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경건한 생활(115)

근와(槿瓦) 2015. 4. 7. 00:04

경건한 생활(115)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다시금 항하를 건너 비사리(毘舍離)로 들어가셨고 큰 숲속에 머물러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다.

“제자들이여, 내가 각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일이지만, 나는 우루비라(優留毘羅) 숲의 니련선하(尼連禪河)기슭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고요한 나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공경이 없고 섬기는 바가 없는 생활은 고민스럽다. 나는 어떠한 사람을 공경하면 좋을까?’ 다음으로 생각하기를 ‘만일 나에게 불만스러운 계가 있다면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공경하며 날을 보내자. 또 만일 만족하지 못한 선정(禪定)이나 지혜나 해탈이 있다면 그것을 충만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공경하며 날을 보내자. 그러나 이 세계에서는 선정에 있어서, 지혜에 있어서, 해탈에 있어서 나보다도 뛰어난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나는 한층 내가 스스로 깨친 법을 존숭하고 공양하며 날을 보내리라’고 했다.

 

제자들이여,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곳에 범천이 현현(顯現)했다. 한쪽 어깨에 옷을 걸치고 합장하며 나에게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정말 좋은 일이옵니다. 과거의 제불(諸佛)도 법을 공경하시고 미래의 제불도 또한 그와 같이 하시겠지요. 지금의 부처님이신 세존께서도 부디 법을 공경하는 날을 보내실 것입니다’라고 범천은 말하고 다시 노래하기를,

 

지나간 세상의 부처님, 내세의 각자, 지금 세간의 부처님, 모든 중생들이여, 근심을 털어 버리려는 사람은 모두가 바르고 거룩한 법을 섬기고 공경함으로써 주(住)하도다. 이는 불법의 요제이니라. 그러므로 나를 위해 생각하고 크게 되리라고 바란다면, 부처의 가르침을 중히 여겨야만 바른 법을 배례할 수 있으리라.

 

제자들이여, 범천은 이렇듯 나를 노래하고 우로 돌아 그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범천의 마음을 알고 자신에게 알맞은 스스로가 깨달은 이 법을 공경하며 날을 보냈다. 제자들이여, 더욱 뛰어나고 훌륭한 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승가에 대해서도 나는 강한 존경을 바치는 자이다.

 

제자들이여, 여래(부처)는 이 세계를 깨달아 이 세계의 계박을 벗어나고, 이 세계의 원인을 깨달아 이 세계의 원인을 버리고, 이 세계의 멸을 깨달아 이 세계의 멸을 나타내고, 이 세계의 멸에 이르는 도를 깨달아 이 세계의 멸에 이르는 도를 닦았다. 제자들이여, 이 세계에 있어 견문각지(見聞覺知)해야 할 모든 것은 전부 여래에 의해 깨우쳐지고 있다. 그러므로 여래라고 일컫는다. 여래는 정각의 새벽부터 멸도(滅道)의 저녁까지 그 이야기하는 바에 거짓이 없다. 그러므로 여래라고 일컫는 것이다.

 

제자들이여, 여래는 말과 같이 행하고 행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여래라고 일컫는다. 제자들이여, 여래는 이 온세계에 있어서 승리자로서 그 무엇에도 패하는 일이 없고 바르게 사물을 보는 자이며 다스리는 자이다. 그러므로 여래라고 일컫는 것이다.”

 

세존은 여행을 계속하여 다시 사위성 밖의 기원 정사로 들어가셨다.

어느 날, 아난은 바기사(婆耆奢)를 따라 탁발을 위해 성내로 들어갔다. 어떤 거리에서 뜻밖에 한 아름다운 부인을 보자 바기사의 마음은 흐트러져 제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아난에게 도움을 청했다.

 

욕념에 불타 내 마음도 불타네. 가엾게 여기시어 불을 끄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아난도 노래로써 이에 답하였다.

 

전도(顚倒)된 마음, 그대의 마음을 불태우고 탐욕을 일으킨다. 모든 청정한 상(相)을 취하지 않을손가. 사물은 모두가 무상이라 보고 고(苦)라고 보고 무아라고 관하라. 몇 번이고 불타지 않도록 큰 탐욕을 소멸시켜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고요히 부정의 상(想)을 닦아라. 마음 바르게 몸을 염하고 염세의 정에 넘쳐라. 무상(無相)을 닦아 오만한 번뇌를 멸하라. 만심을 제어할 수 있어야 마음 고요히 행할 수 있으리라.

 

바기사는 바야흐로 청량한 물로 심화(心火)에 끼칠 수가 있었다. 부인은 마음이 있는 듯 미소를 지었으나 바기사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이르지 못하고, 부정을 관하고 위기를 벗어났다. 그는 마침내 욕의 근원을 찾아 생각이 근본인 것을 알았다.

 

욕이여, 너의 근원은 생각이니라, 생각이 없다면 네가 아니리.

 

바기사는 세존께 돌아가 오늘의 경험을 아뢰고 다음의 노래를 불렀다.

 

색은 물방울과 같고, 수(受)는 떠오른 거품과 같고, 상(想)은 아지랑이와 같고, 행(行)은 화초의 잎과 같고, 식(識)은 환상과 같네. 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써 모든 사물을 관하면 모든 게 공적(空寂)한 것 실상은 없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도 더럽고 단단하게 보이는 것도 약하고 내 몸도 부셔져 참된 것 없노라.

 

세존은 바기사가 말하는 바를 칭찬하시고, 더욱더 이 몸이 견고하지 못해 무너지기 쉬운 것임을 관하도록 가르치셨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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