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2470-494

근와(槿瓦) 2018. 2. 17. 00:44

대보적경-2470-49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466 / 3476]

'왕이 스승으로 섬기면서 공경하는 무구 비구는 왕궁을 거침없이 드나드는데 그 비구는 아직 탐욕을 여의지 못하였습니다. 때 아닐 때에도 먹고 향과 꽃다발로 몸을 장엄하는 등 실로 범행(梵行)이 아니므로 공양하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은 이런 일 때문에 와서 왕에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라고 하였으므로, 그 후에 부처님의 바른 법 안에서 불신(不信)을 내게 하는 것이 이것보다 더한 일이 없었느니라.
그 때에 극악(極惡)이라는 한 악마가 곧 자기 몸을 변화하여 비구의 형상이 되어 다시 그 왕에게로 와서 앞에서와 같은 일을 거듭 말하였으므로 광수왕은 이런 말을 자주자주 듣게 되자 이내 생각하였느니라.
'무구 비구는 힘써 정진하고 지혜가 있는 이라 나의 존경을 받고 있는데, 만일 이런 일이 있다면 끝내 옳지 못할 것이다.'
 

그 때에 악마들이 허공 가운데서 몸을 반만 내놓고는 그 왕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왕께서는 마땅히 기예(技藝)를 배우되
그 기의(機宜)를 잘 알아야 합니다.
광수는 그것을 잘 알지 못하며
이는 인왕(人王)을 돕는 이가 아닙니다.

부처님의 아라한 제자라면
이미 큰 지혜를 갖추었을 것이거늘
이러한 말씀에 의거하지 않나니
어떻게 단견(斷見)에 따르십니까?

비구들은 이익을 위하여
당신에게 정성스런 말을 하였지만
단견을 지닌 나쁜 갈래의 사람이요
실로 범행을 닦는 이가 아닙니다.


                                                                            [2467 / 3476]

그 사람은 궁중 안에서
채녀(婇女)들과 함께 즐기고 있으니
왕께서는 시종(侍從)들과 함께 가서
친히 보시고 의심을 여의어야 합니다.

왕은 이러한 일을 듣고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는 마음 내어
즉시 시종들을 거느리고
속히 궁중으로 나아갔었다.

무구는 그 때 궁중에 있으면서
첫째가는 이치[第一義]를 연설하며
'모든 법은 제 성품이 공하고
나도 없고 목숨도 없다'고 하였다.

왕과 모든 병사들은
모두가 악마에 미혹되어 있었기 때문에
궁중의 채녀들이
비구를 에워싸고 있는 것만 보고는

취한 코끼리처럼 몹시 성을 내면서
이내 전다라(佉陀羅)에게
'비구가 나의 궁전을 더럽히고 있으니
고통 주는 법으로 다스리도록 하라'고 명했다.

신하와 권속들도
모두 악마에 미혹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죄 없는 비구에게
분을 내면서 해를 끼쳤다.


                                                                            [2468 / 3476]

망나니가 칼을 가지고 나아가자
무구는 곧 슬피 울었고
왕은 말하기를 '그대는 법답지 못하면서
무엇 때문에 또 슬퍼하는 것인가?'라고 하였다.

무구는 왕에게 아뢰기를
'이런 일은 제 자신이 표현하기 어려우니
우선 잠깐 동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밝게 증명하여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망나니에게 중지토록 하면서
'어떤 일을 하려는지 시험해 보리니
그대는 빨리 말해보도록 하라.'

수승한 의요(意樂)를 성취하고
자비로 세간을 이롭게 하는 이가
열 손가락을 합치고 합장하고서
서원 하는 말을 하였다.

'대왕이여, 당신은 아셔야 합니다.
만일 실로 이러한 일이 없다 한다면
원컨대 대지(大地)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공중에선 묘한 꽃이 비 내리듯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말을 하자마자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허공에선 하늘꽃이 비 내리듯 하였으므로
악마들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다.


                                                                            [2469 / 3476]

왕은 그 때 청정한 믿음을 내어
발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말했다.
'저는 장차 지옥에 떨어져서
의지할 이 없으리니 보호하여 주소서.

쯧쯧 이러한 나쁜 일을 만나
어째서 독한 마음을 일으켰던가?
보호할 이도 없고 의지할 이도 없을 텐데
따를 이는 오직 나쁜 벗뿐이구나.

시방에서는 저를 보호해 줄 이 없고
오직 대사(大師)만이 계실 따름입니다.
저는 이제 왕위(王位)를 버리고
목숨이 다하도록 귀의하겠습니다.'

비구는 그 왕과 권속들이
뜻하고 바라는 바를 알고
그들에게 첫째가는 이치를 말해주자
왕은 듣고 바른 믿음을 얻었다.

백억의 권속들과 함께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두타의 행을 닦아 익히면서
다른 사람들의 청()을 받지 않았다.

그 때 왕의 후궁(後宮) 안에 있던
채녀 8만 사람들은
첫째가는 이치의 설법을 듣고
모두가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물렀다.
 

                                                                            [2470 / 3476]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하여
24년 동안을
밤낮으로 항상 참회하였으나
그 죄업은 아직도 다하지 않았다.

1백 구지의 권속들도
악한 마음으로 법사에 향하였기에
이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는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졌었다.

여러 억 년 동안 고통을 받고
죄가 다하여 여래를 만났으나
옛날의 그 두려운 원인 때문에
남은 과보는 항상 파리하고 하열하였다.

점차로 차츰차츰 닦아 익히면서
천억의 부처님께 공양한 까닭에
저마다 다른 나라 안에서
모두가 다 정각(正覺)을 이루었으니

다 같이 동일한 명호로서
공덕명칭불(功德名稱佛)이라 하였다.
그 때에 그 광수왕은
인자하고 인욕하는 비구에게

독해의 뜻을 일으켰기 때문에
여러 억 년 동안
모진 악업(惡業)의 과보를 받으면서
대규지옥(大叫地獄)에 떨어질 것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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