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635-32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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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이 최과구 보살이 허공에 오르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예, 보았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최과구는 이로부터 6만 2천 아승기겁을 지난 뒤에 이 세계에서 성불하여 명호를 적정조복음성(寂靜調伏音聲)이라 하고 겁(劫)의 이름을 이열뇌(離熱惱)라 하리니, 그 부처님의 국토는 공덕으로 장엄되고 그리고 성문과 보살들도 역시 부동(不動) 여래의 묘희(妙喜)세계와 같아서 조금도 차별이 없을 것이니라.”
이 때에 세존은 모든 비구들과 함께 아사세(阿闍世) 왕궁에 도착하신 뒤에 각기 차례대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 때 왕은 곧 갖가지 음식을 손수 나누어주면서 세존과 비구승들에게 공양하여 모두 충족되게 하고 다시 아름다운 의복을 부처님께 바친 뒤에 곧 부처님 앞의 낮은 자리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분하고 성나는 것은 어디서부터 생겨나는 것이며 어리석고 지혜 없는 일은 무엇을 말미암아 없어지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분하고 성나는 것은 나[我]와 내 것[我所]에서 생기나니, 만일 공덕과 허물과 나와 내 것을 잘 알지 못하면 지혜가 없다고 하리니, 만일 사실대로 나와 내 것을 알면 이는 곧 지혜도 아니고 지혜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행(行)은 오되 어디서 온 곳도 없고 가되 어디에 닿는 곳도 없습니다. 만일 오고 감이 없다면 곧 나고 없어짐이 없고, 만일 나고 없어짐이 없다면 저 지혜와 지혜가 없다는 것도 모두 없습니다. 왜냐 하면 나고 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조그마한 법도 없기 때문이니, 만일 분명히 아는 것을 여의면 이것이 아는 것이 됩니다.”
그 때 아사세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있기 어려운 일이옵니다. 여래·응공·정등각께서는 어떻게 이와 같이 훌륭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저는 이제 차라리 법을 듣다가 죽을지언정 부질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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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도록 살기만을 원하지 않겠나이다.”
그 때에 세존은 아사세왕을 위하여 권하고 깨우쳐서 기쁘게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굴산으로 가서 발을 씻고 자리를 펴고 앉으시어 삼매(三昧)에 드셨다.
이 때에 여래는 법 보시를 하려고 하였으므로 신시(申時)가 되어 삼매로부터 깨어나시자 모든 큰 보살들과 성문들도 모두 선정[定]에서 나왔다.
이 때 문수사리는 4만 2천의 보살승(菩薩乘)에 나아간 모든 하늘들과 함께 있었고, 미륵보살은 5천의 보살들과 함께 있었으며, 용맹뢰음(勇猛雷音)보살은 500의 보살들과 함께 있었다.
이와 같은 모든 보살들과 성문들과 아사세왕은 각기 권속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여서 여래께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와 앉았으며, 그 때에 왕사성에서도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이 모두 함께 기사굴산으로 나아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와 앉았다.
이 때에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전에 이미 왕사성에서 최과구를 위하여 간략하게 보살마하살의 공덕과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을 말씀하셨나이다. 훌륭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자세히 말씀하여 주옵소서. 마치 모든 보살이 물러나지 않는 보리의 행을 행하여 모든 번뇌를 쉬고 부처님세계를 엄정(嚴淨)하게 하여 큰 서원을 원만하게 하고 모든 바라밀다를 구족히 수행하며 성문과 벽지불(壁支佛)의 지위를 멀리 여의고 여래께서 행하셨던 자취를 밟으며 많은 악마를 항복 받고 모든 외도를 제압하며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어 묘한 법 바퀴를 굴리는 것과 같사오니, 이와 같이 보살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기 전까지는 결정코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 안에 보리를 구하는 선남자와 선여인은 이 법을 들은 뒤에 기뻐하면서 수행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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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세존은 생각하시기를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은 비단 이 앞에 있는 모임의 대중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통 변화를 나타내야 하겠구나' 하시고, 백천억의 묘한 빛깔의 광명을 놓아서 낱낱의 광명으로 시방에 있는 백천억의 국토를 두루 비추었으므로 저 모든 부처님 국토에 있는 해와 달이며 하늘·용·마니(摩尼) 및 번갯불 등의 광명이 가려져서 나타나지 않았고, 저 온갖 크고 작은 위산(圍山)과 수미산이며 그 밖의 모든 산의 우거진 숲과 나무들도 부처님의 광명을 받아서 그림자가 나타나지 못하였다.
이 때에 여래는 다시 위덕으로 기침 소리를 내시자, 그 소리는 시방세계에 두루 들렸다.
그 때 동방(東方)으로 여기서 84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부처님세계를 지나서 보광명(普光明)이라는 세계가 있었다. 거기에는 현재 명호가 집길상왕(集吉祥王)이라는 부처님께서 계셨으며 그 부처님의 세계에는 성문과 벽지불이라는 이름조차 없고 오직 보살로만 그 국토를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저 낱낱의 보살은 저마다 백억의 물러나지 않는 보살로써 권속을 이루었다.
