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755-55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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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불이 붙어 타고 있을 때
숲과 나무들을 싫어하지 않듯이
왕도 지금 역시 그와 같아서
탐애에 만족해함이 없습니다.
마치 물이 구름을 싫어하지 않고
바다가 물을 싫어하지 않는 것처럼
왕도 지금 역시 그와 같거늘
어찌 만족해하는 때가 있겠습니까?
해와 달이 항상 돌면서
동·서·남·북을 싫어하지 않듯이
왕도 지금 역시 그와 같아서
죽을 때까지 쉬는 일이 없을 겁니다.
마치 불이 붙어서 타고 있을 때에
풀과 나무를 싫어하지 않듯이
지혜 있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선(善)을 행하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마치 물이 구름을 싫어하지 않고
마치 바다가 물을 싫어하지 않듯이
지혜 있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선이 더욱 자람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왕위가 비록 자재하다 하더라도
마침내는 덧없음에 돌아가고 말며
모두가 청정하지 않나니
지혜 있는 이라면 버리고 여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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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바사닉왕은 이런 말을 들은 뒤에 속으로 부끄러워하면서 보살에게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어진 이여, 당신이 비록 잘 권하기는 하나 나는 오히려 믿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당신은 그런 말을 하시는데 당신 자신이 하는 말씀입니까? 증명할 이가 있는 것입니까?”
보살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듣지 못했습니까? 여래(如來)·응공(應供)·정등각(正等覺)께서는 온갖 지혜를 갖추신 분이시며 현재 한량없는 하늘 사람과 건달바·아수라 등과 사위대성(舍衛大城)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시는데 대왕이 바로 가난한 사람임을 증명하실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어진 이여, 만일 당신의 말씀과 같다면 나는 함께 가서 여래를 뵈온 뒤에 가르침을 듣고 귀의하여 공경하고 싶습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대왕은 아셔야 하십니다. 여래의 경계는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이 헤아릴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번뇌와 교만을 깨뜨리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며 이미 거룩한 지혜로서 이 세상과 오는 세상을 잘 아시므로 만일 선근(善根)으로서 의요(意樂)를 지닌 이가 있으면 비록 극히 먼 곳에 있다 하더라도 부처님께서는 항상 가호(加護)하십니다. 만일 저의 마음을 아시면 대왕이 저에게 믿음을 내게 하려고 반드시 여기에 오셔서 저를 위하여 증명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때 보살은 곧 왕의 앞에서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게송으로 여래께 청하였다.
여래께서는 진실한 지혜로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니
원컨대 저의 깊은 마음을 아셔서
가엾이 여겨 증명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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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보살이 게송으로 청하여 마치자마자 대지(大地)가 갑자기 진동하더니 갈라져 터지면서 5백 명의 성문과 1만 명의 보살과 범왕·제석의 모든 하늘들과 그리고 용과 귀신 등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에워싸인 여래께서 땅으로부터 솟아 나오셨다.
선순 보살은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먼저 이 사위성 안을 돌아다니며 교화하다가 겁초 때에 염부금으로 만든 방울을 얻었는데, 그 방울의 값어치는 염부제보다 더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만일 중생으로서 사위성에서 가장 가난한 이가 있으면 이 방울을 그에게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바사닉왕이 이 성 안에서는 가장 가난한 이이다. 왜냐 하면 왕위를 믿고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는 일도 없을뿐더러 잔학하게 굴고 속이고 빼앗고 하면서 멋대로 침탈을 자행하고 있으며, 탐욕과 애욕이 가려 덮어서 만족할 줄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왕이 가장 가난한 이라 여기고서 금방울을 가지고 와서 주려고 하였더니, 왕은 저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누가 증명한단 말이오?'
저는 또 대답하였습니다.
'여래·대사(大師)·응공·정등각께서는 번뇌를 여의고 성내는 번뇌[垢]를 모두 버려서 남음이 없으며, 모든 중생들을 다 평등하게 여기시므로 당신을 위하여 증명하여 주실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시고 이롭게 하시어 기쁘게 해주십시오.”
