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585-11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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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균두 사미는 그 못으로 갔습니다. 장자여, 그 못 속에는 순금(純金)으로 된 책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사미는 죽은 사람의 옷을 물에 담가 푹 젖게 놔두고 물러나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발우를 씻고 순금 책상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초선(初禪)에 들었습니다. 그는 다시 초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고, 제4선에서 일어나 공처(空處)에 들고, 공처에서 일어나 식처(識處)에 들고, 식처에서 일어나 불용처(不用處)에 들고, 불용처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멸진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염광삼매에서 일어나 수기삼매(水氣三昧)에 들었습니다. 다시 수기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다시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다시 유상무상삼매(有想無想三昧)에 들고, 다시 불용처삼매(不用處三昧)에 들고, 다시 식처삼매(識處三昧)에 들고, 다시 공처삼매(空處三昧)에 들고, 다시 제4선에 들고, 다시 제3선에 들고, 다시 제2선에 들고, 다시 초선에 들고, 초선에서 일어나서는 그 죽은 사람의 옷을 빨았습니다.
그 때 하늘 · 용 · 귀신들 중에는 혹 그 옷을 밟아주는 이도 있었고, 혹 씻어주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물을 길어 마시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 때 그는 옷을 다 빨고 나서는 공중에 널어 말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사미는 옷을 거두어 가지고 허공을 날아 돌아갔습니다. 장자여, 꼭 알아야만 합니다. 나는 그 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의 제일 어린 제자에게도 그런 신력이 있었는데, 하물며 가장 큰 제자에게야 어떻게 미칠 수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들의 스승이신 여래 · 지진(至眞 : 阿羅漢)· 등정각(等正覺)이야 어떠하겠습니까? 나는 이런 사실을 보았기 때문에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 여자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까? 또 자살(自殺)을 하지도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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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도 끊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한 것입니다." 그 때 장자가 범지에게 말하였다. "우리도 그 여자가 섬기는 그 스승을 뵐 수 있겠습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 여자에게 물어 보십시오." 그 때 장자는 수마제 여인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네가 섬기는 스승을 뵙고 싶다. 그 분을 오시게 할 수 있겠느냐?" 그 때 그 여자는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지금 음식을 준비하십시오. 내일 여래와 그 비구 스님들이 장차 이리로 오실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네가 지금 청해보아라. 나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 때 장자의 여자는 곧 목욕하고 손에 향로(香爐)를 들고 누각 위에 올라가 여래 계신 곳을 향해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마땅히 잘 관찰해 보십시오. 당신의 정수리를 보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아무 일도 없고 살피지 못하시는 일도 없습니다. 소녀는 지금 여기서 곤액(困厄)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꼭 잘 관찰해 보십시오." 그는 또 이 게송을 말하였다.
보시지 못하는 세계가 없는 부처님 눈이 살피는 힘이시네. 온갖 귀신과 신의 왕들과 귀신들의 자식과 어미를 항복 받았네. 사람을 잡아먹는 저 귀신이 사람 손가락을 잘라 꽃다발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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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다시 그 어미를 해치려 하였지만 부처님께서 그를 잡아 항복 받았네. 또 라열성에 있으면서 사나운 코끼리가 해치려 하다가 스스로 귀명(歸命)하여 의지했을 때 하늘들은 모두 장하다 찬탄했네. 그리고 저 마제국(馬提國)에서 다시 악한 용왕을 만났을 때에 용은 밀적(密迹) 역사(力士)를 보고 스스로 목숨 바쳐 귀의하였네. 헤아릴 수 없는 그 신통력 모든 것을 바른 길에 세워 주시네. 제가 지금 이 곤욕 당했으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굽어살피소서.
