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765-35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761 / 2145] 쪽
머리나 발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켰으나 거북이는 끝내 머리나 발을 내놓지 않았다. 여우는 배가 고파 성을 내면서 떠났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오늘 그와 같은 줄을 알아야 한다. 악마 파순(波旬)은 항상 너희들의 틈을 엿보며, 너희들이 눈으로 빛깔에 집착하거나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보거나 몸으로 감촉을 느끼거나 뜻으로 법을 생각하기를 바라면서,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내게 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언제나 눈의 계율을 잘 지키며 머물러야 한다. 눈의 계율을 잘 지켜 머무르면 악마 파순도 틈을 노릴 수 없어서, 너희들은 나오건 반연하건 자유로울 것이다. 귀·코·혀·몸·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으니라. 그 여섯 가지 감관에서 나오건 반연하건 그 틈을 노리지 못하는 것이 마치 여우가 거북이의 틈을 노리지 못한 것과 같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거북이가 여우를 두려워해
여섯 부위를 껍질 속으로 감추듯
비구도 마음을 잘 거두어
모든 감각과 생각을 감추어라.
그를 의지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마음을 덮고 말하지도 말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68. 황맥경(䵃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1762 / 2145] 쪽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보리를 네 거리 길가에 놓아두었을 때 여섯 명의 장부가 막대기로 함께 두드리면 잠깐동안에 티끌처럼 부서지는데, 그것을 일곱 번째 사람이 막대기를 들고 거듭 두드리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보리 묶음을 여섯 사람이 함께 두드리고, 또 일곱 번째 사람이 거듭 두드린다면 아주 잘게 부서지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그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6촉입처(六觸入處)에게 두드려 맞는다. 어떤 것을 그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안촉입처(眼觸入處)에게 항상 두드려 맞고, 이촉입처(耳觸入處)·비촉입처(鼻觸入處)·설촉입처(舌觸入處)·신촉입처(身觸入處)·의촉입처(意觸入處)에게 항상 두드려 맞는 것을 말한다. 저 어리석은 사람은 6촉입처에게 두드려 맞고도 다시 미래 세상의 존재를 사모해 구하니, 그것은 일곱 번째 사람이 거듭 두드려 부수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만일 '이것은 곧 나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흔들리는 것이요,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미래에도 분명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요, '미래에는 분명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형상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고, '형상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생각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요, '생각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며, '있지도 않을 것이요 없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흔들리기 때문에 병이 되고, 흔들리기 때문에 종기가 되며, 흔들리기 때문에 가시가 되고, 흔들리기 때문에 집착하게 된다. 흔들리는 것을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던 사람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얻어 많이 닦아 익혀서 머물고 생각을 잡아매어 바르게 아느니라.
흔들림과 같이 사량(思量)은 허망하여 행이 있다. 그래서 느낌을 나라고
[1763 / 2145] 쪽
하나니, 그것은 곧 욕망이요, 내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곧 욕망이다.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형상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형상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며, 생각도 아니요 생각 아닌 것도 아니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욕망 때문에 병이 되고, 욕망 때문에 종기가 되며, 욕망 때문에 가시가 된다. 만일 욕망은 괴로움을 낸다는 것을 잘 생각하고 관찰하면, 욕망을 여읜 마음에 많이 머물러 있게 되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생겨나느니라.
비구들아, 과거 세상에 아수라가 군사를 일으켜 제석(帝釋)과 싸웠다. 그 때 천제석은 33천에 알렸다.
'오늘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가 싸운다. 만일 여러 하늘이 이기고 아수라가 지거든 아수라를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하늘 궁전으로 데리고 돌아오너라.'
아수라도 자신의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아수라 군사와 여러 하늘들이 싸운다. 만일 아수라가 이기고 여러 하늘들이 지거든 제석을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오너라.'
그 싸움에서 하늘이 이기고 아수라가 졌다. 그 때 33천은 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을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하늘 궁전으로 돌아왔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섯 매듭으로 묶인 채 정법전(正法殿)에 있으면서도 여러 하늘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누렸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생각하였다.