그때에 세존께서 바사닉왕을 조복하시려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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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불법을 많이 들어 모든 방일함을 여의고 8재(齋)와 5계(戒)로 널리 제도하면서도 고달파하지 않는 일에 있어서는 왕은 실로 가난한 이요 선순은 부하고 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왕은 이제 아셔야 합니다. 교살라국(憍薩羅國)의 모든 중생들이 지닌 재물과 창고를 가지고 이 선순의 견고하고 청정한 5계와 8재에 비교한다면 백 분의 일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구지(俱胝)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때 바사닉왕은 몸소 여래의 진실한 가르침을 듣고서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합장하고 은근히 선순 보살을 우러러 쳐다보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저의 교만을 꺾어 조복하셨으니
장차 여래의 가장 훌륭한 몸이 되실 것입니다.
이 왕위를 당신에게 바치오니
항상 당신의 보리 대중이 되게 하옵소서.
나는 실로 가난하고 당신은 부자라는
이 말씀이 거짓말이 아님을 이제 알았습니다.
왕위는 한갖 고통의 인(因)이요
청정한 법[白法]을 저버리고 나쁜 곳에 날 뿐입니다.
그때 바사닉왕은 이 게송을 말한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위없는 큰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고 생사(生死)의 결박에서 해탈하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저는 이제 재물과 창고에 있는 금은 등의 보배를 세 몫으로 나누어서 한 몫은 여래·세존과 비구승에게 보시할 것이요, 한 몫은 사위성 안에 사는 가난하고 고통 받으며 의지할 곳 없는 이들에게 보시하겠으며, 나머지 한 몫의 재물은 그대로 두어 나라의 밑천으로 쓰게 하겠습니다. 무릇 제가 소유했던 동산과 못과 꽃과 열매들은 모두 다 가장 뛰어나신 여래와 비구 대중들에게 바치옵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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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옵건대 세존이시여, 가엾이 여기셔서 받아들여 주시옵소서.”
그때 교살라국의 5백 명의 장자들은 이런 일을 보고 나서 모두가 위없는 큰 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그때 선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법요(法要)를 말씀하시어 여래를 만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헛되이 지나치지 않게 하여주옵소서.”
그때 세존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세 가지 한량없는 공덕의 자량(資糧)이 있나니, 모든 여래에 대해 비록 찬탄하는 말을 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다할 수 없거늘 하물며 성문(聲聞) 등 모든 이승(二乘)에 있어서이겠느냐?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니는 것이요, 둘째는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중생들에게 위없는 서원을 일으키도록 권하는 것이니라.
또 서른 두 가지 법이 있나니,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법을 부지런히 닦게 되면 여래를 뵈온 일이 헛되이 지나치고 말지 않을 것이니라. 그 첫째는 모든 여래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녀서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상가[僧]를 존중하고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공양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는 공경하고 친근히 하는 것이니라. 다섯째는 사랑하는 이나 미운 이에 대해 마음이 항상 평등한 것이요, 여섯째는 항상 바른 법 듣기를 좋아하고 공경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고요한 곳에 안주(安住)하여 시끄러움을 여의는 것이요, 여덟째는 여래승(如來乘)을 연설하되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만일 설법을 하게 되면 명예나 이익을 위하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마음으로 진실을 구하고 이치대로 부지런히 닦는 것이니라. 열한 째는 다 버려서 보시하는 것이요, 열두째는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며, 열 셋째는 인욕(忍辱)하는 것이요, 열 넷째는 힘써 정진하는 것이며, 열 다섯째는 선정을 닦는 것이니라. 열 여섯째는 바른 지혜를 지니는 것이고, 열 일곱째는 모든 중생들에게 그들의 좋아함을 따라 보호하여 주는 것이고, 열 여덟째는 중생들을 성숙시켜서 법...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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