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七대 원통(24)

근와(槿瓦) 2015. 4. 10. 00:20

七대 원통(24)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오추슬마가 여래 앞에서 합장하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오랜겁 전부터 탐욕이 많았더니 공왕부처님이 세상에 나시었을 적에 말씀하시기를 음욕이 많은 사람은 뜨거운 불 무더기가 된다고 하시면서 여러 골절과 팔 다리에 있는 여러 더운기를 관하라 하시더니 신기로운 광명이 속으로 엉기면서 음란한 마음이 변화하여 지혜불이 되거늘, 그 때부터 부처님들이 나를 화두금강(火頭金剛)이라고 불렀사오며 나는 화광삼매의 힘으로 아라한을 이루고 마음에 큰 원력을 세워 부처님들이 성도하실 적마다 내가 역사가 되어 마와 원수를 항복받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몸과 마음의 따뜻한 기운을 관하여 걸림이 없이 고루 통하게 되고 모든 번뇌가 소멸하고 큰 보배 불길을 내어 위없는 각에 오르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지지(持地)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옛적에 보광여래가 세상에 나셨을 적에 내가 비구가 되어 여러 중요한 길과 나루에 땅이 좁고 험하고 평탄치 못하여 수레나 말이 지나가기 불편한 데가 있으면 내가 평탄하게 메우기도 하고 다리를 놓기도 하고 흙을 져다 펴기도 하여 이렇게 애쓰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출현하시도록 하였으며 어떤 중생이 복잡한 곳에서 사람을 삯주어 짐을 지우려 하거든 내가 먼저 지고 가되, 그 사람의 가는데까지 가서 짐을 내려 놓고는 곧 돌아오고 삯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비사부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적에 흉년이 들었는데 나는 짐꾼이 되어서 멀거나 가깝거나 삯 한푼만 받았으며, 혹시 수레 멘 소가 구렁에 빠졌거든 나는 신력이 있어 바퀴를 밀어 빼어 주었으며, 어느 때는 그 나라 임금이 부처님을 청하여 재를 차리거늘 나는 그때에 길을 평탄하게 닦고 부처님이 지나가시기를 기다렸더니, 비사부부처님께서 내 정수리를 만지면서 말씀하시기를 마음만 평탄히 하면 온 세상 땅이 모두 평탄하여진다 하시더이다. 내가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리어 몸에 있는 미진(微塵)이 세계를 造成한 미진과 조금도 차별이 없은 줄로 보았으며 그리하여 미진의 성품이 서로 저촉되지 아니하며 칼과 병장기까지도 조금도 저촉되지 아니하게 되어 모든 법의 성품에서 무생법인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고 이제 와서는 마음을 회향하여 보살지위에 이르러, 여래의 묘련화의 佛知見 말씀하심을 듣고 내가 먼저 증명하여 으뜸이 되었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몸에 있는 미진이나, 세계를 조성한 미진이 조금도 차별이 없나니, 본래 여래장으로서 허망하게 티끌이 생긴 줄을 자세히 관찰하여 티끌이 스러지고 지혜가 원만하여 위없는 도를 이루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月光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지난 옛적 항하사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니 이름이 수천(水天)이시라, 보살들로 하여금 水觀을 닦아 삼매에 들게 하시되 몸안에 있는 물 성품이 서로 어기지 아니하여 콧물이나 침이나 여러 가지 진액이나 정기나 피나 대소변까지라도 몸안에 돌아다니는 물의 성품이 한결같은 줄을 관하며 몸속에 있는 물이나 짐때같이 높이 솟은 화장세계(華藏世界)에 있는 여러 향수해(香水海)물이나 다 같이 차별이 없는 줄을 보라 하시었나이다. 그 때에 내가 처음 이 수관을 이루니 물만 보이고 몸은 없어지지 않더이다. 나는 비구로서 방안에서 좌선할 적에 내 제자가 창구멍을 뚫고 방안을 엿보니 맑은 물만 방에 가득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아니하매 어린 것이 철이 없어 기와장을 물에 던져 물소리를 내고는 힐금힐금 돌아보며 갔더니 그 뒤에 내가 선정에서 나오니 문득 가슴이 아픈 것이 마치 사리불이 원귀를 만난 것 같거늘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이미 아라한이 되어서 병의 인연을 여읜 지가 오래 되었는데, 오늘에 와서 가슴이 아픈 것이 웬일인가. 도력(道力)이 퇴타(退墮)하는 것이 아닌가 하였나이다. 그때에 제자 아이가 와서 그런 말을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이 다음에 또 물을 보거든 문을 열고 들어가서 기왓장을 집어내라”하였더니 아이가 그 말을 듣고 뒤에 내가 선정에 들었을 적에 물을 보니 기왓장이 완연하거늘 문을 열고 집어 내었는데 그 다음에 선정에서 나오니 몸이 예사때와 같았나이다. 그 후에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났으며 산해자재통왕(山海自在通王) 여래때에 이르러 비로소 몸이 없어지고 시방세계의 향수해와 더불어 성품이 眞空에 합하여 차별이 없이 되었으며 이제 부처님께 동진보살이란 이름을 얻어 보살회에 참여하였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물의 성품이 한결같이 흐르는 것을 관하여 무생법인을 얻어 보리를 원만하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유리광(瑜璃光) 법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지나간 옛적 항하사겁 전에 부처님이 출현하시니 이름은 무량성이시라, 보살들에게 본각의 묘하고 밝은 것을 열어 보이시매 이 세계와 중생들의 몸이 모두 허망한 인연인 바람의 힘으로 움직인 줄을 관하라 하시거늘 내가 그 때에 세계는 安立하고 있는 것이요, 세월은 시간이 흐르는 것이요, 몸은 움직이고 그치는 것이요, 마음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인 줄을 관하니 여러 움직이는 것이 둘이 아니어서 차별이 없으며 또 동시에 이 여러 움직이는 성품이 와도 오는데가 없고 가도 가는데가 없으니, 시방에 티끌같이 많은 뒤바뀐 중생들이 한결같이 허망한 것인 줄을 알았고 이리하여 삼천대천 세계안에 있는 중생들이 마치 한 그릇속에 백천마리 모기와 등에를 넣었거든, 그 좁은 속에서 웅성거리고 떠들고 야단하는 것 같음을 깨달았사오며 부처님을 만난지 오래지 아니하여 무생법인을 얻으니 그 때에 마음이 열리어 동방부동불국의 부처님을 뵈옵고 법왕자가 되어 시방 부처님을 섬기오매 몸과 마음에 광명을 내어 걸림이 없이 환하게 사무쳤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바람의 힘이 의지한데 없음을 관하여 보리를 깨달아 삼마제에 들고, 시방부처님과 합하여 묘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허공장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여래와 함께 定光佛에게서 갓없는 몸을 얻었고 그 때에 큰 보배구슬 네 개를 들고 시방의 미진같은 세계를 비치어 허공으로 화하였으며 또 내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을 나타내고 그 속으로서 열가지 미묘한 광명을 놓아 시방 허공의 끝까지 비치니 허공에 있는 여러 세계들은 거울 속으로 들어와서 내 품안으로 들어들고 내 몸은 허공과 같아서 서로 부닥치지 아니하며 내 몸도 여러 국토에 널리 들어가서 불사(佛事)를 행하되 매우 뜻대로 되었으니 이러한 神力은 四大가 의지한데 없어, 허망한 생각으로서 다 없어졌다 하는 것이고 허공도 둘이 아니고 세계가 본래 같은 것인 줄을 자세히 관찰함으로 말미암은 탓이며 이 같은데서 발명하여 무생법인을 얻었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허공이 끝이 없는 것을 관찰하여 삼마제에 들어가서 묘한 신력이 원통하여 밝아지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지나간 옛적 미진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니 이름은 日月燈明이시라, 나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으나 세상 명예를 좋이 여겨 양반들과 사귀어 놀기를 즐겨하였더니 그 때에 부처님께서 유심식정(唯心識定)을 닦아서 삼마제에 들어가라고 말씀하시오매 그 후부터 여러겁 동안에 이 삼매를 닦아 많은 부처님을 섬기었더니 세상 명예를 좋아하던 마음이 없어졌으며 연등부처님이 출현하였을 적에는 위가 없고 묘하고 두렷한 識心삼매를 얻으니 허공에 가득한 여러 세계의 깨끗한 것이나 더러운 것이나 있는 것이나 없어지는 것이 모두 내 마음으로 변화하여 생긴 것이더이다. 세존이시어, 나는 이렇게 온갖 것이 마음으로 되는 것임을 깨달은 탓으로 마음으로부터 한량없는 여래를 내었사오며, 이제 수기를 받자와 보처불(補處佛)이 되었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시방이 다만 識心인 줄을 관찰하여 마음이 두렷이 밝아져서 원성실성(圓成實性)에 들어가고 의타기성(依他起性)과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을 멀리 여의어 무생법인을 얻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대세지(大勢至) 법왕자가 그 동안 五十二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여쭈었다.

