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인과경-35-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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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장 희면서 크며, 스물다섯째 네모진 뺨이 사자 것과 같으며, 스물여섯째 맛 중에서 으뜸가는 맛의 진액이 목구멍의 두 곳에서 흘러나오며, 스물일곱째 혀가 크고 부드럽고 엷어서 얼굴을 덮고 귀와 머리가 난 끝까지 이를 수 있으며, 스물여덟째 맑은 소리[梵音]가 깊고 멀어서 마치 가릉빈가의 소리와 같으며, 스물아홉째 눈의 빛깔이 마치 금의 정광(精光)과 같으며, 서른째 속눈썹이 큰 소의 것과 같으며, 서른한째 눈썹 사이의 흰 털의 형상이 부드럽고 희기가 마치 도라솜(兜羅綿)과 같으며, 서른두째 정수서에 살상투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호의 몸으로 갖추어졌는지라 만약 집에 있으면 나이 스물아홉에 전륜성왕이 되겠거니와 만일 집을 떠나면 일체종지를 이루어서 널리 천상과 인간들을 제도하겠습니다.
그러나 왕의 태자께서는 반드시 도를 배워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어 오래지 않아서 깨끗한 법의 바퀴를 굴릴 것이며 하늘과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세간의 눈을 뜨게 하겠습니다.
나는 이제 나이 많아서 이미 120살이므로 머지 않아 목숨이 끝나면 무상천(無想天)에 납니다. 부처님이 나오심도 보지 못하고 경전의 법도 듣지 못할 것이므로 그 때문에 스스로 슬퍼할 따름입니다.’
또 신선에게 물었다.
‘존자께서는 아까 점치면서 두 가지를 말씀하시되, 하나는 왕이 된다 하시고 하나는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라 하셨는데 이제 어째서 틀림없이 일체 종지를 이루리라고 말씀하십니까?’
이 때 신선은 말하였다.
‘나의 관상하는 법에는 (만약 어떤 중생으로서 서른두 가지 모습을 갖추었으되, 혹은 잘못된 곳에 났거나 또 분명히 나타나지 아니하면 이 사람만 반드시 전륜성왕이 된다 하였거니와 만약 서른두 가지의 모습이 다 그 처소에 알맞고 또 분명히 나타나면 이 사람은 반드시 일체종지를 이루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대왕의 태자 형상들을 자세히 살피건대 모두가 그 처소에 알맞은 뿐만 아니라, 또 극히 분명히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틀림없이 바른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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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이루실 것을 압니다.’라고 하면서, 신선은 왕에게 이 말을 하여 마치자 작별하고 떠나갔다.
그 때 백정왕은 신선에게서 결정적인 말을 듣고 마음에 근심 걱정을 품고 집을 떠날까 염려하여 곧 5백의 하인으로서 현명하고 슬기가 많은 이들을 선택하여 보모로 삼아 태자를 기르고 보살피게 하였나니, 그 중에 어떤 이는 젖 주는 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안아주는 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목욕시키는 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빨래하는 이가 되기도 하는 이러한 등류로 태자를 보살펴서 모두가 다 완전히 갖추었으며, 또 다시 따로 그를 위하여 세 철의 궁전을 일으켜서 다스하고ㆍ시원하고ㆍ춥고ㆍ더움에 저마다 처소를 달리하였고 그 전각에는 모두 7보로써 장엄하며 의복과 장식은 모두 때를 따르게 하였다.
왕은 태자가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울까 두려워하여 그 성문의 여닫는 소리가 40리까지 들리게 하였고, 또 다시 5백의 기녀로서 형용이 단정하고 살지지도 파리하지도 않으며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재능이 교묘하고 저마다 재주 지닌 이들을 골라다가 모두 이름 있는 보배로 그 몸을 꾸미고서 백 인씩을 한 차례로 하여 번갈아 자면서 지키게 하였다.
그 전각 앞에는 단 과일 나무를 벌려 실어서 가지와 잎이 우거지고 꽃과 열매가 번창하였으며, 또 목욕하는 못을 두어 맑고 깨끗이 하고 못 가의 향기로운 풀과 여려 빛깔의 연꽃은 아름답게 되고 깔려서 칭량할 수 없었으며 기이한 종류의 새들은 수백천 가지이어서 마음과 눈을 빛나게 하여 태자를 기쁘게 하였다.
태자가 탄생한지 7일 만에 그 어머니의 목숨은 끝났는데, 태자를 밴 공덕이 컸기 때문에 도리천에 올라가나서 봉록을 저절로 받았으며, 태자는 복과 덕이 거룩하고 지중하여 달리 예배를 받을 만한 여인은 없었기 때문에 곧 돌아가시려 한 이에게 의탁하여 태어난 줄을 스스로가 알았었다. 그 때 태자의 이모인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는 태자를 젖 먹여 길렀으므로 어머니와 같아서 다름이 없었다. 때에 백정왕은 칙명으로 7보의 천관(天冠)과 영락을 만들어서 태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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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었으며 태자의 나이 점차로 자라고 크자 그에게 코끼리ㆍ말ㆍ양의 수레를 마련하여 주었고 무릇 이 어린아이들의 장난감과 좋은 꾸미개들은 주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 때 온 나라의 인민들은 모두가 어짊과 은혜로움을 행하였으며 오곡이 잘 익었고 바람과 비는 때에 알맞았으며, 또 도둑이 없어서 쾌락하고 편안하며 고요하였다. 이는 태자의 복과 덕의 힘 때문이었다.
