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630-32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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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시여, 당신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라고 말하느냐? 악마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으로부터 '만일 4여의족(如意足)만 닦아 익히되 많이 닦아 익혀라. 그러고 나면 왕께서 설산(雪山)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고 싶으면 조금도 다름없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4여의족을 닦아 익히되 많이 닦아 익히셨으니, 뜻대로 설산을 순금으로 똑같게 변화시키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세존께 '왕이 되소서. 세존이시여, 왕이 되소서. 선서시여, 당신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세존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국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러니 어떻게 왕이 되겠는가? 나는 또한 설산을 순금으로 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런데 어떻게 변하겠는가?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설령 여기에 저 설산 만한 순금 덩어리가 있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그 금을 얻는다 해도 그래도 만족할 줄 모를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금과 돌을 동일하게 보느니라. 그러자 악마 파순은 '사문 구담이 벌써 내 마음을 알고 있구나' 하고, 마음 속에 근심 걱정을 품은 채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99. 중다경(衆多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 마을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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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많은 비구들이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供養堂)에 모여 있었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구담은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 마을에 머물고 있는데, 마침 많은 비구들은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에 모여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저들을 어려움에 빠지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젊은 바라문의 모습으로 변화해 상투를 틀고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손에는 구부러진 지팡이를 짚고 공양당으로 가서, 많은 비구 대중들 앞에서 잠깐 동안 잠자코 서 있다가 잠시 뒤에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젊은 나이에 출가하였다. 지금 너희들의 살결은 희고 털은 검으며 한창 왕성한 시기이다. 다섯 가지 욕망을 누리면서 장엄한 모습으로 즐겨야 할 때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친척들을 저버리고 슬피 울면서 이별한 다음, 믿음 때문에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는가? 왜 현세(現世)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른 세상의 때아닌 즐거움을 구하는가?
비구들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우리는 현세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른 세상의 때아닌 즐거움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우리들은 곧 때아닌 즐거움을 버리고 현세의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파순(波旬)이 또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때아닌 즐거움을 버리고 현세의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세존의 말씀에 의하면, 다른 세상에는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으며, 이익은 적고 근심만 많다고 하셨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현세의 즐거움이란 모든 번뇌를 떠나면 시절(時節)을 기다리지 않아도 스스로 통달할 수 있다고 하셨다. 현세에서 이와 같이 관찰한 인연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되나니 바라문이여, 이것을 현세의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러자 바라문은 세 번 머리를 흔들고 벙어리처럼 잠자코 있다가 지팡이를 짚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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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모든 비구들은 겁이 나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이 사람은 무엇을 하는 바라문이기에 여기 와서 변화를 부리는 것일까?' 그리고는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한쪽으로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대중들이 가사를 짓기 위해 공양당에 모여 있었는데, 장엄하게 꾸민 장성한 어떤 바라문이 상투를 틀고 저희들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젊어서 출가하여……(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바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세 번 머리를 흔들고 벙어리처럼 잠자코 있다가 지팡이를 짚고 이내 사라지더니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고, 저희들은 겁이 나서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섰습니다. 그는 무엇을 하는 바라문이기에 여기 와서 그런 변화를 부립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바라문이 아니라 악마 파순인데, 너희들이 있는 곳에 와서 너희들을 교란시켜보려고 한 짓이다. 그리고는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온갖 괴로움이 생기는 이유는 모두 다 애욕으로 말미암나니 세상을 다 칼이나 가시처럼 여긴다면 어느 누가 애욕을 좋아하겠는가. 이 세상에 몸으로 느끼는 것은 모두 다 칼이나 가시 같은 것이니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늘 열심히 스스로 길들여야 한다. 순금 덩어리를 높이 쌓아 마치 저 설산 만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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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전부 가져다가 쓴다 해도 마음은 오히려 만족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마땅히 평등한 관법을 닦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00. 선각경(先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석주라는 석씨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선각(善覺)[팔리어본에는 삼미제(三彌提, Samiddhi)로 표기하고 있다.]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석주라는 석씨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친 다음 정사(精舍)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뒤에, 니사단(尼師壇)[스님이 늘 소지하고 다니는 것으로 앉을 때에 깔고 앉는 것. 작은 가사 모양으로 생겼는데 좌선이나 재를 모실 때에 쓴다.]을 오른 어깨에 걸치고 숲 속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서 낮 선정을 닦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구나. 바른 법과 율(律)에 출가하여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다니.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구나. 큰 스승이신 여래(如來) · 등정각(等正覺)을 만나다니.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구나. 범행(梵行)하고 계를 지키며 덕망을 갖춘 어질고 착하고 진실한 대중들 가운데 있게 되다니. 나는 이제 현재 세상에서도 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어질고 착할 것이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구담은 석주라는 석씨의 마을에 머물고 있는데, 그곳에 선각이라는 성문(聲聞) 제자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이 사이의 자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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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내가 지금 그곳에 가서 그를 어려움에 빠져들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커다란 몸집을 지닌 힘센 장정으로 변화하니, 보는 사람들마다 두려워하였다. 그의 힘은 대지(大地)를 뒤엎고 흔들어댈 만하였다. 그가 선각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가자, 선각 비구는 멀리서 몸집이 거대하고 용맹스러워 보이는 장정이 오고 있는 것을 보고 곧 두려움이 생겨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도 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였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몸집이 거대하고 억세고 용맹스러워 보이는 장정이 나타났는데 그 힘은 땅을 뒤흔들만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보고 두려움이 생겨 마음이 놀라 털이 곤두섰습니다.
부처님께서 선각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본래 몸집이 큰 장정이 아니다. 그는 악마 파순인데 너를 교란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너는 그만 돌아가서 그 나무 아래에서 아까 닦던 삼매를 닦아 그 악마를 뒤흔들어라. 그렇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 때 존자 선각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석주라는 석씨의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고 정사에 돌아와 생각하였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서도 어질 것이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문 구담이 석씨의 마을에 머물고 있는데 그의 제자 선각은,……(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어질고 착하게 목숨을 마칠 것이요, 후세에도 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를 어려움에 빠지게 하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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