'오직 아수라만이 어질고 착하며 총명하고 지혜롭다. 여러 하늘이 비록 착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그만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가리라.'
이렇게 생각했을 때 그는 곧 다섯 가지 매듭으로 몸이 묶인 것을 스스로 보았고, 여러 하늘의 다섯 가지 쾌락도 저절로 사라지고 말았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시 생각하였다.
'여러 하늘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고 총명하다. 아수라가 비록 좋다고
[1764 / 2145] 쪽
는 하지만 나는 일단 이 하늘 궁전에 머무르리라.'
이렇게 생각했을 때 몸이 다섯 가지 매듭에서 풀려난 것을 스스로 보았고, 여러 하늘들의 다섯 가지 쾌락도 저절로 생겼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러한 미세한 결박이 있었다. 그러나 악마 파순의 결박은 더욱 미세하여 이 마음이 흔들릴 때 악마가 곧 그 즉시 결박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악마는 곧 그 즉시 풀어준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흔들리지 않는 마음에 많이 머물러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공부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69. 금경(琴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인식이 생겨서는 욕망을 가지거나 탐하거나 친근히 하거나 사모하거나 혹은 확고히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거든, 그런 여러 가지 마음을 잘 막고 단속하라.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다 두려운 길로서 장애가 있고 어려움이 있다. 그런 것들은 나쁜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이요, 착한 사람들은 의지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막고 단속해야 한다. 귀·코·혀·몸·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비유하면 농부가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어도 밭을 지키는 사람이 게으르고 방일하면 외양간의 소가 나와 그것을 다 뜯어먹고 마는 것처럼, 어리석은 범부가 여섯 가지 촉입처(觸入處)에서 방일하게 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만일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을 때 그 밭을 지키는 사람이 방일(放逸)하지 않으면 외양간의 소가 사납게 날뛰지도 못하고, 설령 밭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그 소를 몰아낼 것이다. 이른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다섯 가지 욕망의 향락에 대해서 그 마음과 뜻과 의식을 스스로 잘 거두어 단속하고 마
[1765 / 2145] 쪽
음을 다해 소멸한다.
만일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을 때, 그 밭을 지키는 사람이 스스로 방일하지 않아서 외양간의 소가 밭 경계에 들어왔더라도 왼손으로는 코뚜레를 잡아끌고 오른손으로 막대기를 들고 온 몸을 때리며 밭에서 몰아낸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소가 고통을 겪은 뒤에도 마을에서 집으로 집에서 마을로 가는 도중에 다시 예전처럼 그 밭의 모종을 뜯어먹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전에 밭에 들어갔다가 매를 맞아 고통받은 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비구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나 뜻이나 의식이 6촉입처에 대해 몹시 싫어하여 여읠 마음을 내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하여 안으로 마음을 편안히 머물고 잘 제어해서 한마음이 되게 하느니라.
과거 세상에 어떤 왕은 일찍이 없었던 거문고 타는 좋은 소리를 듣고 몹시 사랑하고 즐거워하면서 거기에 빠지고 집착한 끝에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슨 소리인가? 매우 사랑스럽고 즐거워할 만하구나!'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저 소리는 거문고를 타는 소리입니다.'
왕이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저 소리를 가져오너라.'
대신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거문고를 가지고 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것이 거문고라는 악기인데 여기에서 좋은 소리가 나옵니다.'
왕이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거문고가 필요 없다. 아까 듣던 그 사랑스럽고 즐거워할 만한 소리를 가지고 오라.'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이 거문고에는 여러 가지 기구가 있습니다. 즉 자루도 있고 몸통도 있으며, 여(麗)도 있고 줄도 있고 가죽도 있어서, 기술이 있는 사람이 이것을 탈 때에는 여러 가지 기구의 인연을 얻어서 비로소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여...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1775-355 (0) | 2017.08.18 |
---|---|
잡아함경-1770-354 (0) | 2017.08.17 |
잡아함경-1760-352 (0) | 2017.08.14 |
잡아함경-1755-351 (0) | 2017.08.12 |
잡아함경-1750-350 (0) | 2017.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