이 때 왕은 또 하인으로서 태어난 차익(車匿) 등 5백의 종을 태자에게 주어 모시게 하였다.
나이 일곱 살이 되자 부왕은 생각하기를 ‘태자가 벌써 컸으니, 글을 배우게 하여야겠구나’ 하고, 나라 안에서 총명한 바라문으로서 여러 가지 글과 재주를 잘하는 이를 찾아서 청해 오게 하여 태자를 가르치게 하였는데, 그때에 발다라니(跋陀羅尼)라는 한 바라문이 5백의 바라문과 함께 권속이 되어서 왕의 청을 받아 왔으므로 곧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존자에게 태자의 스승을 삼으려 한데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바라문은 말하였다.
‘알고 있는 대로 태자를 가르쳐 주겠습니다.’
이 때 백정왕은 다시 태자를 위하여 큰 서당을 일으켜서 7보로 장엄하고 책상과 자리며 배우는 도구를 극히 곱게 하고 좋은 날을 가려서 태자를 바라문에게 주어 가르치게 하였다.
그 때 바라문은 마흔 아홉 글자가 써진 책으로 가르치며 읽게 하였더니 때에 태자는 이 일을 보고 나서 그의 스승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떠한 글입니까? 염부제 안에 모든 글들은 무릇 몇 가지나 있습니까?’
스승이 잠자코 있으면서 대답할 바를 몰라 하자 또 다시 물었다.
‘이 아(阿)의 한 글자에는 어떠한 이치가 있습니까?’
스승은 또 잠자코 있다가 역시 대답을 할 수 없는 지라 속으로 부끄러워하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태자의 발에 예배하고 찬탄하였다.
‘태자께서 처음 탄생하여 일곱 걸음을 걸으셨을 때에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천상과 인간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뛰어났도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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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이야말로 거짓이 아닙니다. 오직 원컨대 저에게 염부제의 글은 무릇 몇 가지가 있는가를 말씀하여 주소서.’
태자는 대답하였다.
‘염부제 안에는 혹은 범서(梵書)가 있기도 하고 혹은 카루서(佉樓書)며 혹은 연화서(蓮花書)도 있기도 하는데 이러한 따위가 예순네 가지가 있습니다.
이 아(阿)자는 바로 범음(梵音)의 소리이며, 또 이 글자의 뜻에는 바로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이요, 또한 이는 더할 나위 없는 것이요, 또한 이는 더할 나위 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이라는 것인데, 무릇 이와 같은 뜻이 한량없고 그지없습니다.’
그 때 바라문은 깊이 부끄러워하며 왕에게 돌아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태자는 바로 천상과 인간 중에서 첫째가는 스승이신데, 어찌 저더러 가르치게 하려 하십니까?’
그 때 부왕은 바라문의 말을 듣고 갑절이나 기쁨을 내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후히 그 바라문에게 공양을 하고 뜻대로 가게 하였었나니, 무릇 여러 재주와 전적(典籍)ㆍ의론ㆍ천문ㆍ지리ㆍ산수ㆍ활쏘기ㆍ말타기를 태자는 모두다 저절로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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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인과경 제2권
송 천축 구나발타라 한역
번역
‘그 때 태자의 나이 열 살이 되자, 여러 석가 성바지 가운데 5백 동자들도 모두 나이가 같았었으니, 태자의 종제인 제바달다(提婆達多)와 다음의 난다(難陀)며 다음의 순다라난다(孫陀羅難陀) 등에게는 혹은 서른 가지의 모습과 서른 한 가지의 모습이 있기도 하였고 혹은 또 서른 두 가지 모습이 있기는 하였으나 모습이 분명하지 않기도 하였는데 저마다 재주를 익혔고 큰 힘들이 있었다.’
그 때 제바달다 등의 5백 동자들은 이 이름이 시방에 사무침을 듣고서 서로가 함께 말하였다.
‘태자께서 비록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글과 의론을 잘 알고 힘이 세다 하더라도 어찌 우리들을 이기겠느냐. 태자와 같이 그 용맹과 씩씩함을 겨루어 보고 싶구나.’
그 때에 부왕은 또 나라 안에서 활쏘기를 잘하는 이를 불러와 태자를 가르치게 하였으므로 후원에 가서 쇠북[鐵鼓]을 쏘려고 하자 제바달다 등 5백의 동자들도 모두가 따라갔었다.
이 때 스승이 곧 하나의 작은 활을 태자에게 주므로 태자는 웃음을 머금으면서 물었다.
‘이것을 나에게 주어서 무엇을 하게 하려 하십니까?’
활 쏘기 스승은 대답하였다.
‘태자께서 이 쇠북을 쏘도록 하겠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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