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95-1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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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장자여, 그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를 하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 있습니다.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였고, 또 집에서도 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모두 보시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혹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들에 날아다니는 새와 돼지와 개들에게도 보시하자.'
반면 저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주고 저들에게는 주지 말자.'
저는 또 이런 생각은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많이 주고 저들에게는 적게 주자.'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중생들은 다 먹음으로써 그 목숨을 보존한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서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널리 보시하는구나. 그렇다. 중생들은 먹어야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장자야, 너는 틀림없이 큰 결과[大果]를 얻게 될 것이요, 큰 명성과 큰 과보(果報)를 얻게 되어 그 이름이 시방에 사무치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보살은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은혜롭게 보시하고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중생들은 먹어야 산다. 그러므로 먹을 것으로 그들을 구제해야 한다. 먹을 것이 없으면 곧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자야, 이것을 일러, '보살은 편안한 마음으로 널리 보시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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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있는 대로 모두 다 은혜롭게 보시하되
끝내 아끼거나 후회하는 마음 없으면
그는 반드시 좋은 벗 만나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야, 마땅히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은혜롭게 보시해야 한다.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중생들이 원래 그 업(業)을 따라 가는 곳을 자세히 알고 또 보시의 과보에 대해서도 잘 안다. 최후에 남은 한 덩이 밥이라도 자기가 먹지 않고 남에게 베풀어주되, 그 때 털끝만큼도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성을 내면 그 중생은 보시의 과보를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다 안다. 보시의 과보는 평등하게 갚는 마음과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중생들은 평등하게 보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타락하고 만다. 항상 아끼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제 마음을 얽어매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여래가 가르치신 말씀을
중생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언제나 두루 베풀어 보시하되
오로지 부처님의 처소를 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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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맑고 깨끗하므로
그가 얻는 복은 배나 많으리.
꼭 같이 고루 그 복을 나누면
뒤에 반드시 큰 과보를 얻으리라.
보시하는 것은 금생에도 좋고
그 마음은 넓은 복밭을 향하네.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틀림없이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저 좋은 곳에 태어나므로
모든 쾌락을 스스로 누리고
길(吉)하고 상서롭고 매우 즐거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하늘의 위엄과 덕의 업으로
옥녀(玉女)들 둘러 싸 시종하나니
평등한 보시의 과보 때문에
그러한 복을 얻는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복(福)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곧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복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큰 과보가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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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러 복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에 7년 동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았고, 7겁(劫)을 지내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으며, 또 7겁 동안은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었고, 또 7겁 동안은 공범천(空梵天)에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어 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었으며, 백천 세계를 통솔하였다. 서른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제석천(帝釋天)이 되었었고, 수 없이 많은 세상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것이니, 이것을 복이라고 한다. 너희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하라.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통쾌하여라, 복 지은 과보여
원하는 것 무엇이든 다 얻고
어느새 모든 번뇌 다 멸하게 되어
함이 없는 그곳에 이르느니라.
가령 수억(數億)이나 되는
천마(天魔) 파순(波旬)이라도
복업(福業)을 닦은 사람은
도저히 현혹하지 못하리라.
저 사람은 항상
성현의 도를 스스로 찾아
온갖 괴로움 모두 없애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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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도 또한 근심 없으리.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복 짓기를 싫어하지 말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한 법을 받들어 따르고 한 법을 여의지 않으면, 천마 파순도 그 틈을 얻지 못할 것이요, 또 와서 건드리거나 교란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공덕의 복업(福業)이니라.
왜냐 하면, 나는 기억한다. 나는 옛날 보리수[道樹] 밑에서 여러 보살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 폐마(弊魔) 파순은 수천만억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짐승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갖가지 형상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고, 하늘·용(龍)·귀신·아수륜(阿須倫)·가류라(伽留羅)·마휴륵(摩休勒) 등이 모두 모여 구름처럼 몰려왔다. 그 때 폐마 파순이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땅에 엎드려라.'
그러나 나 부처는 복덕의 큰 힘으로 마군을 항복 받았다. 그리고 모든 번뇌의 때가 사라지고 온갖 더러운 것이 다 없어졌으며, 곧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었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그 이치를 관찰해 보아야 한다. 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비구는 악마 파순도 그 틈을 타서 그 공덕을 부수지 못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복 있으면 유쾌하고 즐거우며
복이 없으면 괴롭기만 하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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