“나는 생각하니 지내간 옛적 항하사겁 전에 부처님이 출현하시니 이름은 무량광(無量光)이시며, 열두부처님이 한겁 동안에 계속하여 나셨는데, 그 마지막 부처님이 超日月光이시라, 그 부처님이 나에게 염불삼매를 가르치시기를 ”마치 한사람은 專心으로 생각하거니와, 한사람은 전심으로 잊기만 하면, 이 두사람은 만나도 만나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이요, 만일 두 사람이 서로 생각하여 생각하는 마음이 함께 간절하면 이생에서 저생에 또 저생에 이르도록 몸에 그림자 따르듯이 서로 어긋나지 아니하느니라. 시방여래께서 중생생각 하시기를 어미가 자식 생각하듯 하거니와 만일 자식이 도망하여 가면 생각한들 무엇하랴. 자식이 어미 생각하기를 어미가 자식 생각하듯이 하면 어미와 자식이 세세생생에 서로 어긋나지 아니하리라. 만일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을 염하면 이 생에서나 혹은 저 생에서 결정코 부처님을 뵈올 것이며 부처님과 서로 멀지 아니하여 방편(方便)을 쓰지 않고도 저절로 마음이 열리는 것이, 마치 향기를 쏘이는 사람이 몸에 향기가 배는 것 같으리니 이것이 향광장엄(香光莊嚴)이니라”하시더이다. 나는 본래 因行때에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법인을 얻었고 지금도 이 세계에서 염불하는 사람을 인도하여 서방정토로 가게 하나이다. 부처님이 원통을 물으시니 나의 경험으로는 이것저것을 가리지 않고 육근을 모두 가져다가 항상 염불하되 깨끗한 생각이 서로 계속되어 삼마제를 얻는 것이 제일이 되겠나이다.”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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