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2120-42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116 / 2145] 쪽
그런데 지금 너는 법구(法句)에 대해 고요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러 비구들과 더불어 결정된 이치를 논하는 일도 없구나. 그 때 그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전에는 탐욕을 여의지 못해 마음으로 항상 법구를 좋아했다. 이제는 탐욕을 여의어 법에 상응하니 외우고 강설하는 일이 이미 끝났다. 벌써 도를 알아 갖추었거니 듣고 보는 길 무엇에 쓰랴. 이 세간에 듣고 보는 모든 것 아는 체 않고 모두 놓아버렸다.
그 때 그 천신은 이 비구의 말을 듣고 기뻐하고 따라 기뻐하면서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1338. 화경(花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6권 2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다른 어떤 비구가 구살라국 인간 세상에 있는 어떤 숲 속에 머물고 있었다. 그 비구는 눈병을 앓고 있었는데 스승에게서 발담마(鉢曇摩)꽃의 향기를
[2117 / 2145] 쪽
맡으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 때 그 비구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발담마꽃이 핀 못 가로 가 못 언덕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하고 앉아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그 때 그 못을 맡고 있던 천신(天神)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왜 꽃을 훔치는가? 너는 곧 향기를 훔치는 도적이다." 그 때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꺾지도 않았고 빼앗지도 않았으며 그저 멀리서 꽃향기만 맡았을 뿐인데 나를 향기 훔치는 도적이라고 너는 지금 어찌해서 그런 말을 하는가? 그 때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구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이 부분의 글 내용이 좀 이상하다. 고려대장경 원문의 "불구이불사(不求而不捨)"에서 맨 앞의 불(不)자가 송(宋)본에는 자(自)자로 되어있고, 『별역잡아함경』 제16권 29번째 소경에는 "주인에게 묻지도 않고 취하거나 시주가 주지도 않은 것을 취하면[不問其主取 檀越不施與]"로 되어 있다.] 세상에서는 도적이라고 부른다. 너는 지금 사람이 주지 않는데 스스로 한결같이 갖기만 하네. 이야말로 진실로 이 세상에서 향기 훔치는 도적이라 하리라. 그 때 어떤 장정이 연뿌리를 캐어 한 짐 잔뜩 무겁게 짊어지고 갔다. 그 때 비구는 그 천신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저 장정 같은 이는
[2118 / 2145] 쪽
저렇게 분다리(分陀利)꽃을 꺾고 뿌리를 캐어 무겁게 지고 갔으니 그는 곧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다. 너는 어째서 저것은 막지 않고 나더러 향기를 훔친 도적이라고 하는가? 그 때 그 천신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미치고 어지럽고 간교한 사람은 마치 유모의 검은 옷과 같거늘 구태여 그에게 말해서 무엇하리 마땅히 너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니라. 그의 가사(袈裟) 더러움이 잘 나타나지 않고 검은 옷은 먹물을 칠해도 더러워지지 않네.[이 부분이 『별역잡아함경』에서는 "그대는 깨끗한 옷과 같아서 조그만 점 하나만 찍어도 쉽게 더러워진다[汝如白淨衣 易受其点汙]"라고 되어 있다.] 간사하고 교활하며 흉악한 사람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은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네. 파리 다리로도 흰 비단은 더럽혀지니 밝은 이에겐 적은 허물도 나타나는 법 마치 먹으로 흰 구슬에 점을 찍듯이 아무리 작아도 모두 다 드러나네. 항상 그를 좇아 깨끗하기 구하고 결박 없애고 번뇌를 여읜 이에겐 비록 털끝 만한 나쁜 일이라 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태산처럼 크게 보네.
[2119 / 2145] 쪽
그 때 그 비구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그 말이여 이치 있는 말로써 나를 편안케 하네. 너는 부디 언제나 나를 위하여 자주자주 그런 게송을 말해다오. 그 때 그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네가 산 하인도 아니요 또한 남이 너에게 준 자도 아니거늘 무엇 때문에 항상 너를 따를 것이며 자주자주 너에게 말해야 하리. 너는 이제 스스로 여러 가지의 이익 되는 일을 알아야 한다. 그 때 그 천자가 이 게송을 말하자, 그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사색한 끝에 온갖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1339. 가섭경(迦葉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6권 3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십력가섭(十力迦葉)은 왕사성에 있는 선인굴 속에 있었다. 그 때 척지(尺只)라고 하는 사냥꾼이 십력가섭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물을 치고 사슴을 잡고 있었다. 그 때 십력가섭은 그 사냥꾼을 가엾이 여
[2120 / 2145] 쪽
겨 설법하였다. 그러나 사냥꾼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 때 십력가섭은 곧 신통력으로 손가락 끝에 불을 붙였으나 그는 그래도 깨닫지 못하였다. 그 때 선인굴 속에 살고 있던 천신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깊은 산 속의 저 사냥꾼은 지혜가 적어 눈 없는 장님 같거늘 무엇 때문에 적절하지 못한 설법을 하는가? 덕이 엷고 분별하는 지혜도 없고 들어도 또한 이해하지 못하며 밝음 속에서도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착하고 훌륭한 여러 가지 법 어리석은 사람은 깨달을 수 없나니 비록 열 손가락을 불에 태워도 그는 끝내 참 이치 보지 못하리. 그 때 그 천신이 이 게송을 말하자, 존자 십력가섭은 곧 잠자코 있었다.
1340. 금강자경(金剛子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6권 3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금강자(金剛子)는 파련불(巴連弗)읍에 있는 어떤 숲 속에 있었다. 그 때 파련불읍 사람들은 여름 넉 달을 지내고 교모니대회(憍牟尼大會 : 終夜行祭)를 열었다. 그 때 존자 금강자는 세간에 큰 법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쾌한 마음이 생겨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2130-426 (0) | 2017.11.24 |
---|---|
잡아함경-2125-425 (0) | 2017.11.23 |
잡아함경-2115-423 (0) | 2017.11.21 |
잡아함경-2110-422 (0) | 2017.11.20 |
잡아함경-2105-421 (0) | 2017.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