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450-49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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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자야, 출가한 보살은 청정한 삼매(三昧)를 들은 뒤에는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어떤 것들이 청정한 삼매인가 하면, 온갖 법은 있지 않다는 것과 두 개의 마음이 없다는 것과 바른 행동의 마음[正業心]과 한 곳의 마음[一處心]과 동요함이 없는 마음과 쓸모 없는 이론이 없는 마음과 어지럽고 시끄러움이 없는 마음과 의지함이 없는 마음과 마음이 자재하여 달아나거나 흩어짐이 없는 때와 마음의 경계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은 마치 요술과 같다고 보는 때와 온갖 법은 평등하여 마치 법계와 같아서 가는 것도 없고 머무르는 것도 없고 또한 일어나는 것도 없다고 관찰하면서 안팎을 얻지 못하여 삼매와 동등하게 머무르는 것 등이니 이와 같은 법을 삼매라고 말하느니라.
이와 같아서 장자야,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청정한 선정[定聚]을 관찰한다 하느니라.
또 장자야, 출가한 보살은 청정한 지혜[慧聚]를 듣고 들은 뒤에는 마땅히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청정한 지혜라 하는가 하면, 이 보살은 이와 같이 닦고 배워야 하느니라. 인연의 법에서 분별하는 지혜[分別智]·말 잘하는 지혜[辯智]·재빠른 지혜[疾智]·중생의 지혜[衆生智]·바깥 것을 포섭하는 중생의 지혜[攝外衆生智]를 아는 것이니라. 장자야, 이와 같이 출가한 보살은 청정한 지혜를 관찰하느니라.
또 장자야, 출가한 보살은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이른바 지혜라 함은 얽매임이 없다[無擊縛]는 것이니, 몸이 없기 때문이요 거두어 지닐 것도 없고, 움직임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형상도 없고 모양도 없고, 생김도 없고 행함도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라. 장자야, 만일 이와 같이 관찰하면 보살이 출가에 머무른다 하느니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8천 명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이 모든 장자들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3만 2천 명의 중생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에 욱가 장자는 기뻐 펄쩍펄쩍 뛰면서 백천의 값어치가 되는 옷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아뢰었다.
“이 선근을 두루 모든 중생들에게 베푸오니, 모든 집에 있는 보살마하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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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계법(戒法) 그대로를 성취하게 하시고, 모든 출가한 보살도 서원이 만족되게 하시며, 온갖 법도 역시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그대로 만족되게 하옵소서.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집에 있는 보살이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출가의 계[出家戒]를 배우겠습니까?”
이렇게 묻자마자 부처님께서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집에 있는 보살이 다섯 가지의 법을 두루 갖추면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출가의 계율을 배운 것이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장자야, 보살이 집 안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온갖 가진 재물들에 인색하지 않고, 일체지(一切智)의 마음과 상응하면서 과보를 바라지 않느니라.
또 장자야, 집에 있는 보살이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청정한 범행(梵行)을 갖추고서 음욕의 생각조차 익히지 않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두 몸이 어울리는 것이겠느냐?
또 장자야, 집에 있는 보살은 아무도 없는 빈 데로 가서 4선(禪)을 닦아 익히면서도 방편의 힘으로써 정위(正位)에 들지 않아야 하느니라.
또 장자야, 집에 있는 보살은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지극히 정진하면서 지혜를 배우고 일체 중생에게는 자비와 상응해야 하느니라.
또 장자야, 집에 있는 보살은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법을 수호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권해야 하느니라.
장자야, 이것을 집에 있는 보살이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다섯 가지의 법을 두루 갖추면 출가의 계를 배우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욱가 장자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집 안에 있으면서 세존께서 가르치신 그대로를 그와 같이 머무르면서 더욱 더 부처님 도를 넓히겠으며, 모든 출가의 계를 저도 역시 배우겠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내 빙그레 미소지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평상법에서는 만일 웃으실 경우 갖가지 빛으로 된 청·황·적·백의 광명이 입으로부터 나와서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와 위로 범천세계[梵世]까지 두루 비추면서 해와 달의 빛을 가린 뒤에 도로 돌아와 몸을 세 바퀴 돈 뒤에 여래의 정수리로 들어가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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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아난(阿難)은 부처님께서 빙그레 미소지으시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미소지으셨습니까?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미소지으신 것에 까닭이 없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욱가 장자가 여래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았느냐? 법을 수행하려 하면서 사자후(師子喉)를 지었느니라.”
