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665-13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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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존자 아난은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였고, 곧 강당(講堂)으로 올라가 건추를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이 여래의 신고(信鼓)를 치리니, 모든 여래의 제자 대중들은 다 모여라." 그 때 다시 이 게송을 외웠다.
모든 악마 원수의 힘 항복 받고 모든 결박 없애어 남음이 없네. 지금 이 한데서 건추를 치리니 비구들은 이 소리 듣고 모두 모여라. 나고 죽음의 바다 건너는 이 법을 듣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이 묘(妙)한 울림의 소리 들리면 모두들 구름처럼 여기 모여라. 그 때 존자 아난은 건추를 치고 나서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여쭈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무엇을 시키시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차례를 지켜 앉아라. 나 여래가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다 풀 자리에 앉아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각각 풀 자리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모든 비구들을 바라보시고 나서 곧 모든 비구들에게 이렇게 분부하셨다. "나는 지금 수세를 하고자 한다. 내가 대중들에게 허물은 없는가? 또 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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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 뜻으로 범한 일은 없는가?"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나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 때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수세를 하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대중들에게 정말 아무 허물이 없는가?"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비구들은 여래의 몸 · 입 · 뜻에 허물이 없다고 보나이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오늘날까지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너게 하셨고, 벗어나지 못한 이를 벗어나게 하셨으며, 열반(涅槃)하지 못한 이를 열반하게 하셨고, 구원할 자 없는 이를 구원해 주셨으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주시고, 병자(病者)를 위해서는 큰 의사가 되셨습니다. 삼계(三界)에서 홀로 높아 아무도 미칠 이가 없으며 가장 높으시고 최상(最上)이어서, 도(道)의 뜻을 내지 않은 이는 도의 뜻을 내게 하셨고, 깨닫지 못한 대중들에게는 세존께서 깨닫게 해주시며, 아직 법을 듣지 못한 이에게는 법을 듣게 해주시고, 헤매는 이를 위해서는 항상 바른 법으로 지름길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대중들에게 허물이 없으며, 그리고 몸과 입과 뜻에도 아무런 허물이 없으십니다."
이 때 사리불은 세존께 여쭈었다. "저는 지금 여래께 제 자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래와 비구스님에게 허물이 없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사리불은 지금까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좋지 못한 행위가 전혀 없다. 왜냐 하면 지금 그대의 지혜는 아무도 따라갈 이가 없다. 즉 갖가지 지혜[種種智慧] · 한량없는 지혜[無量智慧] · 끝없는 지혜[無邊智] · 짝할 이 없는 지혜[無與等智] · 빠른 지혜[疾智] · 민첩한 지혜[捷智] · 매우 깊은 지혜[甚深智] · 평등한 지혜[平等智]이다. 게다가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고 온갖 방편이 많으며, 생각이 어지럽지 않아 총지삼매(摠持三昧)의 근원(根原)을 원만하게 갖추었으며, 계(戒)를 성취하였고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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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성취하였으며, 지혜를 성취하였고 해탈(解脫)을 성취하였으며, 해탈견혜(解脫見慧)를 성취하였다. 또 용감하고 날쌔고 잘 인내하며, 하는 말마다 악한 말이 없고, 법에 저촉되는 짓은 하지 않으며, 심성(心性)이 조용하여 사납지 않다. 비유하면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맏이인 태자가 왕위(王位)를 이어받아 법륜(法輪)을 굴리는 것처럼, 사리불도 그와 같아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고 있다. 그 법륜은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나 용 · 귀신 · 마(魔)나 또는 마천(魔天)으로서는 본래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너의 말은 언제나 법다워 이치에 어긋난 일이 없느니라." 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5백 비구들도 다 수세(受歲)를 해야 합니다. 저들도 다 여래께 허물이 없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5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뜻이 지은 행(行)에 대해서도 꾸짖지 않겠다. 왜냐 하면, 사리불은 대중들 가운데서 지극히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다. 그리고 이 대중들 중에서 가장 작고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반드시 위로 향상하고 뒤로 물러나 변하지 않는 법에 이를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이 대중들을 꾸짖지 않는 것이다."
그 때 다기사(多耆奢)[팔리어로는 Va g sa라고 한다. 또 바기사(婆耆舍)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사위성에 살던 바라문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제자 중에 게송을 지어 여래의 덕(德)을 찬탄하고 논리에 해박하여 막힘이 없기로 제일 가는 비구였다고 한다.]가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다기사가 곧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과 비구스님들을 찬탄하여 이런 게송을 읊었다.
맑고 깨끗한 이 보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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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비구들 모두 모였네. 온갖 결박을 다 풀어버리고 애욕이 없어 다시는 나지 않네. 전륜(轉輪) 대성왕(大聖王)은 모든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천상(天上)과 또 이 세간의 모든 세계를 두루 통솔한다네. 대장은 사람 중의 높은 이로서 사람들의 도사(導師) 되고 제자들은 따르기 좋아하나니 세 가지 환함과 여섯 가지 신통 트였네. 그들은 다 진실한 부처님의 제자로 티끌이나 때를 가진 이 없고 애욕의 가시를 끊을 능력 가진 이들로서 오늘 스스로 귀명(歸命)한다네. 그 때 세존께서는 다기사가 한 말을 옳다고 하셨다. 다기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오늘 내가 한 말을 옳다고 허락하셨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 제 자리로 돌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들 중에서 게송(偈頌)을 제일 잘 짓는 제자는 다기사 비구이다. 또 하는 말마다 의심이 없이 말하는 이도 또한 다기사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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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어떤 천자(天子)의 형체에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 징조인가? 첫째는 꽃으로 만든 관[華冠]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의상(衣裳)에 때가 끼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 아래로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어기고 배반하는 것이다. 그 때 그 천자는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면서 탄식하였다. 그 때 석제환인(釋 帝桓因)은 그 천자가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면서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곧 한 천자에게 물었다. "저 소리가 무슨 소리이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그 천자가 대답하였다. "천왕께선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어떤 천자에게 목숨을 마칠 때 일어나는 다섯 가지 죽음의 징조가 나타났습니다. 첫째는 꽃으로 만든 관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의상에 때가 끼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 아래로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가 어기고 배반하는 것입니다."
그 때 석제환인은 목숨을 마치려고 하는 그 천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그처럼 시름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천자가 대답하였다. "존자(尊者) 인제(因提)여, 어떻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목숨을 마치려나 봅니다. 다섯 가지 죽음의 징조가 나타났습니다. 즉 꽃으로 만든 관이 저절로 시들고, 의상에 때가 끼며, 겨드랑에서 땀이 흐르고,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으며, 옥녀가 어기고 배반합니다. 이제 이 7보로 된 궁전을 모두 잃게 될 것이요, 5백 옥녀들도 모두 별처럼 흩어질 것입니다. 내가 먹는 감로(甘露)도 이제는 맛이 없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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