그 때 대중 속에 법상(法上)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다. 무슨 뜻으로 법상이라 하는가 하면, 그 보살이 대중의 모임에서 설법(說法)을 들은 뒤에 허공으로 일곱 개의 다라나무만큼 올라가서[上昇] 스스로 그의 몸을 숨기고 다라니금강구(陀羅尼金剛句)라는 보살장(菩薩藏)의 법문을 말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때에 그 모임에 있던 대중들은 모두가 함께 생각하기를 '모든 법에는 다만 그 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왜냐 하면 곧 법상 보살과 같이 몸의 모양은 보이지 않고 그 소리만 들리기 때문이니, 이 소리에 바탕이 없음은 마치 저 몸의 모양과 같아서 이미 보고 듣는 것을 여의면 곧 법 성품[法性]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법을 연설할 때에 모임에 있던 한량없는 득인(得忍) 보살들은 멀리서 저 국토의 법상 보살을 보았고 또 이 세계에서 부처님께서 놓으신 광명도 보았으며 그리고 그 소리가 저 세계까지 미치는 것도 들었으므로 저 모든 보살들은 즉시 함께 집길상왕 여래께로 나아가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으며, 법상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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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로운 일들이 나타나나이까? 전에는 없었던 일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서방(西方)으로 84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면 사바(娑婆)라는 세계가 있는데 거기에는 현재 명호가 석가모니라는 부처님이 계신다. 시방세계의 모든 보살들을 소집하기 위하여 모든 털구멍에서 이 광명을 놓으셨고 그리고 기침 소리를 내셨느니라.”
법상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사바세계로 가서 석가여래와 모든 보살들을 뵈옵고 예배한 뒤에 공양하고 싶사오며 아울러 법을 듣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지금이 바로 적절한 시기이니라.”
그 때 법상 보살은 곧 생각하기를 '지금 내가 어떤 신통 변화로써 그곳으로 가서 석가여래를 뵈옵고 예배하면 될까?'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몸을 장엄하는 삼매[一切莊嚴身三昧]에 들어갔다. 이 삼매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이 삼천대천(三千大千)세계에 묘한 꽃이 가득 차면서 무릎까지 쌓였고 백천의 음악이 동시에 울렸으며, 보배로 된 당기·번기·일산이 갖가지로 장엄되었고 또 묘한 향기가 이 세계에 두루 풍기는 것이 마치 타화자재천궁(他化自在天宮)과 같았다.
이 때 법상 보살은 신통 변화를 나타낸 뒤에 곧 63억의 큰 보살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서 마치 장사(壯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저 국토에서 없어지면서 이 세계에 나타나 여래께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왔던 방향을 따라 그의 원력(願力) 때문에 변화로 나타나게 된 연꽃 위에 앉았다.
그 때 여기서 남방(南方)으로 96억 나유타의 부처님세계를 지나서 이진(離塵)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에 현재 명호가 사자용맹분신(師子勇猛奮迅)이라는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한량없는 큰 보살 대중에게 공경히 둘러싸여 계셨다.
그 대중 가운데 보장(寶掌)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무슨 뜻으로 이름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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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라 하는가 하면, 그 보살은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중생을 교화할 때에 오른손으로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움켜잡고자 하면 곧 하고자하는 대로 이루어졌고, 그 손으로부터 불·법·승의 소리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 자(慈)·비(悲)·희(喜)·사(捨)의 소리가 나오는 등, 이와 같은 백천억 나유타의 법보(法寶)의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 때 보장 보살은 큰 광명을 보고 기침 소리를 들은 뒤에 그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로운 일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서 북방(北方)으로 96억 나유타의 부처님세계를 지나서 사바(娑婆)라는 세계가 있는데 명호가 석가모니라는 부처님이 계신다. 그 세계의 공덕과 장엄에 관한 법문을 하시기 위하여 모든 보살들을 모아 그들로 하여금 이 법을 듣고 공덕을 섭수하게 하려고 이런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보장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사바세계로 가서 석가여래와 모든 보살들을 뵙고 예배한 뒤에 공양하고 싶사오며 아울러 법을 듣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 하러 가라고 하느냐 하면, 그 사바세계에는 3독(毒)을 두루 갖춘 고통받는 중생들이 모여 살기 때문이니라.”
보장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 여래·응공·정등각께서는 무슨 의로운[義] 이익을 보셨기에 장엄하고 깨끗한 세계를 버리기까지 하시면서 저 더러운 국토[穢土]에 출현하셨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석가 여래는 옛날 오랜 세월 동안에 말씀하시기를 '나는 속히 대비(大悲)를 성취하여 항상 폐악(弊惡)한 중생들 가운데서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묘한 법 바퀴를 굴리기를 원한다'고 하셨느니라.”
보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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