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200-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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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착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하고 또 악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떤 것을 나쁜 벗의 법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귀한 종족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데 다른 비구는 빈천(貧賤)한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
이렇게 자기의 성씨와 명망을 믿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나무라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몹시 노력하여 여러 가지 바른 법을 받드는데, 다른 비구들은 정진하지도 않고 계율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가 이런 생각으로 남을 헐뜯고 나무라며 스스로 뽐내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삼매(三昧)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삼매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고 고요하지 못하다.'
그는 이 삼매를 믿고 항상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혜가 제일인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
그는 그 지혜를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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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항상 음식·앉을 평상·침구·병들었을 때에 먹는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공양을 받지 못한다.'
그는 이런 이양(利養)하는 물질의 공양을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를 두고 나쁜 벗은 이런 삿된 행동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저 어떤 것이 착한 벗이 하는 일인가? 비구들아, 착한 벗이라면 '나는 귀한 종족으로 태어났는데, 다른 비구들은 귀한 종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착한 벗은 '나는 지금 계율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비구들은 계율을 가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계율을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삼매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이 삼매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지혜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지혜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의복·음식·평상·침구·질병을 치료할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것을 받지 못한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저런 이양을 가지고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나쁜 벗이 하는 짓과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분별해 말하였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나쁜 벗이 하는 짓은 멀리 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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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늘 생각하고 그와 똑같이 수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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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 니구류원(尼拘留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그 나라의 5백 여 부유하고 귀한 큰 석가 종족들이 의논할 일이 있어 보의강당(普義講堂)에 모여 있었다.
그 때 세전(世典)이라는 바라문이 그 석가 종족들이 있는 곳에 가서 말하였다.
"어떤가, 여러분. 이 가운데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혹은 세속 사람들 중에 나와 변론할 사람이 있는가?"
그 때 여러 석가 종족들이 세전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우리 가운데 지금 재주가 많고 학식이 많은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지금 가비라월국(迦毘羅越國)에서 지내고 있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한 사람은 주리반특(周利槃特) 비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석씨 종족인 구담(瞿曇)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이시다. 여기 있는 대중들은 아는 것이 적고 들은 것이 없다. 또 지혜도 없고 말은 추잡하며, 나아가고 물러날 줄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저 주리반특과 같은 사람들이다. 또 이 가비라월국에서 아는 것도 없고, 사람됨이 추하고 더러운 이는 저 구담 같은 사람이다. 너는 지금 가서 저들과 변론해 보아라. 저들과 변론하여 네가 이기면 우리 5백 사람은 때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물건을 즉시 너에게 공양할 것이요, 또 순금 천 일(鎰)을 너에게 주리라."
그 때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빌라월의 석씨(釋氏)들은 모두 총명하고 온갖 기술이 많으며, 간특(姦慝)하고 거짓이 많고 바른 행동이 없다. 비록 내가 저들과 변론(辯論)해 이긴다 하더라도 무엇이 그리 대단하겠는가? 만일 혹시라도 저들이 나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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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면, 내가 저 어리석은 자에게 항복한 꼴이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치를 생각하면 내가 저들과 논란을 벌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는 곧 떠나갔다.
그 때 주리반특은 때가 되어 발우를 가지고 가비라월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 때 세전 바라문은 멀리서 주리반특이 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 사람에게 가서 이치를 물어 보아야겠다.'
그는 곧 주리반특 비구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사문의 이름은 무엇인가?"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그만 두시오. 바라문이여,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묻습니까? 이치를 물으러 왔으면 곧 그것이나 물으시오."
바라문은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와 한 번 논의해 보겠는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오히려 저 범천(梵天)과도 논의할 수 있는데, 하물며 너같이 눈 없는 장님이야 말할 것도 없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장님이면 곧 눈 없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눈이 없으면 곧 장님이 아닌가? 그것은 같은 뜻인데, 어찌 번거롭게 겹말을 쓰는가?"
그 때 주리반특은 곧 공중에 솟아올라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바라문은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신통력은 있지만 변론할 줄은 모른다. 만일 나와 같이 이치를 환히 잘 안다면 나는 그 제자가 될 것이다.'
이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천이(天耳)로 주리반특과 세전 바라문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곧 몸을 변화해 반특의 모습을 하고는, 반특의 몸을 숨겨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네가 만일 '이 사문은 신통력만 있고 변론은 감당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아까 그대가 물은 뜻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그리고 이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도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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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문이여, 지금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범천이다."
주리반특이 물었다.
"그대는 장부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는 장부다."
또 물었다.
"그대는 사람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사람이다."
주리반특이 물었다.
"어떤가? 바라문이여, 장부는 곧 사람이요, 사람은 곧 장부이다. 그것은 같은 뜻이니 어찌 번거롭지 않겠는가? 그러나 바라문이여, 장님과 눈이 없다는 것은 그 뜻이 같질 않다."
바라문이 물었다.
"사문이여, 어떤 것을 장님이라고 하는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그것은 마치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에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 좋은 몸과 나쁜 몸, 고운 것과 추한 것이며, 중생들이 짓는 선악(善惡)의 행(行)을 사실 그대로 보아 알지 못하면, 영원히 보는 것이 없으므로 장님이라고 말한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눈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눈이라고 말한 것은 위없는 지혜의 눈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눈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바라문은 말하였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사문이여, 나는 이제 그런 쓸데없는 변론은 그만두...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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