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400-80

근와(槿瓦) 2018. 2. 16. 01:38

증일아함경-400-8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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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기관[根]은 고요하여 아무 잡념(雜念)이 없으며, 몸에는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하신 것을 보고 기쁜 마음이 생겨, 곧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찰리의 왕종(王種)으로 이름을 진정왕이라고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 누리는 수명(壽命)을 무궁하게 하시오. 그러므로 대왕은 마땅히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삿된 법[邪法]을 쓰지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는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처럼 좋은 곳에 태어나십니다." 이 때 세존께서 곧 공중을 걸어서 진정왕의 궁중으로 갔다. 그곳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그 때 왕은 세존이 좌정(坐定)하신 것을 보고 손수 온갖 맛있는 음식들을 담아 골고루 돌렸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는 것을 보고는 깨끗한 물을 돌리고, 다시 조그만 자리를 하나 가지고 와서 앉아 설법을 들었다. 그 때 세존께서 진정왕을 위해 묘(妙)한 이치를 차례대로 설명하셨다.


여기에서 논한 논은 시론(施論) · 계론(戒論) · 천상(天上)에 태어나는 일에 대한 논(論)이었고, 탐욕은 더러운 행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 왕(王)의 마음이 열리고 마음에 이해가 생긴 것을 보시고 여러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설하셨던 법인, 괴로움[苦] · 괴로움의 발생[集] · 괴로움의 소멸[盡] ·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모두 왕에게 설명하셨다. 진정왕은 곧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왕을 위해 설법하시기를 마친 다음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진정왕은 널리 석씨의 무리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사문들의 얼굴이 매우 추(醜)하다. 그런데 찰리의 종족으로서 여러 범지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 찰리 석씨의 종족으로서 또 찰리 종족을 거느리는 것이 묘한 일이로다." 여러 석씨들이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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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대왕이여. 대왕의 가르침과 같이 찰리 종족이라면 도로 찰리의 무리들을 거느리는 것이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그 때 왕은 나라에 명(命)을 내렸다. "형제가 두 사람이면 한 사람은 반드시 도를 닦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꼭 중(重)한 벌을 줄 것이다." 그 때 모든 석씨들은 '형제가 두 사람이면 반드시 한 사람은 도를 닦아야 한다. 만일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중한 벌을 주리라'라고 하는 영(令)을 들었다. 그 때 석씨(釋氏) 종족인 제바달두(提婆達兜)가 석씨 종족인 아난(阿難)에게 말하였다.  "진정왕께서 오늘 칙명을 내리시기를 '형제가 두 사람이면 반드시 한 사람은 도를 닦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너는 이제 출가하여 도를 배워라. 나는 집에서 살림을 돌보리라."