그 때 향불은 구름처럼 피어올라 멀리 허공에 달려 있다가 기원정사(祇洹精舍)를 두루 채우고 여래 앞에 와서 머물러 있었다. 제석천(帝釋天)은 저 허공에서 못내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또 그 앞에 피어오르는 향을 보았는데 그것은 수마제가 청하는 것이다. 갖가지 꽃들을 비처럼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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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저 기원림(祇洹林)에 가득 찼고 여래는 웃으시며 광명 놓으셨네. 그 때 아난이 기원정사에 있는 미묘한 향을 보고 나서,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어떤 향이기에 기원정사에 두루 가득 찼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향은 곧 부처님의 사자(使者)이다. 만부성에 살고 있는 수마제 여인이 청하고 있다. 너는 지금 모든 비구들을 불러 한곳에 모아 산가지[籌]를 돌리고 이렇게 명령하라. '모든 비구들이여, 번뇌가 없어진 아라한으로서 신통을 얻은 이는 곧 이 사라(舍羅)[팔리어로는 salaka라고 한다. 번역하여 주(籌)라고 하고, 또는 식권(食券)이라고도 한다. 사라는 본래 풀이름이다. 그것으로 산가지[籌]를 만드는데, 지금은 대부분 대나무로 만든다. 그것으로 많은 승려들의 수효를 계산하는 데 사용하였다.]를 집어라. 내일은 마땅히 만부성으로 가서 수마제의 청을 받으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나서 곧 모든 비구들을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으고 이렇게 말하였다. "도를 얻은 모든 아라한은 이 사라를 집으시오." 그 당시에 많은 스님들의 상좌(上座) 군두파한(君頭波漢)[팔리어로는 Ku adh na라고 한다. 또는 군두파한(軍頭波漢)·군두파막(軍頭波漠)이라고도 하며, 사위성에 살았던 사람이고 바라문(婆羅門) 종족(種族)이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산가지를 취하는 데 제일인 사람이다.]은 수다원(須陀洹)이 되었으나 아직 번뇌[結使]가 다하지 못해서 신통을 얻지 못했었다. 그 때 상좌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대중들 가운데서 제일 나이가 많지만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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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을 얻지 못했다. 나는 내일 만부성으로 가서 공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래의 여러 제자들 중에서 가장 나이 어린 균두 사미는 이런 신통이 있고 큰 위력(威力)이 있어서 저기에 가서 청을 받는다. 나도 이제 저기 가서 청을 받으리라.' 그 때 그 상좌는 깨끗한 마음으로 아직 배워야 할 자리에 있지만 사라를 받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군두파한이 배워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사라를 받고 곧 무학(無學 : 아라한)이 된 것을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들 중에서 사라를 받기로 으뜸가는 사람은 바로 군두파한 비구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어 신통을 얻은 비구들인, 대목련(大目連) · 대가섭(大迦葉) · 아나율(阿那律) · 이월(離越)[팔리어로는 Revata라고 한다. 또는 이왈(離曰)·이바다(離婆多)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실성(室星)·성수(星宿)라고 한다. 그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인간 세계에 나가지 않았으며 항상 좌선(坐禪)만을 생각하고 남과 다투는 일이 없었다. 그는 지관(止觀)에 상응(相應)하여 부처님의 제자 중에 선정(禪定)이 제일가는 사람이었다.] · 수보리(須菩提) · 우비가섭(優毗迦葉) · 마하가필나(摩訶迦匹那)[팔리어로는 Mahakappina라고 한다. 또는 대겁빈나(大劫頻那)·대계빈나(大罽賓那)·마하겁빈나(摩訶劫賓那)라고도 하며, 가족을 버리고 출가 수도하여 과(果)를 증득하였다. 그는 항상 부드러운 말만 하여 부처님 제자들 중에 연어(軟語)로 제일 가는 사람이었다.] · 존자 라운(羅云) · 균리반특(均利般特)[팔리어로는 C apanthaka라고 한다. 또는 주리반타가(周利槃陀伽)·반특(般特)으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노변생(路邊生)·계도(髻道)라고 한다. 사위성에 살았던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나 과(果)를 증득한 후에 신족(神足)만 익히고 다른 법은 배우지 않아 늘 신통력으로 사람들을 교화하곤 하였다고 한다.] · 균두(均頭) 사미 등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신통으로 먼저 저 성으로 들어가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많은 스님들의 사환으로 건다(乾茶)라고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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