아난이 아뢰었다.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보았습니다. 선서시여.”
“아난아, 이 욱가 장자는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이 현겁(賢劫) 동안에 여래·응공·정변각께서 세간에 출현하시면 항상 집에 있으면서 이 모든 여래께 공양하고 공경하면서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닐 것이며, 항상 집 안에 있으면서도 출가의 계에 머물러 여래의 위없는 보리를 널리 들을 것이니라.”
그 때에 대덕 아난이 욱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어떤 이익을 보았기에 집 안에 즐거이 있으면서도 성스런 지혜가 있는 것입니까?”
욱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대비(大悲)를 이루지 못했으므로 스스로 '나는 안락하다'고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덕 아난이시여, 보살마하살이면 온갖 고통을 참으면서 중생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자마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욱가 장자는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이 현겁 동안에 중생을 많이 교화할 것이니, 출가한 보살이 백 겁·백천 겁에도 그렇게 못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백천의 출가한 보살이 지닌 모든 공덕도 이 욱가 장자가 지닌 모든 공덕보다 못하기 때문이니라.”
대덕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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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욱가장자소문경(郁伽長者所問經)』이라 하고, 또한 『재가출가보살계경(在家出家菩薩戒經)』이라고도 하며, 또한 『은중급사사장품(殷重給事師長品)』이라고도 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이 경을 얻어들으면 바로 큰 정진이리니, 하열한 정진으로서 범행(梵行)에 머무는 것이 아닌 이의 백천만 배라 하여도 그에게 미치지 못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자기 자신이 정진에 머무르려 하거나, 남에게 권하여 정진에 머무르게 하려 하거나, 자기 자신이 온갖 공덕에 머무르려 하거나, 남에게 권하여 머무르게 하려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듣고 받아 지니면서 읽고 외우며 널리 사람들에게 해설하고 말한 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아난아, 나는 이 법을 너에게 부촉(付囑)하나니, 받아 지니며 읽고 외워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이 법은 온갖 공덕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법과 상응하면 곧 여래와 상응함을 여의지 않으리라.
아난아,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법을 여의면 부처님을 여의는 것이 될 것이고,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법을 여의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말한 대로 수행하는 것을 여의는 것이니, 이것은 모든 부처님 뵙기를 여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는 일을 모두 이 경에서 드러내 보였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가령 삼천대천세계 안에 큰불이 가득 찼을 때에 그 속을 통과해야만 바른 깨달음[正覺]을 이루게 된다면, 기꺼이 이 경이 있는 데로 가서 듣고 받아 지니면서 읽고 외우며 말한 대로 수행해야 되느니라.
아난아, 이 법을 듣고는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 말한 대로 수행하기 위하여 삼천대천세계의 그 안에 7보를 가득히 채워서 공손히 받들어 보시하게 되거나, 아난아, 과거의 모든 부처님을 위하여 7보의 탑을 일으켜 온갖 공양거리로써 공양하거나, 아난아, 현재 계신 부처님과 성문의 스님들에게 모든 쾌락의 기구로써 목숨이 다하도록 공양하거나, 아난아,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에게 모두가 여종·남종이 되고 제자가 되어서 공양한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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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이 경을 듣지 않고 받지도 않고 지니지도 않고 읽지도 않고 외우지도 않고 옮겨가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아서 이러한 등의 법을 여읜다면 모든 부처님·여래께 공양한 것이라고 하지 못하느니라.
아난아, 만일 어떤 보살이 이 경을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널리 해설하고 말한 대로 수행한다면 이 보살은 벌써 3세(世)의 부처님께 공양하여 마친 것이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말한 대로 수행하면 곧 그것이 여래의 조복하는 법이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말씀을 마치시니 대덕 아난과 욱가 장자와 건달바와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다 크게 기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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