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2055-41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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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 적마경(赤馬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5권 9번째 소경과 『증일아함경』 제38권 제43 「마혈천자문팔정품(馬血天子問八政品)」의 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적마 천자(赤馬天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은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적마 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혹 세계의 끝을 지나가면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그런 곳에 이를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적마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계의 끝을 지나간다 해도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그런 곳은 없느니라." 적마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신기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치를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이 세계 끝을 지나간다 하더라도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그런 곳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저는 전생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 이름은 적마였고, 신통을 얻고 모든 애욕을 다 여읜 외도의 신선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런 빠른 신족(神足)을 가졌다. 건장한 사내가 날랜 화살을 쏘아 다라(多羅)나무 그림자를 지나가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수미산 하나를 오르고, 한 수미산에 이르러서는 발로 동해를 밟고 넘어 서해에 이른다.' 저는 그 때 또 이렇게 생각하였었습니다. '나는 지금 이렇게 빠른 신통력을 성취하였다. 오늘은 세계의 끝을 찾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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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출발하였습니다. 오직 밥 먹고 대소변을 보는 동안만 제외하고는 잠을 자는 것까지도 아껴가면서 끊임없이 걸어 백 년 동안을 갔습니다. 그러다가 거기에서 목숨을 마쳤으나 그때까지도 세계의 끝을 지나,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그런 곳에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적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한 길[尋] 밖에 안 되는 몸으로, 세계와 세계의 발생과 세계의 소멸과 세계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설명하리라. 적마 천자여, 어떤 것이 세간(世間)인가? 5수음(受陰)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色受陰) · 수수음(受受陰) · 상수음(想受陰) · 행수음(行受陰) · 식수음(識受陰)이니, 이것을 세간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색의 발생[色集][앞뒤의 문맥으로 보아 원문의 '색집(色集)'은 '세간집(世間集)'이라야 적당하다.]인가? 이른바 미래의 존재에 대한 애착 · 탐욕 · 기쁨을 함께 가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것을 세간의 발생[世間集]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세간의 소멸[世間滅]인가? 만일 그가 미래의 존재에 대해 애착과 탐욕과 기쁨을 함께 가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것을 남김없이 끊어 버리고 모두 여의어서, 욕심이 없어지고 완전히 소멸해버리면, 그것을 세간의 소멸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세간의 소멸에 이르는 길[世間滅道跡]인가? 8정도(正道)인 바른 소견[正見] · 바른 뜻[正志] · 바른 말[正語] · 바른 업[正業] · 바른 생활[正命] · 바른 방편[正方便] · 바른 생각[正念] · 바른 선정[正定]을 일컫는 말이다.
적마여, 세간의 괴로움을 분명하게 알아 세간의 괴로움을 끊고, 세간의 발생을 분명하게 알아 세간의 발생을 끊고, 세간의 소멸을 분명하게 알아 세간의 소멸을 증명하고, 세간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분명하게 알아 세간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닦아야 한다. 적마여, 만일 비구가 세간의 괴로움을 알아 끊고, 세간의 발생을 알아 끊으며, 세간의 소멸을 알아 증명하고, 세간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알아 닦으면 적마여, 이것을 세계의 끝을 얻는 것이요 세간의 애욕을 벗어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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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거듭 말씀하셨다.
일찍이 멀리 돌아다녀서 이 세계의 끝을 얻은 일 아직은 없다. 세계의 끝을 얻지 못하면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모니(牟尼)는 세계의 끝을 능히 알고 세계의 끝을 잘 이해하여 모든 범행을 이미 성취하였다. 저 세계의 끝에 대하여 그것을 평등하게 깨달아 알면 그것을 성현의 행이라 하나니 세간을 벗어나 저 언덕에 이르리라.
그 때 적마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308. 외도제견경(外道諸見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5권 1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비부라산(毘富羅山) 옆에 계셨다. 그 때 본래 외도 출가자였던 여섯 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아비부(阿毘浮)이고, 둘째는 증상아비부(增上阿毘浮)이며, 셋째는 능구(能求)이고, 넷째는 비람바(毘藍婆)이며, 다섯째는 아구타(阿俱陀)이고, 여섯째는 가람(伽藍)이었다. 그들은 다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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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부 천자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가 전일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언제나 싫어하여 여의는 법을 수행하고 초저녁부터 새벽이 될 때까지 사색에 잠겨 자신을 잘 단속하며 부처님의 설법을 보고 들으면 그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증상아비부 천자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검고 어두운 것 싫어해 여의고 마음은 언제나 스스로를 단속하여 이 세상의 온갖 말이나 서로 다투는 법을 멀리 여의어라. 여래(如來) 큰 스승님으로부터 사문의 법을 받아 가지고 세상을 잘 거두어 보호하여 온갖 나쁜 일 행하지 않게 하라. 능구 천자도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베고 끊고 또 때려 죽여서 가섭(迦葉)께 공양하고 보시해도 그것을 악이라고 보지 않고 또한 복이 된다고 보지도 않네. 비람바 천자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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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노니 저 니건(尼乾)외도(外道) 야제자(若提子)[2행으로 나눠져 두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은 자이나교의 중흥조이고 6사외도중 한 사람인 니간타나따뿌따를 지칭한다. 이는 야제족(若提族) 출신의 니건타(尼乾陀) 외도(外道)라는 뜻이다.]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오랫동안 어려운 행을 닦네. 그 스승의 제자들은 거짓말을 멀리 여의었으니 나는 말하나니 그런 사람은 머지 않아 아라한이 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죽을 만치 여윈 저 들 여우는 늘 사자와 함께 어울려 놀아도 끝내 작고 여위고 부족하여 능히 사자가 되지 못하느니라. 니건(尼乾) 큰 스승의 무리들 부질없이 스스로 칭찬하지만 그것은 나쁜 마음으로 하는 거짓말이니 아라한에서 점점 멀어지기만 하리라. 그 때 천마(天魔) 파순(波旬)이 아구타(阿俱吒) 천자 곁에 붙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열심히 정근하여 어두움을 버리고...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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