는 범지(梵志)의 아들이 있었다.


유리태자는 범지의 아들 호고에게 말하였다.
"이 석가족들은 나를 붙잡아 이렇게까지 욕을 보였다. 만일 내가 나중에 왕위를 이어 받게 되거든, 그 때 너는 이 일을 내게 말해야 한다."
그 때 범지의 아들 호고가 대답하였다.
"태자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그 범지의 아들은 하루에 세 번씩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


                                                                             [732 / 1393]

하소서"라고 태자에게 아뢰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모든 것은 다 사라짐으로 돌아가나니
과일도 익으면 반드시 떨어지고 마네.
합하고 모인 것은 반드시 흩어지고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을 따름이네.

그 무렵 파사닉왕은 천명대로 세상을 살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고, 곧 유리태자를 옹립하여 왕을 삼았다. 이 때 호고 범지는 왕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유리왕이 말하였다.
"징하고 장하구나! 과거의 일을 잘 기억하고 있구나."
유리왕은 갑자기 분노를 일으키며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나라 백성들의 주인은 누구냐?"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지금 이 백성들을 거느리시는 분은 유리왕이십니다."
"너희들은 속히 수레를 장엄하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라. 내가 지금 석가족을 정벌하러 가리라."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네 종류 군사를 운집시켰다. 유리왕은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가비라월(迦毗羅越)로 떠났다.
그 때 비구들은 유리왕이 석가족을 치러 온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이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곧 유리왕이 온다는 길목으로 나아가 가지도 잎사귀도 없는 한 메마른 나무 밑에 가부좌하고 앉으셨다. 유리왕은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곧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733 / 1393]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 유리왕이 세존께 여쭈었다.
"저 가지와 잎이 무성한 니구류(尼拘留) 같은 다른 좋은 나무들도 많이 있는데 하필 이 메마른 나무 밑에 앉아 계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친족의 그늘이 그래도 바깥 사람보다 낫다."
이 때 유리왕은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는 일부러 친족을 위해 이러시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오늘은 본국으로 돌아가자. 저 가비라월을 정벌해서는 안 되겠다.'
유리왕은 곧 하직하고 돌아갔다.
그 때 호고 범지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유리왕은 이 말을 듣자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너희들은 속히 수레를 장엄하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라. 내가 저 가비라월을 정벌하러 가리라."
신하들은 곧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사위성을 출발하여 석가족을 정벌하기 위하여 가비라월로 떠났다.
 

그 때 비구들은 이 소식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었다.
"지금 유리왕이 군사를 일으켜 석가족을 치러 간다고 합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곧 신통력으로 길가에 있는 한 메마른 나무 아래로 가서 앉아 계셨다.
유리왕은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 유리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다른 좋은 나무들도 있는데 거기 앉아 계시지 않으시고, 왜 세존께서는 지금 이 메마른 나무 밑에 앉아 계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친족의 그늘이 그래도 바깥 사람보다 낫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734 / 1393]

친족의 그늘은 시원하여라.
석가족이 부처를 내었다네.
저들이 모두 내 가지와 잎이니
그러므로 이런 나무 아래 앉아있다네.

이 때 유리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의 세존께선 저 석가족 출신이시니, 내가 정벌해선 안 되겠구나. 이것을 그만두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유리왕은 곧 사위성으로 돌아갔다. 그 때 호고 범지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선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유리왕은 이 말을 듣고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사위성을 출발하여 가비라월로 나아갔다. 이 때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유리왕이 석가족을 정벌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 목련(目連)이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유리왕이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석가족을 치러 온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유리왕과 그 네 종류의 군사들을 모두 다른 세계에 던져 버릴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어찌 이 석가족의 전생 인연마저 다른 세계로 던져 버릴 수 있겠느냐?"
그러자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진실로 그 전생 인연은 다른 세계로 던져 버릴 수 없겠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자리에 돌아가 앉아라."
목련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이 가비라월을 저 허공에다 옮겨 놓을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지금 석가족의 전생 인연도 허공에 옮겨 놓을 수 있겠느냐?"


                                                                             [735 / 1393]

목련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본래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목련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제가 쇠로 새장처럼 성글게 엮어 이 가비라월성 위를 덮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목건련아, 그대는 쇠로 새장처럼 성글게 엮어 전생의 인연도 덮을 수 있겠느냐?"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본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가거라. 석가족은 이제 전생의 인연이 이미 다 무르익었다. 이제는 그 과보를 받아야 하느니라."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비록 저 허공을 땅으로 만들고
또 이 땅을 허공으로 만들려 해도
과거의 인연에 묶인
그 인연은 영원히 썩지 않느니라.

그 때 유리왕은 가비라월로 갔다. 모든 석가족은 유리왕이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1유순(由旬)이나 나아가 유리왕을 맞이하였다.
모든 석가족들은 1유순 안으로 유리왕이 들어오자 멀리서 유리왕에게 활을 쏘았다. 화살은 혹 귓구멍을 맞추면서 귀는 다치게 하지 않고, 상투를 맞추면서 머리는 다치게 하지 않기도 하였다. 혹은 활을 맞춰 부수고 활줄을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다. 혹은 갑옷을 맞추면서도 그 사람을 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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