그러자 아난은 기뻐 뛰면서 대답하였다. "형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 때 석씨 종족인 난타(難陀)가 석씨 종족인 아나율(阿那律)에게 말하였다. "진정왕께서 칙명을 내리시기를 '형제가 두 사람이면 꼭 한 사람은 도를 닦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중한 벌을 받으리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너는 출가하여라. 나는 마땅히 집에서 살림을 도우리라." 이 때 석씨 아나율은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형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 때 진정왕은 석씨 종족인 곡정(斛淨)[팔리어로는 Dhotodana라고 한다. 이는 곧 곡반왕(斛飯王)이며, 세존의 숙부(叔父)이고 진정왕(眞淨王)의 아우이다.] · 석씨 종족 숙정(叔淨)[팔리어로는 Sukkodana라고 한다. 이는 곧 백반왕(白飯王)이며, 세존의 숙부이고 진정왕(眞淨王)의 아우이다.] · 석씨 종족 감로(甘露)[팔리어로는 Amitodana라고 한다. 이는 곧 감로반왕(甘露飯王)이며, 세존의 숙부이고 진정왕(眞淨王)의 아우이다.]를 데리고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 때 네 마리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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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는 수레를 탔는데, 첫 번째는 흰 수리에 흰 일산과 흰 말에 멍에를 메웠고, 두 번째는 푸른 수레에 푸른 일산과 푸른 말에 멍에를 메웠으며, 세 번째는 누런 수레에 누런 일산과 누런 말에 멍에를 메웠고, 네 번째는 붉은 수레에 붉은 일산과 붉은 말에 멍에를 메웠다. 이 때 모든 석씨들도 어떤 이는 코끼리를 타기도 하고 어떤 이는 말을 타고서 모두들 모여들었다. 이 때 세존께서는 멀리 진정왕이 여러 석씨들을 거느리고 오는 것을 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석씨 대중들과 진정왕의 대중들을 보아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삼십삼천(三十三天)이 공원으로 나갈 때에도 또한 이 법처럼 하여 조금도 다름이 없었느니라." 그 때 아난은 크고 하얀 코끼리를 탔는데, 하얀 옷에 흰 일산이었다. 세존께서는 그를 보시고 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석씨 아난이 탄 흰 코끼리와 흰 옷이 보이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장차 출가하여 도를 배워 제일 많이 듣는 것으로써 제일인자가 될 것이요,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모시게 될 것이다. 또 너희들은 이 아나율을 보았는가?"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장차 출가하여 도를 배워 천안(天眼)으로 제일 가는 이가 될 것이다." 이 때 진정왕과 그의 형제 네 사람과 난다와 아난은 모두 다섯 가지 장식[五好][또는 오위용(五威容)·오의식(五儀式)이라고도 하며, 국왕의 다섯 가지 장식을 말한다. 『중아함경』 제11권 62번째 소경인 빈바라왕영불경(頻婆羅王迎佛經)에 의하면 첫째 검(劍), 둘째 일산[蓋], 셋째 천관(天冠), 넷째 주병불(珠柄拂), 다섯째 엄식사(嚴飾屣)라고 하였고, 『증일아함경』 제13권 제23 지주품(地主品) 첫 번째 소경에 의하면 첫째 일산, 둘째 천관, 셋째 검, 넷째 이사(履屣), 다섯째 금불(金拂)이라고 하였다.]을 버리고 걸어서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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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진정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젯밤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찰리 종족으로서 범지들을 거느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찰리의 무리를 거느리는 것이 옳다.' 그래서 나는 곧 나라에 영을 내려 '형제 두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한 사람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일입니다. 대왕이시여, 대왕께서는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에 많이 이익을 주어 편안함을 얻게 하셨습니다. 왜냐 하면 선지식(善知識)은 좋은 복밭[福田]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도 선지식을 인연하여 남 · 늙음 · 병듦 · 죽음에서 벗어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모든 석씨의 무리들은 곧 도를 닦게 되었다.


이 때 진정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우다야를 가르치셨던 것처럼 이 새로운 비구들을 잘 가르쳐 주십시오. 왜냐 하면 이 우다야 비구는 대단한 신통력(神通力)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우다야 비구가 항상 궁중에 있으면서 교화(敎化)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평안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왜냐 하면 이 비구에게는 큰 신통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처음 우다야 비구를 보았을 때에 곧 기쁜 마음이 생겨서 나는 곧 생각하기를 '제자인데도 저런  신통력이 있는데 하물며 그 스승이신 여래에게 어찌 이보다 더한 신통력이 없겠는가?' 라고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대왕의 말씀과 같습니다. 이 우다야 비구는 대단한 신통력과 큰 위덕(威德)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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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들 중에 지식이 많고 국왕(國王)의 사랑을 받기로 첫째가는 이는 바로 아야구린(阿若拘鄰) 비구이고, 능히 사람에게 권유하고 교화시키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우다야(優陀耶) 비구이며, 민첩성과 지혜를 겸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마하남(摩訶男)이고, 항상 날아다니기를 좋아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수바휴(須婆休) 비구이며, 공중(空中)을 왕래(往來)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바파(婆波) 비구이고, 제자가 많기로 첫째가는 이는 바로 우비가섭(優毗迦葉) 비구이며, 공(空)을 관하기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강가섭(江迦葉) 비구이고, 지관(止觀)으로 첫째 가는 이는 바로 상가섭(象迦葉) 비구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진정왕을 위해 미묘(微妙)한 법을 자세히 설명하셨다. 그러자 왕은 그 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그 때 모든 비구들과 진정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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